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6. 12. 선고 2019나204793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철강 및 비철금속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자동차, 산업기계, 가전, 기계류의 소재로 사용되는 선재, 봉강 등을 생산하는 포항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

원고 A은 2015. 7. 1. 피고에 입사하여 포항공장에서 원가관리팀 차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고, 원고 B은 2013. 8. 29. 피고에 입사하여 포항공장에서 업무지원팀 대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사건의 발단

1)

D은 2015. 3. 10.부터 2017. 3. 9.까지 포항공장의 업무지원팀에서 대리로 근무하였는데, D은 퇴사한 다음 날인 2017. 3. 10. 포항공장 사무실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피고의 임직원 330여 명에게 '원고들이 피고의 임직원을 비하하거나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피고의 자산을 임의로 집행하거나 횡령하였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위 이메일에 원고들 간의 사내 메신저 대화내용을 캡쳐한 사진 120여 장을 첨부하였다.

2)

위 메일에 첨부된 원고들 간의 메신저 대화내용 중에는 원고들이 사적으로 유흥주점에서 지출한 비용을 피고의 비용으로 처리한 내용, 협력업체 사장으로부터 식사를 대접받은 내용, 피고의 임직원을 비방한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

원고들의 사직원 제출

1)

위와 같은 D의 메일로 인하여 피고의 인사총무팀은 원고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기로 하고, 원고 B을 2017. 3. 13.자로 피고의 서울 본사로 발령하였다.

2)

원고 A은 2017. 3. 15.부터 2017. 3. 23.까지 포항공장에서, 원고 B은 2017. 3. 15.부터 2017. 3. 27.까지 서울 본사에서 각각 피고의 인사총무팀 직원들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3)

원고 A은 2017. 3. 23., 원고 B은 2017. 3. 27. 각각 피고에게 사직원을 제출하였고, 피고는 원고들의 위 각 사직원을 수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1)

주위적 청구원인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각 사직할 것을 권고 받고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이는 피고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의 종류 중 '권고해직'에 해당하는 것인데,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각 권고해직의 중징계를 하였음에도 그 과정에서 피고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원고들에 대한 각 권고해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원고들이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각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2)

예비적 청구원인의 요지

설령,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각 사직 처리가 권고해직의 징계처분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각 사직처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로서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각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이거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각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예비적으로 원고들에 대한 각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원고들이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각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사직일자 등 사직조건에 대한 합의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피고는 일방적으로 원고들에 대하여 의원면직처분을 하였다.

(나)

원고들의 사직 의사표시에 대한 피고의 승낙 의사표시가 도달하기 전에 원고들은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 사직의사를 적법하게 철회하였음에도 피고는 일방적으로 원고들에 대하여 의원면직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들은 피고의 인사총무팀 소속 직원들로부터 부당하게 사직원을 제출할 것을 강요받아 사직원을 제출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피고도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무효이거나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적법하게 취소되었다.

나.

피고

원고들은 D의 폭로로 인하여 시작된 조사과정에서 원고들의 권한남용, 법인카드의 사적인 유용, 협력업체에 대한 부적절한 처신 등 비위행위가 드러나자 피고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을 것을 우려하여 스스로 사직원을 제출하였고, 피고는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원고들을 의원면직으로 처리하였는바, 그 과정에서 원고들이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거나 피고의 강박에 의하여 사직원을 제출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 되어 적법하게 종료된 것일 뿐,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권고해직의 징계처분을 하였다거나 징계해고 또는 통상해고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고, 그런 이상 피고가 원고들에게 임금 상당의 돈을 지급해야 할 아무런 책임이 없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위에서 채택한 증거들에다가 을 제4 내지 12, 14, 15, 16, 19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을 제13, 17호증의 각 음성, 제1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들에 대한 조사과정

가)

피고의 인사총무팀장인 F은 원고들에 대한 조사를 총괄하면서 원고 A에 대한 조사를 직접 담당하였고, 피고의 인사총무팀 소속 E는 원고 B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였다. F과 E는 위 조사과정에서 원고들에 대한 면담을 실시하거나 은행계좌내역 등을 제출받는 한편, D, G(피고의 업무지원팀장이었다) 등 원고들의 동료 직원들, 피고의 협력업체 대표이사 등에 대한 면담을 실시하여 D의 메일에 첨부된 원고들 간의 메신저 대화내용과 관련한 사실들을 조사하였다.

나)

원고 A은 위와 같이 조사를 받던 중 2017. 3. 23.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다)

원고 B도 2017. 3. 27.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2)

원고들이 사직원을 제출한 경위

가)

원고 A은 2017. 3. 23. F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그래서 이제 뭐 저도 유구무언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자비를 베풀어주면, 저는 뭐 가장 베스트한 방법이 제가 의원사직으로 가야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원고 A의 의사대로 피고가 원고 A을 의원면직 처리하여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F과 E에게 "그동안 저 때문에 많이 심려 끼쳐 드리고, 고생 많으시고, 똑바로 하겠습니다. E차장님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라고 말한 후 자필로 사직원을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데, 그 사직원의 '일자'란에 '17. 3. 23.'이라고 기재하였다.

나)

그 후 원고 B은 원고 A으로부터 그가 사직원을 제출하였다는 말을 들었고, 2017. 3. 27. F과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면담을 한 후 자필로 사직원을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데, 그 사직원의 '일자'란에 '2017. 3. 27. '이라고 기재하였다.

3)

사직서 제출 이후의 경과

가)

원고들이 위와 같이 사직원을 제출하자 피고는 원고 A에 대하여 2017. 3. 23.자로, 원고 B에 대하여 2017. 3. 27.자로 각 의원면직 처리하였다.

나)

원고 A은 2017. 3. 27. 개인형퇴직연금제도 가입확인서를 발급받아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피고는 원고 A이 제출한 퇴직연금계좌에 퇴직급여를 송금하였다.

다)

원고 B은 2017. 3. 29. 퇴직급여를 지급받을 통장(계좌)의 사본을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피고는 원고 B이 제출한 계좌에 퇴직급여를 송금하였다. 또한 원고 B은 2017. 4. 3. 실업급여를 지급받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에 피보험자 이직확인서 및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상실신고서를 제출하였다.

라)

한편, 피고는 2017. 3. 30. 원고들의 상급자인 업무지원팀장(부장) G에게 부하직원인 원고들의 비위행위에 관한 '관리소홀'의 징계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G에 대한 징계심의를 위한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G에 대하여 감봉 1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4)

피고의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의 내용

피고의 취업규칙(을 제8호증) 및 인사규정(을 제9호증)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별지】「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에서 보는 바와 같다.

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 원고들에 대한 의원면직 처리가 실질적으로 '권고해직의 징계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원고들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의원면직은 ① 피고의 인사총무팀장인 F이 원고들에게 사직을 권고하여 사직원을 제출하게 된 것이고, ② 원고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에 개최된 피고의 특별인사위원회 소집 공문에 원고들이 각 중징계 대상자로서 권고사직을 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③ 피고의 인사규정 제24조에 의하면 권고해직 대상자의 경우 의원면직이 불가능한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각 의원면직은 실질적으로 권고해직의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위에서 본 피고의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에 의하면, '권고해직'의 징계절차는 징계권자인 피고의 대표이사(CEO)가 징계대상자에 대한 징계심의를 위하여 특별인사위원회를 소집함으로써 개시되는 것인바, 설령 원고들의 비위행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인사팀장인 F이 원고들에게 사직을 권유하는 취지의 언동을 하였다고 하더라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권고사직의 징계처분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고, 달리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징계절차를 개시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3)

다음으로, 피고의 2017. 3. 30.자 특별인사위원회 소집 공문(을 제4호증)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위 일자에 원고들의 상급자인 업무지원팀장(부장) G를 징계심의대상자로 하여 특별인사위원회의를 개최한 결과 G에 대하여 부하직원들의 비위행위에 관한 '관리소홀'을 징계사유로 하여 감봉 1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음을 알 수 있을 뿐이고, 원고들은 위 특별인사위원회의 징계심의 대상자가 아님이 분명하므로, 위 공문에 원고들의 각 비위내용과 양정(안) '중징계', 비고 '권고사직'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권고사직'의 징계처분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아무래도 부족하다[원고들은 위 특별인사위원회에서 G가 '감봉 1개월'의 경징계 처분을 받았음을 근거로 위 특별인사위원회가 G에 대한 징계만을 위하여 개최된 것이 아니라 중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원고들에 대한 징계를 위해서도 개최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의 인사규정에서 직책부서장 이상의 징계심의를 위해서는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도록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직책부서장인 G에 대하여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감봉 이하의 경징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위 인사규정에 따른 적법한 징계절차로 판단될 뿐이다].

4)

나아가, 피고의 인사규정 제24조는 제21조(당연퇴직), 제22조(직권면직), 제23조(권고해직 및 징계면직)의 경우 이외의 사유로 본인이 퇴직을 청원한 때에는 면직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비위행위로 징계절차에 회부되어 권고해직 또는 징계면직의 징계처분대상자가 된 직원에 대해서는 의원면직을 할 수 없다는 것일 뿐,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조사가 개시되었으나 아직 징계절차에 회부되지 아니한 직원에 대해서도 의원면직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 할 것인데, 원고들에 대한 의원면직 처리 당시 원고들에 대한 징계절차가 개시되었다고 볼 수 없음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비위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원고들이 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원고들을 의원면직 처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피고의 인사규정 제24조에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5)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의원면직 처리가 권고해직의 징계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 원고들에 대한 의원면직 처리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사직의 의사합치 부존재 여부

가)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경우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하거나 민법 제660조 소정의 일정기간의 경과로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해지의 효력이 발생함으로써 종료되고, 이와 같은 경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의 소멸 통지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할 수 없다.

나)

원고들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사직일자 등 사직조건에 대한 합의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피고가 일방적으로 원고들을 의원면직 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아래 「3) 진의 아닌 의사표시 또는 강박의 의사표시 여부」 부분에서 보는 바와 같다. 또한, 원고들이 피고에게 사직원을 제출하면서 각 그 사직원의 '일자'란에 사직일자를 기재하였고, 이에 응하여 피고가 원고들이 각 사직원에 기재한 일자에 원고들을 의원면직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사직일자에 관한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그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의원면직)는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면 성립하는 것이고, 그 경우 당사자 사이에 사직일자를 달리 정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날에 사직할 것을 청약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사직의 의사표시 철회 가부

가)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청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으나,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해지시키기로 합의하였다면 합의 시에 근로자의 근로계약해지의 청약의 의사표시에 대하여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확정적으로 형성·표시되어 해지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어느 일방 당사자가 임의로 이를 철회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원고들의 각 사직원 제출에 응하여 원고들을 의원면직하였고, 그 후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며, 원고들도 아무런 이의 없이 퇴직금을 수령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와 같은 피고의 조치는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를 승낙함으로 전제로 한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각 그 의원면직일자 무렵에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설령, 피고의 인사규정 제49조 제1항에 따른 원고들에 대한 면직발령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사직 의사표시에 대한 피고의 승낙 의사표시가 원고들에게 도달하지 않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에 반하는 원고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진의 아닌 의사표시 또는 강박의 의사표시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원을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작성·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원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한편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에서 본 법리에다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원고들에 대한 비위혐의 조사과정에서 원고들은 각 자신에게 제기된 비위사실들에 대하여 자신들이 책임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 인정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와 같은 비위사실들로 인하여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중한 징계처분을 받거나 징계해고를 당할 염려가 있었던 점, ② 원고들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피고가 원고 B을 서울 본사로 발령하여 원고 A과 원고 B을 서로 격리하여 조사하기는 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을 부당하게 압박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그밖에 피고의 인사총무팀 직원들이 원고들을 강압적이고 모욕적인 방법으로 조사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를 발견할 수 없는 점(오히려, 원고 A은 조사과정에서 F의 질의에 자유롭게 진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 B도 조사가 진행되던 2017. 3. 20. 변호사를 면담한다는 명목으로 무단결근하고, 2017. 3. 21.에는 피고 본사의 볼링대회에 참석하기도 하였으며, F의 질의에도 자유롭게 답변하는 등 원고들이 조사과정에서 심리적으로 억압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③ 원고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당일 F과의 면담과정에서 한 대화 내용에 의하더라도, 원고 A이 먼저 F에게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법이 의원면직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고, 원고 B도 징계절차에 회부되는 것보다는 스스로 사직하여 피고의 협조를 받아 실업급여를 수령한 후 재취업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F이 원고들에게 사직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직서 작성을 거부하고 징계절차에서 징계사유를 다투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였을 원고들이 사직 요구에 응하여 사직서를 작성·제출하였고 그 후 아무런 이의나 유보의 조건을 제기함 없이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였다가, 사직원을 제출한 지 1년이 경과할 무렵에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자신들의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사직원을 제출할 경우와 그렇지 않고 징계절차에 회부될 경우의 득실 등을 고려하여 징계절차에 회부되어 징계처분을 받거나 징계해고를 당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사직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고 원고들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거나 피고 또는 피고의 직원으로부터 강박을 받아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아무래도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들은, G, I(피고의 전 대표이사이다), J(포항공장의 공장장이었다), K(포항공장의 생산관리실장이었다) 등 피고의 임직원들이 D에게 약점이 잡혀있어, D의 돌발행동을 무마하고 자신들을 비난한 원고들을 퇴사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계획적으로 원고들을 조사하고 강압하여 원고들로부터 사직원을 제출받은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주위적 청구를 추가하였으므로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이예슬 송오섭

각주1)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