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및 2. 관계 법령
이 법원의 위 각 부분 판결 이유는 다음과 같이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2쪽 4행부터 3쪽 아래에서 3행까지, 3쪽 아래에서 1행 및 16∼20쪽)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쪽 9행의 “하였으나” 뒤에 “(고등군사법원 2020초재41호 사건)”을 추가한다.
2쪽 글상자 위 8행의 각 “이 법원”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으로 수정한다.
2쪽 글상자 위 7행의 “선고하였다.”를 “선고하였고,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나31743호 사건) 항소심은 2021. 6.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로 수정한다.
3쪽 아래에서 7행 뒤에 “이에 원고는 고등군사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으나(고등군사법원 2021초재14호 사건) 위 군사법원은 2021. 5. 14.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를 추가한다.
3쪽 아래에서 4행의 “4 내지 8호증”을 “4 내지 8, 15, 16호증”으로 수정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법원의 이 부분 판결 이유는 각 “피해자”를 “C”로 수정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 중 해당 부분(4쪽 3행부터 같은 쪽 아래에서 3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판단
이 사건 징계사유가 특정되었는지 여부
공무원 징계의 경우 징계사유의 특정은 그 대상이 되는 비위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될 정도로 기재하면 충분하다(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두14380 판결, 헌법재판소 2017. 3. 10. 선고 2016헌나1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즉, 징계사유의 특정이 필요한 이유는 징계시효의 확인과 징계대상자로 하여금 어떠한 행위에 관하여 징계가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에 대한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방어권 행사를 보장하려는 데 있으므로 형사절차의 공소사실과 같은 정도로 엄격하게 특정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정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행한 비위행위를 하나의 징계사유로 하여 징계처분하는 경우에는 징계사유를 다소 포괄적, 개괄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불가피하므로 징계사유가 다소 포괄적으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징계처분서의 내용 및 징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통하여 당사자가 어떠한 사유로 징계를 받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 징계사유가 특정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든 증거에 을 제9, 12, 1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는 그 기간 및 행위의 태양 등에서 다소 포괄적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처분의 내용 및 원고가 징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통하여 원고는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징계를 받는지 알 수 있었고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특정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처분이 위법, 부당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처분서에 기재된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는 그 일시가 ‘2019년 8∼9월 일자 미상경 공군 제18전투비행단 B 작전실 교대근무 상․하번 시기인 16:45∼ 17:00경’, 행위의 횟수는 ‘수 차례 반복하여’, 행위의 태양은 ‘C에게 “C 하사님∼”, “저파업하겠습니다,”, “야간 업무 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App’(Approach Control, 접근관제 또는 그 담당자) 좌석에 앉아있는 C의 팔을 두 손으로 수 회에 걸쳐 잡고 흔들었고, 피해자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반복하였다‘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징계대상행위의 시점이 구체적인 일자로 기재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2019년 8∼9월‘이라는 약 2개월 정도의 기간으로 특정되어 있고, 원고가 그와 같은 행위를 하게 된 시간대와 장소, 그리고 원고의 행위 태양 또한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여기에다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위 기간 동안 C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징계대상행위와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일상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원고, C 및 이를 목격한 참고인들 모두 원고의 각 행위를 일일이 정확한 일시를 특정하여 기억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보여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의 기간을 어느 정도 포괄적으로 기재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로서는 징계대상행위에 적시된 기간 동안 해당 시간대 및 장소에서 C에게 그와 같은 행동을 한 사실로 이 사건 처분을 받게 되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C는 원고에 관하여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고 법무실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원고가 2019년 8∼9월경 B 작전실 교대근무 상․하번 시간대인 16:45∼17:00 무렵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음을 주장하였고, 이에 관하여 원고는 위 기간은 물론 어느 때에도 C에게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와 같은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위 시점에 원고 및 C와 함께 근무한 D, E, F, H, I, J, K은 원고에 관한 징계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이 2019년 8∼9월경 B 작전실에서 목격한 원고가 C에게 한 행동을 진술하였고[을 제6호증(징계기록, 이하 ’징계기록‘이라 한다) 21∼24쪽, 33∼39쪽], 제1심 증인 G도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는지에 관한 자신의 목격내용을 증언하였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항고한 이후 공군 공중전투사령부 군검사는 위와 같이 원고의 징계절차에서 진술한 사람들을 상대로 전화, 이메일 등으로 그들이 C와의 친분관계 등에서 원고에게 불리하게 진술한 것은 아닌지 등을 추가 조사하였고[을 제5호증(징계항고기록, 이하 ’징계항고기록‘이라 한다) 3∼15쪽], 원고는 위 부대의 군인징계항고심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C 및 참고인들의 진술이 허위라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이 있다고 진술하는 등으로 변론하였다(징계항고기록 34∼41쪽). 나아가 원고는 C 등에 대한 무고 고소사건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징계절차에서 원고가 C의 팔을 잡고 흔드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한 사람들이 C와의 친분관계 등으로 허위 사실을 진술하여 원고를 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처분 전후의 전체적인 과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자신이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하였다는 C 및 참고인들의 진술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소명자료 등을 제출하는 등 방어권을 행사하였다고 보이고, 달리 이 사건 징계사유의 일시 등이 제대로 특정되지 아니하여 원고가 방어권 행사에 어떠한 불이익을 입었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다.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하였는지 여부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한편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가 C에게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하였다고 볼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C는 2020. 1. 7. 고소(고발)장에서 ’원고는 제가 의자에 앉아있거나 서있을 때 ‘아 C하사님’이라고 부르면서 다른 근무장 선후임들 앞에서 자주 제 팔을 자기(원고) 두 손으로 붙잡고 흔들었고, 저는 그 때 이러지 말라고 뭐하는 거냐고 했지만 재차 반복적으로 근무장 사람들 있는 앞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징계기록 2쪽). 이후 C는 2020. 2. 3.<1>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법무실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원고가) “아 C하사님∼”이라고 아양 떨면서, 제 팔을 두 손으로 잡고 흔들었습니다. 제 몸에 손을 대는 게 성희롱이라고 생각했고 굉장히 불쾌했었습니다. 평소에 제 뒷조사까지 하던 애라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는데, 제 팔을 잡고 흔드니까 저를 근무장 선임이 아니라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아서 불쾌하고 소름끼쳤었습니다. 제가 “얘가 또 왜 이래”, “이러지 좀 마”라고 하지 말라고 여러 번 말했었는데 재차 반복해서 제팔을 잡고 흔들었습니다. 주로 오른쪽 팔을 잡았었는데, 엄청 수시로 있던 일이라 제 왼쪽 팔을 잡았던 적도 있고, 일어서서 잡은 적도 있고, 앉아서 잡은 적도 있었습니다‘, ’두 손으로 제 팔의 윗부분을 꽉 잡아서 흔들었습니다‘, ’되게 자주 있었던 일이라, 사무실 사람들도 오며가며 봤었을 것입니다. 딱 언제라고 말하기는 어려운데 2019년 중 반기쯤에 많이 그랬었습니다‘(징계기록 10쪽), ’제가 부조장으로 있을 때 원고는 자주 저에게 “파업하겠다”, “일 안 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했었고, 저는 그래서 “너 할 일은 해야지”라고 하였지만 계속 반복적으로 일을 안 하겠다고 했었습니다‘(징계기록 11쪽)라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C의 진술내용 및 처벌의사는 2020. 6. 3. 징계항고심에서 공군 공중전투사령부 군검사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유지되었다(징계항고기록 10쪽).
이처럼 C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할 당시 원고의 말과 행동, 그에 관한 C의 반응, 주변의 상황 등 직접 경험하지 아니하였다면 진술하기 어려운 특징적인 정보를 담고 있어 신빙성이 있다.
원고 및 C와 같은 장소에서 근무한 사람들은 원고의 징계절차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C에게 행위를 한 시기, 장소, 경위 및 구체적인 행위 태양 등에서 앞서 본 C의 진술과 중요한 부분에서 일치하고 직접 목격하지 아니하였더라면 묘사하기 어려운 특징적인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어 신빙성이 있다.
◎ D: ’원고가 징징대는 투로 “아, C하사님”하며 두 손으로 매달리듯이 잡으며 팔을 흔들었습니다. C 하사가 “아 그만 좀 해!”라고 여러 번 얘기하자 그러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정색하며 “야간 업무 안 할 것입니다. 파업하겠습니다.”라고 말했었습니다. 계속 며칠 동안 팔을 잡고 얘기했고, C 하사는 계속 그만하라고 수도 없이 얘기했었습니다‘, ’“아 C하사님”하며 두 손으로 매달리듯이 잡으며 팔을 흔들었습니다‘, ’팔꿈치부터 그 윗부분 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한 때 자주 했던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하루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 둘이 같이 스케줄 근무를 돌았던 때였습니다. 그 기간이 길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기록을 확인해 보시면 남아있을 것입니다‘(징계기록 22∼23쪽).
◎ E: ’이러한 태도(원고가 다른 부대의 여성을 검색하고 그 외모 등을 평가하는 언동을 한 것 등)는 작년(2019년) 여름 8∼9월경 B에서 같이 근무하던 C하사에게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특히 상하번시에 원고가 C하사의 왼팔 쪽을 잡으며 “C하사님, 야근 일 못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근무장 좌석 환경을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이러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좌석배치 등을 그림) 근무 상하번 (불명) 분에 하고 나면 신송(申送, 업무상 인수인계, 근무 중 특이사항 전달 등을 뜻하는 군 용어) 이후 좌석을 교체하여 F/D(Flight Data, 비행자료 또는 그 담당자) 원고 App’ C하사가 앉게 되는 구조로, 왼쪽 팔 등을 잡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C하사의 표정에서는 불쾌함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팔을 잡고, 좌우나 상하로 흔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언어만(야근∼, 근무∼) 바뀌어서 자신은 장난이었다고 할지 모르지만 해당 기간 동안 자주 일어났습니다. 이상의 내용은 19년 8∼9월경에 해당되는 내용이며 C하사는 사전에 신체접촉에 동의한 행동이나 의사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징계기록 33∼34쪽).
◎ F: ’작년(2019년) 여름(8∼9월 사이)에 주간 근무 상․하번 시간에(16:45∼ 17:00) 원고가 C 하사의 팔을 잡고 흔드는 것을 2∼3회 정도 목격했습니다. 당시에는 둘이 같은 조에서 근무하며 친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근무 상하번 시간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모여 주간(晝間)에 있었던 일을 신송하는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제가 기억을 하는 것을 보면 장난이 좀 과했던 것도 같습니다. 따로 C 하사의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이 그때 당시에는 없어서 저도 특별한 조치는 안 했습니다(당사자간 문제라고 판단)‘(징계기록 35쪽).
◎ H: ’C 하사와 원고는 같은 교대 근무를 돌았었으며 원고가 C하사의 팔을 잡고 놓지 않은 광경을 여러 차례 목격했습니다. 정확한 일시는 기억 안 나지만 작년(2019년) 8∼10월경으로 보입니다. 주야간 근무상하번 시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16:45 전후). C하사는 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얘기하였으나, 지속적인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며, 정확히 어느 부위를 만졌는지는 기억 안 나나 팔 전체 중 일부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후배와 선배의 장난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그 때 C하사의 표정이나 싫어하는 의사를 분명히 했었던 것으로 보아 그렇게 봐선 안 될 것 같습니다‘(증거기록 36쪽).
◎ I: ’작년, 2019년 8, 9월 즈음 16시경 원고가 C 하사의 팔을 만지는 것을 여러 번에 걸쳐 보았으며, 명확한 거부의사에도 행동을 멈추지 아니하였음. 장소는 접근관제실 보조관제석에서 주로 목격하였음‘(징계기록 37쪽).
◎ J: ’2019년 8∼9월 사이 작전실에서 원고가 오후 5시경 C하사님이라 말하며 C 하사의 팔을 붙잡았고, 이에 C하사가 불쾌한 표정과 말투로 그만하라고 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후에도 수차례 팔을 붙잡았고 그리고 평소에도 원고가 C 하사에게 나 인제부터 일하지 않을 것이다 파업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다른 남군 선임들한테 하는 행동과는 다르게 C 하사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징계기록 38쪽).
◎ K: ’2019년 8∼9월경, D(또는 H), C 하사, 원고, E(또는 J)가 함께 조를 도는 때였습니다. 주․야간조가 16:45에 매일 관제실 FD석과 APP 석에서 인수인계를 진행하는데 원고가 C 하사의 팔을 붙잡고 흔들며 “C하사님∼ C하사님∼” “저 파업하겠습니다” “야간업무 안 할 겁니다”라고 말하며 대놓고 근무를 안 하겠다 협박하였으며 그만하라는 C 하사의 완강한 거부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C하사의 팔을 놓아주지 않았으며 이러한 행동을 여러 날 반복하였습니다‘(징계기록 39쪽).
① 징계기록 17∼20쪽에 기재된 원고, C 등의 교대근무조 편성/운영표에 따르면 원고와 C가 2019년 8∼9월 사이에 함께 ’근무조 B조‘로 함께 편성되어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② 앞서 본 C 및 참고인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여러 번에 걸쳐 C에게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였다는 것이므로 위 사람들이 그 행위 일자를 개별적으로 기억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시점이 구체적인 일자로 특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 사람들이 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한편 F의 경우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에 관하여 C가 명시적인 거부의사 또는 불쾌감을 표시하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F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는 작전실 교대근무 상․하번 시기로 어수선하여 누가 어떠한 행위를 하였는지 모두 정확히 기억하기는 어려운 때로서 F 스스로 ’원고의 행동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자체로 원고의 행위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F의 진술을 근거로 C 및 다른 참고인들이 한 ’C가 거부의사 또는 불쾌감을 표시하였다‘라는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한편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하여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또는 사정에다가 앞서 본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는 원고가 C에게 업무 등과 관련하여 한 성적 언동으로 C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이고, 이로 인하여 C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C는 원고와 함께 B에서 근무할 당시 유일한 여성 부대원이었다. 원고는 C와 달리 다른 남성 부대원들에게는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와 같은 언동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 외에 다른 부대원들 또한 C에게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와 같은 언동을 한 사실이 없다.
원고, C, 참고인들은 모두 원고와 C가 특별히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다고 진술하였다(징계기록 8, 22, 26쪽 및 제1심 증인 G의 증언 녹취서 7쪽 등).
한편 C가 상관으로부터 질책을 받고 울고 있을 때 원고가 휴지를 건네주었고 C가 이를 거절하였음에도 원고가 서운함을 표시하자 C가 사과한 사실, C가 원고가 자신에게 예의를 지키지 아니한다고 생각하여 ‘더 이상 가까이 못 지낼 거 같다. 공적으로 지내자’라고 말하였고 이에 원고는 사과한 후 다시 ’전처럼 가까이 지내고 싶다‘라고 말한 사실, C가 원고의 행위를 ’아양떨면서‘라고 진술하였고 D은 ’징징대는 투로‘라고 진술한 사실, 참고인 F이 ‘둘이 같은 조에서 근무하며 친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다’라고 진술한 사실만으로 원고가 C에게 스스럼없이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C 및 일부 참고인들의 진술에 따르면 C는 원고가 다른 부대의 여성을 검색하고 그 외모 등을 평가하는 언동을 한다거나 C에게 하급자로서의 예의를 갖추지 아니한다고 생각하고 불쾌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C 및 참고인들의 진술에 나타난 바와 같이, 원고는 공적인 장소인 B 작전실 내에서 교대근무 상․하번 시기로서 어수선한 때에 C가 거부의사 및 불쾌감을 표시하였음에도 반복적으로 피해자의 팔을 잡고 흔드는 등 신체접촉을 하였다. 이와 같은 행위 장소 및 상황, C의 반응, 행위의 내용, 정도, 반복성 및 계속성에 비추어 보면 객관적으로 C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다고 보인다.
징계 조사 과정에서 C는 ’제 몸에 손을 대는 게 성희롱이라고 생각했고 굉장히 불쾌했다. 제 팔을 잡고 흔드니까 저를 근무장 선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아 불쾌하고 소름끼쳤다‘라고 진술하였고, 참고인들 또한 C가 당시 원고의 행위에 거부의사 또는 불쾌감을 표시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로 접촉한 C의 신체 부위는 팔 윗부분으로서 이를 두 손으로 잡고 흔드는 경우 C로서는 가까운 부위인 가슴이나 겨드랑이 등과 접촉할 것을 예상하고 우려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자연스럽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공군 내부 전산망으로 다른 부대의 여성을 검색하고 그 외모 등을 평가하는 등 성적 대상으로 보는 언동을 한 적이 있었고, 이에 C가 ’같은 군인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후임들이나 다른 남군들의 성적 희롱감밖에 안 된다는 점에 회의감을 느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로 인하여 C가 실제로 성적 굴욕감 및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는 C에 대한 성희롱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가 이를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징계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있어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박재우(재판장) 진영현 양승우
각주1) 징계기록 7쪽 및 16쪽의 각 ’2019. 2. 3.‘은 ’2020. 2. 3.‘의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