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6. 10. 선고 2021누47037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쓸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2쪽 제6행의 "사고를 당하였다" 부분을 "사고를 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부분 1.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관계 법령

제1심판결문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 종속되어 그의 지휘 · 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F, G, 이 법원 증인 I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회사는 임대인 측 회사 직원 F을 통해 이 사건 공사를 해줄 곳을 물색하였고, F은 다른 업체의 견적(380만 원)을 받은 다음 위 업체를 이 사건 회사에 소개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는 보다 저렴한 가액으로 이 사건 공사를 해줄 업체를 원하여 이를 거절하였다.

2)

이에 따라 F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창고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G을 통해 200만 원에 철거가 가능하다는 고인을 소개받고, 이 사건 회사에서 2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하여 고인 등이 이 사건 공사를 하게 되었다.

3)

고인은 평소 사업자등록, 사무실 없이 집수리, 변기수리 등 공사를 해왔고,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한편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공사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고인은 견적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았다.

4)

이 사건 회사는 고인이 아닌 G에게 계좌이체 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공사 완성전에 이 사건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5)

이 사건 공사 당일 고인, F, G과 F이 데리고 온 1명("J"으로 불리는 사람이다), G이 데리고 온 K, 총 5인이 모였다.

6)

이 사건 공사의 내용은 패널을 뜯거나 자른 다음 철거된 패널을 운반하는 것으로, 철거장비를 갖추고 철거공사를 해 본 고인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대금 200만 원은 고인이 100만 원, 나머지는 각 25만 원씩 나누기로 하였다), 고인은 G이 하는 일을 도와주러 이동하다가 패널이 무너져 추락하였다.

7)

고인은 이 사건 공사 시작 후 1시간 만에 추락하여 병원으로 후송되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고인 없이 나머지 공사를 마무리 하였다.

다.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09두9062 판결 등 참조).

라.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거나, 그로부터 쉽게 추단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모두 모아 보면, 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되어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라, 자신의 계산과 위험부담 하에 독립된 사업자로서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받아 작업을 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고인은 평소 이 사건 공사 현장 부근에서 개인사업자 등록 없이 집수리, 수도관공사, 미장작업, 철거작업 등 소규모 공사를 맡아 수행하며 독자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왔고, 이 사건 회사와 G, F은 고인을 개인사업자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G은 이 사건 공사 이전에도 고인을 타 사업장에 소개한 적이 있다.

2)

이 사건 회사가 사용자로서 고인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건 공사의 진행이나 작업 내용, 방법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고인과 직접적으로 연락하거나,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상주하며 고인에게 철거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한 사실도 없다.

3)

이 사건 공사의 완성은 고인에게 일임되어 있었고, 공사대금 200만 원은 이 사건 공사 완성의 대가로서 지급되었다. 한편 고인은 이 사건 공사 전에 창고에 직접 방문한 뒤 이 사건 공사의 난이도, 소요 시간, 공사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공사 견적을 200만 원으로 산정하였고, F을 통해 이 사건 회사와 공사 조건을 조율하였다.

4)

이 사건 공사에 인부 몇 명을 동원할 것인지, 어느 정도 숙련도의 인부를 동원할 것인지는 이 사건 회사의 관여 없이 고인이 판단하여 정하였고, 고인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공사대금 200만 원을 지급받아 그 일부를 G, F과 그들이 데리고 온 인부들에게 일당으로 지급하였다.

5)

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차량과 기계장비, 부품 등을 소유하고 있었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다른 인부들의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하였다1. 한편 G은 제1심법정에서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1시간 정도 일하다가 고인이 사고가 나서 병원에 가서 없었는데도 공사가 마무리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고인이 주도적이고 전문적으로 해야 되는 일들은 사고 전에 대체로 다 끝났기 때문에 뒤처리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취지로 분명히 증언하였다(녹취서 제6, 7쪽 참조).

6)

이 사건 회사는 고인과 나머지 인부들에 대한 인건비를 일용근로자신고 등을 통하여 급여로서 비용 처리 하지 않았고,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매입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비용 처리하려 한 것으로 보이나, 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 이 사건 공사를 타 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에 완성해주는 조건으로, 세금계산서 발행 없이 현금으로 공사대금을 계산해줄 것을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7)

고인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 4대 보험 가입 등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요구한 사실도 없다.

8)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위험방지나 안전관리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는 고인을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와 직접 관련이 없다(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위험방지나 안전관리 책임을 부담하였고, 이를 소홀히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면, 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고, 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용호(재판장) 이완희 신종오

각주1) 패널(penel)은 벽널 따위의 건축용 널빤지를 의미하고, "판넬"은 페널의 잘못된 표기이다. 이하 녹취서상의 "판넬"은 "페널"로고쳐서 기재한다.

각주2) 제1심 증인 G은 이 사건 공사 관련 F이 공사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고, 마침 고인이 식사하러 와서 이와 같은 간단한 철거도 하냐는 취지로 물었더니 못 하는 게 없다고 하여, 소개를 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이 사건공사 이전에도 고인을 다른사업장에 도급자로 소개해 주어서 작업한 일이 있었다고 증언하였으며, 그때도 고인이 공사를 맡아서 진행을 했었는지에 관한 질문에, 여러 사람이 필요해서 하는 것보다는 작은 공사를 소개해 주면 가서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녹취서 제4, 5쪽 참조).

각주3) 이 법원 증인 I은 이 사건 회사의 경영관리이사였는데,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직접 작업자들을 채용한 사실이 없고 근로자들에게 직접 일당을 지급한 사실도 없으며, 필요한 장비 등을 제공하거나 직접 지시 ·감독을 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하였다(녹취서 제2쪽 참조),

각주4) 이 법원 증인 I은 공사금액 200만 원에 관하여 원상복구 금액으로만 알고 있고, 세부 공사내역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증언하였다(녹취서 제3쪽 참조).

각주5) 제1심 증인 F은, 1차 견적서를 받아서 이 사건 회사에 보내니 좀 더 싼 데 없냐고 물어서 찾아보겠다고 하였고, 그 동네에서오래 살면서 식당을 하고 있던 G한테 물어보았더니 고인을 소개해 주었으며, 얼마 정도면 되겠냐고 물었더니 고인이 여러 사람도 있어야 되고 기술이나 장비도 가지고 와야 되니까 200만 원이면 전체 다 되겠다고 하였다고 증언하였다. 또한, 공사비를 200만 원으로 최종결정한 사람은 고인으로, 장비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 정도면 인건비 얼마 나가고 해서 되겠다고하였고, 고인이 사전에 공사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하였다(녹취서 제2~5쪽 참조).

각주6) 제1심 증인 F은 총 5명 정도의 작업자가 필요하겠다고 최종결정한 사람은 고인이고, 고인은 당시 건설노동자들은 일요일에일을 하게 되면 반날을 해도 하루 품을 주고 한 시간을 해도 하루 품을 주고 급여도 배로 주어야 된다고 하여서 그렇게까지난해한 공사가 아니니까 노는 사람 있으면 인건비를 주겠다고 하였고, 철거 공사하는 당일에 대략 본인 포함해서 4~5명 정도있으면 된다고 하였으며, 고인이 직접 사람들을 모집하지는 않고, G에게 주변에 알아서 몇 명 정도 모아 달라고 말한 것 같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녹취서 제5~7쪽 참조).

각주7) 제1심 증인 G은, 사고 발생 당시 현장에 있었던 5명의 인부들 중 주도적인 역할은 고인이 하였고, 고인이 전문가이고 본인을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일을 알지 못하는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고인이 철거 장비 및 일 순서에 대해서 어떻게 해 나가면되겠다고 하면서 잡일 하는 사람들이 필요한데 일은 간단하니까 몇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여서 본인, F, 또 다른 친구,또 다른 직원 등 4명이 작업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고인이 혼자 작업하기에는 버거우니까 옆에서 조그만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하며, 고인이 당시 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25만 원이면 용돈이 생기지 않느냐"고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녹취서 제3, 6, 7쪽 참조).

각주8) 제1심 증인 F은 철거 당일에 모인 5명 중 고인이 빠지면 철거를 못 하지만, 나머지는 빠져도 되고 다른 사람이 와서 해도 되는 일이었고, 이는 철거작업을 하기 위하여는 콘크리트 바닥에 여러 개의 앙카라를 박고 용접기나 쇠를 자르는 장비가 있어야 되는데, 고인이 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며, 다른 사람들은 패널을 받치거나 자른 패널을 옮기는 일을 하였고, 고인은장비를 다를 줄 알아 자르고 분해하는 일을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녹취서 제8쪽 참조).

각주9) 제1심 증인 G도 자신은 이 사건 공사 당시 지붕 위에 올라가서 패널을 떼어내는 작업을 하였는데, 과거에 그런 일을 해 본적이 없었고, 고인이 파이프를 주면서 이렇게 하면 빠진다고 하여서 한 장, 한 장 떼어서 바닥에서 사다리를 타고 중간에 있던 고인에게 전달하면 바닥에서 F 등이 바깥으로 들고 날랐으며, 자신이 작업이 서툴다 보니까 잘 떨어지던 패널 한 장이 잘안 떨어져 고인이 올라왔다가 순식간에 패널이 꺾여서 동시에 함께 떨어졌다고 증언하였다(녹취서 제4~6쪽 참조).

각주10) 당시 이 사건 공사에 참가한 K도 경찰조사에서, 공사현장 책임자가 고인으로 알고 있고, 이는 고인이 공구 세트 및 차량 등장비를 모두 가지고 왔고, '이것 저것 해라'며 '사다리를 가지고 와라, 이거 옮겨라' 하면서 작업지시도 했다고 진술하였다(을제7호증 제4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