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12. 16. 선고 2022나181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원고의 항소 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 및 이 법원에 추가로 제출된 증거들을 당사자들의 주장과 대조하여 다시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원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는 주장에 대하여 아래 제2항과 같이 추가 판단을 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는 이 사건 각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없다. 이 사건 각 행위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의 진술과 H, L, M의 증언 등은 그 일관성 및 구체성이 떨어지고, 이 사건 2 내지 4 행위 당시 동석하였던 R, J, K, N 등의 진술과 일치하지 아니하며, 이 사건 각 행위가 일어났다는 당시의 장소, 시기, 가구의 배치 등 객관적 정황과도 부합하지 아니하여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제1 주장).

2)

설령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피고 내부의 성비위 사건에서 이루어졌던 징계수위,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75조 제1항 [별표 3], 제2항에 따른 징계기준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제2 주장).

나.

판단

1)

제1 주장에 관하여

가)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2 내지 4 행위들(이 사건 1 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징계시효가 도과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므로 고려하지 않는다)은 2018. 8.경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의 의뢰에 따라 법무법인(유한) S의 피해자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진 2020. 7.경부터 2020. 8.경까지의 시점과는 약 2년의 시간적 간격이 있고, 제1심 법정에서 관계자들의 증언이 이루어진 2022. 2. 17. 또는 2022. 5. 23.과는 약 2년 6개월 내지 2년 9개월의 시간적 간격이 있다. 이러한 사정 및 사람이 갖는 기억력과 인식의 자연적인 한계를 고려하면, 문제된 행위 또는 사건의 주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에 관하여 진술의 일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주변적인 정황이나 부수적인 사실관계에 관한 진술이 일부 일치하지 않거나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섣불리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 사건은 사업주의 징계처분의 유․무효를 다투는 민사사건으로서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을 요하는 형사사건과의 차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

이 사건 2 내지 4 행위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표현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고, 핵심적인 사실관계에 관하여 일관성도 유지되고 있다. 제1심 증인 H은 법무법인(유한) S과의 문답과정에서 이 사건 2 행위 사실이 있었음을 진술하였고, 제1심 법정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H이 법무법인(유한) S과의 문답과정에서 이 사건 2 행위의 발생 시기 및 장소에 관하여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하거나, 이 사건 2 행위 다음날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에 관하여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한 사실이 있기는 하나, 사건의 발생시점과 조사시점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상당히 존재하는 점, H은 이 사건 2 행위에 깊이 관련되어 있던 당사자가 아니어서 핵심적이고도 인상적인 내용이 아닌 사실관계에 관한 기억은 다소 떨어질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H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특히 피해자가 G에게(원고는 대화 상대방을 알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나 메시지의 발송 시각, 대화내용에서 드러나는 호칭, 표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G에게 보낸 것임을 충분이 인정할 수 있다) H으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첨부하여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제26호증)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2 행위에 관한 피해자와 H의 진술의 신빙성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또한 M도 법무법인(유한) S과의 문답과정에서 B 출장 초반에 원고가 피해자에 대해서 ‘쟤가 날 좋아해’라는 식의 농담을 던졌던 기억이 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2 행위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라)

이 사건 3 행위는 피해자가 앉아 있던 소파 아래의 쿠션 부분에 원고가 발을 집어넣었다는 것으로서 직장 내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보인다. 이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주요 내용에 관하여 대체로 일관된다. 특히 피해자를 위하여 특별히 유리한 진술을 하여 줄만한 이해관계가 없는 L는 법무법인(유한) S과의 문답과정에서 ‘소파 얘기 관련해서도 무언가 짐작되는 사건은 있는데’라고 하여 질문이 나오기 전에 먼저 기억나는 부분이 있음을 밝혔고, ‘원고가 뒤에서 와서 피해자 엉덩이인지 그 뒤쪽인지 의자 위로 다리를 뻗어서 불편하게 한 것은 분명히 기억이 난다’라고 답변하여 이 사건 3 행위와 관련한 특징적인 기억이 있었음을 진술하고 있다. 비록 원고와 피고의 위치, 구체적인 행위태양에 관하여 피해자와 L의 진술 사이에 다소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기는 하나, 이 사건 3 행위의 특징적인 부분에 관하여 공통적인 진술을 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3 행위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마)

H은 법무법인(유한) S과의 문답과정 및 제1심 법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4 행위를 하였음을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M도 법무법인(유한) S과의 문답과정에서 ‘원고가 B 인사 어떤 사람이 피해자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얘기했다’라고 특징적인 발언에 대하여 답변하였다. L도 법무법인(유한) S과의 문답과정에서 ‘이게 기시감인지 기억인지 잘 모르겠다. O라는 단어, 피해자라는 단어를 들으니까 들은 거 같기는 한데 정확하게는 모르겠다’라고 답변하였다. 위와 같이 이 사건 4 행위 당시 동석한 사람들의 일치된 진술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4 행위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바)

이 사건 5 행위에 관한 M의 법무법인(유한) S과의 문답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그 내용에 비합리적인 부분이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을 찾을 수 없다. 특히 이 사건 5 행위는 원고가 피해자에게 가한 직접적 성희롱이라기보다 피해자의 주변인에게 한 2차적 언동으로서 피해자의 진술이 1차적 증거가 아니라는 점, M은 법무법인(유한) S과의 문답과정에서 이 사건 3 행위에 관하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도 진술하여 일방적으로 피해자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는 입장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M이 피해자를 위하여 허위진술 할 만한 특별한 동기를 찾기도 어렵다. 피고가 제출하였던 통화내역(을 제24호증의 2)은 작성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고, 원고와 M 사이의 통화내용 전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위 M의 진술의 신빙성을 뒤집을만한 자료가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5행위를 한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

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B사업팀으로부터 전출되기 위한 목적에서 2019. 5. 27. 인사고충상담을 신청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피해자에게 B사업팀으로부터 전출되기 위한 목적이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2 내지 4 행위 및 이 사건 5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아)

따라서 원고의 제1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 주장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들이 피해자에 대한 성적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직원들을 편하게 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도치 않은 실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해자의 직장 내 관계, 이 사건 2 내지 4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위 각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단순한 장난 내지 친목을 위한 행위로 치부될 정도로 사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이 사건 5 행위는 고의적인 2차 가해 행위로서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75조 제1항 [별표 3]의 분류기준 가운데 적어도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제1심 법원이 적절하게 언급한 그 판시 사정에 더하여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 ‘강등’ 처분을 내린 이 사건 징계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제2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견종철(재판장) 이배근 이은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