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7. 17. 선고 2019나203890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1)

피고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으로서,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근거하여 국민의 주거생활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목적으로 종전의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해산·통합한 후 그 각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방식으로 2009. 10. 1. 설립된 공법인이다.

2)

피고의 일반직원 직급체계는 6급(고졸 등), 5급(대졸신입사원), 4급(대리, 과장), 3급(차장), 2급(부장), 1급(본부장, 처장, 실장 등의 직위에 해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1급, 2급 직원으로서 만 56세에 도달한 자(연령기준)는 해당연도의 초일에, 1급 직원으로서 1급 임용 후 5년이 경과한 자, 2급 직원으로서 2급 임용 후 10년이 경과한 자, 1급 및 2급 직원으로서 입사 후 30년이 경과한 자(근속기준)는 해당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연도 초일에 각각 전문직원 전환대상이 된 것으로 보고, 피고의 사장은 이들에 대하여 전문직원으로 전환발령을 하였다(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 제5조).

3)

원고들은 1957년 내지 1958년생으로 1급(본부장, 처장, 실장 등), 2급(부장)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전문직원(2015. 8.경 '경력업무직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하 명칭 변경 전후를 구별하지 않고 '전문직원'이라 한다)으로 전환되어 2015. 1. 30. 당시 전문직원으로 근무한 사람들이다.

나.

임금피크제 규정의 적용 및 개정 경과

1)

2013. 5. 23.자 개정

가)

기획재정부는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1> 도입을 유도하여 왔다.

나)

피고는 전문직원을 상대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는데 2013. 5. 24. 종전보다 임금지급률을 일부 인상하는 것으로 아래와 같이 전문직원 시행세칙을 개정하였다(이하 '종전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

2)

2015. 1. 30.자 개정

가)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이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전문개정되면서 사업자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규정하였고(제19조), 부칙에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은 위 규정을 2016. 1. 1.부터 시행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2015. 1. 당시 총 206명<2>의 전문직원이 재직 중이었는데, 위 고용촉진법 정년규정의 개정으로 2016. 1. 1.부터 그 중 1957년생 이후 출생자들의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는 바람에 인건비 부담의 가중이 예상되었다.

나)

또한, 피고의 직제규정상 전문직원은 1, 2급 직급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1,2급 현원이 각 직급별 정원을 50명씩 초과하게 되면서 총 인건비가 초과지출 되었다. 이 때문에 피고는 기획재정부 경영평가에서 2013년도 C등급, 2014년도 D등급을 받아 상여금 지급액수가 축소되거나 그 지급여부가 불투명해졌고, 인건비 패널티를 부과받았다. 더구나 직원들은 2014. 12.분 월급을 인건비 초과분만큼 일부 반납하여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였다.

다)

이에 피고는 그동안 1, 2급 직급 정원에 포함되어온 전문직원을 정원 외 인력(별도 직군)으로 분류하는 것을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받아 직급별 인건비 초과 문제를 해결하고<3>, 기획재정부 경영평가에서 B등급 이상을 받음으로써 성과급 지급률을 높이기 위하여 기획재정부가 권고하는 수준으로 종전보다 임금지급률을 일부 인하하기로 하였다.

라)

피고는 "만 57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초일부터 퇴직시까지 매년 각 70%를 적용한다. 단, 만 57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초일 이후 최초 전환발령된 경우에는 최초 전환발령일로부터 매년 각 70%를 적용한다. 최초 전환발령일로부터 만 57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직전연도 말일까지 매년 각 95%를 적용한다."는 내용으로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 제11조를 개정하고, 제15조에 "전문직원으로서 퇴직한 자를 사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계약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하 '전문직원 재고용 근거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함으로써 전문직원들의 임금지급률 하향 조정으로 인한 임금감소분을 보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

마)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2015. 1. 29. 피고의 경영심의회를 통과하였다. 피고는 과반수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은 없고, 3급 이하의 직원들로 구성된 2개의 노동조합(DY노동조합, DZ노동조합)<4>이 있는데, 위 각 노동조합의 위원장은 각자 소속 조합원으로부터 위임장을 제출 받은 다음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도입하는데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전문직원들 및 2급 이상 비노조원 일반직원들도 개별적으로 같은 내용의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5. 1. 30.자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개정·시행하였다.

[인정근거 : 갑 제1 내지 5, 7 내지 9호증, 을 제1 내지 12, 17, 1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종전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2015년도의 정당한 임금과 무효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부당하게 감액하여 지급한 임금의 차액 상당액<5>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종전 임금피크제 규정에 비하여 임금지급률을 대폭 삭감하면서도 임금감액분 보전을 위한 전문직 재고용 여부를 확정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피고 회사의 재량으로 규정함에 그쳤으므로, 전문직원들에 대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는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전문직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 상호간에 찬반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과정 등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하여 동의를 받은 것이 아니라, 전문직원과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일반직원을 합한 전체 직원들 또는 일반직원들로만 구성되어 전문직원 근로자 집단을 대표할 자격이 없는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순히 동의서를 제출받음에 그쳤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무효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으로의 개정에 대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다고 보더라도 그 동의는 전문직원으로 퇴직한 자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 개정규정에 따라 계약직 채용이 무산되었다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대한 동의는 효력이 없거나 상실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변경된 취업규칙이 원고들의 기존 개별 근로계약보다 불리한 내용인 경우 기존 개별 근로계약의 당사자인 원고들의 개별적인 동의를 받지 않은 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삭감된 급여를 지급할 수는 없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의 효력에 대한 판단

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해당 여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종전 임금피크제 규정보다 임금지급률이 감액되는 대신 전문직 재고용 근거조항이 신설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 및 갑 제9,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해 보면, 위 전문직원 재고용 근거조항은 재고용 여부를 피고의 의무 사항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전문직원으로서 퇴직한 자를 사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계약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고 하여 피고의 재량에 따라 계약직 직원으로 재채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에 불과하고, 감액된 임금보전에 관하여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아무런 내용을 정하지 않았으며, 다만 피고의 제도개선 TF팀에서 작성·배포한 전문직 제도 개선계획(안)(갑 제9호증, 5면)에서 계약직 채용기간을 1~2년간으로, 임금지급률을 잔여 정년 1년(56년생)인 경우에는 40% 수준, 잔여 정년 2년(57년생)인 경우 70% 수준, 잔여 정년 4년(58년생)의 경우 110% 수준(1년차 60% 수준, 2년차 50% 수준)으로 대략적으로 감액된 임금의 보전방안을 제시함에 그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전문직 재고용 근거조항을 신설한 것만으로 전문직 직원 정년퇴직 후의 계약직 재채용이나 감액된 임금의 보전이 확정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종전 임금피크제 규정에 비하여 전문직원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동의 주체의 범위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또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불이익하게 변경된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유효하여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 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참조).

2)

판단

위에서 든 증거들과 을 제15,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일반직원의 상위직급(1급, 2급) 중 연령기준 또는 근속기준을 충족한 직원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를 적용할 목적으로 이들을 '전문직원'이라는 별도 직군으로 분류한 다음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을 적용하는 것에 불과할 뿐 전문직원과 일반직원은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음을 알 수 있고, "종전 임금피크제 규정"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당시 전문직원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직원들을 포함한 전체 직원에게 직접적 또는 잠재적으로 불이익하므로, 개정 당시의 전문직원뿐만 아니라 일반직원을 포함한 전체 직원들이 위 각 개정에 대한 동의 주체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피고의 직원은 2015. 1. 기준으로 일반직원(1급 내지 6급), 전문직원, 별정직원으로 구분되는데, 일반직원의 직급별 현원과 전문직원수는 아래 표와 같다.

(생략)

나)

피고의 일반직원 중 1급, 2급은 연령기준(만 56세 도달<6>)이나 직급 근속기간(1급 임용 후 5년, 2급 임용 후 10년, 입사 후 30년)만 충족하면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 제5조에 의하여 그 즉시 전문직원 전환대상으로 간주되고, 일단 전문직원 전환대상이 되기만 하면 발령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100% 전문직원으로 전환된다.

다)

3급 이하 일반직원은 누구나 1급, 2급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는데, 하위 직급(5급, 6급)보다 비교적 1급, 2급으로의 승진가능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는 3급, 4급의 비율이 전체 일반직원수 대비 73.8%로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라)

1988년도부터 1992년까지 사이에 피고에 신규 입사하여 2020. 1. 8.까지 재직하고 있는 일반직원들의 현황을 보면, 평균 50.1% 상당이 전문직원 전환발령이 가능한 2급 이상 직급(전문직원 포함)으로 승진하여 근무하고 있다<7>. 또한 2015. 1. 당시 종전 임금피크제 규정을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으로 개정하는 것에 동의하였던 피고의 일반직원들 중 428명이 2016년 이후 전문직원으로 전환되었다.

마)

1급, 2급 일반직원에서 전문직원으로 전환발령을 받게 되면, 이들은 전문직원이라는 별도 직군으로 분류되면서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에 정하여진 직무를 부여받게 되고, 임금피크제에 따른 보수를 지급받게 된다. 그러나 그 외에 복지후생 및 처우 등의 적용에 있어서는 전환 직전 일반직원으로서의 직급을 기준으로 하고(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 제12조), 임금인상률 및 연도별 승급 역시 일반직원과 동일하게 적용한다(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 제11조 제3항). 또한 전문직원은 1급, 2급 직원의 정원에 포함되므로 일반직원의 총 정원의 범위에서 운영되고(직제규정 제11조 제2항), 정년도 동일하다.

다.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하더라도, 그 회의방식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큰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있어서는 이러한 회의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2505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각 근로자가 취업규칙 개정안에 대한 근로자의 의견개진을 근로자 대표들에게 일체 위임한 바 있다면, 위 근로자 대표들은 위임받은 특정사항에 관하여는 근로자들의 의사표시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대리권 위임의 내용이 근로자위원 대표들에게 취업규칙 개정안의 내용을 검토하여 동의 여부를 협의 결정하도록 위임한 것으로서 근로자위원 대표들이 취업규칙 개정의 취지를 알고 이에 동의한 이상 그 동의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25055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자 과반수 동의'라는 요건은 과반수 노동조합이 동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에 대하여 자주적이고 대등한 지위에서 근로자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집단 의사가 형성되어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 결정의 요청'이 충족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나아가 위와 같은 요건 충족 여부는 근로조건이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정도와 그것이 개별 근로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및 사용자 측이 제도 변경을 추진하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들이 사용자 측의 영향력이 배제된 상태에서 상호 의견교환이나 토론 등 집단적인 논의를 거쳐 취업규칙 변경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았는가라는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2)

인정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에서 든 증거들과 갑 제10 내지 13호증, 을 제16,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의 경영평가 등급 하락 예상 등의 사유로 인하여 피고의 직원들은 2014. 12.분 월급을 인건비 초과분만큼 일부 반납하였고, 이에 대한 직원들의 동의절차 진행 과정에서 피고의 노동조합들은 크게 반발하였다. 피고의 노동조합들은 위와 같은 인건비 초과문제에 관하여 임금 반납 등 일회성 해결책이 아닌 전문직원 제도개선 등 구조적인 해결책을 피고에게 요구하였다. DY노동조합은 2014. 12. 30. 위와 같은 점에 관하여 토론·협의를 하기 위하여 전국지부장회의를 개최하였다. 전국지부장 60명 및 운영위원이 참석한 위 회의에서, ① 2014. 12.분 월급 삭감분은 2015. 1.초 직무급으로 전액 보전할 것, ② 2015년도 조합원 3.8% 임금인상률 보장, ③ 2015. 1.분 급여일 전까지 전문직 제도 개선 시행, ④ 피고는 직원들에 대하여 임금반납 동의서 징구를 중지하고, 기 제출된 동의서는 파기할 것 등에 관하여 협의가 이루어졌고, DY노동조합은 2014. 12. 31.까지 조합원들로부터 위 사항들에 관하여 위임장을 제출받았다.

나)

피고는 2015. 1. 14. '전문직원(206명 전원) 및 관심있는 직원'을 참석대상으로 하여 기획재정부가 권고하는 수준으로 전문직원의 임금지급률을 하향 조정하기로 하는 취지의 전문직 제도개선 간담회를 개최하였는데, 피고의 부사장, 경영지원부문장은 위 간담회에서 전문직 제도개선방향 내용을 자료와 함께 설명하였다.

다)

위 간담회 참석 전문직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2015. 1. 28. 피고측에게 임금지급률 조정, 소득보전, 근무여건 개선, 기타 사항 등에 관하여 제도개선 제언사항을 제출하였다. 피고는 이를 검토한 후 2015. 1. 26.경 각 제언사항에 대하여 '수용', '수용곤란', '추후검토' 등으로 상세히 답변하였는데, 각 제언사항 중 계약직 채용에 대한 근거를 확실히 마련하여 달라는 요구를 '부분 수용'하여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과 사장방침에 계약직 채용근거를 포함시키고, 그 내용을 동의서 양식에 명기하는 것'으로 반영하였고, 퇴직금 감소분을 보전해달라는 요구를 '수용'하여 '퇴직금 감소분 등을 고려하여 계약직 채용 후 보전금액을 산정하는 것'으로 반영하였으며, 59년생 이후 직원과의 형평성에 관한 문제제기를 '수용'하여 '향후 새로운 임금피크기준도 정부입장과 기존 전문직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수립하는 것'으로 개선방향을 정하였다. 그 이외의 요구사항 중 일부에 대하여는 '추후검토'를 결정하였다.

라)

피고는 2015. 1. 20.경 전문직원 제도 개선방침의 후속조치로 임금피크제도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임금피크대상자의 별도직군 인정 등 관련 업무를 전담 수행할 '전문직원 제도 개편 추진단'을 조직하여 운영하였다. 위 추진단의 운영인력은 7인으로 구성되는데, 구체적으로는 2급 일반직원 1인, 3급 일반직원 3인, 4급 일반직원 3인으로 구성되었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함을 전제로 근로자 과반수 동의서 징구 계획을 수립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라 동의서를 작성·제출하도록 유의하되, 전문직원 및 2급 이상 일반직원에 대하여는 피고가 직접 개별 동의서를 징구하고, 3급 이하 일반직원에 대하여는 2개의 노동조합에서 그 동의서 징구절차를 주관하여 1차적으로 각 노동조합 본부 단위로 개별동의서를 취합한 다음 최종적으로 '전문직원 제도 개편 추진단' 앞으로 이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마)

피고의 사업장에 존재하는 2개의 노동조합(DY 노동조합과 DZ 노동조합)은 2015. 1.경 각각 전국 지부장회의를 개최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 내용을 설명하고, 전문직제도 개선방안 등에 관하여 논의를 하였다. 이와 더불어 위 개정(안)에 관한 조합원들의 개별 동의권 위임절차를 안건으로 회의를 하였다. 위 각 노동조합 활동보고에는 위 안건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므로 위 각 노동조합은 조합원으로부터 동의권을 위임받아 위 안건에 대한 동의를 추진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바)

위 각 노동조합은 각 지부장 회의 결과에 따라 지부별(부서별)로 개별 직원으로부터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 개정 관련 위임장'이라는 제목 하에 '전문직원 임금지급률을 포함한 전문직원 관리시행세칙 개정에 관한 의견청취 및 의견개진을 포함한 동의 권한 일체'를 각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에 서명을 받았다. 그 결과 DY노동조합 위원장은 소속 조합원 512명의, DZ 노동조합의 위원장은 소속 조합원 2,463명의 위임을 받아 피고에게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 개정에 관한 동의서'라는 제목 하에 '전문직원 임금지급률 조정(만 57세 해당연도부터 임금지급률을 매년 70%로 적용하고, 만 57세 이전 임급지급률을 매년 95%로 적용)과 전문직원으로서 퇴직자에 대한 계약직 채용 근거 마련(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 제15조 및 전문직 제도 개선방안) 등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의 개정에 대해 피고와 같이 협의하고 이에 동의한다.'라고 기재한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또한 노동조합원이 아닌 전문직원 및 2급 이상 일반직원 중 총 784명(전문직원 206명 중 67명, 약 32.52% 상당이 동의서를 제출하였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사)

동의서를 제출한 총 3,759명(= 512명 + 2,463명 + 784명)에서 겸무 등으로 인하여 중복하여 동의서를 작성한 경우 및 동의서 취합 과정에서 중복 취합된 경우 등을 제외하면 합계 3,479명의 근로자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동의하였고, 이는 전체 직원 6,622명의 과반수에 해당한다. 위 3,479명에는 전문직원 및 일반직원 외에 업무협력직원 127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위와 같은 업무협력직원을 제외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동의한 전문직원 및 일반직원은 3,352명(= 3479명 - 127명)으로서, 동의 주체에 해당하는 직원 6,360명(= 일반직원 6,154명 + 전문직원 206명)의 과반수(52.7%)가 됨은 마찬가지이다.

3)

판단

위 기초사실 및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전문직원의 임금지급률을 하향조정하고, 계약직 채용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2015. 1. 30.자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개정된 것으로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 1. 1.부터 공공기관 직원의 정년이 연장됨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고, 청년인력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획재정부 주도로 공공기관에 대한 전면적 임금피크제의 도입, 신규채용의 재원 마련을 위한 상위직급에 대한 임금지급률 하향 조정 등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당시 피고는 상위직급에 대한 인건비 초과지출로 경영평가 등급의 하락이 예상되었고, 이로 인하여 전체 직원 성과상여급 지급 여부가 불투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4. 12.분 임금까지 일부 반환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고의 전체 직원 모두가 상위직급의 인건비 조정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구체적 방법에 관하여 관심이 모아진 상태였다.

나)

3급 이하 일반직원으로 구성된 피고의 2개 노동조합은 각 그 소속 조합원들로부터 위임을 받아 피고에게 2014. 12.분 임금반납분을 2015. 1분까지 보전해주되, 그 보전 재원은 상위직급으로 이루어진 전문직 제도개선을 통하여 마련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였다. 피고의 전문직 제도개선 추진 결정과 전문직 제도 개편 추진단 구성은 이와 같은 일반직원들의 요구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

이와 같이 전문직 제도 개선추진은 3급 이하 일반직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인 만큼, 피고는 당장의 직접적·현실적 불이익이 예상되는 전문직원들에게 제도의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고 이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동의를 받는 것에 절차를 집중하였고, 일반직원들에 대한 설명 및 동의절차는 각 노동조합에서 진행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전문직 206명'은 필수 참석대상으로 하고, 그 외에는 '관심있는 일반직원들'도 참석대상으로 명시하여, 전문직원 제도개선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하였고, 그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전문직제도 개선방안을 자료와 함께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으며, 간담회 이후 전문직원들로부터 다수의 제언사항을 제출받아 검토한 다음 그 중 일부 사항을 수용하여 개정 내용에 반영하였다.

라)

한편 피고의 노동조합들은 각각 전국 지부장 및 집행간부 회의를 개최한 다음 그 회의에서 현안이 되고 있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 및 소속 조합원 위임 동의 절차에 대하여 논의를 하고, 지부별로 소속 조합원들로부터 동의 여부에 관한 위임장을 제출받았다. 위임장에는 개정안 설명자료로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 일부 개정(안)'이 첨부되어 있었는데, 제11조 제1항 개정(임금지급률 부분), 제13조 개정, 제15조 신설(전문직원 재고용 근거조항 부분)의 3가지로 그 내용이 단순 명료하고, 신·구 조문 비교표도 기재되어 있었다. 따라서 위임장을 제출하는 일반직원의 입장에서는 동의의 대상이 되는 내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으로 인하여, '자신들의 삭감된 2014. 12, 임금분을 보전받을 수 있고, 인건비 조정으로 경영평가를 B등급 이상 받게 됨으로써 당해연도 상여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유리함'과 '추후 자신들이 전문직원으로 승급하였을 경우 입게 되는 임금상 불이익'을 비교형량하는 과정을 거쳐 동의 여부에 관한 위임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대한 동의가 재채용을 전제하는 것인지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29면 제6행부터 제32면 제3행까지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마.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과 별개로 적용되는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지 여부<8> 을 제30, 3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들은 입사 당시 임금에 관하여 피고의 급여규정에 따라 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취업규칙 등 보수에 관한 규정이 개정될 경우 그 개정 내용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결국 원고들의 근로계약 중 임금과 관련된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연동하여 변경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를 가지고 매년 말 피고가 원고들에게 연봉 산정 기준금액을 통지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이의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원고별로 개별적인 연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할 것은 아니다. 달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매년 취업규칙과는 다른 내용의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들의 위 주장은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동의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선고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이예슬 송오섭

각주1) 별지 목록

각주2)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을 전제로 정년 도래 3~5년 전부터 임금지급률을 감액 조정하는 제도이다.

각주3) ■ 전문직원 206명 현황(갑 제3호증의 1, 3면 그대로 인용)

각주4) 전문직원들을 정원 외 인력으로 인정받게 되면, 총 인건비 적정성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인건비 항목 등에서 B등급 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각주5) 피고는 2009. 10. 1. 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구 대한주택공사의 합병에 의하여 설립된 관계로 2015. 1. 개정 당시 구 한국토지주택공사 출신 직원들로 구성된 DY노동조합과 구 대한주택공사 출신 직원들로 구성된 DZ노동조합 등 2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하였다.

각주6) 원고들은 2019. 5. 10.자 청구취지변경신청서에서 2015년도 미지급임금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특정하였으므로, 2016. 1. 1.부터 시행되는 2015. 8. 28. 개정된 임금피크제 규정(제1심판결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개정규정'으로 약칭한 것)에 관한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각주7) 이는 2015. 1. 개정 당시 기준이다. 현재는 만 57세에 도달할 경우에 전문직 전환대상이 된다.

각주8) 입사년도 대비 2급 이상 직급으로의 승진 현황

각주9) 원고들은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 주장을 항소심에 들어와 추가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