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8. 25. 선고 2021나204394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문 4면 ‘마.항’ 다음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추가한다.

『바. 피고 C, D은 2019. 4. 22.경 ‘우리는 회사의 인적, 물적 자산을 사적으로 이용 하는 일체의 행위를 삼가야 하며, 업무상 인지한 정보(회사, 고객, 직원 등 여하한의 개인정보 포함)나 영업비밀을 재직 중은 물론 퇴사 후에도 권한 없이 열람, 복사, 유출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A 윤리행동 준수 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원고에 제출하였다.』

○

제1심판결문 4면 [인정근거]에 ‘갑 제10호증’을 추가한다.

2.

영업비밀 침해행위 또는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등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자료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에 정한 원고의 영업비밀인데, 피고 C, D은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 이 사건 서약서에 따라 원고의 임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지득하거나 원고로부터 반출한 이 사건 자료를 비밀로 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 피고 B에 취업하여 이를 사용하거나 공개함으로써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였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

피고 B 역시 원고의 영업비밀을 알고 있는 피고 C, D을 고용하여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였고(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원고의 영업비밀이 피고 C,D에 의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라 공개된 사실을 알면서도 그 영업비밀을 취득 또는 그 취득한 영업비밀을 사용‧공개하였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마목). 또한 피고 B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인 이 사건 자료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과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므로, 이는 구 부정경쟁방지법(2021. 12. 7. 법률 제185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호 카목의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C, D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에 따라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등을 구하고, 피고 B에 대하여도 선택적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 또는 같은 법 제4조에 따라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등을 구하거나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등을 구한다.

나.

관련 법리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보유자가 비밀로서 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해 정보의 내용이 이미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을 때에는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 없으며(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등 참조),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그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비밀로 관리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2528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은 그 보호대상인 ‘성과 등’의 유형에 제 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유형물뿐만 아니라 무형물도 이에 포함되고, 종래 지식재산권법에 따라 보호받기 어려웠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다. ‘성과 등’을 판단할 때에는 위와 같은 결과물이 갖게 된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결과물에 화체된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결과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성과 등이 속한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침해된 경제적 이익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public domain)에 속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카목이 정하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권리자와 침해자가 경쟁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지, 권리자가 주장하는 성과 등이 포함된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의 내용과 그 내용이 공정한지, 위와 같은 성과 등이 침해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시장에서 대체될 수 있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성과 등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의 혼동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피고 C,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베트남 현지 법인 관련 자료, 대리점 및 OEM 업체 정보 자료, 베트남 PHC 파일 거래처 관련 자료 부분

(1)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

갑 제9, 13, 3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베트남현지 법인 관련 자료(이 사건 자료 중 별지 목록 기재 8.하.항)는 ‘베트남 소재 J회사의 2018년도 감사보고서 최종본 및 초안에 기재된 동 회사의 자산, 부채, 매출, 이익액, 지출, 현금 유동성에 관한 정보’이고, 대리점 및 OEM 업체 정보 자료(이 사건 자료 중 별지 목록 기재 6.아.항)는 피고 D의 지시에 따라 2019. 10.경 원고의 직원이 작성한 자료로서 대리점‧OEM 업체별 계약물량, 계약단가, 거래 실적, 업체 상황 분석, 분쟁 관련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베트남 PHC 파일 거래처 관련 자료(이 사건 자료 중 별지 목록 기재 8.파.항)는 베트남 PHC 파일 거래처와 그 생산능력, 생산규격에 관한 정보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위 자료들이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위에서 든 증거와 갑 제12호증, 을 제9, 14, 15, 17,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베트남 현지 법인 관련 자료, 대리점 및 OEM 업체 정보 자료, 베트남 PHC 파일 거래처 관련 자료(이하 통틀어 ‘이 사건 발송자료’라 한다)가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①

베트남 PHC 파일 거래처 관련 자료는 피고 D이 다른 회사 직원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위 자료가 원고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통상 입수할 수 없는 정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그 정보가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지 않은 정보로 인정하기도 어렵다.

②

원고는 임원위촉계약서 내 비밀유지조항 구비, 윤리규정 시행, 비밀유지 서약서징구, 원고와 대리점‧OEM 업체 사이의 계약서 내 비밀유지 조항 구비, 임직원들의 그룹웨어를 통한 이메일 로그 내역 기록 및 출입문, 캐비닛 시건장치 등의 방법으로 원 고의 비밀을 관리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방법은 원고의 사무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비밀 유지‧관리를 위한 것일 뿐이고, 위와 같은 행위만으로 이 사건 발송자료에 대한 원고의 구체적인 비밀 유지‧관리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원고가 이 사건 발송자료에 접근한 자에게 이 사건 발송자료에 대하여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였다거나 이 사건 발송자료가 평소 원고 회사 내에서 비밀이라고 표시되거나 접근대상자나 접근방법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리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2) 침해행위의 존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은 “계약관계 등에 따라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영업비밀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를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영업비밀의 ‘사용’은 영업비밀 본래의 사용 목적에 따라 상품의 생산·판매 등의 영업활동에 이용하거나 연구·개발사업 등에 활용하는 등으로 기업활동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로서 구체적으로 특정이 가능한 행위를 가리킨다(대법원 1998. 6. 9. 선고 98다1928 판결,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34981 판결 등 참조).

먼저, 피고 D에 관하여 본다. 갑 제9, 13, 3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D이 2019. 12. 3.경 베트남 현지 법인 관련 자료 파일이 첨부되어 있는 이메일을, 같은 달 18일경 대리점 및 OEM 업체 정보가 기재된 보고서 파일이 첨부되어 있는 이메일과 베트남 PHC 파일 거래처 관련 자료 파일이 첨부되어 있는 이메일을 원고 회사 재직 당시 사용하던 자신의 업무용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각 작성한 후 이를 자신의 개인용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행위만으로 피고 D이 이 사건 발송자료를 영업비밀 본래의 사용 목적에 따라 원고 회사 이외의 영업활동에 이용하거나 기업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사용하였다고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 D이 위 이메일을 송부할 당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도 없다.

다음으로, 피고 C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C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이 사건 발송자료를 본래의 사용 목적에 따라 사용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3)

소결

이 사건 발송자료가 영업비밀이고, 이에 관한 피고 C, D의 침해행위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나머지 부분

이 사건 자료 중 이 사건 발송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부분 자료들이 원고의 비밀로 관리되고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자료들이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 C, D이 원고 회사에서 비교적 장기간 근무하였고, 특히 임원으로도 근무함으로써 원고의 사업계획 또는 사업전략 등 영업 관련 중요정보를 지득하였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자료는 그 양이 상당히 방대하고, 그 내용이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정보들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위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이후에도 이를 직접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사건 자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위 피고들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이 사건 자료 중 이 사건 발송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본래의 사용 목적에 따라 사용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2)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해당 여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은 ‘절취, 기망, 협박,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영 업비밀을 취득하는 행위 또는 그 취득한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를 영업비밀의 침해행위로 정하고 있고, 이러한 영업비밀의 취득은 문서, 도면, 사진, 녹음테이프, 필름,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의하여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작성된 파일 등 유체물의 점유를 취득하는 형태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유체물의 점유를 취득함이 없이 영업비밀 자체를 직접 인식하고 기억하는 형태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또한, 영업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을 고용하는 형태로 이루어질 수도 있는바, 어느 경우에나 사회통념상 영업비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면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8. 6. 9. 선고 98다1928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자료가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이 사건 자료에 원고의 영업비밀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C, D이 피고 B에 입사할 당시 이 사건 자료를 피고 B에 제공할 수 있는 상태였다거나 피고 B이 위 피고들로부터 이 사건 자료를 취득하기 위하여 위 피고들로 하여금 원고 회사에서 퇴직하고 피고 B에 입사하도록 유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고, 달리 피고 B이 위 피고들을 채용한 행위가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마목 해당 여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C, D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 B이 위 피고들을 통해 원고의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거나 그 취득한 영업비밀을 공개·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 해당 여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에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행위자가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할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 B이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이 사건 자료를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위약벌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 C, D은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 제9조 제1항에 정해진 약정에 따라 임원관계 종료 시부터 3년간 원고의 경쟁업체인 피고 B에 취업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여 피고 B에 취업한 후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 제11조 제3항에 따라 원고에게 위약벌로 각 1,000,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에 규정된 ‘영업비밀’ 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피고 C, D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에는 임원관계 종료 시부터 3년간 경쟁업체를 위하여 종사할 수 없다는 규정(제9조 제1항, 이하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라 한다)과 이를 위반하는 경우 위약벌 명목으로 원고에게 10억 원을 지급한다는 규정(제11조 제3항)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 피고C는 2019. 12. 26.경, 피고 D은 2020. 1. 23.경 각 원고 회사에서 퇴직하였고, 위 피고들은 2020. 2.경 피고 B에 각 채용된 사실, 원고와 피고 B은 철강재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위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 위반에 따른 위약벌로 각 10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에서 든 증거와 을 제1 내지 8, 10 내지 13, 16,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위 피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①

위 피고들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임원으로 근무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으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국민의 기본권이므로 위 관련 법리의 내용은 위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의 유효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②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정하여진 위 피고들의 전직금지기간은 임원관계가 종료된 때로부터 3년간으로 비교적 장기간이라 할 수 있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피고들에 대하여 위와 같이 비교적 장기간의 전직금지기간을 설정해야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③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위 피고들에 대하여 아무런 지역적 제한을 두지 않고 단지 동종업체·경쟁업체 및 그 계열사에서의 취업을 모두 금지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 적용되는 지역적 범위가 상당히 넓다.

④

피고 C(G 생), D(H 생)의 연령은 모두 현재 대부분의 기업체에서 채택하고 있는 정년인 만 60세에 근접하여 위 피고들에게 다른 직종으로 전직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고, 위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서 비교적 장 기간 근속하면서 습득한 철강업계의 관련 지식과 경험을 이용하는 업무에 전혀 종사할 수 없다면 사실상 위 피고들의 재취업이 불가능하여 생계에 적지 않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⑤

위 피고들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모두 원고로부터 비교적 높은 수준의 연봉, 퇴직금 및 출장비 등의 경비를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위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서 임원의 자격으로 근무한 것에 대한 대가 및 경비의 지급으로 보일 뿐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위 연봉, 퇴직금 등이 위 피고들의 전직금지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피고들에게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따른 특별한 대가가 지급되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⑥

위 피고들은 모두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부터는 매년 원고와 임원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자신들의 업무를 수행해왔으므로, 2019. 12. 31.에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에 따른 자신들의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2020년에도 자신들에 대하여 새롭게 임원위촉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 피고들은 2019. 11. 12.경 원고로부터 임기종료 통보를 받은 후 불가피하게 원고로부터 퇴사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위 피고들의 퇴사 경위에다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들이 다른 직종으로의 재취업이 사실상 곤란했던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위 피고들의 전직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피고들이 원고의 실질적 대표이사였던 것으로 보이는 I으로부터 임기종료 통보를 받기 전부터 경쟁업체인 피고 B으로의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⑦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의 정도에는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할 수 있는바, 위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원고의 사업계획 또는 사업전략 등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는 원고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이는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의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는 위 피고들의 퇴사 이후 업계 현황의 변동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원고는 위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예상되는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가 있다면 이에 대한 유출 및 악용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위 사업 관련 내부정보를 위 피고들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내용으로 변경할 수도 있는 점, 위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의 범위를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고, 위 피고들이 피고 B에서 위 정보를 업무에 직접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상세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설령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의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원고의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보호가치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보이지 않는다.

4.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 C, D은 자신들이나 피고 B을 위하여 이용하고 원고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이 사건 자료를 빼내어 취득하고,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은 채 피고 B을 위하여 사용함으로써 원고에게 이 사건 자료에 대한 시장교환가치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는바, 위 피고들의 위와 같은 배임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구한다(다만, 원고는 항소이유서에서 피고 C, D의 업무상배임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청구원인으로 추가할 예정이라고 하였으나 별도로 청구취지나 청구원인을 변경하지 않았고, 손해배상액을 특정하지도 않았다).

나.

관련 법리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의사로 무단으로 자료를 반출한 경우에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자료의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9도3915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위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베트남 현지 법인 관련 자료는 원고의 베트남 현지 법인의 자산, 부채, 매출, 이익액, 지출, 현금 유동성 등 위 법인의 경제적인 상태 등을 나타내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에 관 한 자료로서, 원고가 그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에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어떤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불분명한 점, ② 대리점 및 OEM 업체 정보 자료에 각 업체의 계약물량, 계약단가, 거래 실적, 업체 상황 분석, 분쟁 관련 정보 등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 D의 지시에 따라 원고의 직원이 짧은 시간에 작성한 내용이고 위 정보에 대한 근거도 불분명하며, 원고가 그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에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어떤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불분명한 점, ③ 베트남 PHC 파일 거래처 관련 자료는 다른 회사 직원이 피고 D에게 보내준 자료인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자료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지 않아 원고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원고가 그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에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도 보기 어려운 점, ④ 위 피고들이 이 사건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였다는 직접적인 근거나 객관적인 자료를 찾기 어렵고, 피고 B이 이 사건 자료를 취득하여 사용하였다고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피고들이 업무상 배임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손해배상액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않더라도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설범식(재판장) 이준영 최성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