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른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들은 별지 청구금액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기간의 시작일 무렵에 피고와 채권추심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고, 위 각 기간 동안 피 고가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위 각 기간 말일에 위 업무를 종료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비록 피고가 2015. 1. 이후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였으나 그 후에도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은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퇴직한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별지 청구금액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수수료를 받아 온 독립적인 사업자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특히 피고는 2012. 8.경부터 4회에 걸쳐 채권추심원에 대한 계약서 양식을 개정하고 업무 구조를 대폭 변경하여 근로자로 오인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거하였으므로, 2014. 1. 29. 이후 최초로 위임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은 이러한 면에서 더욱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등 참조).
판단
인정사실
을 제5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2012. 8. 1.부터 2015. 1. 16.까지 4회에 걸쳐 채권추심원과 체결하는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였는바, 주요 변경 사항은 아래와 같다.
⑴ 2012. 8. 1. 변경 사항: ① ‘채권추심 위탁계약서’를 ‘채권추심 위임계약서’로 변경, ②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4항에 따라 피고 이외의 회사와 중복하여 이중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제6조) 신설, ③ 피고는 채권추심원에게 사무공간, 장비 및 물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무상으로 대여할 수 있고, 채권추심원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공간, 장비, 및 물품의 운용 및 관리에 대한 책임을지되 업무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며, 계약 해지 또는 종료 시 사무공간, 장비 및 물품을 원상회복하여야 한다는 규정(제14조) 신설
⑵ 2013. 1. 30. 변경 사항: 계약서를 계약기간, 준수사항, 수수료, 손해배상, 계약해지, 위임사항의 일시 중지, 계약의 소멸, 사무공간, 장비, 물품 등의 사용, 기타사항만을 명기한 9개 조항으로 구성
⑶ 2014. 1. 29. 변경 사항: ① ‘수임인은 독립사업자로서 본 계약에 의하여 위 임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한다’, ‘수임인은 위임인의 근로자가 아니며, 수임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위임인의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규정 신설(제2조), ② 위임인의 수임인에 대한 불공정행위 금지 규정 신설(제6조), ③ ‘본 계약상의 위임사무는 관련 법령에 의해 정보보호 및 행위규제가 강하게 요구되므로 관련 법령의 준수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무공간, 장비, 물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대여할 수 있다는 취지 추가(제13조 제1항)
⑷ 2015. 1. 16. 변경 사항: ① 계약만료일까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계약의 효력은 소멸된다는 규정 삭제, ② 위임업무 중 ‘상환계획서 및 사후관리일지의 작성・관리’ 삭제, ③ 수임인에 대한 불공정행위가 있을 경우 서면으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 신설(제6조 제2항), ④ 열거식 계약해지사유를 ‘수임인이 본 계약을 위반하거나 관련 법령 기타 불법행위를 한 경우’와 ‘수임인의 업무성과가 위임사무를 계속 유지하기에 현저히 부족한 경우’로 간소화, ⑤ 위임사무의 일시 중지 규정 삭제, ⑥ 신원보증보험 규정 삭제
피고는 2012. 7. 3. 본사 경영전략본부 내에 인력운영팀을 신설하여 일반 정규직 직원과는 별도로 채권추심원만을 관리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2015. 1. 19. 본사부서 및 각 부점에 ‘채권관리사 운영 관련 유의사항 통지’라는 제목으로 공문을 발송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채권관리사 운영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2015. 2.경부터 각 지점, 출장소로 하여금 위 2015. 1. 19.자 공문 준수 여부에 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였고, 2015. 3.경부터는 위 체크리스트를 전산으로 등록하여 관리하였으며, 위 공문 준수 여부를 각 지점, 출장소별 종합업적평가에 반영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⑴ 원고들은 2014. 1. 29.자로 변경된 계약서 양식에 따라 피고와 사이에 최초로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런데 위 계약서 양식에는 위임직 채권추심원이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고, 위임직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근로 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피고의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이 적용되지 않음이 명시되어 있고, 위 원고들도 위와 같은 계약 내용을 알면서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법원에서 갑 제47호증(고용계약서)을 추가로 제출하였으나, 이는 2005년에 작성된 것으로서 원고들과 관련이 없다.
⑵ 피고는 2015. 1. 19. 본사부서 및 각 부점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채권관리사 운영 관련 유의사항 통지’ 공문을 발송하였고, ‘채권관리사 운영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2015. 2.경부터 각 지점, 출장소로 하여금 위 2015. 1. 19.자 공문 준수 여부에 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또한 피고는 2015. 3.경부터는 위 체크리스트를 전산으로 등록하여 관리하였고, 위 공문 준수 여부를 각 지점, 출장소별 종합업적평가에 반영하였다. 원고들은 위와 같은 조치들이 시행될 무렵 피고와 최초로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원고 D이 속한 전략영업센터 특수영업1팀이나 원고 K가 속한 카드희망지점에서 피고의 위와 같은 조치들과는 달리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목표 부여 및 실적 평가, 근무태도 평가, 출퇴근 관리 등’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
⑶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정(정기적인 조회 실시, 주별 및 월별 예상실적 보고, 채권추심원인 파트장을 통한 지시사항 전달, 출․퇴 근 기록, 출장명령부 또는 휴가계획서 작성 요구 등)에 대한 근거로 제출한 증거들은 대부분 원고들이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기 이전의 자료들이거나 원고들이 근무한 피고의 팀이나 지점이 아닌 다른 지점(서부지점, 특수영업지점 등)의 단편적인 자료에 불과하고, 달리 위와 같은 내용들이 원고들에게도 적용되었다고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 원고들은 이 법원에서도 여러 증거들을 추가로 제출하였으나, 원고들이 소속된 지점이 아닌 다른 지점(대구지점, 부산지점, 법인채권지점, 동부지점, 원주지점, 북부카드지점, 남부카드지점, 대전지점 등)에 관련된 것이거나 원고들이 업무를 개시하기 전 또는 업무를 종료한 후의 서류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가 본사 차원에서 각 지점들을 통일적으로 지휘․감독하였으므로 다른 지점에 관련된 자료들도 원고에 대한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하는 증거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앞서 본 법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각 지점들을 통일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판단할 수도 없다.
⑷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감독으로 주장하는 사정 가운데 일부는 관계 법령에서 요구하는 내용이거나 건전한 채권추심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예: 회수계획 및 실적현황을 등록하도록 하는 전산 시스템 운영 등) 또는 위임계약에서도 가능한 요구 사항(예: 채무감면과 관련한 신청서 작성 유의사항 고지, 추심활동 기록부 작성 요청, 실태조사서 작성 요청, 채권성향 분석 및 등록 요청 등)으로 볼 여지가 크다.
⑸ 피고가 2012. 8. 1.부터 2015. 1. 16.까지 4회에 걸쳐 채권추심원과 체결하는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여 종전 계약서에서 위임관계와 부합되지 않는 내용을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삭제하거나 수정해온 사실, 원고들은 위와 같은 위임계약서 양식변경 과정 중이던 2014년에 사용되던 계약서 양식에 따라 피고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피고의 채권추심원이었던 사람들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선행 소송들[서울고등법원 2018나2009485, 서울고등법원 2019나2038886, 서울고등법원 2021나2000921, 2021나2000938(병합), 서울고등법원 2021나2004640]에서, 변경된 2014. 1. 29.자 계약서 또는 2015. 1. 16.자 계약서 이후의 계약서 양식에 따라 피고와 최초 계약을 체결한 자들에 관하여는 그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등,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그 전과 후에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각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을 서로 달리하였고, 위 각 판결은 상고기각(대법원 2018다268125) 또는 심리불속행기각(대법원 2020다283899)으로 각 확정되거나, 해당 원고들이 상고하였다가 취하하거나[서울고등법원 2021나2000921, 2021나2000938(병합)], 상고하지 아니하여 그대로 확정되기도 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1나2004640).
따라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들의 항소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양시훈 정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