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10. 14. 선고 2020노225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형을 면제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2007. 1.경부터 2016. 2.경까지 싱가포르 C건물(이하 ‘C 빌딩’이라 한다)에 있는 피해자 ‘E PTE. LTD.’(‘E’, 이하 ‘피해자 회사’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피해자 회사의 업무 전반을 관리하여 왔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처로서 2007. 8.경부터 2016. 2.경까지 피해자 회사의 이사 겸 서기(secretary)로서 회계 사무를 담당하였다. 피해자 회사는 F(이하 ‘F’이라 한다) 계열회사 중 하나로서 동남아시아와 유럽의 선주들을 상대로 영업 및 G 주식회사(이하 ‘G’이라 한다)의 선박 인도 후 관리업무를 영위하던 회사인데, 피고인들은 2009. 12.경 F의 주력회사인 G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F의 경영진이 수사기관의 수사대상이 되는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을 이용하여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횡령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피고인들은 2011. 8. 29.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 명의의 H은행계좌에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32,794싱가포르달러(=피고인 A 20,271싱가포르달러+피고인 B 12,523싱가포르달러, 이하 ‘싱가포르달러’에 대해서는 특별히 구별할 필요가 있는 때를 제외하고는 단순히 ‘달러’라고만 한다)를 급여 명목으로 인출하여 피고인들이 설립한 ‘I’(‘I’, 이하 ‘이 사건 개인회사’라고 한다)의 회사 운영자금 및 생활비 등에 임의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2012. 1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2 기재와 같이 급여 및 비용 명목으로 총 622,246,052원 상당을 마음대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 회사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1 피해자 회사의 임원 또는 피해자 회사를 위해 F 측에 고용된 근로자인 피고인들로서는 실제로 업무를 수행한 기간에 한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급여 및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2 F의 회장으로서 피고인들에 대한 급여 지급 및 업무 지시의 권한이 있는 J이 2011. 4.~5.경 피고인 A에게 피해자 회사의 폐업을 지시함으로써 피해자 회사가 더 이상 존속할 필요가 없어졌고, 3 2010. 2.경부터는 F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도 중단되었으며, 주력회사에 대한 워크아웃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들 회사를 지원하는 업무를 하던 피해자 회사의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음을 고려할 때 피해자 회사가 더 이상 영업 활동을 할 필요도 없어졌을 뿐 아니라, 4 피고인 A는 2011. 8. 19.경 이 사건 개인회사를 설립하여 이를 위한 영업 활동만을 하면서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지도 아니하였는바, 5 J이 폐업을 지시한 2011. 4.~5. 이후로서 피해자 회사의 폐업을 위해 소요되는 기간이나 절차, 해당 기간 동안 피고인들이 수행한 업무 내용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이 C 빌딩에 위치한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집기를 모두 처분하고 이를 폐쇄한 2011. 12. 6.경부터는 피해자 회사가 사실상 폐업 상태에 이르러 모든 업무가 중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사무실 폐쇄일인 2011. 12. 6.경부터 공소사실에서 범행종기로 되어 있는 2012. 10.경까지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급여 및 비용 명목으로 지출한 총 331,170,646원 상당의 피해자 회사 자금 부분에 한하여 형법상 업무상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하였고, 6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그 이전의 기간, 즉 범행시기로 되어 있는 2011. 8. 29.경부터 위 사무실 폐쇄일의 전날인 2011. 12. 5.경까지 피고인들이 급여 및 비용 명목으로 피해자 회사의 자금 총 288,453,685원 상당을 지출한 부분에 대해서는 영업 중단이나 청산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것으로서 임의로 횡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면서, 공소 제기된 횡령금액에서 위와 같은 무죄부분을 뺀 나머지 금액이 5억 원 미만이라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에 대해서도 이유에서 함께 무죄로 판단하였다.

3.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가)

J이 2011. 4.~5.경 피고인 A에게 피해자 회사에 대한 폐업 또는 영업 중단의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피해자 회사의 경영과 관련하여 J에게 그와 같은 지시를 할 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지시는 피고인들에게 효력이 없다.

나)

피고인들이 2010년경부터 피해자 회사의 직원을 감축하고 C 빌딩 사무실의 집기를 매각한 후 2011. 12. 6.경 피고인들의 주거지로 사무실을 이전한 것은 F의 주력회사들로부터의 자금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구조조정 및 비용경감 조치를 행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독자 생존 및 기업 유지를 도모한 경영상의 판단에 따른 것일 뿐 폐업이나 횡령의 범의나 불법영득의사와는 무관하다.

다)

피고인 A가 2011. 8. 19.경 피해자 회사의 C 빌딩 사무실 내에 이 사건 개인회사를 설립하였더라도, 이 사건 개인회사가 피해자 회사와는 사업 목적에서 뚜렷하게 구별되어 경업관계에 있지 아니하고, 피해자 회사의 정관상 이사의 겸직을 금지하지도 아니하며, 설립 후 제대로 운영도 되지 아니하여 피고인들은 피해자 회사를 주로 경영하였다. 이는 피해자 회사의 장래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실직 등을 대비해 취한 조치에 불과하고, 이를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영업을 완전히 중단하거나 방치한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라)

피고인들은 F이 경영난에 빠진 2009. 12.경부터 이 사건 공소사실의 범행종기 이후인 2013년 초경까지도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서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생긴 피해자 회사의 수익, 차입금 등으로 피고인들을 포함한 임직원의 급여에 충당하고 비용을 지출한 것인바, 이는 피해자 회사를 위한 정상적인 지출 활동일 뿐 불법영득의사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마)

그럼에도 원심은, 폐업에 관한 J의 유효한 지시가 있었고 실제로 피해자 회사의 운영이 완전히 중단됨을 전제로 2011. 12. 6.경부터 2012. 10.경까지 피고인들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채 급여 또는 비용 명목으로 피해자 회사의 자금만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취지로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선고한 형(피고인 A에 대해 징역 2년, 피고인 B에 대해 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가)

피해자 회사는 F의 계열회사로, 독자적으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회사가 아니고 G 및 N 주식회사(이하 ‘N’이라 한다) 등 주력회사들을 위한 영업정보수집과 판매활동지원 업무만을 수행하면서 위 회사들로부터 송금 받은 지원금으로 운영되던 해외지사에 불과하다.

나)

그런데 위 주력회사들에 대해 워크아웃이 개시됨에 따라 J이 2011. 4.경 피해자 회사의 운영을 완전 중지할 것을 명령한 이상 피고인들은 피해자 회사의 영업을 중단하고 폐업을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업무와 무관한 이 사건 개인회사를 몰래 설립·운영하면서 피해자 회사의 물적·인적 시설을 유용하고, 피고인들의 급여 명목으로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인출하여 사용하는 동시에 폐업과는 무관한 비용을 지출한 것인바, 이는 오로지 피고인들의 개인적 이익만을 도모하려는 불법영득의사에 따른 것이다.

다)

피해자 회사의 업무가 중단됨으로써 피고인들에 대해 급여 지급 및 사무실 비용 지출을 가장한 횡령행위의 범의가 뚜렷하게 인정되는 시점은 피해자 회사의 C 빌딩 사무실이 폐쇄된 2011. 12. 6.경이 아니라, 피고인들이 업무와 무관한 이 사건 개인회사를 별도로 설립한 2011. 8. 19.경으로 보아야 한다.

라)

또한 피고인들은 2011. 4.~5.경에는 J로부터 폐업 지시를 받았을 뿐 아니라 2010. 1.경부터 2011. 2.경까지 F 본부의 구조조정 지시에 따라 피해자 회사로부터 급여가 삭감되었고 2011년도에는 피해자 회사의 수익이 급감하여 매출이 없는 상태였는데도, 2011. 3.경부터 종전보다 인상된 금액으로 급여를 책정하여 지급하기까지 하였는바, 이는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에 따른 것이다.

마)

설령 피고인들이 2011. 12. 5.경까지 피해자 회사의 폐업을 위한 업무를 진행하였더라도, 피해자 회사의 자금으로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은 그 사업 목적 범위 내에서 지출이 필요한 금액에 한정되어야 함에도 피고인들은 골프, 여행, 유흥, 선물, 치과진료, 비지니스석 탑승 등 피해자 회사의 업무나 폐업과는 무관한 용도로 과도하게 비용을 계속 지출하였고, 당시 지출된 도메인등록비, 인터넷 및 통신비용도 모두 피고인 A가 설립한 이 사건 개인회사의 운영을 위한 것일 뿐 피해자 회사와는 무관한 것이다.

바)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1. 8. 19.경부터 2012. 12. 5.경까지의 기간 동안 급여 및 비용 명목으로 지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4.

피고인들 및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증거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실 및 사정들

1)

F의 개괄적 현황, 지분 구조 및 J의 지위

가)

F은 주식투자업, 기업의 인수합병, 부동산 개발업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한 O 주식회사(이하 ‘O’라고 한다)를 사실상의 모회사로 하여 자회사 또는 관계회사로서 9개가량의 계열회사를 거느린 기업집단이다.

나)

F의 주요 계열회사로는, 그룹의 주력회사로서 선박의 건조 및 판매, 수리업 등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한 G과 철도차량 제작, 정비 및 수선업, 조선용 기자재 및 산업기계 제작업 등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한 N이 있고, 그 외에도 AK 주식회사, AL 주식회사, AM 주식회사, AN 주식회사 등 국내 계열회사들과 일본 도쿄에 있는 P 주식회사(이하 ‘P’라고 한다),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두바이에 있는 Q(이하 ‘Q’라고 한다) 등 해외지사의 성격을 갖는 해외 계열회사들이 있다.

다)

J은 일부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2009. 12.경 F에 대한 워크아웃이 개시될 무렵에는, O에 대해 지분 55%, N에 대해 지분 90.77%가량을 보유한 대주주였고, 자신이 지배권을 갖던 N이 다시 G에 대해 지분 약 90%를 보유하고, O가 P에 대해 지분 100%를 보유함으로써 G, P 등을 간접 지배하는 등 다른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분의 상당 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면서, F의 모회사격인 O의 회장이라는 직함 하에 그룹 전체의 운영에 간섭하는 실질적 사주의 지위에 있었다.

2)

피해자 회사의 설립 경위, 사업 목적 및 피고인들의 지위

가)

피고인 A는 2003년경까지 AO 계열회사의 싱가포르 현지법인 등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피고인 B과 싱가포르 영주권을 취득하였고, 퇴직한 후인 2004년경부터는 이러한 해외 거주 및 근무 경험을 살려 피고인 B과 싱가포르에서 ‘AP’이라는 인터넷 통신업체를 개인적으로 운영하다가 2006년경 P의 대표이사로서 과거에 피고인 A와는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었던 AQ의 부탁을 받아 싱가포르를 방문한 J을 위해 현지 안내와 통역 업무를 맡게 되면서 J을 알게 되었다.

나)

당시 F은 동남아시아의 해운 중심지로서 그룹의 주요 고객사인 선주(船主)들이 모여 있고, 해운·조선업에 관한 정보가 집중되어 선박 거래가 왕성하게 이루어지던 싱가포르 현지에서 주력회사들인 G, N의 선박이나 철도차량 판매 및 영업활동을 지원해 줄 해외지사를 설치할 필요성을 인식하였고, 이에 오랜 기간 싱가포르 현지에서 상사주재원으로 생활하거나 개인사업체를 운영함으로써 현지 사정에 밝고 넓은 인맥을 보유하면서 의사소통에도 장애가 없던 피고인 A를 신설될 해외법인의 책임자로 영입하기로 하고, J의 승인 또는 지시 하에 2007. 1. 8.경 피고인 A를 곧바로 O의 임원(상무)으로 보임하면서 G 및 N의 싱가포르 지사장으로 신규 발령하는 한편, 피고인 A로 하여금 그의 주도 하에 피해자 회사를 설립한 후 대표이사직을 맡도록 하였다(증거기록3권 390면 이하).

다)

피고인 A는 2007. 2. 2.경 사무실을 싱가포르 C 빌딩으로 하고, 사업 목적을 수상운송장비 대여, 해양운송 용역, 선박 매매 및 용선업 등으로 하며, 자본금을 100,000달러(발행주식 500주), 주주 및 지분을 P 1.5%(455주), 피고인 A 9.5%(45주)로 하여 싱가포르 회사법(the Company Act)에 따라 피해자 회사를 설립·등록하고, 그 대표이사에 취임하였다(증거기록4권 1962면 이하). 피해자 회사는 그 후 사업 목적을 선박용구 판매, 화물 운송 및 일반 도매업, 외환거래, 상품 및 선물거래 등으로 변경하였고,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피고인 A의 지분이 4.5%(이는 피고인 B 명의의 지분 0.1%를 포함한 것이다)로 축소되고, P의 지분은 95.5%로 늘어났다.

라)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설립행위를 돕다가 J과 알게 되었는데, 싱가포르 회사법이 회사의 기관으로 대표이사 외에 회계감사, 세무보고 등 업무를 전담할 서기(secretary) 1인을 두도록 하고 있고 피고인 A가 잦은 해외 출장 및 외근으로 사무실을 비울 경우 대신하여 직원들을 감독하고 업무를 총괄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피고인 A 측의 요청에 따라 O는 2008. 1. 1.경 J의 승인 하에 피고인 B을 O의 임원(상무보)으로 발령하는 인사명령을 하였고, 그 무렵 피고인 B은 피해자 회사의 이사 겸 서기로 취임하였다.

마)

피고인 B은 이사 겸 서기로 취임한 후 상시로 사무실에 출근하여 피해자 회사의 회계나 자금 관련 업무를 총괄하면서, J에게 보고할 목적으로 매월 피해자 회사의 회계 및 자금 상태에 관한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도 담당하였다.

3)

설립 후 2009. 12.경의 워크아웃 전까지 피해자 회사의 운영 실태 가) 피해자 회사는 설립 당시 피고인들 이외에도 항공·중장비 부분을 담당한 차장 AR, 인사총무를 담당한 부장 AS, 본사와의 업무연락을 담당한 대리 AT, 회계를 담당한 대리 AU 등 내국인과 싱가포르 현지인 등을 포함하여 총 7~12명 정도의 직원이 있었고, 피고인 A는 2008. 5.경 해운 관련 영업총괄이사로서 M를 추가로 영입하였다.

나)

피고인들은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취임하면서 J 또는 O 측과 협의하여, 피고인 A의 경우 연봉 25만 달러(월 평균 20,833달러)를, 피고인 B의 경우 연봉 10만 달러(월 평균 8,333달러)를 각각 급여로서 피해자 회사에서 지급받았고, 그 외에도 주거비, 차량유지비, 학비보조금, 보험료, 영업활동 지원비용(접대비) 등을 피해자 회사에서 보조받았다. 또한 피고인 A는 월 400여만 원가량을 2010. 3.경까지는 O로부터 국내에 개설된 예금계좌를 통해, 그 이후로 얼마간 피해자 회사에서 싱가포르에 개설된 예금계좌를 통해 별도로 지급받기도 하였다.

다)

피해자 회사는 설립의 취지에 따라 주로 F이나 G, N 등 계열회사의 요청 또는 의뢰를 받아 이들과 싱가포르 또는 유럽 등에 있는 선주들과의 사이에서 선박 수주, 판매와 관련된 영업활동을 하거나 이를 위한 접대, 교섭 등의 용역을 제공하였다. 이에 N 등은 2007. 4.경 피해자 회사와 용역계약서(증거기록2권 235면)를 작성한 다음 F의 주력회사들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인 2010. 2.경까지 기간에 따라 다소 금액의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매월 N이 약 2,000만 원, G이 약 8,000만 원 등 총 1억 원가량씩을 피해자 회사에 운영을 위한 지원비 내지 용역비(이하 ‘이 사건 그룹지원비’라고 한다) 명목으로 지급하였고, 피해자 회사는 위 돈을 기본 수입으로 하면서, 그 밖에 J이 피해자 회사 설립 당시 지급해 준 미화 150만 달러 등을 주요 자금원으로 하여 매월 피고인들을 포함한 임직원 급여와 복지비용, 사무실 운영을 위한 고정비용, 제세공과금 등의 지출에 충당하였다. 피해자 회사가 한 달간 임직원 급여, 직원복지, 출장접대, 차량유지, 통신, 사무실운영, 제세공과금 등 경상적 비용(관리비)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이 사건 그룹지원비의 지급이 중단될 무렵인 2010. 2.의 경우 197,191달러, 그 다음 달인 2010. 3.의 경우 164,223달러 정도였다(증거기록1권 606면 이하).

라)

한편 J은 피해자 회사가 설립된 후 여러 차례 싱가포르를 방문하여 회계 및 자금 상태에 관한 보고를 받았고, 피해자 회사의 중요한 업무에 관해서는 따로 사전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J이 2007. 1. 이후부터 F 운영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에 구속된 2011. 11. 19.경까지 싱가포르를 방문한 회수는 2007년 7회, 2008년 4회, 2009년에 6회, 2010년에 3회 정도에 불과하고, 2011년에는 방문한 적이 없다(증거기록3권 379면 이하).

4)

F 주력회사들에 대한 워크아웃의 개시와 구조조정

가)

G은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조선업계의 전반적인 불황, 선박 인도 지연으로 인한 선주들의 계약취소, 선박건조원가 상승, J 및 그의 형으로서 G의 대표이사이던 AV의 비자금 조성 혐의로 인한 검찰수사를 받게 됨에 따라 계열회사들의 신규자금조달의 곤란 등을 이유로 2009. 12. 8.경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에게 경영정상화계획을 첨부한 워크아웃을 신청하였고, 이에 채권단은 협의를 거쳐 2010. 4.경 G 측과 선박 건조일정의 조정, 대주주 지분의 무상감자 및 채권의 출자전환 등을 포함한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을 체결함으로써 본격적인 워크아웃 절차를 개시하였다. 한편 N도 G에 뒤이어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하여 2010. 6.경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된 것으로 보인다.

나)

N과 G에 대한 워크아웃이 진행됨에 따라 이들 회사에 대해서는 J이 선임한 기존 경영진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채권단이 경영에 관여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2010. 2.경부터는 N과 G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이 사건 그룹지원금의 지급도 중단되었다. J은 위와 같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후 2009. 12. 22.경 G에서 열린 임원회의 등을 통해 임직원들의 급여 삭감,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 방안을 언급하면서 임직원들의 협조를 요청하였다.

다)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피고인들은 O의 다른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2010. 1.경부터 2011. 2.경까지 피해자 회사로부터 지급받던 자신들의 급여 중 10%가량을 자진 삭감하였고, 피해자 회사의 직원들에게는 향후 인원감축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독자 생존의 방안을 모색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2010. 11.경까지 피해자 회사를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으로서 피고인들과 싱가포르인 직원 2명만을 남긴 채 M를 포함한 나머지 직원을 모두 퇴사시켰다.

라)

한편 J은 G 및 N에 대한 워크아웃과는 별개로 F의 다른 계열회사에 대해서도 매각이나 정리를 추진하여 2010년경 Q가 청산되고, 외형상 피해자 회사의 모회사로 되어 있는 P에 대해서도 2011. 5. 31.경 청산종결등기를 마친 후 잔여재산 내지 청산금을 회수하였다(J에게 교부된 청산금의 규모에 대해 J과 피고인 A의 진술이 엇갈리지만, 미화 20,000~30,000달러 안팎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5)

피고인 A의 이 사건 개인회사 설립 및 운영 실태

가)

한편 피고인 A는 2011. 8. 19.경 사무실 소재지를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이 있던 C 빌딩으로 정하고, 대표이사를 피고인 A, 이사 겸 서기를 피고인 B으로 하며, 사업 목적을 세정제, 화장품, 조명, 비료, 기계류 및 부품의 도매업 및 사업 및 경영 컨설팅업으로 한 자본금 400,000달러의 이 사건 개인회사를 싱가포르 회사법에 따라 설립·등록하였다. 이 사건 개인회사의 자본금은 피고인 A가 싱가포르 현지 은행에서의 차입금 또는 국내에 소유한 아파트 담보대출금 등으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 A는 이 사건 개인회사의 설립 경위 및 운영 실태 등에 관하여 검찰조사에서, ‘2010. 2.경부터 F에서의 지원이 중단된 상태였고 2010년 말부터는 나름대로 피해자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자 선박 중개 영업을 통해 미화 84만 달러를 벌어 피해자 회사를 운영해 왔으나 자본금이 고갈된 시점인 2011. 8.경 개인적으로 회사를 설립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사건 개인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이 사건 개인회사를 설립하였으나 실제 영업이 쉽지 아니하였고 상당 기간 직원을 고용한 사실도 없으며 활발한 영업 활동을 하지는 못하였다’, ‘설립 후 처음 3개월 정도 별다른 업무가 없어 피해자 회사 직원 1명이 경리 관련 업무를 조금 도와주었을 뿐이다’, ‘당초 피해자 회사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해 볼 생각도 하여 상호도 비슷하게 하였으나 J이 구속된 후에는 그와 같은 생각을 버리고 피해자 회사와 구별되게 상호를 변경하였다’, ‘피해자 회사가 C 사무실을 폐쇄하고 피고인들의 주거지로 사무실을 이전하였을 때 이 사건 개인회사도 그 곳으로 사무실을 이전하였다’, ‘다만 J에게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린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1권 614면 이하, 증거기록3권 724면 이하). 한편 이 사건 개인회사는 2011. 11.~12.경 ‘K’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다)

피해자 회사의 정관 규정{91.(a)}에 의할 때, 이사인 피고인들이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다른 회사의 이사직에 취임하거나 영리를 위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는 아니하다(증거기록1권 204면 등).

6)

2011~2012년 동안 피고인들이 취급한 주요 업무 및 활동 내역

가)

피고인 A는 G 등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이 사건 그룹지원금의 지급이 중단되어 피해자 회사의 독자 생존을 모색해야 할 상황에서 2010년경부터 추진한 새로운 사업 내용에 관해 검찰조사에서, ‘종래 J의 지시에 따라 진행해 오던 수상비행기, 수상호텔, 원유선물거래 등 사업도 있었으나 가장 중요한 사업 분야는 선주들이 G, N 등에 대한 발주계약을 취소함에 따라 건조 중인 선박을 완공 이전에 새로운 선주에게 매각하는 업무였다’, ‘G이 매각할 선박도 20여척에 달하는 대규모였기에 지속적으로 싱가포르 현지에서 새로운 선주를 물색하여 G의 담당자와 연결시켜 줌으로써 판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고, 완성된 선박이 인도된 후에 선주와 사이에서 생기는 다양한 사후 관리 업무도 많이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1권 1417면).

나)

실제로 피고인 A는 2010년에 건조 중인 선박 두 척(S488, S489)을 구매할 선주를 발굴하여 G에 소개시켜 주어 매각계약을 성사시킨 공로로 아래 7)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1. 4~6.경까지 피해자 회사에 미화 합계 84만 달러 상당의 수수료 수입이 생기도록 하였다.

다)

최종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수입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하였으나 피고인 A가 대표이사로서 주로 2011. 12.~2012. 10.경 사이에 G, N의 선박 판매 및 사후 관리와 관련하여 관련 당사자들과 업무용 이메일을 주고받는 방법 등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서 단순히 호의관계에 따른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것들 중 대표적인 사례들은 아래와 같다.

(1)

N의 사장 V는 2011. 12. 1.~12. 9.경 피고인 A에게 이메일을 통해, N이 싱가포르 선주인 AW 측에서 수주한 터그보트(예인선) 1척이 자금 부족으로 완성이 곤란해진 상황에서 국내의 다른 업체에 이를 매각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AW 측에 위 매각대금으로 선수금 미화 105만 달러를 반환해 주되 지연이자나 손해배상청구 없이 수주계약을 취소해 주는 데에 동의를 받아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인 A는 그 무렵 AW의 회장 및 재무담당자와 협의하여 N 측 제안을 수용하는 동의서를 받아 팩스로 V에게 전달하는 한편, AW 측과 N 사이에서 위 돈이 원만히 송금되도록 일정을 조율해 주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V는 경찰수사에서, ’피고인들이 2011. 12.경에 실제로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고, 비록 N의 요청에 따른 위와 같은 지원업무가 많은 시간이나 노력이 소요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만약 피고인들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위 업무를 중개해 주지 않았더라면 N이 직접 나서서 위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2권 917면).

(2)

피고인 A는 2011. 12. 16.경 싱가포르 선주인 AX 측으로부터 5만 톤 급 선박 2척을 미화 3,500만 달러에 구매할 의사를 확인한 후 이메일을 통해 G의 담당직원에게 거래조건을 알려 주면서 계약체결 여부를 문의하였다. 또한 2012. 1. 18.경에는 노르웨이 선주인 AZ 측으로부터 중동의 선주인 BA, BB 등이 G에 발주를 하였다가 취소한 선박에 대해 구매할 의사를 타진한 후 이메일을 통해 G의 담당직원에게 그에 관해 알려 준 후, G 측으로부터 해당 선박의 기술자료를 건네받아 AZ 측에 여러 차례 전달해 주었다. 한편 위 기술자료를 전달받은 AZ 측은 피고인 A에게 2012. 1. 20.~1. 27.경 해당 선박의 검사를 위해 G의 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임을 밝히면서 선박에 관한 추가 정보의 제공을 요구하거나, 2012. 2. 16.~6. 12.경 매각대상인 선박의 가격, 선박의 검사일정, 구매를 원하는 경쟁업체의 유무, 선박 구매가 아닌 용선의 가능성 등에 대해 수회에 걸쳐 이메일로 문의하였고, 피고인 A는 그때마다 G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해 주면서, G 측의 의사를 확인하여 AZ 측에게 요구한 정보를 알려주는 동시에 필요한 경우 AZ의 담당직원과 직접 미팅을 하는 등 G과 AZ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중개업무를 수행하였다.

(3)

피고인 A는 2011. 12. 28.경 유럽 선주인 BC 측에 G이 수주계약을 취소당한 선박의 사양을 제공하면서 구매 여부를 검토해 줄 것을 의뢰하였고, 이에 BC 측 담당직원은 2012. 2. 2.경 피고인 A에게 구매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취지의 통보를 해 주었다.

(4)

AZ 측은 2012. 3. 13.~3. 15.경 피고인 A에게, 종래 G으로부터 인도받은 선박의 구조물(탱크) 하자를 수리하는 데에 소요된 비용을 G이 지불해 주도록 클레임을 제기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피고인 A는 G 측에 AZ이 제기한 클레임의 내용을 전달한 후 지불의사를 확인하여 AZ 측에 내용을 알려 줌으로써 클레임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외에도 피고인 A는 2012. 5. 8.경 및 2012. 10. 9.경에도 AZ로부터 인도받은 선박에 대한 수리보증의 미비를 보완해 달라는 요구나 선박의 하자와 관련된 클레임 해결을 독촉하는 이메일을 받은 후 G 측에 그 내용을 전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

(5)

N의 사장 V는 2012. 6. 12.경 피고인 A에게 이메일로, N이 미국의 BD에 부품대금의 지급을 연체함에 따라 BD가 터그보트용 엔진의 부품에 대한 납품을 미루고 있음을 호소하면서 BD 측을 설득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인 A는 그 무렵 BD의 담당자를 만나서 교섭하기도 하였다.

라)

그 밖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것들 중, 피해자 회사의 사업 목적이나 계열회사로서의 지위, 업무 수행의 계기나 경과 등에 비추어 2011. 4.~5. 이후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를 위해 수행한 것으로 볼 만한 업무나 경영 활동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피고인 A는 2011년도 이후 “BE”을 도메인으로 한 개인 이메일 계정, “BF”을 도메인으로 한 피해자 회사의 업무용 이메일 계정 외에 이 사건 개인회사의 상호로 된 “BG“을 도메인으로 한 이메일 계정을 사용해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이 사건 개인회사와 관련된 이메일 계정으로 진행된 업무는 모두 제외하였다).

(1)

피해자 회사는 워크아웃 진행 중이던 N에 대해 미화 400만 달러(실제로는 미화 180만 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의 채권을 갖고 있었는데, 피고인 A는 J의 지시에 따라 2011. 7. 6.경 법무법인 U와 위 채권보전처분 등 소송업무에 관한 수임계약을 체결하고 수임료 명목으로 미화 20만 달러(이하 ‘이 사건 수임료’라고 한다)를 피해자 회사의 자금에서 지급하였다. 한편 N은 2011. 7. 20.경 피해자 회사 명의로 위 채권의 상환을 구하는 공문을 전달받자, 그 다음 날 대표이사의 명의로 피고인 A에게 워크아웃 진행 중으로서 채무의 즉시 변제가 불가능함을 통보하는 내용의 공문을 이메일로 송부하였다(증거기록2권 1153면). 이에 법무법인 U의 담당변호사는 그 후 채권보전절차를 진행하였고, 2011. 8. 12.경 피고인 A에게 N 창원 본사에 보관 중인 주권에 대해 가압류절차를 완료하고 추후 다른 곳에 보관된 주권에 대해서도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즉시 가압류절차를 마칠 것이라는 내용의 업무 진행상황에 관한 보고를 하였다.

(2)

피고인 A는 2011. 8. 12.경 AW 측의 의뢰를 받아 BH이 보유한 선박을 일정한 조건으로 용선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BH 측에 의사를 조회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3)

피고인 B은 적어도 J이 구속되기 전 2011. 9. 말경까지는 J에게 보고할 용도로 피해자 회사의 회계보고서를 매월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1권 601면). 피고인 B이 보고용으로 작성한 회계보고서에는 일별 수입 및 지출의 현황, 매월 피해자 회사가 보유 중인 현금 및 예금의 시재액에 관한 보고서, 출장비용, 차량경비, 급여지급, 현금시재 변동, 접대비 지출에 관한 세부 내역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피고인 B은 2011년 이후로 적어도 2014년경까지는 피해자 회사의 자금 입·출금 내역을 회계장부에 기입하여 관리하면서, 피해자 회사를 담당하는 회계사무소(BI)에 정기적으로 자료를 제공하고, 관할세무서에 납세신고를 마쳤던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인 A는 피해자 회사가 투자한 원유선물거래소인 AF의 싱가포르 본사가 갑작스럽게 파산선고를 받은 후 채권자로서 청산금을 지급받기 위해 2011. 11. 29.~2012. 3. 9.경 AF 또는 그 파산관재업무를 수행하던 BJ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여 청산금의 지급 일정을 문의하면서 채권신고를 하였고, 싱가포르 고등법원에서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 등으로 통지된 내용에 따라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집회 등 절차에 관여하여 아래 7)의 차)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회사 명의로 미화 35만 달러 상당의 청산금을 회수하였다.

(5)

G은 2008. 11.경 AW 측과 미화 1억 달러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2008. 12.경 미화 6,500만 달러를 송금하였다가 2009. 4.경 투자계약을 해지한 후 그중 미화 5,000만 달러만을 회수함으로써 나머지 투자금 미화 1,500만 달러를 회수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그 과정에서 외환관리법위반 여부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자 이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AW가 G에 대해 갖고 있던 채권과의 상계처리를 하는 방법으로 위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012. 1. 30.~2. 2.경 대표이사 BK 등의 명의로 여러 차례 피고인 A에게 이메일을 보내 AW 측과 직접 접촉하여 위 상계합의서 작성에 관한 합의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서류를 작성해 주고, 그에 관한 상대방의 의사를 타진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인 A는 그 무렵 AW ‘BL’ 측과 접촉하여 협의하였다(증거기록1권 886면).

(6)

특히 J은 구속된 상태이던 2012. 2. 14.경 피고인 A

달러만을 회수함으로써 나머지 투자금 미화 1,500만 달러를 회수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그 과정에서 외환관리법위반 여부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자 이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AW가 G에 대해 갖고 있던 채권과의 상계처리를 하는 방법으로 위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012. 1. 30.~2. 2.경 대표이사 BK 등의 명의로 여러 차례 피고인 A에게 이메일을 보내 AW 측과 직접 접촉하여 위 상계합의서 작성에 관한 합의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서류를 작성해 주고, 그에 관한 상대방의 의사를 타진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인 A는 그 무렵 AW ‘BL’ 측과 접촉하여 협의하였다(증거기록1권 886면).

(6)

특히 J은 구속된 상태이던 2012. 2. 14.경 피고인 A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수사기관에 대한 G의 미화 1억 달러 투자 경위에 대한 해명 및 미화 775만 달러 상당의 선박건조대금 미수금 회수 문제에 관해 AW 측 BL과 협의하기 위해 J이 선임한 변호사들이 배우자들을 대동하고 싱가포르를 방문할 예정임을 알리면서, 이들을 위한 AW 방문일정 조율 및 안내, 현지에서의 골프 접대, 관광 및 선물 준비 등을 대신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인 A는 2012. 3.경 J의 요구에 따라 2박3일 일정으로 위 지시받은 사안을 대신 처리하였고, 그 과정에서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108, 122번 각 기재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자금 합계 2,201달러를 호텔비, 여행비용 등으로 지출하였다(증거기록1권 1022면 이하, 증거기록3권 426면 등).

(7)

J 측은 워크아웃을 통해 O가 G, N 등 계열회사을 위해 부담하는 거액의 지급보증이 현실화 될 것을 우려해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O를 폐업 및 청산하기로 계획하였는데, 당시 O에는 싱가포르인, 캐나다인 등 외국인이 등기이사로 되어 있어 이들과의 연락을 위해 싱가포르에 소재한 피해자 회사 측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J 측은 BM 및 법무법인 등을 통해 2012. 3. 6.~4. 3.경 피고인 A에게 그와 같은 내용을 알려 주면서 싱가포르인 등기이사로부터 이사 변경 등 주주총회 안건에 관해 영문으로 작성된 위임장을 대신 받아 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 무렵 피고인 A는 요청받은 내용을 처리하여 O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7)

2011~2012년 동안 피해자 회사의 수입·지출의 구조 및 사무실 이전의 경위 가) 피해자 회사는 2011년 초경까지 싱가포르 H은행에 미화계좌와 싱가포르달러화계좌를 각 1개씩, Z은행에 미화계좌와 싱가포르달러화계좌를 각 1개씩 총 4개의 법인 계좌를 개설하여 자금관리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2011. 2. 말경 기준으로 이들 계좌에 보유한 자금은 미화 266,725달러(=H은행 미화 259,730달러+Z은행 미화 6,995달러) 및 46,375싱가포르달러(=H은행 17,003싱가포르달러+Z은행 29,372싱가포르달러)로서, 이를 그 무렵의 환율인 미화 1달러당 1.27싱가포르달러의 비율로 환산하여 싱가포르달러만으로 계산하면 이는 총 385,115싱가포르달러 상당이 된다.

나)

피고인 A는 F 주력회사들에 대한 워크아웃이 개시된 2010년경 G이 수주계약을 취소당한 선박 2척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 위한 중개 업무를 수행하였고, G으로부터 그에 대한 성공보수 내지 수수료로 2011. 3. 25.경 미화 209,982달러, 2011. 6. 10. 미화 209,982달러, 2011. 6. 22. 미화 419,982달러 등 3회에 걸쳐 미화 합계 840,000달러가량을 피해자 회사의 법인 계좌로 지급받았다.

다)

피고인 A는 위와 같이 상당한 금액의 수입이 피해자 회사에 발생함으로써 자금 사정에 여유가 생기자 2011. 3. 급여부터는 삭감되었던 급여(월 16,105달러)를 원상으로 회복하여 종전과 같이 월 20,271달러씩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2011. 4. 1.경 직전 14개월 동안 자진 삭감하여 피해자 회사에 반납했던 총 58,324달러(=4,166달러×14개월)의 급여도 회수하였다.

라)

한편 피고인 A가 J로부터 폐업에 관한 지시를 받은 2011. 4. 한 달 동안 피해자 회사가 사무실 유지에 지출한 경비는 총 85,276달러이고, 그 구성항목별 대략적인 금액 및 점유율을 보면, 임직원 급여 36,093달러(42.4%), 임직원 복지 12,967달러(15.2%), 접대 및 출장비 6,943달러(8.2%), 차량유지비 3,119달러(3.6%), 비품이나 통신 등 사무실 운영비 20,238달러(23.7%), 기타 운영비 5,904달러(6.9%) 등이다. 피고인들이 그 후로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을 유지하면서 다시 자금이 거의 고갈될 무렵인 2011. 10.경까지 매월 지출한 경비도 대략 80,000~90,000달러 정도로서 이와 비슷한 수준이고, 항목별 구성비율도 크게 다르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1권 604면 이하).

마)

피고인들은 피해자 회사가 보유한 자금이 고갈되어 임직원의 급여는 물론, 사무실 임대료, 통신비, 인터넷비용, BP 구독료 및 차량할부금 등 사무실 유지를 위한 경상적 비용도 제대로 지불하기 어렵게 되자 2011. 10. 17.경 50,000달러, 2011. 11. 23.경 43,000달러 등 총 93,000달러(환율을 900원/달러 정도라고 한다면 총 8,370만 원 가량이 된다)를 피고인 A가 설립한 이 사건 개인회사의 법인계좌에서 피해자 회사의 H은행 계좌로 이체하여, 이 사건 개인회사가 피해자 회사에 위 금액 상당을 대여하는 형식으로 회계처리를 한 다음, 위 차입금과 그 무렵 피해자 회사가 보유한 자금으로 2011. 10.~2012. 2.까지는 피고인들 자신의 급여 지급을 일시 중단한 채, 지급을 연기할 수 없는 직원 2명의 월 급여와 사무실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만을 지출하는 데에 충당하였다. 이와 아울러 피고인들은 그 무렵 추가적인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10, 32, 49번 기재와 같이 매월 2,352달러가량의 할부금이 지출되던 피해자 회사의 업무용 차량(차량번호 1 생략)도 반납·처분하였다.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61, 62번 각 기재 총 8,699달러는 위 업무용 차량을 반납·처분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비용(잔여 할부금 정산금, 보증금)이다.

바)

한편 피해자 회사가 2011. 11. 말경 보유한 자금은 미화 46,314달러(=H은행 미화 26,315달러+X은행 미화 19,999달러) 및 18,871싱가포르달러로서, 이를 그 무렵의 환율인 미화 1달러당 1.28싱가포르달러의 비율로 환산하여 싱가포르달러만으로 계산하면 총 78,152싱가포르달러 상당이 된다. 그런데 피해자 회사는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6, 29, 48번 각 기재와 같이 설립 당시부터 C 빌딩 사무실의 임차료로 월 15,411달러(약 1,300만 원이다)가량을 지불하고 있었다. 이에 피고인들은 2011. 12.경 위 사무실의 집기와 가구를 매각하고 내부시설 일체를 임차권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기존 사무실을 처분하였다.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59, 60번 각 기재 총 42,148달러는 임대업체를 통해 C 빌딩 사무실 임차권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비용(잔여 임차료 정산금, 중개수수료)이다.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64번 기재 ‘A-P-교통비 8,888달러’ 부분은, 피고인들이 같은 날 이 사건 개인회사로부터 차입금으로 피해자 회사의 H은행 계좌에 8,888달러를 이체하였다가 즉시 반환한 금액으로서 그 지출 명목이 잘못 기재된 것이다(증거기록2권 99면 이하).

사)

피고인들은 검찰에서, 사무실 처분의 경위에 대해, ‘당시 피해자 회사의 자금이 고갈되어 고액의 임차료를 지불하면서 사무실을 유지하는 것이 부담이 되어 비용절감 차원에서 원상회복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사무실을 집기와 함께 처분하기로 한 것이고, 2011. 12. 6.경부터 피고인들의 주거지인 3층 건물(주소: T Singapore) 내의 여유 공간(1층 거실)에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을 따로 마련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4권 2162면 이하).

아)

그런데 피고인 A는 2011. 12. 말경 법인등록부에 피해자 회사 및 이 사건 개인회사의 사무실 주소지를 변경하면서, 이 사건 개인회사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의 위 주거지 주소를 등록하였으나 피해자 회사에 대해서는 이와 다른 상업용 건물 내 사무실(주소: R, Singapore S)로 주소를 등록하였다.

자)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15, 54, 68, 80번 각 기재와 같이, 피고인들은 설립 당시부터 피해자 회사로부터 매월 8,500~9,200달러씩 주거비를 보조받아 위 3층 건물을 임차하여 사용하였는데, 2012. 1.경부터는 자진하여 주거비에 대한 보조도 중단하고 이 사건 개인회사의 자금에서 주거지의 임차료를 지급하였다.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80번 기재 ‘K 대출금(집 임차비용) 9,200달러’ 부분은 사무실을 이전한 후 첫 달에 한하여 이 사건 개인회사가 피해자 회사에 자금을 대여하는 형식으로 임차료를 대신 지급해 준 후 2012. 1. 10.경 피해자 회사로부터 상환 받은 것이다.

차)

피해자 회사는 AF 본사가 2011. 10.경 파산하면서 2012. 3. 12.경 청산금으로 미화 358,789달러가량을 배당받았다. 이에 피고인들은 위 수입금으로 이 사건 개인회사에 대한 차입금 93,000달러를 상환하고, 2012. 3. 13.경 그때까지 지급받지 못한 피고인들의 5개월분(2011. 11.~2012. 3.) 급여와 제때에 지급되지 아니한 사무실 유지와 관련된 비용을 지출하였다.

카)

별지 범죄일람표1, 2에 의할 때, 2011. 11.경부터 피고인들에 대한 급여 지급이 최종적으로 중단되기 직전인 2012. 6.경까지 월별 대략적인 자금 지출액(급여 및 비용)은 아래와 같은데(단위는 ‘달러’이다), 2011. 11.을 기점으로 종전의 지출 수준보다 1/2~2/3 정도로 계속 줄어들었다(2011. 11.의 비용 지출이 그 이후보다 50,000달러 이상 많은 이유는 위에서 본 것처럼 사무실 임차권 양도, 업무용 차량 할부금의 일시변제 등 우발적 지출이 있은 데에 따른 것으로 이를 제외한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8)

J의 피고인들에 대한 고소 제기 및 관련사건의 진행 경과

가)

J은 2014. 7. 14.경 수감생활을 마치고, 2015. 7. 25.경 싱가포르를 방문하여 피고인 A로부터 피해자 회사가 휴면 상태에서 소멸하지 아니한 채 존속하고 있음을 전제로 ‘F의 회장 J이 피해자 회사의 소유자이고, 향후 J의 요청이 있을 때에는 피해자 회사의 주주, 대표이사 지위를 이전하고 관련서류를 제공해 줄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 받았다(증거기록1권 41면).

나)

한편 법무법인 U는 피해자 회사로부터 받은 이 사건 수임료 중 채권보전 등 수임업무 처리를 위해 사용하고 남은 미화 70,592달러를 J의 요구에 따라 2015. 11. 2.경 피해자 회사의 H은행 계좌로 반환하였는데, 그때까지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위 계좌자료를 보관하고 있던 피고인 A가 2015. 11. 5.경 그중 미화 70,000달러를 그의 개인 예금계좌로 인출하여 사용하였다.

다)

피고인 A는 그 후 2016. 1.경 J의 요구에 따라 피고인 B과 함께 피해자 회사의 임원직을 사임하였고, J이 추천한 M가 2016. 1. 14.경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그 사무실도 다른 곳으로 이전하였다.

라)

J은 피해자 회사를 넘겨받은 후인 2016. 8.경 피고인 A가 위 70,000달러를 인출한 것에 대해 피고인들을 업무상횡령 혐의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2017형제20985호)에 고소하였다. 위 고소사건에서 피고인 B에 대해서는 불기소처분이 있었으나 피고인 A는 2017. 11. 28.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되었다. 피고인 A는 제1심에서 위 돈을 인출한 것은 그때까지 미지급된 대표이사 급여를 회수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변소하면서 그 범의 등을 일부 다투었으나 원심판결문 범죄사실 부분 첫머리의 범죄전력 기재와 같이 2018. 3. 8. 서울동부지방법원(2017고단3787)에서 업무상횡령죄의 유죄가 인정되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피고인 A는 제1심판결에 대해 불복하여 항소(서울동부지방법원 2018노374)하면서 적극적으로 범죄사실을 다투었는데 2018. 6. 15. 그 항소가 기각되었고, 그 후 대법원에의 상고도 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은 같은 해 10. 25. 확정되었다(이하 위 제1심 및 항소심판결을 통틀어 ‘이 사건 관련유죄 판결’이라 한다).

마)

이 사건 관련유죄판결을 통해 확정된 범죄사실은 ‘피고인 A가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수임료 중 미화 70,592달러를 반환받아 업무상 보관하던 중 미화 70,000달러를 인출하여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것인데, 제1심 및 항소심 판결을 종합해 보면 대체로, 1 J이 2011. 4.~5.경 피고인 A에 대해 피해자 회사의 폐업에 관한 지시를 한 점, 2 피고인 A가 그 후 수행한 피해자 회사의 업무는 대체로 현상유지적인 것에 불과하고 그 수행에 대한 대가는 적어도 2012. 6.경까지 급여를 지급받음으로써 사실상 모두 지급됨으로써 더 이상 급여채권이 남아있지 아니한 점, 3 피고인 A는 2015. 7.경 J로부터 법무법인 U와 이 사건 수임료 반환과 관련된 분쟁이 있음을 전해 듣고 그중 일부가 반환될 것이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던 점, 4 피고인 A는 J에게 피해자 회사에 관한 권리를 넘겨주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줄 무렵 피해자 회사로부터 추가로 지급받을 돈은 없다고 한 점 등의 사실인정을 근거로 유죄가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바)

J은 이 사건 관련유죄판결 사건의 기소가 있은 직후인 2017. 12. 8.경 다시 피고인들을 대표이사 또는 이사의 지위에서 2011. 8.경부터 2012. 6.경까지 급여 및 비용 명목으로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등 업무상배임죄의 혐의로 고소를 하였고, 위 고소사건에 대해 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하였으나 J이 불복하여 2019. 3. 20.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의 재기수사명령에 따라 2020. 3. 26. 이 사건 공소제기가 된 것이다.

나.

2011. 4.~5.경 J의 폐업에 관한 지시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1) 피고인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 및 사정들 가) 피고인 A는 검찰조사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자신은 2011. 4.~5.경 J로부터 피해자 회사를 폐업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 A는, ‘만약 그 무렵 J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경영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단하라는 의미의 폐업에 관한 지시를 받았다면 자신은 퇴직금을 정산하고 퇴직했을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 회사에 여전히 4.5%의 지분을 가진 주주로서 피해자 회사가 오로지 J이나 청산된 P 소유의 회사도 아니었고, 당시 J은 F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면서 협조를 구하는 취지의 말을 하였을 뿐이다’, ‘피해자 회사는 2010년에 구조조정을 거쳐 G이 건조 중인 선박의 매각을 중개함으로써 거액의 수수료 수입을 얻는 등 독자 생존의 가능성도 있었기에 피해자 회사를 계속 운영하게 된 것이다’, ‘특히 싱가포르의 관련법령상 채권채무관계가 남아 있는 경우 회사를 함부로 폐업이나 청산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피해자 회사를 계속 운영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권 615면, 1409면 등).

나)

이러한 사정에다가 1 J은 피고인 A와의 검찰대질조사 및 원심법정에서, ‘폐업에 관한 지시가 피해자 회사의 청산까지 의미한 것은 아니다. 피해자 회사의 운영을 중단한 채 남아 있는 자금을 그냥 보관하고 있으라는 것이다. 폐업을 지시한 후에 피고인 A와 몇 번 전화통화를 하기는 하였으나 폐업 여부를 확인한 적은 없다’라는 등 ‘폐업’의 의미에 관해 통상적인 것과는 다소 다른 내용으로 애매한 취지의 진술을 반복한 점(증거기록1권 1406면, 증거기록3권 395면, 공판기록 620면 등), 2 실제로 J은 2011. 5. 31.경 청산종결 된 P에 관해서는 청산금까지 회수했음에도 피해자 회사에 대해서는 그 후 2011. 11. 19.경 구속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고 피해자 회사로부터 정기적인 회계보고서를 받아 볼 수 있는 상황임에도 폐업이나 청산금에 관해 피고인들에게 필요한 지시를 내리거나 확인한 적이 전혀 없었던 점, 3 워크아웃 기간 중 N의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2011. 11. 19.경 J이 구속된 후에는 수감된 J을 보좌하여 그에게 그 경영 상태 및 F의 현안에 대해 보고를 하고 지시를 전달받은 원심증인 V조차 ‘J이 피고인 A에게 폐업, 즉 청산에 관한 지시를 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J이 자신에게 피해자 회사의 폐업 여부, 청산금의 회수 여부 등을 확인할 것을 지시한 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공판기록 664면), 4 J은 출소한 후 2015. 7.경 피고인 A에게 피해자 회사를 청산·소멸시키지 아니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추궁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 회사가 여전히 존속하고 있음을 전제로 피고인들로부터 그에 관한 경영권을 넘겨받으려고 하였고, 실제로 피고인들을 대신하여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새로 사무실을 마련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위 진술은 전혀 신빙성이 없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2)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확정된 이 사건 관련유죄판결의 증명력

가)

그러나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그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배치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도10096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4도1329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에 대해서는 이 사건과는 그 범행주체, 행위태양, 피해자 등에 있어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이 사건 관련유죄판결 사건에서 이미 J이 2011. 4.~5.경 피고인 A에게 피해자 회사의 폐업에 관한 지시를 하였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으로 다투어지면서 그와 같은 사실이 유죄 인정의 근거사실로 확정되기까지 하였는바, 단지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확정된 위 사실관계를 뒤집고 이와 다르게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다만 1 확정된 이 사건 관련유죄판결에서도, J의 폐업에 관한 지시가 J의 지시에 따라 P처럼 피해자 회사 자체를 청산하여 종국적으로 그 법인격을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현상유지적인 것임을 전제로 한 것임을 인정하고 있고, 2012. 6.경까지의 급여 지급이 그러한 소극적인 업무 수행의 대가라는 취지의 사실 또한 함께 인정한 점이나, 2 피고인 A에게 그와 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되어 있는 J조차 이 사건에서 그 의미가 위와 같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 3 피고인 B에 대해서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확정된 형사판결이 존재하지 아니하는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 B은 피고인 A와 함께 J의 폐업 지시의 존부에 대해 다투면서 그 후 피해자 회사를 계속 유지·경영한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적어도 J의 폐업 지시는 그 의미를 위와 같이 축소하여 피해자 회사의 존속을 전제로 단지 비용지출을 수반하는 경영 활동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3)

소결 따라서 이와 달리 J의 폐업 지시가 피해자 회사의 존속 자체를 부정하는, 예컨대 청산 및 소멸의 의미임을 전제로 한 원심의 판단 부분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위 범위 내에서 일부 이유 있고, 이와 배치되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들의 법적 지위 및 J이 한 지시의 효력에 관하여

1)

횡령죄의 성립요건으로서 소유권 및 보관자 지위 판단의 준거법

가)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주체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이어야 하고, 타인의 재물인가 또는 그 재물을 보관하는가의 여부는 민법·상법 기타의 민사실체법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타인의 재물인가 등과 관련된 법률관계에 당사자의 국적·주소, 물건 소재지, 행위지 등이 외국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서 국제사법 제1조 소정의 외국적 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제사법의 규정에 좇아 정하여지는 준거법을 1차적인 기준으로 하여 당해 재물의 소유권의 귀속관계, 보관 및 위탁관계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5350 판결 참조). 그런데 국제사법 제16조에 의하면, 법인에 대해서는 외국에서 설립된 법인이 대한민국에 주된 사무소가 있거나 대한민국에서 주된 사업을 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설립의 준거법에 의하도록 되어 있고, 이 조항이 적용되는 사항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바, 그 적용 범위는 법인의 설립과 소멸, 조직과 내부관계, 기관과 구성원의 권리와 의무, 행위능력 등 법인에 관한 문제 전반을 포함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다246739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 싱가포르 회사법에 기하여 싱가포르 현지에 설립되어 그곳에 주된 사무소를 두고 외국 선주들을 대상으로 F 계열회사로부터 위탁받거나 의뢰받은 정보수집 또는 영업지원 등 영업활동을 영위해 온 피해자 회사에 대해, 그 대표이사 또는 이사였던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 자금을 지출한 것과 관련하여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피해자 회사의 설립 준거법인 싱가포르 회사법 및 관련 법령 등의 해석에 의할 때, 주주 등과의 관계에서 회사 재산의 소유권 귀속관계, 회사와 이사 사이의 위임관계 및 이사의 의무와 책임 등에 관한 규율 내용이 먼저 검토되어야 하고, 만약 그 내용이 대한민국 민·상법 등과 상이하다면 그 설립의 준거법에 의해 판단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나)

이를 전제로 이 사건에서 보면, 비록 당심까지 검사 및 피고인들이 제출한 증거 및 기록만으로는 싱가포르 회사법상 ‘유한책임회사(Private Limited)’로 설립된 피해자 회사가 자신의 명의로 보유한 자금의 소유관계, 이사의 회사 및 대주주에 대한 의무, 이를 전제로 한 회사 재산에 관한 권한과 책임의 범위 등에 관해 싱가포르 회사법 및 관련 법령 등이 규율하는 내용에 관해 다소 명확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피해자 회사가 취한 법적 형식인 ‘유한책임회사’에 있어서도 주주유한책임의 원칙, 법인으로서 회사의 독립성, 이사의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 등이 인정됨으로써,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범위 내에서는 대한민국의 민·상법이 주식회사에 관해 규율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다고 볼 만한 점이 확인되지는 아니하므로, 일단 이하에서는 민·상법상 영리법인인 주식회사 관련 법리에 준하여 판단하되, 필요한 경우 피해자 회사의 정관(증거기록1권 187면 이하), 계약법의 일반원리 등으로 보충하기로 한다.

2)

피고인들의 피해자 회사 및 F 내에서의 법적 지위

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므로, 애초부터 대표이사로서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여 해당 주식회사의 대주주 등 해당 주식회사를 실제 경영하는 경영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 내지 임금을 지급받았음에 그쳤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표이사나 이사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두1440 판결,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 및 사정들에 나타난 피고인 A의 경력, 피해자 회사의 설립 경과, 소재지, 주요 업무 및 직원의 구성, 피고인들의 대표이사 및 이사 취임의 경위, 설립 후의 운영 실태, J의 경영에의 관여 여부 및 정도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는 피해자 회사의 설립 당시부터 실제 대표이사로서 대외적으로 피해자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총괄적으로 집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F 내 모회사 및 주력회사들의 대주주인 동시에 그룹 내에서 회장 내지 실질적 사주의 지위에 있던 J이 피해자 회사의 실제 경영자라거나 피고인 A가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실제 경영자인 J에게 고용되어 그의 지시를 따라서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의 지위에 불과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또한 이러한 점은 설립 당시부터 피해자 회사의 이사 겸 서기로 취임하여 피해자 회사의 회계 업무를 총괄하고 피고인 A와 함께하거나 그를 대신하여 사무실 직원을 감독하고 업무를 처리한 피고인 B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라)

설령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취임할 당시부터 J의 승인 내지 지시에 따라 F의 모회사인 O와의 고용계약에 따라 상무 또는 상무보 등 임원으로서의 지위를 겸하였고, J 개인에게 수시로 피해자 회사의 회계 관련 보고를 하거나 피고인들 자신의 급여, 복지, 인사관리 등 일부 업무에 관해서는 J 또는 F 측으로부터 지시를 하달 받거나 승인을 받아 처리한 점이 인정되더라도, 이는 애초에 피해자 회사가 해외에서 특정 사업 분야로의 독자적인 진출이나 개척을 위해 설립된 회사가 아니라 주로 기업집단인 F에 속한 다른 계열회사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된 해외지사로서의 성격을 갖는 회사라는 기능적인 특수성과 함께, 통상적으로 F과 같은 기업집단인 경우 모회사를 중심으로 사주 또는 대주주의 경영 방침이나 철학을 일관되게 관철한다는 명분 또는 기업집단에 속한 전체 계열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및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할 목적으로, 각각의 계열회사를 실제 경영하는 경영자들을, 모회사의 해당 계열회사에 대한 지분관계에 기한 지배권을 통해 간접적으로 감독·통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들을 직접 모회사나 그룹 임원단의 구성원으로 소속시킴으로써 기업집단에의 소속감을 높이고, 각각의 경영활동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감독권을 행사하려는 조직관리 면에서의 편의 내지 효율을 추구하는 데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

마)

따라서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인 동시에 O와 고용계약을 맺고 그에 소속된 임원으로서의 이중적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실제 경영권을 행사한 실질적 대표이사 또는 이사였다는 사실을 뒤집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러한 점만으로 피고인들이 종속적인 지위에서 J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 회사의 재산을 보관하거나 관리하면서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 또는 이와 유사한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계열회사 이사의 대주주, 기업집단 및 다른 계열회사에 대한 관계

가)

주식회사와 주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서로 동일인이라 할 수 없고, 주식회사의 이사는 주식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주식회사와 별개인 주주들에 대한 관계에서 직접 그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8도9436 판결 등 참조). 그리하여 대주주라 하여도 그 본인인 주식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임무위배행위를 한 경우에는 회사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되고, 회사의 임원이 그러한 임무위배행위에 가세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면서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도 함께 그에 따를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으며, 위와 같은 임무위배행위가 대주주의 양해를 얻었거나 그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로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판례이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도1764 판결 등 참조).

나)

나아가 기업집단의 공동목표에 따른 계열회사 전체의 집단적 이익 추구가 사실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계열회사가 별도의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주체로서 그 각자의 채권자나 주주 등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각각의 계열회사 경영에 관련되고, 사안에 따라서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집단이익과 상반되는 해당 계열회사만의 고유이익이 있을 수 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등 참조).

다)

이를 종합하면, 계열회사의 대표이사로서는 기업집단의 집단이익 또는 대주주 자신의 경영 방침임을 전제로 한 대주주 또는 기업집단 측의 회사 경영에 관한 일방적인 지시가 있더라도 이를 무조건 추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고, 그 자신의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에 따라 무엇보다도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에 고유한 이익이 된다는 인식하에 회사의 존속 및 유지, 영업 활동의 계속 여부 및 그 범위 등에 관해 지시 내용과는 다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만약 대표이사의 그에 대한 판단이 기업집단이나 대주주의 의사와 충돌하여 그 지시를 따르지 아니한다면 기업집단이나 대주주 측에서는 그와 체결한 고용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을 묻거나 주주총회, 이사회 등 회사법상의 기구와 절차를 거쳐 해당 이사를 해임·축출하는 것은 별론, 그 지시에 불응한 사정을 곧바로 이와 관련된 지출행위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나 횡령죄의 고의를 추단하는 징표로 삼을 수는 없다.

라)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 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를 실제 경영한 대표이사 또는 이사의 지위에 있었던 이상, 설령 F의 주력회사들에 대한 워크아웃이 진행 중이고 피해자 회사의 모회사인 P, 그 자회사인 Q 등이 청산된 상황에서 그룹의 방침 또는 대주주인 J 개인의 결정에 따라 J이 2011. 4.~5.경 피고인 A에게 피해자 회사를 즉시 폐업할 것, 즉 독자 생존을 위한 적극적 영업 활동을 중단하고 자금을 일체 동결할 것을 지시하였음에도 피고인들이 이를 따르지 아니하였더라도, 피고인들이 그와 같은 태도를 취하게 된 것이 피해자 회사의 영업을 계속할 필요성이나 독자 생존의 가망성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에 따른 것인지, 나아가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거나 그 채권을 회수하고 채무를 변제하는 등 피해자 회사를 위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실제로 하였거나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인지 여부 등을 피해자 회사의 사업 목적 및 고유한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신중히 살피지 아니한 채, 오로지 대주주나 기업집단 측의 입장에서 피고인들이 그들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아니하면서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급여나 비용으로 지출·사용하였다는 점에 근거하여 피해자 회사의 이사로서의 임무를 위배하거나 직무상의 권한을 넘어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무단으로 횡령한 것이라고 보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마)

특히 독립된 법인격체로서 피해자 회사의 재산적 법익 보호라는 형법적 가치 외에 이른바 ‘주주가치의 극대화’ 또는 ‘주주의사의 존중’이라는 민·상법 체계가 지향하는 회사 경영상의 일반적 가치 측면에서 보더라도, 1 P가 청산된 상황에서 피해자 회사의 실질적 모회사라 할 수 있는 O에 대해 55% 지분을 갖고 있고, O에 대해 45%의 지분을 갖는 또 다른 대주주인 N에 대해서도 90%가량의 지분을 갖던 J이 종래 실질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최대주주였던 것은 사실이나, J의 폐업 지시가 있은 2011. 4.~5.경에는 이미

이사로서의 임무를 위배하거나 직무상의 권한을 넘어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무단으로 횡령한 것이라고 보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마)

특히 독립된 법인격체로서 피해자 회사의 재산적 법익 보호라는 형법적 가치 외에 이른바 ‘주주가치의 극대화’ 또는 ‘주주의사의 존중’이라는 민·상법 체계가 지향하는 회사 경영상의 일반적 가치 측면에서 보더라도, 1 P가 청산된 상황에서 피해자 회사의 실질적 모회사라 할 수 있는 O에 대해 55% 지분을 갖고 있고, O에 대해 45%의 지분을 갖는 또 다른 대주주인 N에 대해서도 90%가량의 지분을 갖던 J이 종래 실질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최대주주였던 것은 사실이나, J의 폐업 지시가 있은 2011. 4.~5.경에는 이미 N 등에 대해 채권단에 의한 워크아웃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채권단에 비하여 후순위의 지위나 권한을 가질 수밖에 없는 J이 주주로서 피해자 회사의 재산에 대해 현실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지배권 내지 경영권은 상당히 제한되거나 축소된 것으로 봄이 타당한 점(J은 공장 매각 등을 통해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2013. 3.경에야 채권단으로부터 N에 대한 경영권을 회수하였고, G은 그 후 구조조정에 실패하여 2014. 5. 13.경 창원지방법원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가 2015. 11. 27.경 파산선고를 받아 청산되기에 이르렀다), 2 그리하여 F의 주력회사들이 이른바 ‘청산형’ 도산절차가 아닌 ‘재건형’ 도산절차로서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감으로써 채권단은 물론, 대주주나 다른 계열회사의 협조와 지원 하에 한창 회생을 도모하던 상황에서 J이 채권단의 의사를 무시한 채 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G이나 N 등 다른 계열회사의 경영이나 회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실상 청산에 준하는 정도로 피해자 회사의 사업을 중단시키는 내용의 중대한 경영 현안에 관하여 단독의 지배권을 행사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의사결정을 할 지위에 있었을지는 의문인 점(J은 피고인 A에 대한 폐업 지시를 서면이나 O의 정상적인 결재시스템, 주주총회결의 등 공식적 절차를 거쳐서 한 것이 아니라 서울의 한강고수부지에서 피고인 A와 만나 구두로 하였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N의 사장으로서 J을 보좌하던 V조차 그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결국 J의 계열회사 경영진들에 대한 축소된 지배력이나 권한을 반영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실제로 N의 사장 V는 위 폐업 지시가 있은 후인 2011. 12.경에도 N이 싱가포르 현지 선주와의 관계에서 조속히 해결해야 할 채권채무관리업무에 대해 먼저 피고인 A에게 필요한 협조와 지원을 요청하였고 그의 도움을 받아 문제해결을 시도하였으며, G 측에서는 수주계약이 취소된 건조 중의 선박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업무를 피해자 회사와의 긴밀한 협조 속에서 진행한 점, 4 N이나 G은 워크아웃이 개시된 후 피해자 회사에 대한 이 사건 그룹지원비의 지급을 중단시킴으로써 피해자 회사가 향후 N이나 G을 위해 영업 지원 활동을 계속하더라도 성공보수 외에 이 부분 고정적인 비용 부담을 걱정할 필요도 없는바, 그때까지 상당한 효용성이 있던 피해자 회사의 영업을 굳이 중단시키려고 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5 오히려 J과의 대립관계에서 F 관련 워크아웃을 주도한 채권단 측에서 이와 같은 상황을 인식하였다면, 피해자 회사의 폐업 여부에 대해 J과는 다른 의사, 즉 피해자 회사를 단순히 휴면 상태에서 존속·유지시키는 정도를 넘어 F의 해외지사로서 종전과 같이 계열회사라는 특수한 관계 속에서 계속적으로 다른 계열회사들을 위해 필요한 영업이나 지원 활동을 하도록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6 한편 피고인 A도 비록 4.5%에 불과하지만 피해자 회사의 주주 지위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 회사의 폐업 또는 영업 활동 계속 여부에 관해 다른 주주들의 의사나 이해관계가 J 개인의 입장과 서로 일치하는 것인지 의문일 뿐 아니라 피고인들이 J의 위 폐업 지시를 따르지 아니한 채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G이나 N 등 그룹 내 계열회사들을 위한 영업 및 지원 활동을 하는 등 독자 생존을 위한 경영을 계속한 것이, 적어도 그 당시만을 놓고 볼 때에는 전체 주주가치의 극대화 내지 주주의사의 존중이라는 회사 경영의 일반적 가치에도 배치되는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4)

소결 따라서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 또는 O 등에 고용된 근로자에 불과함을 전제로 F 회장인 동시에 대주주였던 J의 지시에 따르지 아니한 점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는 주된 근거로 삼은 원심의 판단에는 이 부분 관련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배치되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인들이 경영 활동을 계속한 경위 및 성과와 불법영득의사의 존부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가) 영리법인인 일반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를 경영함에 있어 회사의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삼고 선관의무를 다하여 회사의 재산을 관리하고 업무를 처리하여야 하는데(상법 제382조 제2항, 민법 제681조), 기업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고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이 요구되는 경우가 상존하므로 이사에게는 판단상의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되고, 그에 따른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나)

그리하여 회사의 대표이사가 합리적으로 이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내렸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것으로서 통상의 대표이사를 기준으로 할 때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면, 비록 사후에 회사가 손해를 입게 되더라도 그 대표이사의 행위는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재량범위 내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8도5399 판결 등 참조).

2)

구조조정, 선박판매영업 및 채권회수를 통한 독자 생존의 가망성 등

가)

비록 피해자 회사가 주로 F 계열회사들의 영업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F 주력회사들로부터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이 사건 그룹지원금을 그 대가로 하여 유지된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는 주로 피해자 회사가 F의 싱가포르 지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설립 동기의 제한성에 따른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 A의 경력이나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 경위, 2011~2012년 동안 수행한 영업 내용이나 성과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피해자 회사가 영업력이나 매출이 전혀 생길 수 없는, 애초에 독자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무능력한 회사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나)

실제로 F 주력회사들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J의 F 전체에 대한 지배력이나 계열회사들 사이의 업무적 유대관계가 느슨해지고 이 사건 그룹지원금의 지급이 중단됨에 따라 독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피고인들은 F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유지되던 10여명 남짓한 임직원 조직을 대폭적으로 감축하여 경비 지출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함과 아울러 새로 수익원이 될 만한 사업 분야를 모색한 결과 그 동안의 영업지원 활동을 통해 싱가포르 현지의 고객인 선주들과 축적해 둔 거래관계 등을 활용하여 G으로부터 의뢰받은 선박 판매중개업을 하는 데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통해 실제로 2010년경 선박 두 척에 대한 판매거래를 성사시킴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 될 2011년 초반 무렵에 미화 84만 달러라는 그 당시 피해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미화 38만 달러보다 훨씬 큰 규모의 수입을 일시에 가져다주기도 하였다.

다)

피고인들이 2011. 4.~5.경 J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경영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게 된 것은 위와 같은 2010년경의 구조조정과 영업활동의 성공을 배경으로 F에 종속된 해외지사로서의 성격을 탈피하여 선박중개업체로서의 독자 생존의 가능성을 신뢰한 데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농후한데, 이러한 경영상의 판단은 피해자 회사의 본래 사업 목적과 어긋나지 아니할 뿐더러 종전의 안정된 수익원이 소멸된 상황에서는 회사의 존속, 유지를 위해 대표이사가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 수단 중의 하나로 볼 여지가 상당하고, 새로운 사업기회의 발굴을 통한 끊임없는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한 회사 경영의 본질에도 부합하는 것인바, 이를 그에 수반한 비용 지출을 합리화할 수 없을 정도로 재량의 범위를 현저히 넘어선 부당한 활동으로서 업무상횡령죄 성립이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라)

한편 피해자 회사는 2011. 4.~5.경 G에 대해 선박중개에 따른 미화 84만 달러의 수수료 채권 중 그때까지 지급되지 아니한 나머지 부분, N에 대한 미화 400만 달러 상당의 양수금 채권, BN에 대한 미화 30만 달러가량의 채권, AF에 대한 해외선물 투자 관련 액수 미상의 채권 등이 있는 외에 P에 대한 미화 80만 달러 상당의 채무가 있었다(증거기록3권 332면). 그런데 피고인 A는 이 사건 관련유죄판결 사건의 경찰조사를 받을 때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싱가포르의 관련법령상 회사의 채권채무관계가 정리되기 전에는 함부로 회사를 폐업하거나 청산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증거기록3권 111면 등), 실제로 J의 폐업에 관한 지시가 있은 후 J의 지시나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이들 채권회수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하여 그중 N에 대한 채권의 보전조치를 취한 것은 물론, 파산 중인 AF에 대한 채권과 관련해서는 피고인 A가 적기에 필요한 대응을 함으로써 2012. 3.경 파산관재인 측으로부터 미화 35만 달러에 달하는 상당한 액수의 청산금을 회수하여 피해자 회사의 영업 외 수익으로 귀속시키기도 하였다. 이러한 채권관리 및 회수 활동은 당연히 이사가 피해자 회사를 위해 경영 활동의 일부로서 수행해야 할 업무이고, 특히 피해자 회사가 보유한 채권의 규모도 상당하여 이를 조기에 회수할 경우 피해자 회사로서는 독자 생존을 위한 사업적 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는 것인바, 이러한 동기에서 피고인들이 경영 활동을 지속한 것을 재량의 범위를 현저히 넘어선 부당한 행위로 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3)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 후속 영업 활동의 존재 및 그 성과

가)

앞서의 경영상의 판단에 관한 법리에 의할 때, 설령 주식회사 이사의 경영이나 영업적 활동의 결과가 비용만 지출된 채 결과적으로 회사에 대한 현실적·유형적인 수익 실현으로 이어지지 아니함에 따라 회계적으로는 회사에게 영업손실만을 남기게 된 경우라도, 그 지출의 동기나 목적, 규모의 적정성 등을 따져 보지 아니한 채 대표이사에게 곧바로 그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피해자 회사는 2011. 2.~3.경 2회에 걸쳐 각각 28만 달러씩을 전년도까지의 법인세 등 세금으로 정산·납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해자 회사가 싱가포르 과세당국에 제출한 2012년도 과세자료에 의하면 2011년도는 영업 손실(Trade Loss)이 2,709,125달러가량으로서, 그해의 자산처분소득 38,767달러 및 이자소득 3,842달러 등 수익을 합산하더라도 순손실이어서 당해연도 과세대상소득은 발생하지 아니한 것으로 처리되었고, 이러한 상황은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및 이사로 재임한 2014년까지 계속 이어졌는바(증거기록1권 88면, 증거기록2권 134면 이하), 피고인들이 J의 지시를 무시한 채 2011년 이후 피해자 회사에 대한 경영 활동을 계속해 나갔음에도 매출에 기여할 만한 뚜렷한 영업적 성과는 없었고 그에 따라 위 기간 동안 경영 활동에 수반하여 발생한 경상적 지출이 적어도 계량적·회계적인 측면에서는 모두 손실로 귀착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2011~2012년 동안 피해자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수행한 각종의 활동 내역에 관하여 앞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1 피고인들은 2011~2012년의 기간 동안 G, N 등 다른 계열회사들의 선박판매와 관련된 중개, 정보 제공, 사후 관리의 용역제공이라는 본래의 사업 목적(선박용구판매 등)과 밀접하게 관련된 업무를 추진한 외에도 N 등 계열회사의 대외적 채권채무관계 해소를 위한 싱가포르 현지에서의 지원업무, F의 사주 또는 대주주인 J의 요청에 따른 주요 방문객의 안내 및 접대업무, 모회사인 O의 청산과 관련된 협조업무 등 그 설립의 취지에 따른 계열회사에 대한 정보제공 및 지원업무도 비교적 일관되게 진행하였고, 2 피고인들의 이러한 업무 수행이 피해자 회사의 금전적 수입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아니한 것은, 동일한 기업집단의 계열회사라는 특수한 관계와 공동의 이익에 대한 고려 및 그에 따른 호의에 기인한 것이거나(예를 들면, N, O, J 등과 관련된 부분), 수행한 중개 업무의 특성상 의뢰인들 사이에 선박판매계약이 체결되거나 거래가 완결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소정의 사례금이나 성공보수 형태로 대가를 지급받게 되는 데에 따른 것(예를 들면, AZ, AW, BC 등과 관련된 부분)으로 보이는바, 피해자 회사의 장기적 이익이나 고객관계 등까지 감안하면 피고인들의 위 업무 수행이 피해자 회사의 사업과 관련하여 불필요하거나 무익했던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3 또한 싱가포르 현지에서의 접대가 이루어진 경우도 있으나 그 외에 대부분의 업무는 국내와 싱가포르 사이에서 이메일이나 전화연락 등을 통해 이루어졌는바, 위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해자 회사의 통상적인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넘어서는 추가적인 비용지출도 없었다.

다)

따라서 그 비용 지출의 동기나 목적, 규모까지 종합하여 볼 때, 설령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경영 활동 내지 업무 수행이 결과적으로 비용만 지출된 채 피해자 회사에 대한 현실적·유형적인 수익 실현으로 이어지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영업손실이 지속되었더라도 이를 근거로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이 사건 개인회사의 설립 및 사무실 이전의 목적 및 결과

가)

피고인들이 J의 폐업에 관한 지시를 무시하고 피해자 회사를 위해 적극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게 된지 4개월여 만인 2011. 8. 19.경 J 몰래 이 사건 개인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검사는 위 시점(2011. 8. 22.경)이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영업을 완전히 중단한 때임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의 범행시기로 삼고 있다. 그러나 1 피해자 회사의 정관상으로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이사직을 유지한 채 영리를 목적으로 개인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 점, 2 피고인 A는 J로부터 임원직 유지나 생계에 대한 아무런 현실적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피해자 회사를 폐업할 것만을 지시받은 상황에서, 피해자 회사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그 재산을 불법적으로 취득하려는 동기가 아니라 피해자 회사가 자칫 청산되어 임원으로서의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을 걱정하여 장래를 대비할 필요에서 개인회사를 설립해 둔 것이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이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3 이 사건 개인회사는 2011. 8. 19.경 설립되었으나 한참동안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여 매출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이 사건 개인회사의 사업 목적 및 그 후 실제로 시도한 사업의 내용(모래 수입, 세정제 판매 등)이 피해자 회사와는 차별화 되어 있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개인회사를 설립하거나 운영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회사의 사업기회를 불법적으로 유용하거나 무단으로 탈취하여 이 사건 개인회사에 귀속시킴으로써 개인적 이익을 도모한 뚜렷한 정황도 없는 점, 4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개인회사가 설립된 후 2012년 후반까지 피고인들은 사무실을 공유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수행해 온 점, 5 그리하여 설령 피해자 회사로부터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서의 위임사무처리의 대가로 지급받은 급여 중 일부가 실질적으로 이 사건 개인회사의 설립, 운영을 위해 사용되는 결과가 초래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중단 없이 계속 수행한 이상 급여 중 이 사건 개인회사와 관련된 부분만을 분리하여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단순히 피고인들이 2011. 8. 19.경 몰래 이 사건 개인회사를 설립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피해자 회사의 영업을 완전히 중단하였다거나 그 후의 급여 및 비용 지출에 관한 횡령죄 성립의 유력한 근거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한편 원심은 피고인들이 C 빌딩에 있던 사무실을 처분한 때인 2011. 12. 6.경을 피해자 회사의 영업이 완전히 중단된 시점으로 보아 그 이후의 급여 및 비용 지출을 모두 횡령행위로 보았다. 그러나 앞서 사무실 이전의 경위 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영업을 중단하려는 동기에 따른 것이 아니다. 즉 1 피고인들은 검찰조사 때부터 일관되게 C 빌딩 사무실을 처분함과 동시에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을 피고인들이 거주하던 주거지인 3층 건물의 빈 공간(1층)으로 이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C 빌딩의 사무실을 처분한 2011. 12. 이후로 피고인들이 N, G 등과 더욱 긴밀한 연락 하에 선박판매에 관한 영업이나 계열회사 관련 업무를 진행하였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는 점, 2 특히 피고인들이 2011. 11.경부터 자신들의 급여 수령은 일시 중단한 채 부족한 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이 사건 개인회사의 자금까지 차입하여 피해자 회사의 기존 직원들 급여 및 사무실 운영 경비의 지급에 사용한 점, 3 2009년경 피고인들에 의해 고용되어 2010년도에 완료된 인원감축의 과정에서도 피고인 B의 회계 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계속 직원이 남아 있던 싱가포르인 BO도 위 사무실이 폐쇄된 후인 2012. 6.경까지 계속 피해자 회사의 직원으로 남아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4권 1996면의 영문인증서), 4 이메일이나 통신매체를 활용하여 거래를 중개하고 필요한 경우 현지 출장을 통해 고객과 면담하는 방법으로 주로 중개나 업무지원 용역을 제공하는 피해자 회사의 사업 목적이나 운영 방법상의 특성상, 인터넷, 복사기, 팩스 등 기본적 사무용 시설이 갖추어진 곳이라면 반드시 법인등록부상 등록된 공식적 사무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도 실제 업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이는 점, 5 이 사건은 피해자가 외국법에 의해 외국 현지에 설립된 법인이라는 점에서 형법 제3조가 규정한 이른바 ‘내국인의 국외범’의 범주에 속하는 범죄이므로, 객관적인 범죄 성립 여부 자체에 대해서는 별론, 고의 등과 관련하여 기본적으로 이와 같은 범죄 실행의 장소인 외국 현지의 법률 규정이나 관행이나 거래실상을 감안하지 아니할 수 없는 점, 6 그런데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회사법상 이와 같이 등록된 사무실 주소(registered office address)와 다른 곳에 실제 사업장 주소(business office address)를 두고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한다거나 현지의 상거래관행에 비추어 이례적인 것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한 점, 7 비록 피고인 A가 법인 등록부상 피해자 회사의 변경된 사무실 주소를 주거지의 주소가 아닌 다른 장소로 등록하기는 하였으나 거래처 등에는 피해자 회사가 우편물을 수령하는 등 피해자 회사의 실제 업무 처리가 이루어지는 장소가 피고인들의 주거지임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단지 주거지로 사무실을 이전했다거나 법인등록부상 사무실로 등록한 주소지에서 실제 업무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사정만으로 피해자 회사의 영업이 중단되거나 사무실이 완전히 폐쇄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여기에다가 그 당시 피해자 회사의 취약한 자금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사무실의 임대료 등 비용을 절감하여 피해자 회사를 존속시키고 영업을 유지하려는 의도에서 불가피하게 주거지로 사무실을 이전하게 된 것이라는 피고인들의 변소 내용을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 즉 C 빌딩 사무실의 처분행위가 피해자 회사의 업무 중단이나 포기를 위한 것임을 단정할 수는 없다. 이와 배치되는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5)

소결 따라서 피고인들이 2011. 4.~5. 이후로도 피해자 회사의 경영을 계속하면서 영업활동을 한 것은 구조조정 및 조직규모 축소를 통한 비용감축을 기반으로 독자 생존의 가능성을 신뢰한 데에 따른 것이고, 실제로 그 후 피해자 회사의 사업 목적 및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여 일부 금전적 성과도 있었던 이상, 이는 합리적 경영판단에 따른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그 보유 자금만을 횡령할 의사로 이 사건 공소사실의 범행종기인 2012. 10.경 이전에 피해자 회사의 영업을 완전히 중단한 채 불법영득의사에 기하여 급여 또는 비용 명목의 자금만을 지출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배치되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자금 사용의 필요성 및 상당성과 불법영득의사의 존부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가)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권한 없이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처럼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한다(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57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사용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자금을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인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불법영득의사의 존재를 부인하는 경우, 피고인이 주장하는 자금의 사용이 피해자 회사의 운영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지출로서 피해자 회사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는지, 자금 사용의 구체적인 시기, 대상, 범위, 금액 등에 대한 결정이 객관적, 합리적으로 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등을 비롯하여 그 자금을 사용하게 된 시기, 경위,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자금 사용의 주된 목적이 피고인의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아닌지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도535 판결, 대법원 2016. 6. 28. 선고 2016도3284 판결 참조 등 참조).

나)

한편 회사 운영자나 대표 등이 그 내부 절차를 거쳐 계속해 오던 임직원에 대한 급여지급행위가 업무상횡령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급여지급의 필요성이나 정당성이 명백히 결여되거나 그 지급되는 급여가 합리적인 수준을 현저히 벗어나는 경우이어야 한다(고문료 지급과 관련된 유사한 취지의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도4848 판결 등 참조).

2)

피해자 회사의 존속 및 영업에 필요하고 상당한 비용의 범위

가)

근로관계를 포함하는 인적·물적 조직체로서 주식회사의 구조적 특성상 회사의 모든 활동은 그 기관이나 임직원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불가능한데, 기관이나 임직원 전부를 해임하거나 해고함으로써 사실상 인적 조직이 와해된 상태로 만들지 아니하는 이상, 회사가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중단한 채 단순히 존속, 유지 활동만을 하는 데에도 이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이 필요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 정도나 규모가 달라질 뿐 일정 부분 급여 및 비용 등 경상적 자금 지출은 불가피하다.

나)

특히 앞서 본 바와 같이 1 J은 2011. 4.~5.경 피고인 A에게 피해자 회사의 폐업에 관한 지시를 하면서 경영 활동을 중단하고 보유 자금을 동결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하면서도, 피고인들에 대해 이사 및 임원 지위에서의 해임 조치를 취하지는 아니한 점, 2 당시 급여 지급 중단을 수반한 폐업을 지시받은 것이라면 즉시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다른 생계수단을 찾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피고인 A의 진술 및 피고인들이 위 폐업 지시가 있기 전인 2011. 3.경 삭감되었던 급여를 원상으로 회복시켰을 뿐 아니라 피해자 회사에 반환한 급여까지 회수하는 등 급여지급채권을 포기하면서까지 피해자 회사의 존속을 위해 희생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3 특히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운영하던 사업체도 포기한 채 피해자 회사의 이사 겸 F의 임원으로서 고액의 급여과 싱가포르 현지에서 그 지위에 걸맞는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주거비, 차량유지비, 학비보조금, 보험료, 영업활동 지원비용(접대비) 등 상당한 부가급여를 피해자 회사로부터 보조받기로 약속받고 영입되었던 점, 4 피고인들이 위 지시를 받은 이후로도 피해자 회사의 존속, 유지를 위해 노력하였고 이와 관련된 영업 활동을 중단하거나 포기할 의사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 회사의 자금 동결을 의미하는 J의 폐업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의 실체를 계속 유지하고 존속시키려고 하는 이상 피고인들이 그 시점 이후로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의 지위에서 수령함이 상당하다고 보이는 최소한의 급여와 싱가포르 현지에서의 생활 유지를 위한 각종 보조금, 사무실의 임차료 지출액, 회사의 존속기간 동안에는 세무당국에 대해 의무적으로 하도록 되어 있는 회계 및 세무신고를 대행할 회계사무소에 대한 용역수수료 등에 대해서도 피해자 회사 자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경우로 간주하여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이다.

다)

나아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절감한 다음 합리적인 경영상의 판단에 따라 최소한의 인적·물적 조직 하에서 그 사업 목적에 따른 영업 활동을 계속한 것으로 보이는 이상, 급여 부분의 경우 피고인들이 종전에 지급받던 수준과 동일하게 계속 지급받는 것이어서 합리적인 수준을 현저히 벗어나는 경우로 볼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비용 부분의 경우에도 일응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 유지, 그 영업 활동과 관련하여 지출된 것으로 볼 수 있는 한 원칙적으로 그 전부가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회사 운영비용에 대한 지출로서 피해자 회사가 이를 부담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라고 볼 여지가 많다.

라)

검사는 급여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F 차원의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2010. 1.경부터 2011. 2.경까지 피해자 회사로부터 지급받던 자신들의 급여 중 10%가량을 자진 삭감하였다가 2011. 3.경 이를 원상으로 회복하고 이전의 삭감된 급여를 일시에 회수한 것이 불법영득의사를 추단하는 정황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1 위와 같이 삭감된 급여의 원상회복 및 삭감분의 회수조치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횡령범행이 있기 전임은 물론, J의 폐업 지시가 있기도 전의 사건이라는 점(이 부분에 대한 J의 별도 고소사건에서 피고인들은 불기소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2 피고인 A는 그 경위에 대해 G의 선박판매 중개를 성사시켜 미화 84만 달러라는 거액의 수수료 수입을 피해자 회사에 귀속시킴으로써 자금 여유가 생긴 데에 따른 것이라고 변소를 하는바, 피해자 회사의 운영 상황에 대응하여 급여를 인상한 것이 아닌 원래의 수준으로 회복시킨 것에 불과하고 일종의 공로 보상 차원에서 삭감분의 회수가 이루어진 것으로 못 볼 바 아니어서 이러한 조치를 전적으로 부당한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이러한 사정을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의 불법영득의사를 추단할 만한 중요한 근거로 삼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마)

또한 검사는 비용 부분과 관련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에서 피고인들이 골프, 여행, 유흥, 선물, 치과진료, 비즈니스석 탑승 등에 지출한 비용 항목(가의 비용), 이 사건 개인회사의 운영을 위한 도메인등록비, 인터넷 및 통신비용 항목(나의 비용)은 피해자 회사의 운영 상태에 비하여 과도하거나 사업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1)

먼저 가의 비용에 관하여 보면,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피해자 회사에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영입될 당시부터 임원으로서의 품위와 생활수준 유지를 위한 일정 한도 내에서 영업활동지원비용(접대비)을 급여와 별개로 지급받기로 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들 외에 일반 직원들에 대해서도 치과진료, 선물 등 복지후생비용을 매월 일정한 한도 내에서 지출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비용은 위 범주에 포함될 여지가 있는 점{예를 들면 2010년도 현금출납부나 회계장부의 기재나 지출이 이루어진 시점 등과 대비해 보면 2012년도 초에 지출된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90, 93번 기재 ‘선물’도, 피고인 B이 구정 명절(CNY, Chinese New Year)을 맞이하여 거래처나 직원들에게 선물용으로 과일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 회사가 내부적으로 설정해 둔 이러한 복지후생비용이나 영업활동지원비용(접대비)의 한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명확하지 아니하지만 별지 범죄일람표2에 기재된 매월의 골프, 여행, 유흥, 선물, 치과진료 명목으로 지출된 비용의 합산액을 그 전년도의 해당 항목 지출액 등과 대비해 보더라도 그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3 피해자 회사는 위 복지후생비용 및 영업활동지원비용(접대비)의 실제 지출액이 매월 사무실 경비 지출의 총액 중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그 지출내역을 모두 회계장부에 기재하여 회계사무소의 검증을 거쳐 싱가포르 세무당국에 신고함으로써 비용처리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4 설령 피고인들이 해외 출장 중에 비지니스석을 이용하였더라도, 출장 자체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 해당 비용 지출 자체를 부당한 지출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5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2010년도의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지출의 수준을 종전보다 크게 줄였고, 2011년 이후에는 피해자 회사의 자금 사정에 따라 비용지출을 전반적으로 줄여가는 방향으로 대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비용 지출 항목이 피해자 회사의 입장에서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이라거나 그 전부가 오로지 피고인들의 개인적 이득을 목적으로 경영과는 무관하게 지출한 것으로서 피고인들이 지출의 근거도 없이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2)

다음으로 나의 비용 중 인터넷 및 통신비용으로 표시된 항목(대략적으로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5, 9, 13, 30, 34, 35, 50, 66, 70, 77, 81, 95, 100, 102, 112, 114, 123, 124, 132, 133, 139, 140, 144, 145, 153, 156, 162번이 이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에 대해서 보면, 피고인들이 2011. 8. 19.경 이 사건 개인회사를 설립할 때는 물론 2011. 12. 6.경 자신들의 주거지로 사무실을 이전한 이후로도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을 이 사건 개인회사의 사무실로 사용하면서 직원들로 하여금 일부 업무를 분담하게 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사무실에서는 피해자 회사의 영업 활동도 함께 이루어졌음이 인정되는 이상, 사무실에 고정적으로 설치되어 공동으로 이용되고 직원들에게 지급되어 업무에 사용된 인터넷 및 휴대전화 통신비용 등의 전부에 대해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경영과 무관하거나 지출의 근거도 없이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다만 나의 비용 중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7번의 ‘도메인 등록비 30달러’ 부분은 이 사건 개인회사의 도메인 등록을 위해 지출한 비용으로 보이는데(증거기록4권 2026면), 이에 대해 피고인 A는 이 사건 개인회사를 피해자 회사의 자회사처럼 운영하려는 의사에 따라 피해자 회사의 자금으로 그 비용을 지출한 것이라고 변소하나 이는 이 사건 개인회사의 설립 동기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바, 이 부분 비용 지출은 비록 그 액수는 미미하다고 하더라도 그 전부가 피해자 회사의 경영과 무관하고 피고인들이 지출의 근거도 없이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임

대해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경영과 무관하거나 지출의 근거도 없이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다만 나의 비용 중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7번의 ‘도메인 등록비 30달러’ 부분은 이 사건 개인회사의 도메인 등록을 위해 지출한 비용으로 보이는데(증거기록4권 2026면), 이에 대해 피고인 A는 이 사건 개인회사를 피해자 회사의 자회사처럼 운영하려는 의사에 따라 피해자 회사의 자금으로 그 비용을 지출한 것이라고 변소하나 이는 이 사건 개인회사의 설립 동기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바, 이 부분 비용 지출은 비록 그 액수는 미미하다고 하더라도 그 전부가 피해자 회사의 경영과 무관하고 피고인들이 지출의 근거도 없이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임이 명백하다.

3)

소결

가)

따라서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사용하여 지출한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각 급여 전부 및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각 비용 중 순번 7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피해자 회사의 경영과 관련하여 그 지출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부인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인들이 불법영득의사에 기하여 지출의 근거도 없이 이를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와 다른 취지의 이 부분 원심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배치되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다만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별지 범죄일람표2 중 순번 7번 기재 비용은 피해자 회사의 경영과는 무관하고 그 지출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인정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이 불법영득의사에 기하여 동액 상당의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은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나머지 항소이유 주장에 관한 판단은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유죄부분과 무죄부분이 서로 일죄의 관계에 있는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피고인들에 대해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