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 판결의 인용
피고가 항소하면서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아래와 같이 당심에서 본안 전 항변을 추가로 주장하는 외에는 제1심에서 피고가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당심까지 제출된 증거를 피고의 주장과 함께 다시 살펴보더라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제1심 판결서 기재 일부를 수정하고 추가로 판단하는 부분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수정하는 부분]
제1심 판결서 제11면 제14행의 "타당하다."를 "타당하다(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원고의 거래처인 주식회사 A은, 거래처의 매 발주건마다 원고에게 별도 치수의 철판코일을 수시로 주문하여 납품받았고, 다만 거래처의 사용규격이 일정하여 월별 동일, 유사치수가 많다고 회신하였는바, 위 회신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철판코일을 특정의 업체에 지속적으로 대량공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로 고친다.
제1심 판결서 제12면 제2항 "어렵다." 다음에 "원고 작업장에서 2009. 1. 1.부터 2018. 12. 31.까지 발생하였던 산업재해의 내용을 보더라도 대부분 철판의 절단 또는 포장 단계에서 발생한 사고로서, 철판을 이용한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해로 보인다."로 고친다.
[추가판단 부분]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주장 요지
산재보험 사업종류를 변경하여 달라는 이 사건 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전제되는 법리
국민의 적극적 행위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인바, 여기에서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는 의미는 신청인의 실체상의 권리의무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신청인이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함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8. 5. 8. 선고 2007두10488 판결 등 참조).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말한다(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어떠한 처분에 법령상 근거가 있는지,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처분 절차를 준수하였는지는 본안에서 당해 처분이 적법한가를 판단하는 단계에서 고려할 요소이지, 소송요건 심사단계에서 고려할 요소가 아니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5두60617 판결 참조). 행정청의 행위가 '처분'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불복방법 선택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상대방의 인식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33537 판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두61137 판결 참조).
관계 법령 및 규정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의하면,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산재보험료는 그 사업주가 경영하는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개인별 보수총액에 산재보험료율을 곱한 금액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제13조 제5항). 산재보험료율은 매년 6월 30일 현재 과거 3년 동안의 보수총액에 대한 산재보험급여총액의 비율을 기초로 하여, 재해 발생의 위험성과 경제활동의 동질성 등을 기초로 분류한 사업 종류별로 구분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되, 사업 종류별 보험료율의 구성과 산정 방법은 시행규칙 [별표 1]로 정하고 있다(제14조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
고용노동부장관은 매년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을 고시하면서, 한국표준산업분류(통계청 고시)를 기초로 재해 발생의 위험성, 경제활동의 동질성, 사업장의 주된 제품·서비스의 내용, 작업공정과 내용을 고려하여 사업종류를 세분한 '사업종류예시표'를 함께 고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사업세목별 업종코드와 해설이 포함되어 있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의하면, 사업주는 보험관계가 성립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보험관계 성립신고를 하여야 하고(제11조 제1항), 사업의 종류가 변경되면 그 변경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여야 한다(제12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3호).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가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그 신고가 사실과 다른 때에는 사업주에게 미리 알리고 그 사실을 조사하여 사업종류를 변경하고 그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여야 한다(제16조의9 제2항, 제3항, 제16조의6 제1항, 제19조의2). 산재보험료는 근로복지공단이 매월 부과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징수한다(제16조의2).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업주가 이미 납부한 보험료가 근로복지공단이 산정한 보험료보다 더 많은 경우에는 그 초과액을 사업주에게 반환하고, 부족한 경우에는 그 부족액을 사업주로부터 징수하여야 한다(제16조의9 제3항).
근로복지공단이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령 등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할 목적으로 제정한 「적용 및 부과업무 처리 규정 」에 의하면, 사업주의 사업종류 변경신고가 있거나 사업종류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의 지사장이 그 사실을 조사하여 사업종류를 변경할 수 있다(제21조). 이때에는 원칙적으로 사업주에게 조사사유, 조사자료, 조사자 등 조사에 필요한 사항을 미리 문서로 알려야 하고(제22조 제1항), 우선 '직원간 회의체'의 심의를 거친 다음 사업주에게 심의결과를 문서로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여야 한다(제22조 제2항 제1호, 제3항). 그 후 '사업종류 변경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종류 변경을 결정하여야 한다(제22조 제2항 제2호). 사업종류 변경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6조의9 제2항에 따른 보험료 산정을 마치면 사업주에게 처리결과를 문서로 알려야 한다(제22조 제7항).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등을 살펴보면, 원고에게는 조리상 피고에 대하여 산재보험 사업종류를 변경하여 달라는 신청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취지의 원고의 이 사건 신청을 반려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은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정하여 고시하므로,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가 구체적으로 결정되면 그에 따라 해당 사업장에 적용할 산재보험료율이 자동적으로 정해진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은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 결정의 절차와 방법, 결정기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거나 하위법령에 명시적으로 위임하지는 않았으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의 사업종류 변경신고에 관한 규정들과 근로복지공단의 사실조사에 관한 규정들은 개별 사업장의 구체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사업종류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산재보험료율이 결정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그와 같이 정하여지는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는 사업주가 매달 부과되어 납부하여야 하는 산재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된다.
사업주가 종전에 신고한 사업종류에 오류가 있거나 변경이 있어 사업종류 변경 신청을 하였음에도 피고가 이를 반려한 경우 사업주로서는 종전에 신고한 사업종류에 따라 과다하게 산정·부과된 산재보험료를 계속하여 납부하여야 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므로, 사업주의 사업종류 변경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피고의 거부행위는 사업주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의 사업종류 변경신청을 거부하고 기존의 사업종류에 따라 산재보험료를 산정하면, 그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미 지난 기간에 대한 부족액을 추가로 징수하거나 장래의 기간에 대하여 매월 보험료를 부과하는 별도의 처분을 할 것이 예정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 변경 여부 및 산재보험료를 산정하는 판단작용을 하는 행정청은 근로복지공단이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그 자료를 넘겨받아 사업주에 대해서 산재보험료를 납부고지하고 징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의 사업종류 변경에 관한 판단의 당부에 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도록 하기보다는, 그 판단의 주체인 근로복지공단으로 하여금 소송당사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어떤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하는 확정판결은 소송상 피고가 되는 처분청뿐만 아니라 그 밖의 관계행정청까지 기속한다(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 행정청의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처분을 행한 행정청이 판결의 취지에 따라 이전 신청에 대하여 재처분을 할 의무가 있다(행정소송법 제30조 제2항). 처분청과 관계행정청은 취소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그 판결에서 확인된 위법사유를 배제한 상태에서 다시 처분을 하거나 그 밖에 위법한 결과를 제거하는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두27517 판결 등 참조). 근로복지공단의 사업종류 변경신청 거부행위를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종전의 사업종류를 기초로 이루어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각각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은 그 법적·사실적 기초를 상실하게 되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직권으로 각각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을 취소하거나 변경하고, 사업주가 이미 납부한 보험료 중 정당한 액수를 초과하는 금액은 반환하는 등의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사업주로 하여금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개개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을 다투도록 하는 것보다는, 분쟁의 핵심쟁점인 사업종류 변경신청 거부의 당부에 관해서 그 판단작용을 한 행정청인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다투도록 하는 것이 소송관계를 간명하게 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내부규정은 행정절차법이 규정한 것보다 더욱 상세한 내용으로 사업주의 사업종류 변경신고가 있는 경우 등에 관하여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절차를 규정하고, 그 처리결과까지 문서로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러한 내부규정에 따른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절차를 거친 후 원고에게 그 처리결과인 이 사건 신청을 반려하는 취지를 알리는 통지서(갑 제2호증)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는데, 거기에는 위 반려의 구체적 내용과 이유, 근거 법령이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위 처분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거나 관한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불복방법 안내문구가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피고의 내부규정과 실제 사업종류 변경신고가 이루어진 경우 그에 대한 처리과정을 살펴보면, 피고 스스로도 사업종류 변경신청에 대한 거부행위를 행정절차법과 행정소송법이 적용되는 처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상대방 사업주인 원고로서도 피고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으로 인식하였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불복방법을 안내한 피고가 이 사건 소가 제기되자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본안 전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원칙(행정절차법 제4조)에도 어긋난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시철(재판장) 민정석 이경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