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기재할 판결이유는 아래에서 고쳐 쓰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 판결 제3쪽 제19행의 "아래와 같다" 다음에 "(이하 아래 글상자 기재 순번에 따라 '제○징계사유'라 한다)"를 추가한다.
제1심 판결 제4쪽 글상자 아래 제1행부터 제3행까지를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7) 원고는 2021. 6. 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9. 10. '제1징계사유는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나, 나머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B).』
제1심 판결 제5쪽 제3행부터 제8행까지를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9)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2. 13. '제2, 3징계사유는 성희롱으로 보기 어려워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나, 제1, 4, 5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고, 이에 대한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원고는 이에 대하여 2022. 1. 27. 서울행정법원에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22. 10. 21. 이 사건 해임처분은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위 재심판정은 적법하다는 취지로 청구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였다(2022구합53655).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여 현재 이 법원에서 재판 계속 중이다(2022누67090).』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임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를 상대로 그 확인을 구한다.
징계절차상 하자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어떠한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를 포함하여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고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방어권행사가 침해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에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징계사유 부존재
제1징계사유
원고는 D에게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여자가 좋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설령 위와 같은 말을 하였더라도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발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와이프하고만 사귀고 해봐서 억울하다", "다시 태어나면 외국 여자랑 결혼할 것이다"라는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위 발언은 제1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
제2징계사유
이 부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개인적 문자 또는 이메일에는 성적 언동과 관련된 내용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원고가 D의 업무에 도움을 주고자 보낸 것에 불과하여 성희롱으로 볼 수 없으며 당시 D도 원고의 문자 또는 이메일에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제3징계사유
원고가 2021. 2. 1. 퇴근하면서 D을 만나 우연히 동행하였을 뿐, 원고가 D에게 몸을 밀착하였다거나 성 비위 문제가 있는 영화감독에 관한 주제를 먼저 꺼내면서 위 행동을 옹호한 사실이 없다.
제4징계사유
이 부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노래가사는 원고가 D에게 한 농담이나 장난에 불과하여 성희롱으로 볼 수 없고, 당시 D도 재미있다고 하며 웃었을 뿐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D은 사후적으로 원고에게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되자 원고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허위의 주장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제5징계사유
원고가 D에게 보낸 자작시의 내용에 성적 언동은 포함되지 않았다. D이 위 자작시에 대하여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이는 성적 언동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D의 과거를 자작시에 담았다는 것에 분노한 것이므로, 이를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
징계양정 과다
원고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고의성, 구체적 표현, D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비위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노동권을 박탈하는 이 사건 해임처분은 지나치게 과도하다.
판단
성희롱의 판단기준과 증명책임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민사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D은 피고 산하 교육원의 교육 연수생으로, 연수 중 2개월의 기간을 정하여 피고의 일용직 근로자로 채용되어 2021. 1. 4.부터 원고와 같은 부서인 E에서 근무하였다. D은 1988년생인 미혼 여성으로, 1973년생인 원고보다 15세 정도 나이가 적고, 원고의 업무와는 관련이 없는 업무를 맡아 수행하였다.
D이 2021. 2. 16. 제기한 성희롱 신고(이하 '이 사건 성희롱 신고'라 한다)의 구체적인 내용은,『① 원고가 상당한 연령차의 중년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여자가 좋다", "성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 "한 여자와만 결혼하고 해본 적밖에 없어서 억울하다"는 등의 부적절한 언동을 하여 성적 혐오감을 유발했다. ② 원고의 학계와 선행연구자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교류를 요구했다. ③ 개인 연락처를 이용해 업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수십 차례 연락을 지속하면서 그림, 자료를 보내고 의견을 강요하거나 논문을 달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 ④ 퇴근 후에 동행을 요구하면서 성적으로 부적절한 언동을 하였고, 원치 않는 차를 마시자고 강요하였다. ⑤ 신체에 관한 발언을 하거나 관련 내용으로 노래가사를 만들어 D을 모욕하고 성적 수치심이 들게 만들었다. ⑥ D의 사생활이 묘사된 시를 작성하여 보냄으로써 D을 성적으로 희롱하고 모욕하며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원고는 2021. 1. 19.부터 2021. 2. 10.까지 D에게 다수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그 중 상당 부분은 근무시간(09:00~18:00)이 아닌 때에 발송되었다. 원고는 2021. 2. 8. 21:43경 D에게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그렇긴 한데 지하철에서 논문 읽다 △△ 선생 논문 읽는 데 F 선생님 사천강단 읽는 느낌 ㅎㅎㅎ"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원고는 2021. 2. 10. D에게 "쉴레 그림 좋아하는 거 한 점 다운받아 보내주면 안될까요? 이것도 업풍(業風)이 될려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D으로부터 에곤 쉴레의 그림 파일을 첨부한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라는 답장을 받자, 다시 D에게 "그렇지 않아도 △△ 문열고 나가는데 뭔가 너무 아쉬웠는데 축복 같은 선물을 주네요. 너무 감사해요"라고 답장하였다.
원고는 2021. 2. 1. 퇴근하던 중 D을 만나게 되어 함께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다가 D에게 '차 한 잔 하자'고 하였고, D과 인근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하였다. D은 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당시의 상황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1. 1. ~ 2021. 2. 사이에 D의 외모 중 눈에 대하여 언급하며 "어우 무서워"라는 말을 하였고, D과 함께 근무한 다른 일용직 근로자는 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평소 D의 신체(눈)에 대해 자주 언급하였고 '눈을 보면 무섭다'는 말을 하곤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원고가 2021. 1. 31. D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21. 2. 4. 다음과 같이 D의 이름을 넣은 D의 눈에 관한 노래가사를 만들어 D 및 다른 직원들에게 보여주었다.
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D은 위 노래가사에 관하여 "원고가 D의 신체 부위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시의 소재로 삼기까지 하여 불쾌감을 느꼈다", "(당시 원고에게 위 노래가사가 재미있다는 말을 한 것은) 원고가 자신의 랩이 어떠냐고 물었기에 차마 저급하다고 면전에 말할 수 없어서 그냥 한 말이다"라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1. 2.초경 D을 포함하여 기간제 근로자 3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D은 고충처리위원회에 원고가 당시 "나는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성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 "사귄 여자도 해본 여자도 와이프밖에 없어 억울하다"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고 신고하였다. 원고는 2021. 3. 12. 고충처리위원회의 문답조사에서 위 점심식사 중의 발언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원고는 2021. 2. 11. D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자작시(이하 '이 사건 자작시'라 한다) 및 그에 대한 설명을 이메일로 보냈고, 같은 날 재차 D에게 "선생님 혹시 시 읽으시면 짧게라도 좋은지 허접한지 찝찝한지 부질없는지 황당한지 남겨주시면 안될까요?"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D은 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자작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한편 D은 미국 유학을 고려하고 있었고, 원고는 D에게 'D이 유학가면 미국으로 놀러가도 되느냐'는 말을 한 적이 있다.
D은 당초에 정한 2개월의 근무기간을 다 채우지 않은 상태로 퇴사하였다. D은 고충심의위원회에 병명을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s)'로 하는 2021. 2. 18.자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를 제출하였고, 위 진단서에는 "상기 환자 업무상의 우월적 관계를 이용한 성적 언동 등 이후(본인 진술) 발생한 불안감, 신경과민, 흉부 불편감, 불면 등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임. 1차례 진료 받았으며 향후 불명일간 면담 및 약물 치료 등 유지 치료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이라는 소견이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기재할 판결이유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제13쪽 글상자 아래 제3행부터 제14쪽 제15행까지)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D에게 제1, 4, 5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행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피고의 임직원행동강령 제32조(성희롱 금지), 복무규정 제6조(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인사규정 제25조 제1호에서 정한 '본원의 명예를 훼손하였을 경우'에 해당하므로, 제1, 4, 5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다만 제2, 3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원고의 언행은 성희롱으로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없다.
제1징계사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D은 이 사건 성희롱 신고 및 고충심의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제1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여자가 좋다"는 등의 발언을 들었음을 일관되게 주장하였는데, ① D은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할 당시의 상황, 시기, 장소, 동석했던 다른 일용직 근로자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고, 그 내용에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허위가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 점, ② 단기 일용직 근로자인 D이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정규 연구직으로 자신보다 16세 정도 나이가 많은 원고에 대하여 성희롱 신고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보이는 점, ③ 원고가 2021. 3. 12. 고충처리위원회의 문답조사에서 "원고는 평소 '나는 문학과 여자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발언한 사실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이 말은 했을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모임에서 만나는 누구에게나 하는 말일 수 있습니다"라고 답변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D의 이 부분 피해 진술은 충분히 신빙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D 등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제1징계사유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였음이 인정된다. 또한 D은 원고의 위 발언으로 인해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는 위 발언 당시의 상황, 원고의 태도, 대화의 맥락 등에 비추어 위 발언에 성적인 암시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고, 위 발언은 D과 같은 나이 및 처지에 있는 여성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언동에 해당한다. 설령 이를 관련법령에서 정의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원고가 고전문헌 연구 및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인 피고의 연구직 지위에 있었던 점, 위 발언이 D을 포함한 3명의 단기 일용직 근로자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루어진 점, 원고와 D 등의 나이 및 경력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이는 피고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여 복무규정 제6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인사규정 제25조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1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한편 원고는 "와이프하고만 사귀고 해봐서 억울하다", "다시 태어나면 외국 여자랑 결혼할 것이다"라는 발언이 제1징계사유에 포함됨을 전제로 위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발언들은 이 사건 성희롱 신고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나, 피고는 원고가 2021. 3. 12. 고충처리위원회의 문답조사에서 "이 말은 했을 수도 있다"고 발언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부분인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여자가 좋다"는 부분을 제1징계사유로 삼았을 뿐, 원고가 문답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위 발언들까지 제1징계사유에 포함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21. 1. 19.부터 2021. 2. 10.까지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D에게 업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인 연락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원고가 D에게 보낸 위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에는 성적인 언동이라고 볼 만한 내용이 없고 원고가 이와 같은 연락을 기화로 D과 사적인 만남을 시도한 것이 아니어서, 단순히 업무시간 외에까지 수회에 걸쳐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통해 연락한 사실만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제2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제3징계사유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1. 2. 1. 퇴근하던 중 D을 만나게 되어 함께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다가 D에게 '차 한 잔 하자'고 하였고 D과 인근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원고가 퇴근하던 중 D과 동행하게 된 것은 우연에 의한 것으로 원고가 D에게 동행할 것을 미리 제안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인근의 커피숍에서 차를 마신 시간도 30분에 불과한바,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원고가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D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제3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한편 D이 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당시의 상황과 관련하여 제출한 의견서에 '원고가 자신에게 몸을 밀착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1. 3. 12. 고충처리위원회의 문답조사에서 신체적인 접촉 사실은 전면 부인하였고, 피고 역시 '원고가 D과 행선지까지 동행하면서 성 비위 문제가 있는 영화감독에 관한 언급을 하면서 D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하였고, 귀가했어야 하는 사정이 있었던 D의 의사에 반하여 불필요한 만남을 가진 사실' 부분만을 제3징계사유로 삼았을 뿐, 원고가 문답조사에서 부인한 신체적 접촉 사실까지 제3징계사유에 포함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제4징계사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가 D의 눈에 대하여 자주 언급하며 "어우 무서워"라는 말을 하고 D의 눈에 관한 노래가사를 만들어 D을 비롯한 다른 직원들에게 보여준 것은 D의 외모를 평가하고 그러한 평가를 제3자에게 알리는 행위로서 객관적으로 D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D은 위와 같이 D의 외모를 거듭 언급하는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강한 불쾌감과 혐오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원고는 D의 눈에 관한 발언 및 노래가사 제시 당시 D이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항의하거나 불쾌감을 표시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노래가사에 대해 '재미있다'는 말을 한 점을 들어 이 부분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D은 "차마 저급하다고 (원고의) 면전에 말할 수 없어서 그냥 재미있다고 말했다"는 입장을 밝혔고, 피고의 교육 연수생으로서 2개월의 단기간 동안 일용직 근로자로 채용된 D의 입장에서 다른 직원들이 보는 가운데 직장 내 직급이 높고 나이가 많은 등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원고에게 원고의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함을 지적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D의 즉각적인 항의 등이 없었다는 이유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제4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제5징계사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가 D에게 D의 사생활을 소재로 한 이 사건 자작시를 보내고 이에 대해 "좋은지 허접한지 찝찝한지 부질없는지 황당한지 남겨주시면 안될까요?"라고 하여 감상평을 요구한 행위는 이 사건 자작시의 내용 및 사용된 어휘 등에 비추어 볼 때 D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로서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자작시가 예술적인 표현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자작시에는 D의 과거 이성교제, 미국 유학 계획 등이 반영되어 있고, '수줍은 일본 사내의 떨리는 손을 잡고 마른 몸을 기대어 보기도 했다', '애욕을 품어 보기도 했고' 등 성적인 암시로 볼 수 있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설령 원고에게 예술 표현의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인 D으로서는 이 사건 자작시를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내용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제5징계사유도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제1, 4, 5징계사유는 피고의 일용직 근로자로서 원고와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 D을 대상으로 한 것인 점, 원고의 위 각 징계사유 해당 발언이나 행위가 D은 물론 피고의 다른 직원들에게 표시되거나 전달되었고 일부 행위는 행해진 장소가 직장 내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업무관련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D에 대한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D은 2개월의 근로기간을 다채우지 않은 상태로 퇴사하였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D에게 D이 좋아하는 그림을 보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이것도 업풍(業風)이 될려나"라고 하였고, 이 사건 자작시를 D에게 보내면서 "이것도 다 업풍을 맞는 것이지만 사는 게 바람에 쓸려다니는 건데 어쩔 수 없죠. 해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라고 하였는바, '업풍(業風)'이 '악업의 보답으로 이리저리 몰리고 고통을 받는 모양을 바람에 비유하는 말'임에 비추어 원고로서도 D에 대한 언행, 이 사건 자작시의 전달 등이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거나 직장 내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보인다.
원고는 D이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기간 동안에도 원고에게 엽서를 쓰거나 원고의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에 곧바로 답장을 보내는 등으로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들어 D이 사후적으로 원고에게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되자 원고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허위로 성희롱 신고를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D의 입장에서는 직장 내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원고의 지나친 관심 표현에 대해 내심의 의사와 무관하게 응답하거나 감사의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 또한 위와 같이 인정된 제1, 4, 5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에 D이 이 사건 성희롱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하면 위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D이 성희롱 피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D에게 그와 같은 허위 주장을 할 동기가 있다고 추단할 만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
징계양정 과다 주장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또한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 4, 5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해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의 교육 연수생으로 단기 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하게 된 D을 대상으로 외모에 대한 평가 또는 성적인 암시가 포함된 발언을 하거나 노래가사, 자작시 등을 만들어 D 및 다른 직원들에게 전달하였는바, 이는 공공기관인 피고의 직원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여 피고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이다. 앞서 살펴본 원고와 D의 관계 및 직장 내 지위의 차이, 각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 원고로 인해 D이 계약기간 도중에 퇴사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기까지 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비위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중하다.
피고의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 제16조 제1항은 '원장은 성희롱·성폭력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경우 행위자에 대하여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징계 등 제재 절차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의 징계 및 재심에 관한 규칙 제9조 제1항 [별표 5]의 징계기준에 따르면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성희롱·성매매)에 있어, ①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해임', ②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임', ③ 비위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정직-감봉', ④ 비위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같은 규칙 제11조 제1항은 서로 관련이 없는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때에는 그 중 책임이 중한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더 중한 징계로 의결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피고 인사위원회 및 재심 인사위원회는 각 인사위원 전원일치로 원고의 과오가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평가하면서 원고에 대하여 위 ①의 기준 중 보다 경한 처분인 '해임'의 징계양정을 정하였고, 서로 관련이 없는 원고의 비위가 둘 이상 경합함에도 징계의 종류를 가중하여 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징계 관련 규정과 징계양정의 경위, 앞서 살펴본 원고의 비위 및 책임의 정도와 함께 피고가 교육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공공기관으로 피고의 설립목적과 수행하는 사업의 성격상 소속 직원에게 일반적인 사기업체의 직원에 비해 높은 수준의 품위유지의무가 요구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이전까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는 등의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해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거나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 규칙 제9조 제1항 [별표 5]는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기타)의 비위유형에 있어서도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해임'의 징계기준을 정하고 있는바, 설령 제1, 4, 5징계사유 중 일부를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기타)로 분류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징계절차상 하자가 발견되지 않고, 제1, 4, 5징계사유가 각 인정되며, 위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 4, 5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지원(재판장) 이재찬 김영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