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5. 22. 선고 2019나2014323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및 관계자들의 지위

주식회사 E(설립 당시 상호는 F이었고, 수차례 상호가 변경되었는데, 이하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E'라 한다)는 식물줄기세포를 활용한 의약품 제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2005. 3. 9. 설립되었는데, 제1심 공동피고 B(이하 '제1심 공동피고' 표시를 생략한다)과 피고 C는 E의 설립 당시부터 공동 또는 각자 대표이사로서 E를 함께 운영하여 오다가 B이 2012. 10. 27. E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이후부터는 피고 C가 단독으로 E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리고 피고 D은 E 소속 연구원이자 E의 주주이다.

G교회는 1968년경 H 목사에 의해 설립되어, I교회를 중심으로 J교회 등 약 400여 개의 교회가 소속되어 있는 종교단체이며 2009. 4. 사단법인으로 등록하였는데, B은 I교회의 장로이고, 피고 C는 J교회의 장로이다.

원고는 국제 청소년 교류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사실상 G교회에 의해 2001. 6. 1. 설립된 후 운영되고 있는데, B은 2001. 6. 1.부터 2004. 6. 1.까지 원고의 대표이사, 그 이후부터 2012. 10. 23. 사임할 때까지 원고의 이사를 맡아왔다.

나.

원고와 피고 C 및 K 사이의 E 주식 증여계약 체결

원고는 2005. 4. 27. 피고 C와 사이에 피고 C로부터 E 주식 6,000주를 증여받는 내용의 증여계약을, 2005. 4. 28. K과 사이에 K으로부터 E 주식 4,000주를 증여받는 내용의 증여계약(이하 위 각 증여계약을 '이 사건 각 증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각 증여계약 제3조는 "해당 단체(원고)가 청산되거나 해체되었을 경우 본 증여계약은 취소되며, 수증자는 위 주식 전부를 증여자에게 반환하여야 하며, 만약 수증자가 본 주식을 제3자에게 매각하였을 경우 취소시점의 가액으로 현금지급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각 증여계약이 체결된 이후부터 E의 주주명부상 원고, B, 피고 C는 E의 주식 각 10,000주(25%, 이 당시 E의 총 발행주식은 40,000주였다)를 보유한 것으로 기재되었다.

다.

원고와 B 사이의 E 주식 매매계약 체결

원고는 2007. 9. 22. B과 사이에 원고가 보유하는 E 주식 10,000주를 B에게 대금 50,000,000원(1주당 5,000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2007. 9. 22.자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07. 10. 10.경 서대전세무서에 위 매매계약의 내용대로 증권거래세 과세표준신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다만 양도연월일은 2007. 9. 21.로 기재되었다), E 역시 전주세무서에 2007. 4. 1.부터 2008. 3. 31.까지의 사업연도에 관하여 원고가 보통주 10,000주를 B에게 양도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라.

원고와 B 사이의 주식매매계약 합의해제

원고는 2012. 11. 1. B과 사이에 2007. 9. 22.자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위 매매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B에게 매매한 E 주식 10,000주는 E의 증자(총 발행주식 665,000주가 되었다)로 인하여 현재 159,600주임을 확인하고, B이 원고에게 159,600주를 즉시 이전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 합의해제계약(이하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이하 증자 이전과 이후를 불문하고, 이 사건 각 증여계약, 2007. 9. 22.자 매매계약, 이 사건 합의해제 계약의 대상이 된 E의 주식을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

마.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 이전 및 2018. 10. 25. E의 주식보유현황 비교

B은 2012. 11. 28. E의 주식 273,305주를 피고 C에게 양도하였고, 피고 C는 같은 날 피고 D에게 E의 주식 139,500주를 양도하였다. 그 결과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 이전인 2012. 10. 27.과 2018. 10. 25. E의 주주명부상 주식보유현황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바.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한편, G교회에서 이탈한 일부 신도들은 2012. 2.경 G교회 목사 H와 B, 피고 C 등을 사기 등 혐의로 고소하였고(수사 진행 도중 B은 위와 같이 원고와 E의 임원에서 사임하였고, 원고와 체결하였던 주식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였다), 그 수사결과 H와 B, 피고 C, E의 회계담당자 L은 2014. 12. 31. 사기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제1심 법원은 B, 피고 C와 L이 공모하여 G교회 신도들을 속여 E의 주식을 구입하게 한 뒤 대금을 편취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뒤 B, 피고 C에게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L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으나, H에게는 '검사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H가 E를 설립하고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는 방법으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에 이를 정도로 B, 피고 C 등과 범행을 공모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전주지방법원 2014고합314호, 2015고합100호(병합)], 항소심 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결(B, 피고 C: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L: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H: 무죄)을 선고하였으며[광주고등법원(전주) 2015노172호], 위 항소심 판결 중 B, 피고 C에 대한 부분은 2016. 9. 21. 그대로 확정되었고, H, L에 대한 부분은 검사와 L의 상고가 기각되어 2017. 7. 11. 확정되었다(대법원 2016도15713호, 이하 위 사건을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관련 형사사건에서는 H가 B, 피고 C 등과 범행을 공모하였는지 판단할 수 있는 사정 중 하나로 'H가 E의 설립 당시(정확히는 이 사건 각 증여계약 당시) 원고의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보유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법원은 이 사건 각 증여계약 제3조의 내용, 피고 C가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 이후 이 사건 주식이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한 점 등을 근거로 H가 원고의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보유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 18, 21호증, 을나 제1 내지 3, 4, 5, 7, 14, 15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E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원고는 2007. 9. 22.경 B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하였다가 2012. 11. 1. B과 위 명의신탁을 합의 해지하였다. 즉, 2007. 9. 22.자 매매계약의 실질은 주식명의신탁약정이고, 이 사건 합의해제 계약은 실제로는 매매계약이 아닌 명의신탁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B은 이 사건 주식에 관한 명의신탁이 해지된 이후 피고 C에게 133,805주, 피고 D에게 139,500주 합계 273,305주를 증여하였는바, 그중 이 사건 주식 159,600주 부분에 관한 증여는, 무권리자의 처분행위이고 나아가 피고들도 B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 일부는 원고가 B에게 명의신탁한 주식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주식이 원고의 소유라는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들

원고는 B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 아니라 처분문서인 2007. 9. 22.자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대로 매도한 것이고,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 이후 이를 E에 통지하거나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위 합의해제계약에 의하여 이 사건 주식을 재취득한 것이 아니다.

설령 원고가 B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하였다가 이를 해지한 것이라 하더라도, B은 2012. 11. 28. 위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못하는 피고 C에게 B이 보유하던 E 주식 전부인 273,305주를 양도한바(피고 D은 피고 C로부터 E 주식 139,500주를 양수하였을 뿐 피고 B으로부터 E 주식을 양수한 사실은 없다), 피고 C는 이 사건 주식을 선의 취득하였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만약 의사표시 해석에 있어서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알 수 없다면, 의사표시의 요소가 되는 것은 표시행위로부터 추단되는 효과의사 즉, 표시상의 효과의사이고 표의자가 가지고 있던 내심적 효과의사가 아니므로,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보다는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된 의사를 가지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0다48265 판결 등 참조).

의사표시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그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그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이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다9248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처분문서의 문언과 배치되는 사실을 주장하는 측에 있다(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31308 판결 참조).

주주명부에 기재된 명의상의 주주는 회사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자신의 실질적 권리를 증명하지 않아도 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자격수여적 효력을 인정받을 뿐이지 주주명부의 기재에 의하여 창설적 효력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므로, 반증에 의하여 실질상 주식을 취득하지 못하였다고 인정되는 자가 명의개서를 받았다고 하여 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주권발행 전 주식의 이중양도가 문제되는 경우, 그 이중양수인 중 일부에 대하여 이미 명의개서가 경료되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누가 우선순위자로서 권리취득자인지를 가려야 할 것이고, 이때 이중양수인 상호간의 우열은 지명채권 이중양도의 경우에 준하여 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가 회사에 도달한 일시 또는 확정일자 있는 승낙의 일시의 선후에 의하여 결정함이 원칙이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5다45537 판결 등 참조).

나.

2007. 9. 22.자 매매계약의 실질이 주식명의신탁약정인지 여부

갑 제5, 7, 8호증의 각 기재 및 갑 제6, 9호증의 일부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B으로부터 2007. 9. 22.자 매매계약에서 정한 대금 50,000,000원을 전혀 수령하지 않은 사실, 위 매매계약으로 인한 증권거래세는 E가 부담하기로 한 사실, 위 매매계약이 체결될 무렵 H, B 및 피고 C 사이에 이 사건 주식을 B 명의로 양수하되 E의 사업으로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이 사건 주식의 당시 지분율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고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은 B이 원고 및 E의 임원직에서 사임한 직후 체결된 사실, B이 관련 형사사건에서 이 사건 주식의 명의만을 형식적으로 인수한 것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각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및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당초 이 사건 각 증여계약을 통하여 이 사건 주식을 무상으로 취득하였고, 이 사건 주식 지분율 상당의 이익을 배당금으로 수령하기로 하였던바 원고가 매매대금을 지급받지 않은 사정만으로 2007. 9. 22.자 매매계약이 형식적으로 체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② 만일 원고가 대내적으로는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하였다면 원고가 이 사건 주식 지분율 상당의 이익을 지급받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이 사건에서 2007. 9. 22.자 매매계약의 실질이 명의신탁약정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위 매매계약은 B이 원고의 대표자임을 이용하여 원고 운영위원회의 의사결정을 거치지 아니한 채 체결한 것인데, 이후 B의 E 자금 횡령 혐의가 문제되자 B이 임의로 명의를 변경한 이 사건 주식을 모두 원고에게 반환하기로 하여 이 사건 합의해제 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도 주장하는 등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2007. 9. 22.자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의 진정한 의사를 알기 어려운 점, ④ B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고 C에게 이 사건 주식을 포함한 B 소유 E 주식을 처분하여 이른바 바이백옵션 채무 변제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관련 형사사건에서 한 이 사건 주식의 명의신탁 주장은 H가 E 운영에 관하여 전권을 행사하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신빙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처분문서인 2007. 9. 22.자 매매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 원고가 B에게 이 사건 주식을 매도하기로 하는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만으로 위 매매계약의 실질이 주식명의신탁약정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주식의 소유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E 설립 이후 당심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E의 주식에 관하여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는 2012. 11. 1.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에 의하여, 피고 C는 2012. 11. 28. B이 현재 보유한 E 주식 전부에 관한 양도 합의에 의하여 각 B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양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비록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은 '해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2007. 9. 22.자 매매계약의 목적물인 E 주식 10,000주는 당시 총 발행주식의 25%이었고,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의 목적물인 159,000주는 당시 총 발행주식 665,000주의 약 24%인 점,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B이 2007. 9. 22.자 매매계약과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 사이에 있었던 E의 여러 번의 유상증자에서 일부 주식을 매입하거나 그 이외에 수차례에 걸쳐 E의 주식을 매도한 적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민법 제548조에 따라 매매목적물을 그 자체로 원상회복하여야 하는 해제로 볼 수는 없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C는 주권발행 전 주식인 이 사건 주식의 이중양수인에 해당하는바, 그 사이의 우열은 지명채권 이중양도의 경우에 준하여 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가 회사에 도달한 일시 또는 확정일자 있는 승낙의 일시의 선후에 의하여 결정함이 원칙이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합의해제계약 이후 피고 C에 앞서 이 사건 주식 양도에 관하여 E에 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를 하였다거나 E로부터 확정일자 있는 승낙을 받았다는 사실을 주장·증명하지 않고 있는바, 원고는 이중양수인인 피고 C 및 피고 C로부터 이 사건 주식 일부를 양수한 피고 D에게 이 사건 주식이 원고의 소유임을 주장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정선재(재판장) 최승원 최웅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