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10. 23. 선고 2019나203888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5. 4. 1.부터 2017. 3. 1.까지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 위탁계약 또는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위 기간 동안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위 기간 말일에 퇴사한 사람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1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서 청구취지 기재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높은 수수료 수입을 얻으면서 자유롭게 업무수행을 하기 위하여 피고와 위탁계약 또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원고에 대해 구체적인 업무지시·감독이나 근태관리를 하지 않았고,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 등을 적용받지 않았으며, 독립적으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면서 겸업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는 채권회수실적에 따라 지급되었고 월별 편차도 크므로 근로 자체의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이 채권추심회사에 매일 정시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채권추심회사와 계약관계를 유지한 기간 동안 채권추심회사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에 전념하였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성과수수료를 받는 등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 과정에서 다른 회사의 채권추심원 등에 관한 판결 선례 등만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뿐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참조).

나.

판단

1)

갑 제31, 50, 51, 5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최초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한 2015. 4. 1. 이후에도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6개월 이하의 단기간의 위임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면서, 원고 등 소속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회수계획 및 실적현황을 등록하도록 하는 전산 시스템을 운영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2)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갑 제53 내지 58호증, 을 제4 내지 8, 10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15. 1. 16.자 계약서 양식에 따라 최초로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계약서 양식에는 위임직 채권추심원이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고, 위임직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피고의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이 적용되지 않음이 명시되어 있고, 원고도 이를 잘 알면서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한 점,

②

피고는 2015. 1. 19. 본부 각 부서 및 각 지점에 별지와 같은 내용의 '채권관리사 운영 관련 유의사항 통지' 공문을 발송하였고, '채권관리사 운영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2015. 2.경부터 각 지점, 출장소로 하여금 위 2015. 1. 19.자 공문 준수 여부에 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또한, 피고는 2015. 3.경부터는 위 체크리스트를 전산으로 등록하여 관리하였고, 위 공문 준수 여부를 각 지점, 출장소별 종합업적평가에 반영하였으며, 원고가 속한 특수영업지점에서도 위 2015. 1. 19.자 공문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여 위 공문을 위반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에 입사한 시점은 위와 같은 조치들이 시행된 이후인바, 원고가 속한 특수영업지점에서 피고의 위와 같은 조치들과는 달리 원고 등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목표 부여 및 실적 평가, 근무태도 평가, 출퇴근 관리 등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자료를 발견할 수 없는 점,

③

반면, 원고가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정들(정기적인 조회 실시, 주별 및 월별 예상실적 보고, 채권추심원인 파트장을 통한 지시사항 전달, 출·퇴근 기록, 출장명령부 또는 휴가계획서 작성 요구 등)에 대한 근거로 제출한 증거들은 대부분 원고가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기 이전의 자료들이거나 원고가 근무한 피고의 특수영업지점이 아닌 다른 지점(대구지점, T센터, 서부지점 등)의 단편적인 자료에 불과하여 그와 같은 내용들이 원고에게도 적용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④

한편, 원고가 피고의 지휘·감독으로 주장하는 사정 가운데 일부는 관계 법령에서 요구하는 내용이거나 건전한 채권추심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예를 들어, 회수계획 및 실적현황을 등록하도록 하는 전산 시스템 운영 등) 또는 위임계약에서도 가능한 요구 사항(예를 들어 채무감면과 관련한 신청서 작성 유의사항 고지나 실태조사서 작성 요청 등)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정들이나 그밖에 원고가 제1심 및 당심에서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아무래도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퇴직금 주장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이예슬 송오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