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1. 26. 선고 2021나201095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의 원고 A에 대한 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위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6. 25.부터 2022. 1. 2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 A의 나머지 항소 및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 B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원고 A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 중 60%는 위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방송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 A는 피고에 기자직으로 입사하여 사회부장 및 보도본부 부국장을 역임한 후 퇴사한 사람이고, 원고 B은 기자직으로 입사하여 보도국 취재센터장과 보도본부장을 각 역임한 피고의 근로자들이다.

나.

피고에게는 G노동조합 H본부(이하 ‘제1노조’라고 한다,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되어 있다), I노동조합(이하 ‘제2노조’라 한다), 제1심 공동원고 D 노동조합(이하 ‘제3노조’라 한다)이라는 3개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다. 원고 B은 현재 제3노조의 대표자이다.

다.

F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1)

피고는 2018. 1. 19. “2008. 2.부터 2017. 11.까지 있었던 방송 독립성 침해 등 사안을 조사하고 재발을 방지한다”는 목적 하에 F위원회(이하 ‘정상회위원회’라 한다)를 설치하고 그 운영에 관하여 F위원회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고, F위원회의 활동기간을 위 규정의 시행일인 2018. 4. 19.부터 1년간으로 하였다. 이 사건 규정 중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2)

F위원회는 2018. 4.부터 2019. 1.까지 위 운영규정에 근거하여 조사대상자를 선정하고, 출석, 답변 또는 자료제출을 요구하는(이하 ‘조사협력요구’라고 한다) 등 총 262명에 대하여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2019. 1.경 기준 12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를 요청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없는 사실, 갑 1호증, 갑 4호증, 을 1호증, 을 9호증의 1, 2, 을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원고 A

피고가 설치․운영한 F위원회는 헌법상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여 원고 A의 출석과 조사를 불법적으로 강제하였고, 조사 과정에서도 원고 A를 자살한 J 검사에 빗대어 조롱하였으며, 위법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원고 A에 대한 징계요청을 하여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 A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위자료로 위 원고에게 3,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 B

피고는 제1노조와 함께 노사동수로 조사기구인 F위원회를 만들어 제3노조를 겨냥하여 제3노조원들을 차별적으로 조사대상자로 선정․조사하고, 이들 중 상당수에 대하여 징계요구를 한 결과 제3노조원들 중 상당수가 조합탈퇴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개입한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제3노조의 대표자인 원고 B에게 불법행위가 된다. 피고는 원고 B에게 위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A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A가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2항, 제4항, 제6조 제3항에 따른 F위원회의 조사협력요구에 응하지 아니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1)

사업장 내 취업규칙 등에서 회계 등 감사나 일정한 비위행위 조사 절차를 규정하고, 그 상대방인 근로자에 대하여 감사나 조사 절차에 출석하여 답변하도록 하며,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그에 응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영업의 자유, 기업의 경영상 의사결정의 자유의 견지에서 그 목적의 정당성 및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의 유효․적절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자의 영업의 자유 등과 근로자의 진술거부권 보장의 취지를 규범적으로 조화시키는 해석의 관점에서, 근로자가 모든 경우에 일률적으로 사용자의 위와 같은 조사협력요구에 반드시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조사협력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근로자의 특정한 비위행위를 조사하기 위한 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진술 등을 기초로 형사처벌 혹은 징계처분이 이루어질 현실적이고 상당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라면, 그러한 경우에까지 조사 절차에 협력하여 출석하고, 본인의 비위행위를 묻는 질문에 적극적으로 시인하는 답변을 하며, 자료제출을 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우리 헌법 제10조 제1문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와 일반적 인격권 및 여기에서 파생되는 자기결정권(헌법재판소 2015. 2. 26.선고 2009헌바17결정 등) 등의 기본권 보호 취지에 반할 우려가 있으므로<1>. 이러한 경우는 근로자에게 사용자의 조사협력요구에 응하지 아니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에다가 을 9호증의 1, 2, 을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F위원회는 과거 일정 기간(2008. 2.경부터 2017. 11.경까지)에 발생하였던 비위행위를 조사하고, 징계를 요청할 목적으로 설치된 위원회인 점, ② F위원회는 원고 A에 대하여 보도국 사회2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M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흠집 내는 기사를 보도하고 그 과정에서 취재기자에게 객관성 없는 특정인을 인터뷰하도록 강요하였으며, 편향적인 집회 시위를 보도하도록 주도하였다는 이유로 출석 및 답변 요구를 하였던바, F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징계를 받을 위험성뿐만 아니라 명예훼손, 강요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염려까지 있었던 점, ③ 실제로 F위원회의 조사역 L은 조사 과정에서 원고 A에게 “수사의뢰를 하든가. 이거 수사하고 있잖아 이런거. 어? 거기다가 수사의뢰를 하거나 아니면 A부장을 중징계하면 돼”라고 말하였고, 조사 절차가 종료된 2018. 11. 9. 징계심의를 위하여 원고 A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였던바, 피고측 역시 원고 A에 대한 징계처분 및 형사처벌 가능성을 상당한 정도로 염두에 둔 상태에서 출석 및 답변요구를 하였던 점, ④ 원고 A의 비위행위와 관련하여서는 당시 관련자들의 진술을 통해 일정한 사실확인이 가능하므로, 반드시 원고 A의 직접적인 진술 내지 자백을 듣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체 규명 또는 징계요청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 A는 F위원회의 출석 및 답변요구에 응하게 될 경우 그 조사결과를 기초로 형사처벌 혹은 징계처분이 이루어질 현실적이고 상당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F위원회의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2항, 제4항, 제6조 제3항 등에 따른 조사협력요구에 응하지 아니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

F위원회가 원고 A로 하여금 이 사건 규정에 따른 조사협력요구에 응하도록 사실상 강제하였는지 여부

(1)

F위원회는 원고 A에 대하여 “2015. 3.경부터 2017. 3.경까지 보도국 사회2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M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흠집 내는 기사를 보도하고 그 과정에서 취재기자에게 객관성 없는 특정인을 인터뷰하도록 강요한 점, 편향적인 집회 시위 보도 주도 등”을 조사한다는 이유로 총 5차례(2018. 7. 2., 7. 16., 8. 28., 8. 30., 10. 8.)에 걸쳐 출석을 요구한 사실, 원고 A는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F위원회의 조사협력요구에 응하지 아니할 정당한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5차례에 걸쳐 모두 출석하여 조사를 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그러나, 갑 8호증, 갑 9호증, 갑 10호증, 갑 11호증, 갑 15호증, 을 15호증, 을 20호증, 을 21호증, 을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인정된다.

①

F위원회는 원고 A에 대한 출석요구에 앞서서 2018. 4.경 피고 소속 기자 N, O를 조사대상자로 선정하고 출석을 요구하였는데, 위 기자들이 조사에 불응하자, 조사 불응을 이유로 3개월간 대기발령 조치를 하고, 기본급만 지급하는 불이익을 주었다. 또한 F위원회는 O에게 조사1실장 L 명의로 ‘조사 목적으로 2018. 4. 18.부터 4. 27.까지 F위원회 사무실에 대기할 것’을 명하는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여기에는 지정된 기간에 지정된 장소에 대기하지 않을 경우 무단결근으로 징계처리될 수 있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

②

이 사건 규정 제6조 제3항은 조사과정에서 허위진술을 한 경우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출석요구 불응과 관련하여 허위자료를 제출한 경우에 대한 징계 근거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위원회는 원고 A에 대한 출석요구에 앞서서 2018. 6.경 일본 동경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피고 소속 기자 P를 조사대상자로 선정하고 출석요구를 하였으나, P가 서울 인근 정형외과 발행 진단서를 첨부하여 병가신청을 하고 조사에 불응하자, 위 진단서를 발행한 병원의 입원실, 원무과 등을 직접 방문하여 진단서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였고, 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육아휴직 시작 전 조사를 위해 3차례 출석 조사를 요청하였으나, 정당한 사유 없이 F위원회의 조사에 불응함. 육아휴직 개시시점 이전에 조사가 예정되자 허위의 진단서를 제출하여 회사를 기망하고 사내 질서를 문란케 했음.’ 등의 이유로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2항, 제6조 제3항 등을 들어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하였다.

이는 결국 F위원회가 실무적으로는 이 사건 규정 제6조 제3항을 폭넓게 해석하여 F위원회의 조사에 이유를 소명하면서 조사에 불응한 자(제3조 제4항)에 대하여 제6조 제3항을 들어 징계를 요구하였음을 뒷받침한다.

③

F위원회는 조사위원 3명이 번갈아가면서 원고 A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하였는데, 위 조사위원 3명은 아래 녹취록(을 21호증, 을 22호증)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편향적인 집회 시위(Q 집회 시위) 보도와 관련하여 본부장 R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반복적으로 질문하고, 원고 A가 ‘본인의 판단으로 알아서 보도한 것이다’라고 수차례 답변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답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답변이 허위라고 단정 짓고 본부장 R의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의 답변을 집요하게 요구하였고, 그렇게 답변하지 않을 경우 원고 A가 상부를 대신하여 혼자서 책임지게 될 수 있음을 거듭 고지하였다. 또한 원고 A가 진술을 거부하고 침묵하자, 이와 같이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F위원회의 조사를 방해하는 것에 해당하고, 조사불응을 이유로 인사처분을 받은 O, N와 똑같이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며, 이대로 올라가면 원고 A에 대하여 수사의뢰를 하든가 중징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이는 결국 F위원회가 원고 A가 F위원회의 조사협력요구에 응하지 아니할 정당한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징계처분 또는 수사의뢰를 수단으로 삼아 본부장 R의 지시에 따라 Q 집회 시위 보도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도록 요구함으로써 ‘기사가치가 없어 보도의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부의 지시에 따라 편향적 집회 시위보도를 주도하여 방송강령 및 윤리강령을 위반하였다’는 비위행위에 대한 자백을 사실상 강요한 것이다.

A :(침묵)

④

원고 A는 위 5차례의 조사를 받은 다음인 2018. 10. 18. 피고를 상대로 하여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이 사건 규정 중 제3조 제2항 및 제4항, 제5조 제1항 라.호, 제6조 제2항 내지 제4항의 각 효력을 정지하고, 피고는 F위원회가 위 각 규정에 근거한 활동을 하도록 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가처분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8카합50597호)<2>. F위원회는 원고 A의 가처분 신청 직후 조사절차를 종결하고, 2018. 11. 9. 위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였다.

(3)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원고 A는 비록 F위원회의 조사협력요구에 응하지 않을정당한 사유가 있을지라도, 그 사유를 소명하여 위 조사협력요구에 불응할 경우 앞서조사에 불응한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대기발령, 임금삭감 등의 불이익을 받거나 허위자료 제출을 이유로 징계요청 될 구체적․현실적 위험에 처해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하여 의사에 반하여 어쩔 수 없이 조사에 출석한 것이고, 조사 과정에서도 자신의 비위행위를 묻는 질문에 부인 답변을 하거나 진술을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징계처분 또는 수사의뢰를 도구로 비위행위를 자백하도록 강요받음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인격권,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F위원회가 조사과정에서 원고 A에게 행한 위와 같은 절차상 위법은 곧 피고의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원고 A는 이로 인하여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당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으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

위자료 액수의 산정

살피건대, 원고 A는 F위원회의 조사협력요구에 응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있음에도불구하고 조사에 불응할 경우 동료 기자들처럼 대기발령, 임금 삭감 등의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운 나머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2018. 7.경부터 10.경까지 수개월에 걸쳐 다섯 차례나 조사에 응하였고, 조사과정에서도 진술거부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오히려 수사의뢰, 중징계 등을 수단으로 하여 비위행위를 시인하도록 강요받았고, 이와 같은 절차적 위법 행위가 개입된 조사결과를 토대로 2018. 11.경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원고 A가 최종적으로 징계처분을 받지는 않았으나, 같은 기간 동안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동료 기자들 중 상당수가 해고, 정직 등 중징계를 받는 것을 지켜보면서 징계처분에 대한 압박과 심리적 불안감이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 A는 결국 2019. 12.경 명예퇴직신청을 하면서 약 19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스스로 떠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사정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통하여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A에게 배상해야 할 위자료는 1,000만 원으로 봄이 상당하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위자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9. 6. 2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2. 1. 2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원고 B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갑 1호증, 을 2호증, 을 9호증의 1, 2, 을 13호증, 을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F위원회는 노사공동 의결기구로 되어 있기는 하나, 사용자측 2인과 제1노조가 선정한 위원 2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구성원이 특정 노조에 치우쳐 있는 점, F위원회가 2019. 1.경까지 근로자 262명을 조사하였는데, 이 사건 규정이 제정된 2018. 1.경을 기준으로 3개 노동조합별로 가입 근로자수, 피조사인수 등은 아래 표와 같은바, 소속 근로자 중 피조사인 비율이 제3노조가 제일 높은 점, F위원회는 2019. 1.경까지 근로자 12명에 대하여 징계요구를 하였는데, 그 중 1명은 제2노조원, 7명은 제3노조원, 4명은 비노조원이었고, 제1노조원은 없었던 점, F위원회가 설치된 2018. 1.경 기준으로 제3노조 소속 조합원 수는 64명이었는데, F위원회 활동 기간 동안 탈퇴자가 늘어나면서 2019. 1.경 소속 조합원 수가 34명으로 줄어든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되기는 한다.

다.

그러나, 을 2호증, 을 9호증의 1, 2, 을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위 나.항의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F위원회를 통한 제3노조 소속 노조원들에 대한 조사 및 징계요구가 부당노동의사에 기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 B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F위원회가 조사대상으로 삼은 비위행위 기간(2008. 2.부터 2017. 11.까지) 동안 조합별 소속 조합원수는 아래 표와 같이 제1노조 소속이 압도적으로 많다<3>. 이는 위 나.항의 2018. 1.경 기준 전체 근로자 대비 소속 조합원 가입 비율과 유사하다.

(2)

원고 A는 2001. 2.부터 2013. 2.까지, 원고 B 역시 1991. 5.부터 2011. 5.까지 각 제1노조 조합원이었다. 그 중 원고 A는 F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 2018. 4.경에서야 비로소 제3노조에 가입하였다.

(3)

F위원회는 262명의 조사대상자 중 불과 12명에 대하여만 징계요구를 하였는데, 그 중 제1노조 소속 조합원은 없지만 제3노조뿐만 아니라 제2노조 소속 조합원 및 비노조원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조사대상자로 선정되거나 징계를 받은 이후에 뒤늦게 제3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원고 A, Z, P, AA, AB<4>)들로 인하여 징계요구자 중 제3노조 소속 조합원 비율이 증가된 측면도 있다.

(4)

F위원회의 징계요구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어 최종 징계처분을 받은 제3노조 소속 노조원 AC(해고)<5>, O(해고)<6>, AB(정직 6월)<7>은 징계처분을 다투는 소송을 법원에제기하였으나, 모두 그 비위행위에 관한 징계사유가 인정된 바 있다.

(5)

제3노조 소속 조합원 수는 F위원회가 설치되어 활동을 시작한 2018. 1.경 이후로 그 이전보다 더 증가하였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 A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의 원고 A에 대한 부분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위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인용액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위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구소인 불법행위에 기한 위자료 청구의 소는 이 법원에서 이루어진 소의 교환적 변경으로 취하되어 이에 대한 제1심판결은 실효되었다).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지원(재판장) 이예슬 이재찬

각주1) 서울행정법원 2010. 12. 9. 선고 2010구합5622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1. 7. 19. 선고 2011누510 판결, 대법원 2011. 12. 27. 2011두21126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의 취지 참조.

각주2)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9. 1. 28. 2018카합50597 가처분 결정으로 계쟁 규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인용결정을 하였다. 위 가처 분 결정에 피고가 이의하였으나, 2019. 5. 9. 위 가처분 결정을 인가하는 결정이 내려졌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9카합50096). 피고가 위 가처분 인가결정에 대하여 항고를 하였고, 2019. 12. 3. 제1심 결정을 변경하여 위의 2019. 1. 28.자 가처분 결정 중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피고는 F위원회가 원고 A에 대하여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2항, 제4항에 기하여 출석, 답변하거나출석, 답변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할 의무를 부과하거나, 위 각 의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규정 제6조 제2, 3항에 기하여 징계요구를 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내용만 인가하고 나머지 부분은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이 내려졌다(서울고등법원 2019라20550). 위 항고심 결정에 대하여 쌍방이 재항고를 제기하였으나 2020. 5. 6. 재항고 기각 결정(대법원 2020마5050)이 내려져 위 항고심 결정이 확정되었다.

각주3) 다만, 조사대상기간(2008. 2.부터 2017. 11.까지) 동안에도 조사대상자들이 소속 노조를 변경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근로자들이 중복집계된 수치이다.

각주4) 원고 A, Z, P는 조사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 AA, AB은 징계를 받은 이후에 각 제3노조에 가입하였다.

각주5)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가합35240(원고 패), 서울고등법원 2019나2055300(항소기각), 대법원 2021다221188(심리불속행 기각)

각주6)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가합36656(원고 패), 서울고등법원 2019나2039759(항소기각), 대법원 2020다284281(심리불속행 기각)

각주7)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36574(원고 패), 서울고등법원 2021나2031673 계류 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