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1. 21. 선고 2020나2011771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6. 6. 16. F와 함께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의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17. 5. 24. 단독대표이사로 되었고, 피고 C는 피고 회사의 대주주로 2017. 8. 1.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나.

피고 회사는 2017. 8. 1. 15:00 피고 C 등 주주 6인이 참석하여 대표이사인 원고를 포함하여 이사 및 감사 전원을 2017. 7. 31.자로 해임하되, 절차적으로 이사와 감사로부터 임원사임서를 먼저 받고 이후 해임 처리하기로 하는 내용의 주주총회 결의를 하였다{한편, 법인등기의 변경을 위하여 2017. 8. 1. 10:00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되었다는 내용의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이 별도로 작성되었다(을 제9호증)}.

다.

원고는 2017. 8. 2. 피고 회사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17. 8. 1.자 임원 사임서 및 사임서(이하 ‘이 사건 사임서’라고 한다)를 제출하였고, 피고 회사의 법인등기부에는 원고가 2017. 8. 1.자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다는 내용의 사임등기가 마쳐졌다.

라.

피고 회사의 정관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28호증, 을 제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피고 회사는 2017. 8. 1.자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원고를 해임하였는데, 위 해임결의는 대표이사인 원고의 임기 만료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단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피고 C는 피고 회사의 대주주로서 위와 같은 부당 해임에 따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2)

설령 원고가 피고 회사의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해임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사임서의 제출로 사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 C가 원고를 재선임하겠다고 약속하여 이를 믿고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사임의 의사표시는 피고 C의 적극적인 기망행위로 인한 것으로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3)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가 해임 또는 사임하지 않았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2017. 8. 1.부터 2019. 6. 15.까지 1년 319일 동안의 보수 총 134,926,027원,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퇴직금 18,000,000원, 2016. 10. 31.자 주주총회 결의에 따른 성과급 상당의 손해 중 일부로서 2017년도 특별성과급 100,000,000원 합계 252,926,02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손해배상청구 부분

가)

이 사건에서 원고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내용의 2017. 8. 1.자 주주총회 결의가 있은 후 원고가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하여 사임의 의사를 표시하였는바, 먼저 이 사건 사임서의 제출이 피고 C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진 하자 있는 의사 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25, 26, 27호증,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C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 회사의 경영위기 상황에서 대주주이던 피고 C가 이사 및 감사 전원에 대하여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임서 제출을 요청하자 대표이사이던 원고가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고는 원고를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한다는 내용의 2017. 8. 1.자 주주총회 결의가 있은 후 2017. 8. 2. 피고 회사에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하였고, 2017. 8. 11. 피고 회사 측의 요청에 따라 인감증명서도 추가로 제출하였다.

②

위 주주총회의 의사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2017년경부터 발생한 피고 회사의 경영부실 상태에서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경영진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 이사 및 감사 전원을 해임하되, 절차적으로 사임서를 받은 후 해임 처리하기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이 피고 회사는 2017년경 회사의 경영위기 상황을 타개하고자 임원진 전원에게 책임을 물어 자진 사임을 권고하되, 다만 사임하는 임원 중 선별적으로 추후 재선임하기로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 회사는 대표이사인 원고를 포함한 이사 및 감사 전원에게 사임서의 제출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사임서 및 인감증명서를 제출하였으며, 그 후 피고 회사의 법인등기부에 원고에 대한 사임등기가 마쳐졌다.

④

원고는 피고 C가 원고에게 사임서 제출 후 재선임을 약속하여 이를 믿고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C가 원고를 포함한 임원 및 감사 전원으로부터 사임서를 제출받으면서 이후 선별적으로 재선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C가 사임서를 제출받으면서 원고에게 재선임을 확정적으로 약정하였다거나 재선임을 약정하는 것처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사임서를 제출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결국 원고는 이 사건 사임서의 제출로써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하였음을 전제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고, 나아가 이 사건 사임서의 제출이 피고 C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한편, 상법 제385조 제1항에 규정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임기 전에 해임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고,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그 업무집행 장해사유가 이사 본인에게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회사 자체에 부도 등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원축소필요 등의 객관적인 경영상의 필요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752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피고 회사의 2017. 8. 1.자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해임되었다고 하더라도, 갑 제36호증, 을 제6,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회사의 재무이사였던 G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합529184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 회사가 2012년도부터 2017년도까지 계속 적자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던 점, ② 원고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부터 원고가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할 때까지도 피고 회사는 상당한 부채를 부담하고 있었고, 위 G가 작성한 2017년 반기 결산 재무상황 보고에 의하더라도 피고 회사의 2017년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5억 원 상당의 결손을 보이고 있었던 점, ③ 원고는 2016년 및 2017년 피고 회사의 순이익이 발생했다는 근거로 피고 회사의 2017년 하반기 및 2018년 경영계획(갑 제22호증의 1, 2), DS & DD(Deal Structure & Deal Draft) 주요 평가자료(갑 제35호증의 2)나 신용분석 보고서(갑 제38호증)를 들고 있으나, 이는 피고 회사의 장래 경영 예측과 계획을 담은 자료에 불과하거나 분식회계로 보이는 피고 회사 신고의 표준재무제표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임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피고 회사의 정관에 따른 퇴직금 청구

원고의 청구 중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부분을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청구로 선해하여 살펴본다.

살피건대,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 내지 퇴직위로금도 그 재직 중의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다.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에 그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정관 제36조 제2항은 “임원의 퇴직금의 지급은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3항은 “전항의 퇴직금은 최소 근로기준법에서 규정되어 있는 금액 이상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 회사에 위 정관 규정에 따라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이 없고, 위 정관 제36조 제3항의 규정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임원에 대한 퇴직금의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 등이 정하여져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상법 제388조에 따라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하여야 할 것인데, 이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원고는 퇴직금 지급규정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설범식(재판장) 김길량 김용민

각주1) 미지급된 2017. 7. 31.까지의 퇴직금 6,756,164원 및 그 이후 임기 만료일인 2019. 6. 15.까지 지급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 11,243,836원을 합한 돈이다. 전자는 퇴직금 청구에 해당하나 원고는 편의상 위 돈을 합산하여 구하고 있다.

각주2) 원고는 주위적으로 2017. 8. 1.자 주주총회에서 원고를 해임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는 전제 하에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가 위 주주총회 결의로 해임된 것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임서의 제출로 인하여 원고가 사임하였다고 볼 경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사임서 제출의 효력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