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7. 7. 선고 2019나205177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별지 청구금액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 시작일 무렵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 근무기간 동안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종래의 위임계약서 양식을 개정하고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을 지휘․감독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비하여 2015년경부터는 피고와 채권추심원 사이의 종속적인 노무제공관계를 해소하였으므로, 2015년 이후 최초로 또는 이전의 계약관계가 단절된 후 새롭게 위임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 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또한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제1심판결 이유 제3의 라.항(2014. 8. 26.자 변경 계약서 양식으로 위 임관계가 형성된 경우)에서 인정한 사실 및 사정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 4 내지 40, 44, 48 내지 58호증, 을 제6, 8, 9,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5년 이후 최초로 또는 이전의 계약관계가 단절된 후 새롭게 위임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들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피고는 2015년 이후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전산시스템에 추심활동계획을 등록하지 않도록 하였고, 추심활동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채권을 적게 배정하거나 인센티브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불이익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지점별로 관련 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내용의 내부 방침을 제정하여 이를 시행하였다.

한편 원고들이 당심에서 제출한 증거 등에 의하면, 피고가 2015년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에게 전산시스템에 문자 발송, 방문, 법조치 등 각종 추심활동내역을 등록하게 하고 그 등록현황을 확인하였으며, 방문추심을 실시할 경우 사전에 전산시스템에 방문예정사실을 등록하고 방문을 마친 이후 방문결과보고를 작성하여 등록하도록 하고, 경매정보의 인적사항이 경매대상 부동산의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인적사항과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하거나 채무자들과 통화하여 채무 감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채무자들과 전화통화를 할 때 인사말로 소속과 직책을 밝히는지 여부를 감사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활동내역이나 방문활동결과를 전산시스템에 등록하도록 요구한 것은 해당 채권추심원 외에는 추심업무의 진행현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보고의무(민법 제683조)를 이행하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밖에 등록된 활동내역이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 피고가 원고들에게 경매정보의 인적사항 또는 채무 감면에 대한 사실관계의 확인을 요청하기도 하였으나, 그 밖에 2015년 이전처럼 추심채권 또는 추심활동의 종류별로 구체적으로 기한, 건수 또는 전체 일정을 정하여 업무 수행을 지시하는 등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 수행 전반을 지휘․감독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 피고가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전화통화 시 상대방에게 자신의 소속과 직책을 고지하도록 한 것은 관련 법령상 채권추심원에게 부과된 신분고지의무(신용정보법 제27조 제8항)의 이행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두고 원고들의 업무 수행 과정을 감독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 나아가 원고들이 전산시스템에 등록한 추심활동내역이 부족하거나 추심활동내역을 위 전산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은 경우 또는 피고의 업무상 요청에 따르지 않은 경우에 이를 이유로 원고들에게 채권 배정의 감축 또는 수수료 지급율의 삭감 등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들이 당심에서 제출한 갑 제47호증에 ‘업무 수행 결과가 부정확한 경우 성과급 지급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기는 하나, 위 문서의 작성일자 등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위 증거를 피고가 2015년 이후에도 원고들에게 업무상 지시의 수행 결과에 따라 불이익을 가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로 삼기 어렵다).

2)

또한 피고는 2015년 이후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목표 회수실적을 부여하거나 그 달성율을 점검하는 것을 중단하고,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불이익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지점별로 관련 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내용의 내부방침을 제정하여 이를 시행하였다.

한편 원고들이 당심에서 제출한 증거 등에 의하면, 피고가 2015년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의 실제 회수실적 및 순위를 집계하여 공지하거나 그들로부터 예상 회수실적을 제출받고, 월간회의자료에 채권추심원별 최근 3개월간 실적에 관한 자료를 포함하였으며, 분기별로 실적 우수자들에 대하여 시상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 채권추심업무를 위임한 채권추심원의 회수실적을 집계하거나 월간 회의에서 그에 관하여 논의한 것은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조치로 볼 수 있고, ㉡ 채권추심원별 회수실적의 순위를 공지하거나 분기별로 실적 우수자들을 시상한 것은 채권추심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여 추심실적에 관해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피고가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실시한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 게다가 피고가 원고들의 채권 회수실적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채권 배정의 감축, 수수료 지급율의 삭감 등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그리고 피고는 2012. 2. 9. 위임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하면서 채권추심원들의 겸업을 계약해지사유로 정한 조항을 삭제하고, 2015. 11. 10. 위임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하면서 신용정보법이 금지하는 다른 채권추심회사 소속으로 등록되어 활동하는 경우(신용정보법 제50조 제4항 제8호, 제27조 제5항 제2호) 등을 제외하고는 채권추심원들이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추심업무 이외의 사업 내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조항을 신설하였으므로, 원고들이 피고와의 계약관계로 인하여 피고에게 전속된 상태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원고들은, 피고가 2015년 이후 채권추심원들과의 노무제공관계의 종속성을 해소하기 위하여 시행한 위와 같은 조치들과 관련하여,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을 지휘․감독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작성한 체크리스트(을 제9호증)가 실제로 시행되었는지 알 수 없는 등 피고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해 온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체계가 2015년을 기준으로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5년 이후 추심업무 수행을 위하여 원고들이 제공하여야 할 노무의 양과 질 또는 내용을 결정하여 지시하였다거나 그 지시에 따르지 않은 경우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그 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작성한 체크리스트가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거나 2015년 이후에도 계속하여 종전과 같은 지휘․감독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한편 피고가 2015년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에게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오후 6시에 퇴근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적이 있고, 전산시스템에 로그인할 수 있는 사원번호를 부여하고 사내전화번호를 제공하였으며,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채권관리사 및 팀장의 직급으로 분류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 출․퇴근시간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피고가 원고들에게 어떠한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출․퇴근시간의 준수를 구속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 사원번호, 사내전화번호는 원고들이 피고와 계약한 추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피고의 사무실에서 전산시스템을 이용하고 전화통화를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 수행의 편의를 위하여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 피고 회사의 채권추심 부문이 팀 단위로 운영됨에 따라 일부 채권추심원이 팀장으로 임명되기는 하였으나, 일반적인 직급의 승진의 경우와 같이 채권추심원들이 팀장으로 임명되기를 원하였는지 여부, 팀장 임명을 위한 요건 및 심사기준이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피고에게 종속적인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6)

또한 피고가 2015년 이후에도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각종 우편물발송비용 또는 주민등록초본 등 공부발급비용을 일정 한도 내에서 지급해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임인은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수임인에게 그 비용을 상환할 의무가 있으므로(민법 제688조), 위 비용 보전이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를 근로계약관계로 보는 경우에만 설명이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위 비용들 외에 휴대전화 요금, 교통비, 주유비, 식대 등 채권추심과정에 필요한 비용은 원고들이 스스로 부담하였다.

7)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고정된 기본급 없이 원고들이 실제 회수한 채권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았으므로, 원고들의 보수는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한 노무의 양과 질과는 크게 관계없이 회수실적에 따라 결정되었고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강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그들의 보수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의 원천징수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8)

나아가 피고 산하 V은행 채권추심팀 팀장 U이 2017~2018년경 내부 메신저를 통하여 해당 팀 채권추심원들에게 전산시스템에 방문예정사실을 일정 건수 이상 등록할 것을 요구하고, 전화통화 시 소속, 직책을 분명히 밝히며 인사하도록 요청하였으며, 채무자가 지급명령에 이의신청한 경우 따라야 할 업무처리절차를 공지한 사실 등은 인정되나, 이는 피고 본사 또는 원고들 소속 팀장의 지시가 아닌 이른바 T카드 채권을 관리하는 팀장의 요구 내지 요청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요구 내지 요청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것이 강제성을 띠고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박영재(재판장) 박혜선 강경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