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5. 29. 선고 2019노2055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해자 주식회사 B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주식회사 B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은 무죄.

피고인의 항소와 검사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피해자 G(이하 'G'이라 한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2018고합210 사건)]

피고인은 G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여 이를 차용한 용도대로 J 인수를 위해 사용하였고 다른 목적으로 이를 사용하였거나 별도의 이익을 취득한 것이 없다. 또한 피고인과 K 사이의 J 인수계약은 여러 차례에 걸쳐 변경되었으므로 최종적으로 변경된 계약 내용을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J을 인수할 능력이 있었는지, G로부터 금원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위 인수계약은 K 측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제된 것이지 피고인에게 인수능력이 없어서 해제된 것이 아니다. 피고인이 인수 과정에서 J의 인사권을 행사하고, 사무실 인테리어를 새로 하며, 도축장에 필요한 기계를 들여놓은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에게는 J을 인수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3년 및 징역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2018고합286 사건)

가)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피고인은 2016년 9월경 B과의 생돈 거래를 계속하기 위하여 거액의 미수금으로 인하여 피고인에 대한 생돈 공급을 중단하려고 하였던 AH을 상대로 적극적 기망행위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B에 생돈 납품대금을 변제할 수 있는 재산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기고 B으로부터 생돈을 공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B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AH에게 이행보증보험증권을 추가로 발행하여 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보증금을 변제한 후에 돌려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인의 주장 자체로 이행보증보험증권을 추가로 발행하여 줄 의사가 없었음이 명백하다. 또한 피고인은 AO으로부터 이행보증보험증권을 새롭게 발급받을 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편취 고의도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다)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

S이 홀로 이행완료확인서를 위조할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고, S은 피고인과 동업자 관계이거나 사실상 지시를 받는 직원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피고인의 지시 없이 단독으로 이행완료확인서를 위조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또는 피고인과 공모하여 이 부분 범행을 저질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공소장변경에 의한 직권판단

가.

검사는 당심에서 B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 전제사실 및 기망행위를 일부 변경하는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을 판단하는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과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I의 주식 양수를 통하여 J을 인수할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J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하면서 G로부터 돈을 차용하였고 자신이 J을 인수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G을 기망하여 합계 5억 원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J을 인수하기 위하여 G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였고 그 차용한 용도대로 5억 원을 J 인수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G로부터 차용한 용도대로 5억 원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아니라 피고인이 G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J을 인수하여 G에게 생지방을 공급해 줄 능력이 없었음에도 5억 원을 차용하였다는 내용이므로 피고인이 G로부터 차용한 용도대로 5억 원을 사용하였다는 사정은 피고인의 이 부분 사기죄 성립에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한편 피고인은 위 5억 원이 명목상 차용금으로 지급된 것이기는 하나 사실상 생지방 납품 보증금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G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이 사건 무렵 피고인과 G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도 위 5억 원의 성격을 차용금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2018고합210 사건 증거기록 69, 70쪽), 피고인 측이 G에게 작성해 준 확약각서에는 피고인이 2015. 12. 28. G로부터 받은 3억 원이 '영업보증금'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한편으로는 '2016년 3월 28일까지 원금 및 이자를 상환키로 약속'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5억 원은 모두 차용금인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13호증의 기재만으로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②

피고인은 피고인과 K 사이의 J 인수계약이 여러 차례 변경되어 최종적으로 변경된 계약 내용을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J을 인수할 능력이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피고인과 K 사이의 J 인수계약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내용과 같이 변경되는 것이라면 피고인과 K의 계약 조건 및 이해관계 등이 상당히 달라지므로 단순히 구두로 계약 내용을 변경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계약 내용이 변경되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는 점, ㉡ 피고인은 위와 같은 계약 변경이 있었음을 주장하며 K을 상대로 소송(서울북부지방법원 2016가합20620)을 제기하였으나 그 소송에서 위와 같은 계약 변경을 부정하는 제1심 판결이 선고되었고,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8나2004435)에서도 같은 전제에서 조정이 성립되었을 뿐인 점, ㉢ S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을 하였으나 이는 S이 피고인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증언한 것에 불과하고, 나아가 S은 피고인에 대한 공갈미수 등 사건(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6고단1871)에서 위와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한 것에 대하여 위증죄 등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계약 변경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③

K이 2015. 12. 28.경 피고인으로부터 계약금 중 일부인 3억 원을 지급받은 것은 기존에 계약금 명목으로 받은 액면금 3억 5천만 원인 당좌수표의 만기가 도래하여 피고인이 위 당좌수표를 회수하기 위하여 3억 원을 K에게 지급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와 같은 사정이 K의 진술이나 태도와 배치된다고 보기 어렵다.

④

피고인이 중도금 기일 전에 J의 인사권을 행사하고 그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며 소파나 도축장에 필요한 기계를 들여놓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K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을 승인하거나 양해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K은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인사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하여 2015. 11. 17. 합의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은 K이 I 주식을 넘겨달라는 피고인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K을 협박하여 계약금 5억 원을 반환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기도 한 점(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6. 11. 25. 선고 2016고단1871 판결)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J의 인사권을 행사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피고인의 이 부분 사기죄 성립에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⑤

피고인은 G이 피고인의 자력에는 관심이 없고 J을 통해서 생지방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G이 피고인으로부터 생지방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려면 피고인이 J 인수 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하여야 하고, 그리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J 인수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었어야 한다. 나아가 피고인이 J을 인수하고 이를 제대로 운영하여 G에게 생지방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자력이 있는지 여부는 G에게도 관심 사항이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1)

B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가)

이 부분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생돈 납품 및 가공 유통 등을 영업으로 하는 D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 2013년경 AI을 운영하는 AH을 알게 되어 그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AI, AJ조합, B으로부터 2016. 11. 24.경까지 생돈을 납품 받았다.

피고인은 2016년 1월경 B에 지급할 생돈 납품대금 미지급금이 약 10억 원 정도에 이르게 되자 AH으로부터 그 미수금 변제를 독촉받으며 생돈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AH에게 미수금을 변제해 나가겠다고 말하였으나 그 이후에도 미수금은 위 2016년 1월경에 비하여 감소하지 않았다.

그 후 피고인은 2016년 9월 하순경 충남 당진시 AK에 있는 B 사무실에서 다시 AH으로부터 미수금이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생돈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듣게 되자 AH에게 "금융기관에서 80억 원을 대출받을 예정인데 그 중 40억 원은 사업장 인수에 사용하고, 나머지 40억 원은 대출이 되는 즉시 미수금을 해결해 주겠다. 거래처로부터 금방 받을 돈도 있는데, 그 돈만 받으면 미수금을 바로 갚아주겠다. J 등을 상대로 계약금을 받을 것도 있어 계약금 지급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 조만간 끝날 것이고 그 금액으로도 미수금을 지급하겠다. 그러니 계속 생돈을 지급해 달라"라고 말하여 마치 가까운 시일 내에 생돈 납품대금 미지급금을 변제할 수 있고 그 이후에도 생돈 납품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당시 피고인이 거래처 등에 30억 원 이상의 채무가 있었고, 피고인이나 그 가족 명의로 되어 있는 부동산은 경매가 진행 중이거나 감정가를 훨씬 초과하는 금액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 재산가치가 없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피고인의 최대 납품처인 AN은 2015. 6. 12.자로 발행한 당좌수표가 부도처리되었고, 2015년 10월경부터 이미 D에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다가 2016년 10월경 최종 부도로 폐업되었으므로 피고인이 단기간 내에 거래처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돈이 없었으며, 피고인이 제기한 J 인수와 관련된 계약금반환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이 법무법인 BS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원고의 청구를 다투었고, 2016. 9. 8. 1심의 1회 변론기일이 진행되었을 뿐이어서 소송이 조만간 끝날 것으로 단정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피고인의 거액의 미지급금으로 인해 피고인에 대한 생돈공급을 중단하려고 하였던 AH에게 피고인의 변제자력에 대하여 기망하였다.

피고인은 결국 이에 속은 B으로부터 2016. 10. 12.경 49,803,975원 상당의 생돈 137두를 납품받은 것을 비롯하여 2016. 11. 24.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32회에 걸쳐 합계 1,512,130,980원 상당의 생돈 3,994두를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B으로부터 생돈을 납품받은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그 대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변경전 공소사실과 같이 AH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납품받은 생돈에 대하여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변경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부분은 제외)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AH의 진술과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변경된 공소사실과 같이 B을 기망하여 합계 1,512,130,980원 상당의 생돈 3,994두를 편취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①

피고인은 AH이 운영한 AI, B 등과 2013년부터 생돈 거래를 진행하여 왔는데, B 등으로부터 생돈을 공급받으면 피고인이 생돈을 가공하여 거래처에 판매하고 그 판매대금으로 B 등에게 생돈 납품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져 왔다. 피고인은 B과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기간(2016. 10. 12. ~ 2016. 11. 24. , 이하 '이 사건 편취기간'이라 한다)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거래를 계속하면서 2016. 10. 12.부터 2016. 11. 22.까지 74회에 걸쳐 그 이전에 발생한 미수금 14억 원 정도를 B에 변제하였으나, 이 사건 편취기간 이후에는 B으로부터 생돈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으로 이 사건 편취기간에 해당하는 생돈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은 B과 사이에 2015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매달 말일 기준으로 적게는 111,266,567원(2015년 11월)부터 많게는 547,086,714원(2015년 8월)까지 미수금이 존재하였고, 2016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매달 말일 기준으로 적게는 959,028,279원(2016년 1월)부터 많게는 1,300,951,257원(2016년 8월)까지 미수금이 존재하였다. 이와 같은 미수금 액수의 추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B은 2015년 12월까지는 월 5억 원 정도의 미수금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거래를 진행하다가 2016년 1월부터 미수금 액수가 증가하여 10억 원 정도의 미수금이 존재하게 되어 AH이 2016년 1월경 피고인에게 미수금 변제를 독촉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AH이 2016. 1. 28.경 자신에게 미수금이 너무 부담되니 변제해 줄 것을 요구하였던 사실을 인정하였다(2018고합286 사건 증거기록 1권 증거목록 순번 16 피의자신문조서 6쪽). 그러나 ㉠ 2016년 1월부터 미수금 액수가 10억 원 이상인 상태가 유지되면서 미수금 액수가 크게 증가하지는 아니하였고 특히 2016년 8월보다 2016년 9월의 미수금 액수가 더 적었던 점, ㉡ AH은 2016년 9월경 피고인에게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요청을 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당시 특별히 거래를 중단하려고 했었던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여 그 진술이 다소 일관되지 아니한 점, ㉢ 피고인은 B에, 2016. 11. 22.경 2017. 5. 31.까지 미수금을 5억 원 미만으로 갚아줄 것을 약속하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2016. 12. 1.경 2016. 12. 31.까지 5억 원10억 원을, 2017. 1. 31.까지 3억 원을, 2017. 4. 30.까지 나머지 미수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지불각서를 각 작성해 준 반면, 2016년 9월경에는 미수금 변제 약정과 관련된 자료나 AH이 피고인에게 미수금 변제를 독촉하면서 거래 중단을 요구하였다는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점, ㉣ 피고인이 2016년 9월경 AH을 기망하고자 하였다면 2016. 11. 22.까지 미수금 변제를 계속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AH이 2016년 9월경 피고인에게 미수금 변제를 독촉하면서 거래 중단을 요구하였다거나 피고인이 계속해서 생돈 납품을 받고자 AH을 상대로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이 사건 편취 기간에 피고인의 주문량이 다른 월에 비하여 특별히 증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다른 월에 비하여 적었던 점, 최종적으로 피고인이 못 갚은 돈(1,512,130,980원)이 기존 미수금 액수와 거래 기간(이 사건 편취기간은 한 달이 넘는 44일이다)을 비교해 볼 때 이례적으로 많은 미수금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이 사건 편취기간에 상당히 많은 미수금을 변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편취기간의 거의 마지막까지 생돈 납품대금을 지급한 점, 피고인의 자금 상황이나 신용 상태가 이 사건 편취기간에 특별히 악화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편취기간 당시 피고인이 생돈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B에 대한 사기의 점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추가로 약속한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발행받아 AH에게 교부할 의사가 없었다거나 피고인의 편취고의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AH을 기망하여 1억 6천만 원 상당의 담보 부담을 면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B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AO을 상대로 보험금 1억 6천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2018가합505515), 위 법원은 2019. 8. 23. AO이 B에게 보험금 1억 6천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에 따라 B은 AO으로부터 보험금 1억 6천만 원을 지급받았다.

②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는 피고인이 AH을 통하여 B으로부터 이행보증보험증권 원본을 교부받아 이를 AO에 반납함으로써 1억 6천만 원 상당의 담보 부담을 면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B은 피고인에게 이행보증보험증권 원본을 교부한 것과 무관하게 AO으로부터 보험금 1억 6천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여전히 갖고 있었고, 실제로 위와 같이 A0으로부터 보험금 1억 6천만 원을 지급받았다.

③

AH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이미 발급된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새로운 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여 이를 피고인에게 주기 전에 A0에 전화하여 보증보험증권이 없어도 3년까지는 보험금 지급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행보증보험증권을 피고인에게 건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AH은 이행보증보험증권 원본을 피고인에게 건네주기 전에 그 사본을 복사하여 두기도 하였다.

④

피고인이 AH을 기망하여 이행보증보험증권 원본을 교부받아 이를 AO에 반환할 의도가 있었다면, AH으로부터 이행보증보험증권 원본을 교부받은 후인 2016. 11. 23. 및 같은 달 24. AH을 위하여 AV에게 1억 6천만 원을 지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1억 6천만 원 상당의 담보 부담을 면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기 위하여 B으로부터 이행보증보험증권 원본을 교부받아 이를 AO에 반납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데다가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S을 이용하여 B 명의의 이행완료확인서를 위조하고 행사한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S을 이용하여 B 명의의 이행완료확인서를 위조하고 행사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이행보증보험증권 원본을 AO에 반납함으로써 1억 6천만 원 상당의 담보 부담을 면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전제로 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이행보증보험증권 원본의 반환과 관련된 사기 범행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에게 위 사기 범행과 관련된 이행완료확인서의 위조 및 행사를 할 필요나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인은 일관되게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반납하는 경우 이행완료확인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이행완료확인서라는 양식이 존재하는 것도 알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반면에 S은 경찰에서 '피고인이 공란으로 되어 있는 이행완료확인서를 자신에게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원심 법정에서는 '이행보증보험증권 원본만 반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AO에 전화로 확인하니 이행완료확인서도 제출하여야 한다고 하여 자신이 AO에 가서 이행완료확인서 양식을 받아왔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그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하다, 나아가 S의 위 원심 법정진술은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반납하는 경우 이행 완료확인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기도 한다.

③

S이 B의 명시적인 동의가 없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행완료확인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사후적으로는 이로 인한 형사처벌 등을 부담할 위험이 있으므로 S에게 허위로 진술할 유인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④

이행 완료확인서에 기재되어 있는 전화번호는 S이 사용하던 D의 영업용 휴대전화 번호였고, AO 직원이 확인을 위하여 그 번호로 전화하였을 때 어떤 여성이 '자신이 B의 대표인 AP이고 D가 채무를 모두 변제하였다'고 말하였다. S은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번호를 통하여 AO의 연락 및 확인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그 확인 과정을 알 수 있었는데도 그 확인 과정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S의 위와 같은 진술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모두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원심의 형은 중요 정상들을 빠짐없이 고려하여 적정하게 결정된 것이라고 인정되고, 당심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조건의 변경이 없다. 이러한 사정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해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원심에게 주어진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B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는 공소장변경으로 인한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이 부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그리고 피고인의 항소와 검사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행사의 점에 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3의 나. 1) 가)항 기재와 같은데, 제3의 나. 1)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정종관(재판장) 이승철 이병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