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12. 14. 선고 2022나2014668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B노동조합을 상급단체로 하여 E 주식회사(이하 ‘E’이라고 한다)의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 지부이고, 원고는 2017. 9.경부터 피고의 지부위원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였다.

나.

피고는 2020. 5. 13. 지부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이 원고가 지부운영위원회의 인준 절차 없이 지부 실장 3인을 면직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권한정지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그 무렵 원고에게 위 징계처분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0. 5. 27.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0. 6. 22. 원고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였다.

라.

피고의 규정 중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된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22, 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절차적 하자의 존부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지부운영위원회에서 ‘지부장인 원고에 대하여 총회 결의에 의한 해임 또는 탄핵과 사실상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는 권한정지 이상의 징계’를 결의하는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피고 운영규정 등에서 임원의 해임이나 탄핵을 총회 결의에 의하도록 규정한 내용과 취지에 반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권한정지’는 피고의 상벌규칙 제10조에서 징계의 한 종류로 정하는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를 한 조합원에 대하여 그 기간 동안 지부 조합원으로서의 일정한 권한․권리를 제한하는 것인바, ‘권한정지’가 지부위원장에 대한 징계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곧바로 피고 운영규정이 지부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는 지부위원장의 ‘해임’ 또는 ‘탄핵’, 즉 지부위원장에 대한 피고 구성원들의 신임을 철회하고 그 직을 상실시키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피고가 권한정지의 기간을 3개월로 한정하였고, 원고의 지부위원장 임기 만료일(2020. 10. 10.) 이전에 위 권한정지 기간이 만료(2020. 8. 12.)될 예정이었으므로 권한정지 기간 이후 원고가 지부위원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위 권한정지가 실질적으로 원고에 대한 해임 또는 탄핵과 동일한 효과를 가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에 원고 주장과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실체적 하자의 존부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징계사유의 확정

1)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는, 징계결의서(갑 제2호증), 징계결과통지서(갑 제1호증)에 명확히 기재된 ‘실장 3인의 면직’(이하 ‘제1 징계사유’라 한다)만이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라고 주장하고, 피고는 제1 징계사유 외에도, ‘조합원 자유토론방 게시물에 원고의 동문들에게 댓글을 종용하여 여론 호도를 통한 조직의 혼란을 야기한 점’(이하 ‘제2 징계사유’라 한다), ‘집행부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지 않고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원고 입장 위주의 해명글을 게시함으로써 집행부의 분열을 야기하여 지부의 권위를 실추한 점’(이하 ‘제3 징계사유’라 한다)‘도 징계사유라고 주장한다.

2)

관련법리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 3. 14. 선고 95누16684 판결,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두30270 판결 참조).

3)

판단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20. 5. 13. 원고에게 교부한 징계결의서에 이 사건 징계사유가 ’제1 징계사유 등 조직의 혼란을 야기하고 지부의 권위를 실추시킴‘이라는 취지로만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 갑 제11, 12호증, 을 제16호증, 을 제2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제1 징계사유뿐만 아니라 제2, 3 징계사유까지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로 삼았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운영위원회는 2020. 1. 30. 원고에게 운영위원회 결과에 따른 징계 소명자료 제출을 요청하였는데, 이에 기재된 ’소명대상 위반사항에 대한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을 제16호증).

나)

원고는 2020. 5. 27. 피고에게 재심을 요구하면서 ’처분사유‘란에 각 징계사유를 나누어 기재하였고(갑 제4호증), 2020. 6. 18. 제3 징계사유에 대한 원고의 소명의 견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징계소명서를 제출하였으며(갑 제11호증 자체 쪽수 52 내지 56쪽), 이에 첨부된 법률사무소 L의 법률검토서에는 제1, 3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인지 여부에 관한 원고의 질의에 대한 위 법률사무소의 법률적 판단이 기재되어 있다(갑 제11호증 자체 쪽수 57 내지 61쪽).

다)

피고는 2020. 6. 22. 지부 임시대의원회에서 원고의 재심청구에 관한 심의를 하였는데, 피고는 위 심의 과정에서 지부대의원들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 과정에서 제출되었던 대부분의 문서들을 회의자료로 배포함으로써 제1 내지 3 징계사유에 관한 실체적 검토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나.

제1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운영규정 제40조에서는 ‘지부의 실장은 지부위원장이 임면하고 지부운영위원회의 인준을 받는다’고 규정하는 사실, 원고는 2019. 12. 30. 지부운영위원회의 인준을 거치지 않은 채 E 등에 ‘지부 실장인 F 등에 대한 전임자 해제 요청 및 원직복귀를 요청하니 협조하여 달라’는 취지의 ‘노동조합 전임자 발령 요청’ 문서를 송부한 사실, 원고는 바로 다음날인 2019. 12. 31. E 등에 ‘노동조합 사무상의 착오’를 사유로 원고의 위 발령 요청에 따라 위 F 등에 대해 이루어진 인사발령을 취소해 줄 것을 요청하는 ‘노동조합 전임자 발령 철회 요청’ 문서를 송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살피건대, 피고의 운영규정에 지부 실장이 반드시 노동조합 전임자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지부 실장을 노동조합 전임자에서 해제할 때 지부운영위원회의 인준을 받아 온 관행이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원고가 E에 위 실장들을 노동조합 전임자에서 해제할 것을 요청하였다가 바로 다음 날 사무상의 착오를 이유로 이를 바로 철회한 점, 징계사유에 관하여 관련 규정을 해석할 때는 이를 피징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위와 같이 지부 실장을 노동조합 전임자에서 해제할 것을 요청하였다가 다음날 이를 철회한 조치가 곧바로 피고의 운영규정 제40조에서 정하는 지부 실장의 임면(면직) 행위와 동일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지부운영위원회의 인준을 받지 않고 지부 실장을 임면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피고의 운영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에게 제1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다.

제2, 3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1)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2호증, 을 제4, 6, 7, 38, 3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19. 12. 30. 지부운영위원회의 인준을 거치지 않은 채 E 등에 ‘지부 실장들에 대한 전임자 해제 요청 및 원직복귀를 요청하니 협조하여 달라’는 취지의 문서를 송부한 사실, ② 이에 피고의 부위원장 K이 2019. 12. 31. 인터넷상의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원고의 위 전임자 해제 요청 등을 비판하고 원고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게시한 사실, ③ 원고는 같은 날인 2019. 12. 31. E 등에 ‘노동조합 사무상의 착오’를 사유로 원고의 위 해제 요청에 따라 위 지부 실장들에 대해 이루어진 인사발령을 취소해 줄 것을 요청하는 문서를 송부한 사실, ④ 원고는 2020. 1. 2.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위 K의 비판 글에 대하여 이를 해명·반박하는 취지의 글을 게시한 사실(을 제6호증), ⑤ 원고는 그 무렵 자신의 고등학교 동문들에게 ‘K 부위원장이 원고가 독단적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게시하였는데, 이에 동의할 수 없고, 원고가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게시한 글을 보고 응원의 댓글을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낸 사실, ⑥ K은 2020. 1. 6.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다시 원고를 비판하고 원고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게시한 사실, ⑦ 원고는 같은 날인 2020. 1. 6.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K의 글에 대하여 다시 해명 및 반박하는 글을 게시한 사실(을 제38호증), ⑧ 원고의 위 지부 실장 전임자 해제 조치에 관하여 2019. 12. 31. 피고의 운영위원회 소집 요구가 이루어졌고, 2020. 1. 9. 이루어진 운영위원회에서 원고와 K이 조직의 혼란을 초래하고 지부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는 등의 사유로 이들에 대해 징계를 하기로 결정한 사실, ⑨ 원고는 2020. 1. 14. 위 사항들에 관하여 조합원, 지부 실장, K에게 깊이 사과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사실(K도 같은 날 사과글을 게시하였다), ⑩ 피고는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인 위 ⑤항의 내용을 운영규정 제61조 제2호가 정하는 ‘조직의 혼란 또는 파괴행위를 하였을 때’의 징계사유로 삼은 사실, ⑪ 피고는 이 사건 제3 징계사유인 위 ④항 및 ⑦항의 내용을 운영규정 제61조 제3호가 정하는 ‘지부의 권위를 실추시켰을 때’의 징계사유로 삼은 사실(을 제16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제1, 2 징계사유도 위 제61조 제3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기재하고 있다)이 인정된다.

2)

우선, 위 운영규정 제61조 제2호 및 제3호가 정하는 징계사유는 그 문구상 의미가 매우 추상적이어서 조합원의 행위에 이를 적용할 때는 위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따라 위 징계사유 해당 여부를 살피건대, 원고는 지부 실장을 노동조합 전임자에서 해제하는 조치를 취하였다가 바로 다음날 사무상의 착오를 이유로 이를 취소한 점, K이 이에 대한 비판 글을 게시하자 원고는 이에 대해 해명하는 취지에서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글을 게시하게 된 점, 그 글의 내용 및 표현을 보아도 주로 관련 경위에 대하여 설명하고 해명하는 내용으로 보일 뿐이고, K 등에 대한 비방이 주목적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이러한 글의 내용과 ‘조합원 자유토론방’의 일반적인 취지(조합원 사이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글이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게시하기에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원고가 고등학교 동문들에게 보낸 이메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자신의 게시글을 살펴보고 동의할 경우 응원의 댓글을 부탁한다는 정도의 내용이고, 이에 따른 댓글에 의해 조합원 자유토론방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저해되었다는 사정을 인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고등학교 동문들에게 원고의 위 해명 글에 응원 댓글을 부탁하는 이메일을 보낸 행위가 곧바로 ‘피고 조직의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 또는 ‘피고 지부의 권위를 실추시켰을 때’에 해당한다거나, 원고가 조합원 자유토론방에 위 해명 글을 게시한 것이 곧바로 ‘피고 지부의 권위를 실추시켰을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위 제1 징계사유가 ‘피고 지부의 권위를 실추시켰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징계양정에 대한 예비적 판단

설령 원고에게 위 제1 내지 3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앞서 본 원고의 위 징계사유 해당 행위의 경위 및 내용, 즉 원고는 2019. 12. 30. E 등에 지부 실장의 노동조합 전임자 해제 요청을 하였다가 다음날 곧바로 ‘노동조합 사무상의 착오’를 이유로 이를 철회한 점, 원고는 주로 자신을 비판하는 글의 내용에 관한 경위 등에 대하여 해명․반박을 하고 사과를 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점, 원고가 고등학교 동문들에게 원고의 게시글에 자신을 응원하는 댓글을 달아 줄 것을 부탁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기는 하였으나 이로 인해 실제로 피고 구성원들 사이의 건전한 의견 교환에 직접적인 방해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부족한 점, 특히 피고 총회에서 선출된 위원장 직을 맡고 있는 원고에 대하여 위원장 및 조합원으로서의 권한․권리를 정지시키는 ‘권한정지’의 징계를 하는 데에는 그 징계처분을 할지 여부와 그 징계의 기간을 정할 때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양정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징계권자의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마.

소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무효이고, 설령 각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무효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전지원(재판장) 이재찬 김영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