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5. 25. 선고 2021노251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그 판결이유에서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항 급여 및 상여금 관련 업무상 횡령, 3항 E 급여 관련 횡령, 5항 제네시스 차량 관련 업무상 횡령에 대하여는 일부 무죄로 판단하고, 2항 퇴직금 관련 업무상 횡령, 4항 인피니티 차량 관련 업무상 횡령, 6항 개인사용 신용카드 대금 관련 횡령에 대하여는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으며, 7항 휴대폰 단말기 할부금 관련 횡령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유죄 부분 중 일부(공소사실 중 일부 유죄로 인정된 1항, 3항 부분 및 전부 유죄로 인정된 2항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유죄 부분에 관한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사는 무죄 부분 중 일부(공소사실 중 일부 무죄로 인정된 1항, 3항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및 유죄 부분에 관한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 항소하였다. 이 경우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원심판결 전부가 항소심에 이심되나, 다만 원심에서 무죄로 된 7항 휴대폰 단말기 할부금 관련 횡령 부분은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하여 이미 당사자 간의 공격ᆞ방어의 대상으로부터 벗어나 있고 직권으로 살펴보아도 정당하므로 원심의 결론에 따른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원심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의 전체 횡령액 675,418,809원 중 478,975,573원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여기에는 아래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가)

공소사실 1항, 3항 중 유죄로 인정된 업무상횡령 부분 원심은 공소사실 1항, 3항 중 유죄로 인정된 업무상횡령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였으나, 피고인은 당시 대표이사인 H의 지시ᆞ승인에 따라 피해자 D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돈을 송금받은 것이고, 피해자 회사를 위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H의 지시ᆞ승인에 따라 확보한 금원(이하 ‘이 사건 비자금’이라 한다) 중 실제 인출된 대부분의 돈은 피해자 회사 또는 H을 위해서 사용되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원심과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업무상횡령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원심은 ‘공소사실 1항, 3항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조성된 비자금 중 피해자 회사의 N에 대한 차용금 채무의 이자 변제로 사용된 1억 760만 원 및 피해자 회사의 피고인에 대한 차용금 채무의 이자 변제로 사용된 81,436,500원(= 74,436,500원 + 7,000,000원)’에 대하여는 피해자 회사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공소사실 1항, 3항 중 무죄 부분), 그 부분에 상응하는 소득세 등 원천징수액 역시 피고인의 업무상횡령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나)

공소사실 2항 관련 업무상횡령 부분 원심은 피고인이 H과의 협의에 따라 퇴직금을 61,867,884원만큼 과다 지급받은 것을 업무상횡령으로 인정하였으나, 근로기준법은 최소한의 퇴직금 기준을 정해둔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기준법상 기준을 초과하여 근로자에게 더 많은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은 허용된다. 피고인이 중간정산 퇴직금으로 61,867,884원을 과다 지급받기 전에 대표이사 H의 허락을 받은 점, 피고인은 퇴직금 중간정산 당시는 물론 2017. 11. 30.까지도 피해자 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고, 피해자 회사의 취업규칙상 임원에게는 퇴직금의 1.5배를 가산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근로기준법상 기준에 의한 퇴직금보다 61,867,884원 많은 퇴직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위 돈에 대한 횡령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는 없다. 설령 이와 달리 판단하는 경우에도, 위 돈 중 50,000,000원은 H이 개인적 용도로 횡령할 생각이었던 반면, 나머지 11,867,884원(= 61,867,884원 – 50,000,000원)은 피고인이 H의 허락을 받아 정당하게 지급받은 퇴직금에 해당하므로, 적어도 위 11,867,884원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2년 및 집행유예 3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원심 판시 범죄사실 1항 중 무죄로 판단된 ’189,036,500원 부분’) 원심은 H 진술의 신빙성 등을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나, 여기에는 아래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가)

H은 소액을 잠시 차용하였다가 변제한 것으로 알고 있었을 뿐, 장기간동안 연 30%의 고율로 1억 원을 초과하는 이자가 지급되는지 여부는 몰랐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이러한 진술은 신빙성이 인정된다.

나)

피해자 회사의 거래처 원장 중 전도금 부분에는 N로부터의 자금 차입에 대한 이자지급 내역이 없는 점, 피고인이 N 및 피고인 자신에게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면서 차용증서를 작성하거나 이사회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금액은 피해자 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2년 및 집행유예 3년)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3.

공소장 변경에 따른 직권판단

가.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원심 공소사실 5항(제네시스 차량 관련 업무상횡령), 6항(개인사용 신용카드 대금 관련 횡령)을 각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아래 제6의 가. 2)항 및 제7의 가. 2)항 기재 각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의 유죄 부분(공소사실 1항, 3항 중 일부 유죄로 인정된 부분 및 공소사실 2항)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과 검사의 무죄 부분(공소사실 1항, 3항 중 일부 무죄로 인정된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 후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차례로 판단한다.

4.

원심 판시 범죄사실 1항(공소사실 1항, 3항)에 대한 각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과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을 함께 판단한다.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은 2009. 6. 10.경 피해자 회사로부터 급여를 수령함에 있어 연봉계약서에 따라 3,416,667원을 수령하여야 함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상여금 등을 포함하여 11,283,331원을 수령하여 원래 받아야 할 급여 이외에 추가로 위 회사 자금 7,866,664원을 피고인 명의 F은행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송금받아 횡령한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2017. 10. 10.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101회에 걸쳐 합계 249,128,495원을 횡령하고, 2)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연말 결산을 위하여 2012. 12. 한 달 동안만을 피고인의 처 E을 아르바이트로 일시 고용하고 1,000,000원의 급여와 4대 보험료만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E에게 2012. 12. 10. 기본급 1,600,000원, 식비 100,000원을 더 지급하게 하여 위 회사 자금 1,700,000원을 E 명의의 G은행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더 송금받아 횡령한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2017. 10. 10.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총 59회에 걸쳐 합계 312,150,394원을 횡령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다투었다. 원심은 그 판결문 제9쪽 내지 제15쪽에서 판시한 사정들에 근거하여 피고인이 H의 지시에 따라 확보한 이 사건 비자금 중 일부는 피해자 회사와 무관한 개인적 용도에 사용되었고 이러한 사정을 피고인도 알고 있었다고 보아, 피고인이 이 사건 비자금 중 합계 372,242,389원을 업무상 횡령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판단하고, 나머지 189,036,500원(= 249,128,495원 + 312,150,394원 – 372,242,389원)에 대하여는 원심 판결문 제23쪽 내지 제26쪽에서 판시한 사정들에 근거하여 피해자 회사를 위해서 사용된 것이므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법인의 회계장부에 올리지 않고 법인의 운영자나 관리자가 회계로부터 분리시켜 별도로 관리하는 이른바 비자금은, 법인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법인의 자금을 빼내어 착복할 목적으로 조성한 것임이 명백히 밝혀진 경우에는 조성행위 자체로써 불법영득의 의사가 실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보관·관리하던 비자금을 인출·사용하였음에도 그 자금의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용처에 그 비자금이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 자료는 현저히 부족하고 오히려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신빙성 있는 자료가 훨씬 많은 것과 같은 경우에는 비자금의 사용행위가 불법영득의 의사에 의한 횡령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피고인이 불법영득의사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유를 들어 비자금의 행방이나 사용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고 이에 부합하는 자료도 제시한 경우에는, 피고인이 보관·관리하고 있던 비자금을 일단 다른 용도로 소비한 다음 그만한 돈을 별도로 입금 또는 반환한 것이라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함부로 그 비자금을 불법영득의사로 인출·사용함으로써 횡령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도9027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피고인이 회사의 비자금을 보관·관리하고 있다가 사용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회사를 위하여 인출·사용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비자금의 조성 동기, 방법, 규모, 기간, 보관 및 관리방식 등에 비추어 비자금이 조성된 후에도 법인이 보유하는 자금의 성격이 유지되었는지 여부, 그 비자금의 사용이 사회통념이나 거래관념상 회사의 운영 및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회사가 비용부담을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는 용도에 지출되었는지 여부, 비자금 사용의 구체적인 시기, 대상, 범위, 금액 등이 상당한 정도의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는 기준에 의하여 정해졌는지 여부를 비롯하여 비자금을 사용한 시기, 경위,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비자금 사용의 주된 목적이 개인적인 용도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478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이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증명하여야 하고, 그만한 증거가 없다면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앞서 든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도902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의 이 사건 비자금 조성행위 자체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된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받아들이고, 검사의 항소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피고인이 근로계약에서 정한 본래 급여보다 더 많은 급여를 피해자 회사로부터 지급받고, 피해자 회사에 근무하지 않은 피고인의 처 E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여 급여 명목의 돈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은 스스로 특정 사용목적을 위하여 비자금을 조성ᆞ사용하기로 결심하고 그에 따른 일련의 과정으로서 특별히 비자금을 조성하여 그 조성된 비자금을 해당 특정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향후 정상적인 회계처리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 때를 대비하여 대표이사 H의 지시ᆞ승인에 따라 일반적, 포괄적, 정기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비자금의 상당 부분이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피해자 회사를 위해 사용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비자금 조성행위는 비자금 사용행위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비자금 조성행위 자체로 인한 범행과 이 사건 비자금 사용행위로 인한 범행 사이에는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특히, 검사의 이 부분 공소사실은 이 사건 비자금 사용행위로 인한 횡령이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한 행위 자체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되어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비자금 사용행위가 업무상횡령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심의 심판대상이 아니다.

나)

이 사건 비자금은 피해자 회사의 재무부장으로 재직하던 피고인이 대표이사 H의 지시ᆞ승인에 따라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H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및 H 모르게 회계장부를 조작하여 회사 자금을 빼돌렸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당심 증인으로서 피해자 회사의 직원 L의 일부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그러나 1 피해자 회사는 상당한 기간 동안 N로부터 운영자금을 차용하였는데(그 차용사실은 H도 인정하고 있다), N는 피고인 명의의 계좌에 있던 이 사건 비자금으로 위 차용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받아 온 점, 2 이 사건 비자금 중 실제로 인출된 금원의 대부분은 대표이사 H이 구체적으로 지시한 용처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 3 이 사건 비자금 조성에 관한 급상여대장은 대체전표에 첨부되는 등의 방식으로 H에게 보고되어 결재가 이루어졌고 그 자금일보도 작성ᆞ보고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4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를 퇴사한 후인 2018년과 2019년에도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이 재직하던 시기와 유사한 회계처리 방식(연말에 대표이사의 가지급금 등과 상계한 후 다음 해 1월 1일에 역분개)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5 비자금이라는 특성상 이 사건 비자금에 관한 회계처리가 불투명하고 증빙서류도 미비할 가능성이 큰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H과 L의 위 각 진술 부분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다)

이 사건 비자금이 피고인 본인 및 처 E의 별도 계좌로 분리되어 관리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개인 급여계좌 등에 섞여 관리된 점과 이 사건 비자금의 사용내역 중 대표이사 H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지출된 금액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대표이사 H 등의 이익을 위해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1 피고인은 자신 및 E의 개인 계좌에 입금된 이 사건 비자금의 대부분을 대표이사 H의 지시에 따라 그때그때 수시로 지출한 점, 2 H이 피고인에게 자금집행을 지시할 때마다 그 사용 용도가 피해자 회사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상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3 이 사건 비자금의 상당 부분은 N의 금융기관 대출원리금 변제, 피해자 회사의 N 또는 피고인에 대한 차용금 이자 변제 등에 사용되었는데, 그 당시 피해자 회사는 운영자금이 부족할 경우 수시로 피고인과 N로부터 자금을 차용하고 그 이자를 지급해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4 피해자 회사로부터 자금지원을 요청받은 피고인과 N는 대출을 받아 피해자 회사에 전도금 형태로 대여하였는데, 이때 사용된 전도금 계정은 피고인이 입사하기 전부터 사용된 계정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H의 지시에 따른 이 사건 비자금 조성이 피해자 회사의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 비자금이 피고인 본인 및 처 E의 별도 계좌로 분리되어 관리되지 않았고, 이 사건 비자금 중 대표이사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지출된 금액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처음부터 개인적 목적을 위해서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라)

이 사건 비자금은 H에게 그 지출 여부를 결정할 최종 권한이 있음을 전제로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사건 비자금은 당초 피고인이 대표이사 H의 지시ᆞ승인에 따라 조성한 것이지, 피해자 회사 내지 H 모르게 독자적으로 피고인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조성한 것이 아니다. 당시 피고인은 형식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되었을 뿐 실제로는 실무자(재무부장)로서 H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었다.

마)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한 동기에 관하여 보더라도,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하는 행위 자체로는 피고인에게 별다른 이익이 없어 보이는 반면,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는 H의 입장에서는 피해자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세무신고 및 자금운용에서의 편의를 도모하는 이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한 행위 자체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되어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개인적 이익을 위해 회사 자금을 착복할 목적으로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하였음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전제에 따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비자금을 조성하도록 한 H은 더 큰 형사상 책임을 부담할 여지가 있음에도 피고인과 달리 H의 경우 이 사건 비자금 조성행위 자체로 인한 횡령범행에 대하여는 기소되지 않았다.

사)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1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H은 2011. 9.경 피해자 회사의 상무였던 N로부터 돈을 빌려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자는 피고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가끔 N의 돈을 빌려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한 점, 2 피해자 회사의 거래처원장에는 N로부터 차용한 금원이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57-63면), H도 위 거래처원장의 기재대로 돈이 피해자 회사에 입금되었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45-47면), 3 위 거래처원장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는 N로부터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적으로 운영자금을 차용하였고(2011. 9.경부터 2017년 말경까지), 그 액수도 최대 2억 5,000만 원에 이르는 등 고액인 점, 4 H은 2020. 7.경 현재 피해자 회사의 N에 대한 차용금 채무 2억 7,000만 원에 대해 월 103만 5,000원씩 이자를 변제하고 있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136면), 5 피고인은 2013년경 이후로 피해자 회사에 적게는 4,000만 원에서 많게는 8,000만 원까지 지속적으로 빌려주고 일부 변제받는 방식으로 대여하였다고 진술하고, H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금액을 피해자 회사가 차용하였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대여금에 대해 고율인 연 30% 상당의 이자를 가져갔으므로 부당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증거기록 641면, 772면, 812-815면), 6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달리 이자를 지급한 사실은 없으므로,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이자는 이 사건 비자금을 통해 조성된 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7 피고인은 2013년경부터 2017년경까지 피해자 회사에 대한 대여금의 이자를 지급받아 왔고 피고인과 H은 개인적으로도 빈번하게 자금거래를 해 왔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어떤 재원으로 이자를 지급받았고 얼마의 이율로 지급받았는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였다는 H의 진술 내용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점, 8 비자금이라는 특성상 그에 관한 회계처리가 불투명하고 증빙서류도 미비할 가능성이 큰 점 등을 모두 종합하면, H 진술의 신빙성 등을 배척한 원심 판단에는 검사가 지적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5.

원심 판시 범죄사실 2항(공소사실 2항)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퇴직금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한 횡령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를 다투었다. 그러나 원심은 그 판결문 제15쪽 내지 제17쪽에서 판시한 사정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과다 지급받은 퇴직금 61,867,884원을 자신 또는 H의 개인적 용도에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고 그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충분히 수긍이 가고, 이 부분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직원이고, 형식적으로만 임원으로 등재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H의 아래 원심 증언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도 당시 자신이 명목상 등기이사에 불과하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피해자 회사의 취업규칙상 임원에게 퇴직금의 1.5배를 가산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피고인에게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원심 판단과 같이 위 61,867,884원은 과다 지급된 것으로 인정된다.

2)

피고인이 2016. 5. 31.경 퇴직금을 중간정산 한 것은 H 소유의 서울 성동구 S아파트, T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매수하는 데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개인적 목적에서 비롯되었다. 피고인은 그 과정에서 H과 협의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61,867,884원을 과다 지급받았는데, 그중 11,867,884원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었고, 50,000,000원은 H에게 송금되었다. 위 50,000,000원은 이 사건 아파트 매매대금과 무관한 용도로 송금되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기로 결심한 이유 및 실제로 퇴직금을 과다 지급받아 그중 11,867,884원을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당시 피고인은 위 50,000,000원이 H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송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중간정산을 받기 전부터 피해자 회사를 위한 용도로 H에게 위 50,000,000원을 송금할 계획이었다거나 실제로 위 돈이 피해자 회사를 위해 사용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3)

근로기준법상 기준을 초과하여 더 많은 퇴직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이 위법은 아니라 하더라도,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가 당시 적법한 절차 및 방식에 따라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피고인에게만 높은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국 피고인은 자신이 지급받을 수 있는 퇴직금이 49,875,000원임에도 자신과 H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 피해자 회사로부터 회사 자금 111,742,884원을 송금 받아 그 차액인 61,867,884원을 횡령하였고, 그것이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행위임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된다.

6.

원심 판시 범죄사실 4항(공소사실 5항)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주위적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2. 11. 30. H이 J 주식회사로부터 피해자 회사 명의로 리스하여 운행하고 있던 (차량번호 2 생략) 제네시스 승용차를 피해자 회사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K에게 이용하게 하고 남은 리스료를 K으로부터 받아 피해자 회사에 납부하기로 하였는데, 그 리스료 500,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송금받아 임의 소비한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2014. 4. 30.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총 17회에 걸쳐 합계 8,834,850원을 횡령하였다.

2)

예비적 공소사실(당심 추가) 피고인은 2012. 11.경 H이 J 주식회사로부터 피해자 회사 명의로 리스하여 운행하고 있던 (차량번호 2 생략) 제네시스 승용차를 피해자 회사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K에게 이용하게 하고 남은 리스료를 피해자 회사가 K으로부터 수령하는 업무를 담당함을 기화로 중간에서 위 리스료를 피고인의 개인 계좌로 지급받아 이를 횡령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2. 11. 30. K에게 그 리스료 500,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송금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2014. 4. 30.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총 17회에 걸쳐 합계 8,834,850원을 피고인 명의의 G은행 계좌로 지급받아 이를 횡령하였다.

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제네시스 차량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한 횡령의 고의 또는 불법영득의사를 다투었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 8,834,850원 중 피해자 회사를 위해 지출된 380만 원의 경우 피해자 회사의 운영경비 지출에 해당하여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으나, 나머지 5,034,850원의 경우 피해자 회사를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어서 그 불법영득의사가 추단된다고 보아 피고인이 위 5,034,850원 상당을 업무상횡령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위 주위적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명의로 H이 리스하여 운행하던 제네시스 승용차를 K에게 이용하게 하고 남은 리스료를 K으로부터 받아 피해자 회사에 납부하기로 하였는데, 그 리스료를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송금받아 임의 소비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총 17회에 걸쳐 합계 8,834,850원을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별지 범죄일람표4는 피고인이 2012. 11. 30.부터 2014. 4. 30.까지 K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송금받은 일시와 금액을 이 부분 범행일시 및 횡령금액으로 특정하였고, 범행수법도 ‘피해자 회사가 수취해야 할 제네시스 차량대금을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수취’라고만 기재하였을 뿐 피고인이 위와 같이 송금받은 돈을 임의로 소비하였는지, 이를 실제로 소비하였다면 언제 얼마를 소비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위 주위적 공소사실의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이 K으로부터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리스료를 송금받아 이를 사용한 행위’가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이전 단계에서 ‘피고인이 K에게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피고인 명의의 G은행 계좌로 송금하게 한 행위’ 자체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되어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므로 이를 나누어 살펴본다.

나)

먼저 피고인이 K에게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피고인 명의의 G은행 계좌로 송금하게 한 행위 자체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되어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2012. 11.경 피해자 회사가 리스한 차량인 제네시스 차량의 인수희망자를 찾고 있었는데, 피해자 회사 직원이었던 K이 위 차량의 인수를 희망하였다.

(2)

K은 피고인과 제네시스 차량의 인수대금을 4,000만 원으로 정하되, 매월 50만 씩 지급하기로 협의하였고, 당시 피고인은 회계정리에 용이하다는 이유로 K에게 위 50만 원을 피해자 회사의 계좌가 아닌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이체할 것을 요청하였다.

(3)

이에 K은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2012. 11. 30.부터 2014. 4. 30.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합계 8,834,850원을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송금하였다.

(4)

한편 피해자 회사에 근무하였던 O은 퇴직하면서 피해자 회사로부터 그랜져 차량을 지급받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O이 그랜져 차량보다 소형인 소나타 차량을 지급받는 대신 그 차액 상당을 현금으로 받기를 원하자, 피해자 회사는 O에게 현금 38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12. 11. 30.부터 2013. 10. 29.까지 피고인 명의의 위 G은행계좌에서 O의 금융계좌로 총 11차례에 걸쳐 합계 380만 원을 송금하였다(증거기록 4권 1219-1220면).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K으로부터 제네시스 차량의 인수대금(잔여 리스료)을 지급받기 시작한 무렵부터 위 돈을 재원으로 하여 피해자 회사가 퇴직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380만 원을 지급한 것이므로, 위 8,834,850원 중 380만 원은 피해자 회사의 운영경비로 지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ᄀ 피고인이 자신 명의의 G은행계좌로 위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송금받은 것은 향후 정상적인 회계처리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 때를 대비하여 일반적, 포괄적, 정기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ᄂ 피고인은 K으로부터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 명목으로 50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최초 송금받은 날짜인 2012. 11. 30. 위 G은행계좌에서 O의 금융계좌로 피해자 회사가 부담하여야 할 위 380만 원 중 50만 원을 실제 송금한 점, ᄃ 피고인이 K으로부터 위와 같이 총 17회에 걸쳐 정기적으로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송금받은 날짜와 근접한 시기에 총 11회에 걸쳐 피고인의 위 G은행계좌에서 O의 금융계좌로 위 380만 원이 전부 지급된 점, ᄅ 피고인은 위 8,834,850원에서 피해자 회사의 운영경비로 사용되었음이 확인되는 위 380만 원을 뺀 나머지 5,034,850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K에게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송금하게 한 행위 자체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된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다음으로 피고인이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피

접한 시기에 총 11회에 걸쳐 피고인의 위 G은행계좌에서 O의 금융계좌로 위 380만 원이 전부 지급된 점, ᄅ 피고인은 위 8,834,850원에서 피해자 회사의 운영경비로 사용되었음이 확인되는 위 380만 원을 뺀 나머지 5,034,850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K에게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송금하게 한 행위 자체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된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다음으로 피고인이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송금받아 이를 임의로 소비하여 업무상횡령 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때에는 피고인이 K으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송금받는 행위만으로는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지 않고 이를 임의로 소비한 경우에 비로소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별지 범죄일람표4는 피고인이 K으로부터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송금받은 시기 및 금액을 이 부분 범행일시 및 횡령금액으로 특정하고 그 범행수법을 ‘피해자 회사가 수취해야 할 제네시스 차량대금을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수취’라고만 기재하였을 뿐 피고인이 위 돈을 실제로 소비하였는지, 이를 소비하였다면 언제 얼마를 소비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따라서 검사가 ‘피고인이 K으로부터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송금받아 사용한 행위’를 이 부분 업무상횡령의 주위적 공소사실로 기소한 것이라 보는 경우에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임의로 소비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결국 위 주위적 공소사실은 그 전부가 업무상횡령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그중 5,034,850원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다.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예비적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2. 11. 30.부터 2014. 4. 30.까지 K에게 총 17회에 걸쳐 그 리스료 500,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송금하게 한 행위 자체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되었음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앞의 제6의 나.

2)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K에게 총 17회에 걸쳐 제네시스 차량의 잔여 리스료를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로 송금하게 한 행위 자체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된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7.

원심 판시 범죄사실 5항(공소사실 6항)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주위적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1. 1. 29. 한국도로공사 횡계영업소에서 업무 이외에 개인적인 용무로 통행료 9,300원을 사용하고 그 대금을 업무사용경비로 피해자 회사에 청구하여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2017. 9. 23.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총 210회에 걸쳐 합계 18,751,700원을 횡령하였다.

2)

예비적 공소사실(당심 추가) 피고인은 2011. 1.경 피해자 회사에서 재무담당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회사 회계 및 재무관련 전반적인 업무에 종사하여 왔다. 피고인은 2011. 1. 29. 한국도로공사 횡계영업소에서 업무 이외에 개인적인 용무로 통행료 9,300원을 사용하고 그 대금을 업무사용경비로 피해자 회사에 청구하여 피고인 명의의 G은행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송금함으로써 이를 횡령한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2017. 9. 23.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총 210회에 걸쳐 합계 18,751,700원을 횡령하였다.

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해자 회사가 팀장급 직원들의 복리후생 차원에서 휴일에 외식비 등을 법인 비용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이를 횡령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다투었다. 원심은 위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와 무관하게 휴일 등에 개인적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도 이를 피해자 회사가 지급하도록 하여 18,751,700원 상당을 업무상횡령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위 주위적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개인적 용무로 사용한 대금을 마치 업무에 필요한 경비로 사용한 것처럼 피해자 회사에 청구하는 방법으로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그 대금 상당을 송금받았다는 것이어서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자체로 피고인이 업무상 보관자로서 피해자 회사의 재물을 횡령하였다는 업무상횡령죄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즉, 지출행위를 기소한 것이 아니라 송금받은 행위를 기소한 형식으로 되어 있어 부당하다). 결국 위 주위적 공소사실은 업무상횡령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다.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1 피해자 회사가 복리후생차원에서 피고인이 근무하지 않는 날에도 업무관련성 여부와 관계없이 외식비 등을 관행적으로 보조하여 주었다고 인정할 만한 어떠한 자료도 없는 점, 2 사용용도나 금액에 대한 제한 없이 휴일에 사용한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을 복리후생차원에서 전적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피해자 회사의 규모에 비추어 믿기 어려운 점, 3 피고인은 카드사용대금 중 일부가 업무상 필요에 따라 지출한 비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그 돈이 피해자 회사를 위해 사용되었다는 증빙자료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와 무관하게 휴일 등에 개인적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도 이를 피해자 회사의 돈으로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을 업무상횡령 하였다고 인정된다.

8.

결론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급여, 상여금 및 E 급여 관련 업무상횡령(공소사실 1항, 3항)과 제네시스 차량 관련 업무상 횡령(공소사실 5항)’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원심은 위 부분 범죄사실이 다른 범죄사실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 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