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12. 3. 선고 2021누39265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1999. 6. 18. 설립되어, 플랜트산업설비 및 부대시설(원자력포함)의 건설, 운영 및 정비 관련 업무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2019. 7. 16. 기준으로 상시 근로자 수는 약 155명이다. 참가인 회사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부산과 대전에 각 사업소(부산사업소 및 대덕사업소)를 두고 있다.

나.

원고는 2014. 2. 24.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부산사업소에서 설계팀 차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다.

참가인 회사는 2019. 7. 4. 시행일자를 같은 달 8일자로 하여 원고를 본사 운영사업부 차장으로 전보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을 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라.

원고는 2019. 7. 10.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참가인 회사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보의 취소, 이전 소속 부서로의 복귀 및 구제신청 기간 중 미지급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부당전보 구제신청(D)을 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9. 3.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에 비하여 원고가 겪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이 현저히 크다고 판단되고, 근로계약상 원고의 근무장소가 부산사업소로 특정되어 있음에도 참가인 회사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성실한 사전협의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없으며, 다만 참가인 회사에게 인사발령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까지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전보는 부당전보임을 인정한다. 참가인 회사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원고에 대한 전보를 취소하라. 원고의 나머지 구제신청을 기각한다’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마.

참가인 회사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 10.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신청(C)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10.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은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며, 원고의 근무장소가 부산사업소로 특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참가인 회사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의무도 이행하였다’는 이유로, ‘초심판정 중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는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 중 부당전보에 대한 부분을 기각한다’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10호증, 을나 제2,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전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당전보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1)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보 이후에 ‘경영합리화 정책 실현을 위한 회사 운영조직 개선방안’을 기획하였을 뿐더러, 위 운영조직 개선방안의 추진배경으로 부산사업소의 매출 급감을 제시한 바 없고, 위 운영조직 개선방안은 경영합리화를 위한 전사적인 직제개편을 내용으로 하고 있을 뿐 매출이 부진한 사업소에 대한 구조조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지 않으며, 부산사업소는 직제개편안에 따라 단일조직(O&M 사업본부)으로 모든 인력과 자산이 이관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원고는 본사 운영사업부에서 수행하는 태양광사업 관련 설계업무에 관한 업무경험이 없었던 반면, 부산사업소가 재편된 O&M사업2부에서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한 In-Bundle 검사장비 개발사업에 관하여는 1 년간 업무 참여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O&M 사업2부가 추진하는 신규 사업에 적절하고 필요한 인력이었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로서는 원고를 부산사업소에서 본사 운영사업부로 전보배치 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없었고, 인원선택의 합리성도 없었다.

2)

설령 이 사건 전보에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입사 이래 5년 4개월간 부산사업소에서만 근무한 점, 부산에서 거주하여 온 4인 가족이 생활근거지를 서울로 옮겨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전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 이후에 원고에게 월 50만 원의 숙소비를 한시적으로 지원하기로 통보한 사정만을 들어 이를 달리 볼 수는 없다.

3)

참가인 회사는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상 원고의 근무장소가 부산사업소로 특정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전보에 관하여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4)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보에 앞서 원고에게 전보의 필요성에 관하여 설명하는 등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일방적인 통보만을 거듭하였다. 또한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보 이전에 원고에게 월 50만 원의 숙소비 지원에 관한 내용을 전달하거나 협의한 사실도 없다.

5)

참가인 회사는 실질적으로 부산사업소 소장의 각종 비위행위에 관하여 내부고발을 한 원고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서 이 사건 전보를 한 것이므로, 이는 부당한 목적의 해고와 다름없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의 채용 경위 및 근로계약 내용 등

가)

원고는 K대학교 대학원 기계설계공학 석사학위 보유자로서, 2014. 2. 24. 참가인 회사에 입사한 후 부산사업소에서 설계팀 차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나)

원고가 입사 당시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체결한 ‘보수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는 2016. 3. 1.경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다시 ‘보수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라)

원고는 부산사업소에서 2018. 12. 말경 이후 설계 관련 업무를 수행한 바가 없고, RCP(원자로 냉각제 펌프) 진단 시스템 관련 자료 수집 지원, RCP 예측진단 시스템 발표용 자료 수집 지원,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 수리공사 등 입찰공고 모니터링,랜싱 보조 등의 업무만을 하였으며, 2019. 1. 7.부터 같은 달 15일까지, 2019. 5. 17.부터 같은 해 6. 25.까지는 태양광시공 지원을 위하여 구리공장에 출장을 다녀왔다.

마)

한편 원고는 노부모, 처와 자녀 2명을 부양하면서 부산에서 거주하고 있다.

2)

참가인 회사의 사업 현황 등

가)

참가인 회사는 설립 이래 주로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원자력발전소의 E 용역을 수행하다가 원자력 밸브 정비보수 분야에 진출하고자 2012. 10.경 부산사업소를 개설하였다. 참가인 회사의 부산사업소는 2015. 12.경 P 밸브 반출수리를 수행하였으나 추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여 2018. 12. 말경을 기준으로 관련 사업의 포기 상태가 되었다. 또한 원고가 태스크 장으로 3D CAD 도면설계업무에 참여하였던 인번들(In-Bundle) 검사장비 개발 사업은 예산 문제로 인하여 2018. 12. 말경 이후 더 이상 진행되지 아니하였다.

나)

반면에 참가인 회사는 2011. 3. 5.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하고, 2017년부터 본사 운영사업부에서 태양광발전설비 제작, 설치, 시운전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2019. 4.경 한국에너지공단 부설 신․재생에너지센터와 사이에 신․재생에너지 설비(태양광)의 설치를 위한 건물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하였고, 2019. 4. 1.경 ‘G’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다)

참가인 회사는 2019. 3. 21.경 ‘설계 및 시공관리’ 담당 오토캐드 설계 경력자 채용공고를 하였고, 2019. 7. 22.경 ’태양광 분야 시공관리 및 설계‘ 담당 오토캐드 설계 경력자 채용공고를 하였으나 관련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였다. 한편 참가인 회사의 본사 운영사업부에서 태양광발전 설계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3명 중 기계 설계를 담당하던 H 대리가 2019. 7. 30.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 다음 날 퇴사하였다.

라)

참가인 회사의 본사 운영사업부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의 경영 현황에 의할 때 기존 전력설비시험 및 CGID 시험실 위탁운영 등에서 안정적인 매출실적을 보이고 있었고, 2017년경부터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신규 진출하여 매출증가 추세를 보인 반면,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에 따른 선투자, 신규인력 채용 등으로 인하여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었다. 한편 부산사업소 및 대덕사업소의 주요 업무이던 발전설비 정비 분야의 경우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 및 원전 수명연장 불허정책에 따라 주요 수입원인 동력구동밸브 진단시험, E용역 물량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매출실적 또한 점차 하락하고 있었으며, 적자폭도 확대되고 있었다. 참가인 회사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를 다음과 같은 매출 및 수익현황을 보였다.

마)

참가인 회사는 2019. 12.경 ’운영사업 분야의 안정적인 매출원 확보 가능‘ 및 ’발전설비 정비사업 분야의 지속적인 매출원 축소‘ 등을 전망하는 한편, 부산사업소 및 대덕사업소와 같이 유사 사업을 수행하는 부서가 분산 운영됨으로써 경영효율 저하 요인이 되고 있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파악한 다음, 그에 대한 대책으로서 수익성 위주의 사업부서 재편(조직 통․폐합 등) 등의 ‘경영합리화 정책 실현을 위한 회사 운영조직 개선방안’(이하 ‘이 사건 개선방안’이라 한다)을 마련하고, 2019. 12. 18.부터 그 시행에 들어갔다. 이 사건 개선방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각 사업소(부산, 대덕)에 분산, 운영 중인 정비 및 수리공장 통합

바)

참가인 회사는 직제규정 개편 및 이 사건 개선방안의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2020. 1.경 ‘2020년도 O&M 사업본부 운영계획(안)’(이하 ‘이 사건 운영계획안’이라 한다)을 수립하고 그 시행에 들어갔다. 이 사건 운영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

참가인 회사의 부산사업소는 매출액 감소로 인한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소속 직원들을 밸브 진단평가, Q 품질관리, 증기발생기 랜싱․포사 수행 등의 업무에장기출장 내지 현장파견 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를 비롯한 부산사업소 임직원들은 2018. 8.경부터 2019. 6.경까지 사이에 태양광 설비현장 및 구리공장을 방문하거나 태양광시공 설치 지원 업무를 위하여 출장을 가기도 하였다. 한편 참가인 회사의 부산사업소는 2019. 4. 기준으로 그 소속 인원이 19명이었으나 2019. 7. 기준으로 17명이 되었고, 이 사건 개선방안에 따라 부산사업소가 O&M 사업2부로 조직개편된 후 2020. 10. 기준으로 11명이 되었다.

아)

한편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보 이전에 8회에 걸쳐 본사와 사업소 간 전보인사를 한 바 있고, 이 사건 전보 시에는 R에 대한 전보발령을 함께 하였다.

3)

이 사건 전보 전후의 관련 정황

가)

참가인 회사의 부산사업소 소장 I은 원고에게 2019. 6. 12., 같은 달 27일 및 28일 세 차례에 걸쳐 원고가 본사 운영사업부로 전보될 예정임을 통보하였고, 원고는 이를 거부한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이후 참가인 회사의 본사 기획관리팀 J 상무가 이 사건 전보 전날인 2019. 7. 3. 부산사업소를 방문하여 재차 원고에게 본사 운영사업부로 전보될 예정임을 통보하였고, 원고는 다시 이를 거부하였다.

나)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보를 한 이후인 2019. 7. 8. ‘인사발령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타지역 거주자(지원대상: 원고 및 R 과장)에 대하여 인사발령 후 1년간 월 50만 원의 숙소비를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의 ‘숙소비 한시적 일부 지원 건’을 기안 및 시행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의 시행일자인 2019. 7. 8. 서울 본사로 출근하여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및 운영사업부 본부장(Y)과 면담하면서 이 사건 전보의 철회를 요청하였으나 참가인 회사는 이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그 다음 날인 2019. 7. 9.부터 다시 부산사업소로 출근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사무실 책상과 비품을 철거하고, 2019. 7. 16. 원고의 사내 인트라넷 계정을 삭제하였으며. 2019. 7. 18.

부산사업소의 주 출입문에 자물쇠를 설치하여 원고의 출입을 막기도 하였다. 또한 참가인 회사는 2019. 7. 11. 및 같은 달 12일 원고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서에 신고하기도 하였다.

라)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2019. 7. 11.경부터 2019. 11. 25.경까지 9회에 걸쳐 서면으로 원고가 무단결근 상태임을 알리면서 본사 운영사업부로 출근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따르지 않았다.

마)

참가인 회사는 2019. 11. 25.경 원고에게 ‘태양광 CAD 설계자를 아직까지 구하지 못하여 원고에게 1년간 지급 예정된 체재비 월 50만 원 외에 추가로 월 30만원(식대 및 주말 고향 교통비 성격)을 지급하기로 2019. 11. 21. 결정하였다’는 내용의 ‘출근 통보’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 내지 8, 10, 11, 16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3, 5, 7, 8, 12 내지 15, 18, 20, 23, 24, 27 내지 3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앞서 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 회사의 인사재량권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이와 배치되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이 사건 전보는 아래와 같은 참가인 회사의 경영 상황 및 전보 전․후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참가인 회사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1)

참가인 회사의 본사 운영사업부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안정적인 매출실적을 보인 데다가 2017년경부터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신규 진출하여 매출증가 추세를 보인 반면, 부산사업소는 같은 기간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 및원전 수명연장 불허정책에 따라 주요 수입원인 동력구동밸브 진단시험, E용역 물량이지속적으로 축소되고 매출실적 또한 점차 하락하는 상태였다. 이에 부산사업소는 매출액 감소로 인한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소속 직원들을 밸브 진단평가, Q 품질관리, 증기발생기 랜싱․포사 수행 업무를 위한 장기출장 내지 현장파견 하기도 하였고, 원고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태양광 설비현장 및 구리공장을 방문하거나 태양광시공 설치지원 업무를 위하여 출장을 가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회사매출 및 수익현황’에 의할 때 본사 운영사업부의 매출부진이 부산사업소의 매출부진보다 그 정도가 심한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본사 운영사업부의 적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에 따른 선투자 및 신규인력 채용 등으로 인한 것인 반면에 부산사업소의 적자는 매출 감소로 인한 것인 데다가 그 매출 및 지출의 규모에 비추어 볼 때 본사 운영사업부의 매출부진이 부산사업소의 매출부진보다 그 정도가 심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2)

참가인 회사는 본사 운영사업부의 태양광발전 사업 관련 설계 및 시공관리 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구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전보로부터 3개월여 전인 2019. 3.

21.경 설계 및 시공관리 담당 오토캐드 설계 경력자 채용공고를 하였으나 관련 직원을채용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기계설계공학 석사학위 보유자로서 참가인 회사 입사 후 부산사업소 설계팀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인번들(In-Bundle) 검사장비 개발 사업 관련 3D CAD 도면설계업무에 참여한 바 있어, 그보다 하위 차원의 태양광발전 사업 관련 설계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태양광발전 사업 관련 설계업무를 해본 적은 없으나 불가능하지 않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도 있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로서는 본사 운영사업부에서 태양광발전사업 관련 설계 및 시공관리 업무를 담당할 직원으로서 사실상 유휴인력인 원고를 전보시킬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업무상 필요성은 원고가 이 사건 전보에 따른 본사 운영사업부 근무를 거부한 이후인 2019. 7. 22.경에도 참가인 회사가 태양광 분야 시공관리 및 설계 담당 오토캐드 설계 경력자 채용공고를 하였으나 여전히 관련 직원을 채용하지 못한 데다가 본사 운영사업부에서 태양광발전 설계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3명 중 기계 설계를 담당하던 H 대리가 2019. 7. 31. 퇴사하기까지 한 점, 이에 참가인 회사가 2019. 11. 25.경 여전히 본사 운영사업부 근무를 거부하고 있는 원고에게 출근통보를 하면서 ‘태양광 CAD 설계자를 아직까지 구하지 못하여 원고에게 1년간 지급 예정된 체재비 월 50만 원 외에 추가로 월 30만 원(식대 및 주말 고향 교통비 성격)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통보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넉넉히 인정될 수 있다.

(3)

더욱이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보 이후 약 5개월만인 2019. 12.경 수익성 위주의 사업부서 재편(조직 통․폐합 등) 등을 위한 이 사건 개선방안을 마련하였고, 부산사업소와 대덕사업소를 통합하여 대전에 O&M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그 신설조직으로 부산사업소의 모든 수행 역무와 자산을 이관하는 한편, 2020년 하반기부터 직무수행평가 및 인사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 발령 및 구조 조정을 실시하고, 2021년 이후에는 기존 부산사업소의 자산 처리를 추진하고 신사옥을 확장 이전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운영계획안을 마련한 다음 실제로 이를 시행 중이며, 그에 따라 부산사업소(조직개편 후 O&M 사업2부)는 그 소속 인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한편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태양광발전 사업 관련 설계업무를 해본 적이 없는 원고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 바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전보 시행일자인 2019. 7. 8. 본사로 출근하여 이 사건 전보의 철회를 요청한 후 그 다음 날부터는 부산사업소에 출근하면서 본사로 출근하라는 참가인 회사의 지시에 계속 불응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태양광발전사업 관련 설계업무에 관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뿐더러, 설령 그러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가 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본사 운영사업부의 태양광발전 사업 관련 설계업무보다 O&M 사업2부에서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한 In-Bundle 검사장비 개발사업에 더 적절하고 필요한 인력이라고 보더라도, O&M 사업2부에서 In-Bundle 검사장비 개발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하는 내용은 이 사건 전보 이후에 수립, 시행된 이 사건 개선방안 및 이 사건 운영계획안에 포함된 내용인 데다가 원고가 2018. 12. 말경 이후 설계 관련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못한 채 입찰공고 모니터링, 랜싱 보조 등의 업무를 수행하거나 태양광 시공 지원을 위한 출장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반면에, 본사 운영사업부는 태양광발전 사업 분야의 매출이 증가하는데도 관련 설계 및 시공관리 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하였고 신규채용마저 어려운 상태에 있었으므로, 이 사건 전보에 관한 인원선택에 있어 참가인 회사의 판단이 불합리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나)

원고가 이 사건 전보에 따라 본사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 추가적인 주거비용이나 교통비용, 부산에 거주하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생활상의 불편 등 상당한 정도의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한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 무렵 원고에게 1년간 한시적으로나마 월 50만 원의 숙소비를 지원하기로 한 점과 서울이나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서울 근교의 거주 여건, 서울과 부산 사이의 교통 여건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이 예상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작성된 ‘보수계약서’에 ‘근무장소(부서)’가 ‘부산 사업소’로 특정되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한편, 위 보수계약서상 업무내용으로 ‘원고는 회사의 상근직으로서 사규에 따른 소관 업무 및 기타 수명업무를 참가인 회사가 지정하는 장소에서 수행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원고의 복무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는 점,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6조 제1항은 ‘회사는 사원의 능력, 적성, 경력 등을 고려하여 부서의 배치, 전직, 승진 등 인사발령을 하며, 사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다가 참가인 회사가 부산사업소에 근무하던 직원을 다른 사업소 등에 전보발령 한 선례가 있어, 본사와 사업소 간 전보발령이 예견될 수 있었던 점을 보태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상 원고의 근무장소가 특별히 부산사업소로 ‘한정’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 이전에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전보가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라)

앞서 본 바와 같이 부산사업소 소장 I이 2019. 6. 12.과 같은 달 27일 및 28일 세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본사 운영사업부의 태양광 담당 부서로 인사발령이 예정되어 있음을 통보하였고, 본사 기획관리팀 J 상무가 2019. 7. 3. 부산사업소를 방문하여 재차 원고에게 본사 운영사업부로 전보될 예정임을 통보한 사실이 인정되나, 더 나아가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 전에 원고와 사이에 성실한 협의절차를 충분하게 거쳤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다만, 앞서 본 이 사건 전보에 관한 업무상 필요성과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의 정도에다가 원고가 이 사건 전보 전․후로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에게 수차례 이 사건 전보의 철회를 요구하면서 부산사업소 근무만을 고집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보태어 보면, 설령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에 앞서 원고와 성실하게 협의하지 아니하였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가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가 된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전보는 실질적으로 부산사업소 소장의 각종 비위행위에 관하여 내부고발을 한 원고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서, 부당한 목적의 해고와 다름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마.

소결론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 회사의 인사재량권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성언주 양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