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1. 26. 선고 2022나2030974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방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지상파 방송사인 주식회사 I(이하 ‘I 본사’라 한다) 계열의 지역 방송사로서 여수시 등 전남 동부지역을 시청권역으로 방송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는 2017. 3. 3. 임기 3년의 피고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다가 아래 나.항과 같이 임기 만료 전에 해임된 사람이다.

나.

원고에 대한 해임 결의

2018. 1. 19. 개최된 피고의 임시주주총회(이하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라 한다)에서 주주 전원의 출석 및 찬성으로 원고를 피고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해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다(이하 ‘이 사건 해임 결의’라 한다). 원고에 대한 해임 사유는 ‘장기간 방송파행의 책임 등 조직통할능력의 부족, 경영능력의 부재, 회사의 명예와 국민 신뢰 실추’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발행주식 중 51%는 I 본사가, 나머지 49%는 J 주식회사, K 주식회사, 주식회사 L 및 M 주식회사(이하 I 본사를 제외한 피고 주주들을 통틀어 ‘나머지 주주들’이라고 한다)가 소유하고 있는데, N는 나머지 주주들로부터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을 위임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나머지 주주들의 대리인으로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해임결의를 위한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즉, 이 사건 해임 결의는 나머지 주주들이 출석하지 않았거나 의결권을 위임한 바 없음에도 전원이 출석하여 찬성한 것처럼 이루어진 무효의 결의이므로,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해임된 바 없고, 피고는 원고에게 대표이사로서의 보수, 퇴직연금, 특별공로금 등 합계 609,692,25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살피건대, 갑 제8호증의1, 을 제6, 8, 9, 5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I 본사는 2018. 1. 16. 원고에게, 주주 전원의 동의 및 위임을 받아 주주총회 소집절차를 생략하고 2018. 1. 19. 피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해임 결의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원고에게 통보한 사실, 나머지 주주들은 2018. 1. 16.부터 2018. 1. 18.까지 I 본사 또는 I 본사가 정한 대리인에게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 의안을 모두 원안대로 승인하는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는 위임장 및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 소집 관련 절차의 생략에 동의하는 동의서를 각 작성하여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 제출한 사실, 이에 따라 N가 적법한 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 출석하여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해임결의는 적법하게 소집된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서 피고 주주들로부터 정당한 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결과 이루어진 것으로 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결의에 따라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 지위에서 해임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해임결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대표이사로서의 보수 등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3.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1)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였음에도, 허위의 비방과 I 본사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계열 지역 방송사 경영진에 대한 일괄적 해임 조치로 인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만료 전에 해임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에 따라 원고에게, 부당해임으로 인하여 원고가 남은 임기 동안 받을 수 있었던 보수 등 합계 609,692,256원 상당의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재임기간 동안 조직통할능력을 상실하였고 경영능력도 없었으며, 특히 O 전 대통령 관련 발언 등으로 지역사회에서 물의를 빚어 피고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신뢰를 잃게 하였다. 따라서 원고를 해임한 데에는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에 정한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나.

관련 법리

주식회사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만료 전에 이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이때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해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증명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7529 판결,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갑 제33, 34, 39, 40호증, 갑 제41호증의2, 갑 제44, 53 내지 56, 60 내지 64호증, 을 제37, 51 내지 5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해임 결의로부터 약 2개월 전인 2017. 11. 13. 열린 I 본사의 주주총회에서 그 대표이사이던 P을 해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고, 그때로부터 수개월 내에 I 본사가 대주주로 있는 지역 방송사들(춘천, 울산, 광주 등)의 대표이사 다수가 각 주주총회에서 해임된 사실 및 그중 일부 대표이사들은 해임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중 일부 소송에서 대표이사 측이 승소한 사실이 인정된다.

2)

그러나 한편, 갑 제10, 12, 42, 64, 65, 67 내지 69호증, 을 제2, 4, 5, 10, 11, 16 내지 24, 26, 27, 29 내지 34, 45, 55 내지 61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제1심 증인 Q, R의 각 일부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나.항 법리에 비추어 보면, 앞서 1)항의 사실관계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가)

O 회고록에 대한 원고의 발언 및 그와 관련된 논란에 대한 원고의 대응이 피고 대표이사로서 적절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여수 등 전남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그 지역주민을 주된 수요자로 하고 있는 피고의 조직 통합을 저해할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①

2017. 9.경, “원고가 피고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의 간담회 등 자리에서 O 회고록,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하여 부적절한 발언을 하였다”는 요지의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당시 기사에 보도된 원고의 발언 내용은 ‘O 회고록 재미있게 읽었다’, ‘O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5·18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있지만 O의 입장에서 본 5·18의 기록도 있고 그것도 인정받아야 한다’, ‘5·18 북한군 개입설은 팩트’ 등이었다. 위와 같은 원고의 발언 등을 문제삼아 지역 시민단체들도 원고의 사퇴를 요구하였고, 이러한 내용도 모두 언론에 보도되었다.

②

원고는 2017. 9. 25. 피고 구성원들에게 ’S‘이라는 제목으로, ’피고 노동조합의 Q 지부장이 파업 상황에서 대표이사인 본인을 공격하기 위하여 넉 달 전 나누었던 사적인 대화 내용을 왜곡한 것으로, 당시 O 회고록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였을 뿐이다, 발언한 지 4개월이나 지난 지금의 파업 국면에서 원고 본인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은 것‘이라고 하면서 ’막장 배신극‘, ’지부장의 천박한 사회의식‘ 등의 내용을 담은 문서(갑 제12호증)를 피고 구성원들에게 회람하였다.

③

피고의 계약직으로 일하던 프리랜서 방송작가 6명은 2017. 9. 25. ’원고가 2017. 5. 23. 방송작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O을 미화하는 발언을 하였다‘는 증언록을 작성하여 피고 노동조합(이하 I 본사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을 ‘본부노조’라고 하고, 피고와 같은 I 계열 지역방송사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각 노동조합을 각 ‘지부노조’라고 하며 그중 피고 노동조합을 ‘피고 지부노조’라고 한다)에 전달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아래 내용 중 ‘사장’이라는 단어는 원고를 지칭한다).

④

이에 원고는 위 증언록이 실명이 아니어서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러한 원고의 태도가 언론에 보도되자 방송작가들은 2017. 9. 28. 실명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증언록은 사실대로 작성한 것이다. 원고가 방송작가들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몰아붙이고 당시의 상황을 왜곡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기자회견에 나오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⑤

그 이후에도 T 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원고가 일하고 있는 피고 사무실에 항의 방문을 하는 등 원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었다.

⑥

원고가 언론 보도와 같이 O을 미화하거나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원고의 원래 발언이 왜곡되어 보도되었을 가능성도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원고와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프리랜서 방송작가들까지도 원고의 발언 내용이 부적절하였다고 주장하며 실명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던 점, 위 방송작가들이 들었다고 주장하는 원고 발언 내용과 기사에 보도된 원고 발언 내용 중 상당부분이 일치하는 점, 당시 원고는 단순한 기자 또는 피고 사원인 개인이 아니라 피고 조직 전체의 통합과 존립을 위해 경영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피고 대표이사이었던 점, 2017. 9. 4.부터 시작된 본부노조와 피고 지부노조 등의 총파업 과정에서 원고가 피고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의 일들을 문제삼아 원고의 정치적 편향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드러났고 그러한 분위기를 원고 역시 인지하고 있었던 점 등의 사정들을 고려한다면, 소위 O 발언 논란에 대하여 원고가 보인 일련의 대응은 피고 대표이사로서 적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⑦

오히려 원고의 위와 같은 태도는 노조와의 갈등을 심화시켜 원고의 사퇴를 요구하는 피고 지부노조의 파업이 극렬해진 측면이 있고, 여수 등 전남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그 지역주민을 주된 수요자로 하는 피고의 지역적, 문화적 사업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처신으로 보인다.

나)

원고의 재직기간 중 있었던 피고의 방송 파행 사태가 원고 개인의 경영능력과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①

2017. 2. 23. I 본사 대표이사로 P이 취임하였는데, 본부노조는 이에 반대하며 P을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등의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후 본부노조와 각 지부노조들은 ’낙하산 사장 선임제도의 개혁‘을 주장하며 P 등의 사퇴를 요구하였고, 2017. 9. 4. 총파업을 실시하였다. 피고 지부노조도 총파업에 돌입하였고, P과 함께 퇴진이 요구된 소위 ’낙하산들‘의 예로 원고가 거론되어 파업특보에서 원고의 과거 행적 등이 다루어졌다.

②

I 본사의 총파업으로 방송 파행 사태가 계속되던 중 P이 2017. 11. 13. 해임되자 본부노조는 2017. 11. 14. I 본사 및 피고 등 각 지역 방송사 대표이사들에게 2017. 11. 15. 9시부터 대전지부를 제외한 전 지부의 총파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하였다. 그러나 그 후에도 일부 지역 방송사 지부노조는 해당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하면서 일부 부분에 관한 제작거부를 계속하였는데, 특히 피고 지부노조의 경우 ‘원고가 퇴진할 때까지 제작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며 2017. 11. 15. 이후로도 보도, 일반 편성, 제작 등 전 부문에서 제작거부를 계속하였다. 이러한 방침은 2018. 1. 19.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결의가 이루어지자 피고 지부노조가 2018. 1. 20. 방송 정상화 계획을 밝히고 2018. 1. 23. 정상적으로 방송 제작을 재개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③

구체적으로 피고의 방송 파행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피고와 같은 지역방송사는 I 본사의 프로그램을 동시 재전송의 형태로 방영하는 한편, 지역방송사들이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도 방영한다.

뉴스 프로그램의 경우, 피고는 원래 I 본사와 동일하게 아침의 ‘U’, 저녁의 ‘V’와 밤의 ‘W’를 방영하면서 그 말미에 10분 내지 30분 분량으로 지역방송사 자체 뉴스를 제작하여 방영하였고, 그와 별도로 평일 오전에 ‘X’라는 제목의 자체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다. 그런데 총파업이 있었던 2017. 9. 4.부터 2017. 12. 8.까지 사이에는 비노동조합원 인력에 의해 원래의 분량보다 줄어든 7분 정도로만 지역방송사 자체 뉴스가 방영되었고, 총파업이 잠정 중단된 이후에도 피고 지부노조가 전 부문에 걸쳐 제작을 거부함에 따라 2017. 12. 11.부터는 자체 뉴스가 전면 결방되었다. 이러한 사태는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가 이루어진 이후인 2018. 1. 29.경부터 일부 뉴스 프로그램에 한하여 조금씩 회복되었다.

또한 총파업 실시 전인 2017년 8월의 피고 방송편성표에 의하면 ‘Y’, ‘Z’, ‘AA’ 등 다수의 지역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었는데, 총파업으로 인해 대부분이 재방송으로 채워지거나 I 본사 방송만이 그대로 방영되었고, 총파업이 중단된 이후인 2017년 12월과 2018년 1월에도 자체 프로그램 중 상당부분의 방송은 정상화되지 않았다.

지역 프로그램 전부를 피고 단독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방송사들이 각각 제작한 프로그램을 서로 공유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원고 스스로 피고가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인정한 ‘AA’ 프로그램 역시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 이후인 2018. 2. 7.에서야 정상적으로 방송되었다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총파업 중단 이후에도 피고 지부노조는 원고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전 부문에서의 제작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였음을 알 수 있다.

④

더구나 I 본사의 총파업이 실시될 무렵 피고 직원 54명 중 단 23명만이 피고 지부노조에 소속된 노동조합원으로 집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프로그램 제작과 방영이 위와 같이 총파업 중단 이후에도 장기간 파행되었고 원고의 해임 결의가 이루어진 이후에 비로소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은, 원고 퇴진시까지 제작을 거부하겠다는 피고 지부노조의 방침에 노동조합원들만이 아닌 피고 소속 직원들까지 공감을 표시하였던 결과로 이해되고, 이를 피고 지부노조의 정치적 편향성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가 분기별로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원고의 조직통할 능력이 결여되지 않았음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파업 이후 원고가 보인 태도를 가리켜 피고 지부노조 조합원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①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의하면 노사협의회는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노사협의회를 개최해야 하고, 필요할 경우 임시회의도 개최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분기별로 노사협의회를 개최한 것은 대표이사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업무의 일환이다.

②

피고 지부노조는 2017. 9. 8. ‘AB’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피고 지부노조의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2017. 9. 5. 저녁에 피고 간부들이 회식을 하고 신입사원과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을 노래방에 불렀다면서 비판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7. 9. 11. ‘AC’라는 피고 성명서를 통해, 신입사원들이 첫 출근한 직장 상황이 안타깝게도 선배들의 파업이었고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고 격려하기 위해 간부들이 자리를 마련하였으며, 회식 당시 아나운서 두 명이 자리를 함께 하였을 뿐 신체접촉이나 성희롱은 없었음에도 피고 지부노조 지부장이 아나운서들을 ‘도우미’라고 일컬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2017. 9. 13.에는 ‘회사의 공식입장’이라는 피고 성명서를 통해 ‘그저 노조의 위세만을 앞세워 허공에도 종주먹을 들이대며 거친 말을 마구 쏟아내는 수준’이라고 언급하였으며, 2017. 9. 14.에는 ‘AD’라는 제목의 피고 성명서를 통해, 해당 아나운서 등을 모아 자초지종을 확인한 결과 어떤 불미한 사건도 없었고 평범한 회식이었는데 피고 지부노조가 계속 자극적인 제목의 성명서를 게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노조는 성명서를 쓸 때 좀 더 창의적이고 독자적으로 써보시라고 권고합니다’, ‘이렇게 판에 박은 성명서에 일일이 대응 글을 쓰려니 H의 수준이 이렇게밖에 안되나... 한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라고 기술하였다.

③

총파업 출정식과 피고의 회식, 소위 ‘도우미’ 발언을 둘러싼 피고 지부노조의 태도가 정당하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의 공식적인 성명서를 통해 드러낸 원고의 일련의 태도는 피고 대표이사로서 노사간의 갈등을 해소할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그 사용 문구와 어투 등으로 인해 피고 지부노조를 비하하거나 모독하는 듯한 인상을 줌으로써 피고의 노사 간 신뢰회복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로 이끈 것으로 판단된다.

라)

원고가 재직한 2017년에 피고가 영화사업 수입 34억 원을 창출하였다거나 파업에도 불구하고 3억 7천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창출하였다고 해서, 앞서 가) 내지 다)항에서 살펴본 사정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해임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당기순이익은 2015년 1,744,922,813원, 2016년에 1,050,303,161원, 2017년에 374,624,530원이었고, 2018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108,529,108원의 당기순손실을, 2019년에는 517,441,528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던바, 이처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피고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였다(같은 시기에 I 본사의 재정상황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추세였다). 단지 원고가 해임된 직후인 2018년부터 피고의 재정상태가 당기순손실이 되었다고 해서, 원고가 대표이사로 재직한 2017년에 괄목할 정도로 두드러지거나 탁월한 정도로 피고 경영성과가 달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앞서 살펴본 원고의 해임사유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재직한 2017년의 수입 또는 이익 수치만을 들어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마)

원고는, 원고 재직기간 동안 일어난 피고 지부노조의 파업은 AE 본부노조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과로 원고와 무관하므로, 이를 이유로 지역방송사의 대표이사인 원고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은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AE 본부노조의 총파업 결의로 인해 피고 지부노조의 파업이 일어나게 되었다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것처럼 총파업이 중단된 이후에도 피고의 경우 전면적 제작거부 등 사태가 계속되었고(피고 소속 직원들 다수가 동참하지 않았더라면 제작거부의 정도가 그와 같이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원고가 보인 일련의 대응은 피고 대표이사로서 부적절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사태가 AE 본부노조 또는 피고 지부노조의 정치적 판단에 기인한 것임을 전제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전제가 잘못되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또한, 원고 외에도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해임당하였던 I 본사 계열 지역방송사 대표이사들이 존재하는데 그중 다수가 부당해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결과 승소하였음을 이유로,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것 역시 부당해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해임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은 우선 그 주식회사 및 그 대표이사와 관련된 자료에 근거하여야 하고, 원고가 내세우는 판결들과 이 사건은 그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운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의 판단을 같이 해야 할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 없다. 한편, 원고가 부당해임되었다고 주장하는 다른 지역방송사 대표이사들처럼 원고의 해임 역시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움은 앞서 본 바이다.

바)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부터 피고 직원들 일부는 원고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아 정치적 편향성 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였고 원고 역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이 점을 두고 원고 개인으로서는 억울해 하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원고가 지상파 방송사업자인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상, 피고 직원들의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피고 대표이사로서 피고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피고가 기반하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5·18 민주화 운동 및 O 회고록과 관련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는 발언을 피고 사원 또는 피고를 위해 일하는 방송작가들 앞에서 하였고 나아가 이러한 내용의 언론 보도에 부적절하게 대응하는 등 피고 구성원들과의 화합도모가 가장 절실한 시기에 피고 구성원들과 반목하였다.

피고 주주들로서는, 이러한 원고의 태도로 인해 시청자와 지역 주민들이 피고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거나 또는 피고가 공영방송사로서 지녀야 하는 명예가 실추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원고를 해임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결의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성민(재판장) 백숙종 유동균

각주1) 원고는 2018. 1. 19. 자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루어진 원고에 대한 해임 결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보수 등 지급 청구와 위 해임 결의가 유효함을 전제로 한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병합의 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가 아닌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3다96868 판결 등 참조), 위 각 청구는 이 사건 해임 결의의 효력 유무와 관련하여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이를 주위적·예비적 청구로 선해하여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