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6. 16. 선고 2022나203527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82,500,000원 및 그중 55,443,548원에 대하여 2019. 3. 29.부터 2023. 6. 16.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80%는 원고가, 2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의 지위 및 상호 변경 피고는 2006. 12. 19. 전자상거래업, 구매대행 및 공동구매 관련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피고의 최초 상호는 ‘주식회사 J’였으나, 피고는 2009. 4. 21. ‘주식회사 G’로, 2017. 11. 23. ‘주식회사 C’로, 2021. 3. 30. ‘주식회사 B’으로 차례로 상호를 변경하였다(갑 제2호증, 을 제1호증. 피고의 상호는 이 사건 쟁점과 무관하므로, 상호변경 전후를 구분하지 않는다. 이하 ‘피고’와 ‘피고 회사’라는 표현을 함께 사용한다).

나.

원피고의 근로계약서 작성

1)

원피고는 2017. 7. 13.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을 제9호증. 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하고, 이 사건 계약서로 체결된 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2)

원피고는 이 사건 계약 무렵 원고의 연봉을 150,000,000원으로 정하였다(을 제34호증).

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 또는 해고 피고는 2019. 4. 17. 원고에게, 원고의 횡령 등 비위행위, 고의로 피고 사업의 재산상 손해 발생, 무단결근 등 사유로 2019. 3. 29. 자로 원고를 해임한다는 취지의 통지서를 발송하였다(을 제18호증. 이하 위 통지서를 ‘이 사건 통지서’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1호증, 을 제1, 9, 3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 요지 가.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이다.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고 이사회결의를 거치지 아니하는 등 해고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9. 3. 29. 자 해임 또는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한다. 또한, 2019. 3. 29. 자 해임 또는 해고의 다음 날인 2019. 3. 30.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월 12,500,000원(= 연봉 150,000,000원 ÷12개월)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지급을 구한다.

나.

한편, 원고는 피고에게 2018년 9월분부터 2019년 3월분까지 임금 중 56,25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위 미지급 임금 56,25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한다.

3.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 사건 계약의 종료 시점

가.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의 경우에도 그 형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위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2)

인정 사실

가)

D의 피고 회사 인수 등 K 유한회사(이하 ‘K’라 한다)의 대표이사 L은 2017. 3.경 피고 회사의 전 최대 주주 M으로부터 피고 회사의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M에게 계약금을 지급하였다. L이 위 계약의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D은 2017. 5. 8.경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회사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K를 통해 M에게 지급하고 피고 회사의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하였다. D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피고 회사의 주식과 경영권을 보유하면서, 공식 직제에 없는 ‘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며 배후에서 사실상 피고 회사를 지배·운영하였다(을 제5호증 제4, 11, 12, 13면). F은 2017. 5. 10. 피고 회사의 이사로, 2017. 7. 13.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각 취임하여 피고 회사 운영을 총괄하였다(을 제1호증 제7면). N은 2017. 5. 10. 피고 회사의 이사로 취임하여, 그 무렵부터 부사장으로서 피고 회사의 재정 및 지금집행 업무를 총괄하였다(을 제1호증 제7면, 을 제5호증 제4, 11, 12, 13면).

나)

이 사건 계약의 경위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기 이전에 O 주식회사(구 P 주식회사, 이하 주식회사는 처음 지칭할 때를 제외하고는 ‘주식회사’ 부분을 생략한다)에서 ‘IB 사업팀’ 상무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다툼 없는 사실(이 사건 소장 제2면, 피고의 항소이유서 제4면)]. D은 피고를 인수한 직후 피고 회사에서 ‘Q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었다(위 신사업을 이하 ‘이 사건 신사업’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신사업을 총괄하고 외부자금을 유치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에 영입되었다(을 제24호증, 제1심법원 증인 F의 일부 증언 녹취서 제7면, 이 법원 증인 R의 증언 녹취서 제4면).

다)

원고에 대한 해임 또는 해고 과정

(1)

S는 피고 회사의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2018. 10. 19. 피고 회사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법인으로 지정하였다. 피고 회사의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본 구체적인 근거는 피고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D의 경영권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영업의 계속성에 의문이 있고, 특수 관계인에 대한 대여금 등이 급증하여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었으며,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내부통제 제도가 중대하게 훼손되었다는 것이다(을 제5호증 제16, 17면).

(2)

피고 회사의 소액주주는 2019. 1. D, F, N 등이 피고 회사의 자금을 특수관계회사 등에 부실 대여하여 피고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음을 이유로 위 사람들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였다(을 제5호증 제17면). 또한 그 무렵 피고 대표이사 F 등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법원은 2019. 3. 15. F이 직무에 관하여 부정행위 또는 법령을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다는 점이 소명되었다는 이유로 F의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변호사 T를 피고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 선임하는 결정을 하였다(을 제1호증 제8면, 을 제32호증,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3. 15. 자 2019카합10024 결정).

(3)

피고 대표이사 직무대행자 등은 2019. 3. 18. 피고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상장 유지, 검찰 수사 협조, 정기주주총회(2019. 3. 29. 개최 예정)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D과 관련이 있는 임직원들의 피고 사무실 출입을 제한한다고 공고하였다. 위와 같은 출입제한 명단에는 원고도 포함되어 있다(갑 제8호증).

(4)

피고는 2019. 3. 29. 정기주주총회에서 D의 측근으로서 피고의 이사 또는 감사로 재직하고 있었던 F, U, V, W, X, Y, Z, AA를 해임하고 이사와 감사를 새롭게 선임하였다(을 제30호증).

(5)

피고는 2019. 3. 30. 원고에 대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말소하였다(갑 제9호증). 피고는 2019년 3월부터 원고에 대한 보수 또는 임금을 일절 지급하지 않았다(다툼 없는 사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9호증, 을 제1, 5, 30, 32호증, 이 법원 증인 R의 증언, 제1심법원 증인 F의 일부 증언,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가) 다음 사실 또는 사정은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이고,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라는 원고 주장에 부합하는 사정이다[다음 사실 또는 사정은 앞서 보았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6, 9,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특별히 가지번호를 부기하지 않으면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계약서의 제목은 ‘근로계약서’이다. 이 사건 계약서에서는 원고의 근무시간(평일 9시~18시), 휴무일(토요일, 일요일 및 법정공휴일), 근로장소(원칙적으로 피고의 본사), 휴가(연간 8할 이상 출근 시 15일의 연차휴가 등), 보충 규정(계약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근로기준법 및 관련 규정에 따름)을 정하고 있어, 근로계약에 어울리는 사항을 담고 있다.

2)

피고는 원고의 보수 또는 임금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원고를 피고 소속 임직원으로 건강보험, 고용보험, 퇴직연금 등에 가입하여 주었다(갑 제3, 6, 9, 20호증) 나) 그러나 위 가)항 기재 사실 또는 사정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이고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임원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다음 사실 또는 사정은 앞서 보았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5, 12 내지 15, 17, 18, 21 내지 26, 33호증, 을 제1, 5, 13, 14, 17, 24, 25, 27, 28, 31, 34, 37, 39, 40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 증인 R의 증언, 제1심법원 증인 F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의 임용경위 원고는 D이 피고 회사의 주식과 경영권을 확보한 직후인 2017. 7 13.(F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날과 같은 날) 피고를 대표한 F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신사업의 총괄 및 이에 필요한 외부자금 유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D에 의하여 영입되었다. 이는 피고 회사의 통상적인 직원 채용 원칙·과정(직원 채용은 공개경쟁 채용을 원칙으로 하되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소정의 절차에 따라 특별 채용할 수 있음)과 판이하다(을 제17호증 제2면). D은 피고 회사를 인수한 후 경영권 방어와 원활한 경영을 위하여 등기이사와 임원들을 D 자신의 지인들로 구성하였는데, 원고 역시 ‘사업부 총괄사장’의 직함으로 임원진에 구성된 주요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을 제24호증). 이처럼 원고는 피고 회사를 인수하여 피고 회사에 대하여 배임 및 횡령 범행을 저지른 D에 의하여, D과 배임 및 횡령 공동정범 관계에 있는 F, N, H 등과 함께 피고 회사에 임원으로 임용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2. 14. 선고 2019고합255, 2019고합416(병합), 2019고합541(병합)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2. 24. 선고 2020노59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도3764 판결. 갑 제17호증, 을 제5호증].

(2)

피고 회사 재직 시 원고의 지위

(가)

이 사건 계약서 작성 무렵 작성된 피고의 연락망에는 원고가 ‘대표이사실’ 바로 아래 ‘임원실’에서 근무하는 ‘사업부 총괄사장’으로 표시되었다. 위 연락망에서 ‘대표이사실’과 ‘임원실’은 피고 회사의 각 본부(경영관리본부, 채권관리본부, 마케팅1본부, 마케팅2본부, IT본부) 상위에 표기되어 있다(갑 제5호증).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아래 그림에서 원고의 이름과 직급을 쉽게 파악하기 위하여 굵은 선의 직사각형으로 표시하였다). 피고 회사의 각 본부 상위에 있는 표기된 F, 원고, N은 모두 D의 피고 회사 주식 및 경영권 확보 직후 피고 회사의 임원이 되었다. 위 세 사람 중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은 D과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범죄 공동정범으로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3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2. 14. 선고 2019고합255, 2019고합416(병합), 2019고합541(병합)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2. 24. 선고 2020노59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도3764 판결. 갑 제17호증, 을 제5호증].

(나)

피고는 2017. 7. 31. 원고를 ‘사장’ 직급인 ‘사업부 총괄사장’으로 발령하였다(갑 제4호증). 피고가 2017. 11.경 작성한 회사 조직도는 아래와 같다(갑 제15호증. 아래 그림에서 원고의 이름과 직급을 쉽게 파악하기 위하여 굵은 선의 직사각형으로 표시하였다). G 위 조직도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사업부 총괄사장’은 ‘경영기획 총괄사장’과 함께 대표이사 바로 아래에 위치하면서, 채권관리본부, 마케팅1본부, 마케팅2본부, IT본부를 총괄하여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다. 사업부 총괄사장과 대등한 지위에 있는 경영기획 총괄사장 H는 D과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범죄 공동정범으로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2. 14. 선고 2019고합255, 2019고합416(병합), 2019고합541(병합)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2. 24. 선고 2020노59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도3764 판결. 갑 제17호증, 을 제5호증]. 더 나아가, 사업부 총괄사장보다 지위가 낮은 경영관리본부장 N이 D과의 배임 및 횡령 공동정범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채권관리본부장 AB는 2017. 11. 23. 피고의 등기이사로 취임하기도 하였다(을 제1호증 제7, 8면).

(3)

원고의 담당 업무 원고는 재직기간 중 1 본부장의 매주 업무보고 회의 주관, 전체 직원 면담, 책임자 급 이상 전체회의 진행, 회식과 야유회 등 참여, 2 피고 회사의 소송 및 수사에 대한 대응, 업무 관련 각종 보고 받음, 3 화장품 홍보 모델과의 협의와 재고 파악 등 원고가 피고의 사업부를 총괄하여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실제로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제출한 증거는 피고 임원들의 사실확인서(갑 제12, 33호증), 피고의 임·직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갑 제13, 14, 21 내지 26호증) 등이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신사업에 국한하여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그 외 다른 업무는 거의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이 판단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가)

1 본부장의 매주 업무보고 회의 주관, 전체 직원 면담, 책임자 급 이상 전체회의 진행, 회식과 야유회 등 참여 업무에 관하여 본다. 원고가 매주 업무보고 회의 주관하였다거나 책임자 급 이상 전체회의 진행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는 피고 임원들의 사실확인서(갑 제12, 33호증)와 제1심 법원 증인 F의 일부 증언이 있다. 그러나 위 사실확인서는 피고 임원들 스스로가 자신의 기억을 상기하여 직접 작성하였다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 단순히 서명 또는 날인한 것에 불과하여 그 증명력이 제한된다(갑 제12호증의 1, 2, 3 및 갑 제33호증 모두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AB, AC, H의 인적 정보를 기재한 후 그 아래에 “상기인은”, “상기 AC은”, “상기 확인인”이라고 기재하였다. 만약 위 세 사람 본인이 실제로 위 사실확인서를 직접 타이핑하였다면 그러한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위 사실확인서는 원고가 작성하여 단순히 위 세 사람의 서명 또는 날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피고 임원들은 D의 피고 회사 경영권 확보 직후 원고와 함께 피고 회사 임원에 취임하여 원고와 가까운 사람들이다(H는 D과의 배임 및 횡령 공동정범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고, AB는 같은 혐의로 공소제기 되었다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AB는 2019. 3. 무렵 피고 회사로부터 원고와 함께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갑 제33호증), 이 사건 소에서 원고와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제1심법원 증인 F도 초창기에는 전체 회의를 하다가 나중에는 그 회의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제1심법원 증인 F의 일부 증언 녹취서 제5면), 이 법원 증인 R 역시 D의 경영권 취득 이후 초기에는 몇 번 회의를 하였지만 이후로는 정기적으로 회의하지는 않았고, 원고가 주도한 회의는 한두 차례에 불과하였다고 증언하였다(이 법원 증인 R의 증언 녹취서 제5면). 원고가 전체 직원을 면담하였다는 주장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피고 회사의 일부 직원과 회식을 함께 한 사실은 인정되나(갑 제13호증의 5, 6), 위와 같이 인정되는 회식 횟수는 한두 차례에 불과하고 그 회식이 업무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증거도 없다.

(나)

2 피고 회사의 소송 및 수사에 대한 대응, 업무 관련 각종 보고 받음 업무에 관하여 본다. 위 업무와 관련하여 원고가 제출한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 내역(갑 제13, 14호증)에는 원고가 사업부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내역만 존재할 뿐 원고가 피고의 사업부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거나 원고가 직접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문자메시지를 통한 보고에 단지 ‘알겠다’거나 ‘잘 대응하라’는 취지로 답할 뿐이다(갑 제13호증). 원고는 이메일로 단지 그 보고를 받기만 하였을 뿐, 자신이 발송한 이메일은 이미 받은 이메일을 타에 전달한 것이 대부분이다(갑 제14, 21, 22호증).

(다)

3 화장품 홍보 모델과의 협의와 재고 파악 업무에 관하여 본다. 화장품 홍보 모델과의 협의 업무 역시 R가 원고에게 그 진행 상황을 보고하기만 할 뿐이고(갑 제22, 23, 24호증), 원고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시를 하였는지 알 수 있는 증거가 없다. R는 원고 입사 초기에만 원고에게 보고하였고 그 이후에는 대표이사 F에게 직접 보고하였다고 증언하였다(이 법원 증인 R의 증언 녹취서 제9면). 또한, 원고가 2018. 7. 11. R에게 태국 판매 화장품의 재고를 확인한 사실은 인정되나(갑 제25호증), 어떠한 경위로 원고가 위와 같이 확인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도 없다.

(4)

F 또는 D의 원고에 대한 업무 관련 지휘·감독 유무 원고는 F 또는 D로부터 업무 관련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가)

F은 원고가 재직하는 동안 원고에게 1 채권현황, 2 ‘AD’ 화장품의 모델인 ‘AE’의 초상권 사용 동의서의 번역본, 3 물품공급계약서를 이메일로 전달하였다(갑 제18호증의 1 내지 4). 그러나 F이 원고에게 발송한 이메일에는 위 자료들이 첨부되어 있을 뿐 아무런 지시사항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위 이메일을 제외하면 F은 원고에게 신문기사를 전달하거나(갑 제14호증의 1), 회식이나 회의 일정을 안내하는 문자를 발송하였을 뿐이다(갑 제13호증의 2).

(나)

원고는 AF으로부터 F의 서명을 받은 비밀준수약정을 이메일로 받아, 이를 AG에게 그대로 전달하였다(갑 제18호증의 6, 7). 위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F으로부터 어떠한 업무지시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업무지시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

오히려 F은 제1심법원에서 ‘F 자신이 원고에게 지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F·H·원고가 함께 업무 전반에 대하여 의논을 하면서 근무하였다’, ‘F·H·원고가 함께 의논한 내용을 H가 D에게 보고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제1심법원 증인 F의 일부 증언 녹취서 제3, 4, 8면).

(5)

원고의 근무 형태와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근태 관리 원고의 근무 형태는 근로자인 임직원들과 판이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근태를 관리·감독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계약서에 원고의 근무시간이 평일 9시에서 18시까지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 원고는 위 근무시간을 준수하지 않았다. 피고 회사의 2018. 3., 2018. 4., 2019. 3. 세 달간 출입기록에서 원고가 평일 오전 9시 이전에 출근한 날을 찾을 수 없다(을 제25, 37호증). 다른 근로자(AH, R, AI)는 대부분 평일 9시 이전에 출근한 기록이 남아 있음을 고려하면,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출입기록 오류나 누락(한 명이 지문인식 장치로 출입문을 열면 그와 함께 있던 다른 사람은 지문을 인식하지 않고 동시에 출입하여 지문인식이 누락될 수 있음) 가능성만으로는 위와 같은 세 달간의 출입기록을 설명하기 어렵다.

(나)

피고의 임직원들은 휴가를 사용할 때 대표이사 F에게 휴가신청서를 제출하여 결재를 받았다. 이는 부사장 N도 마찬가지다(을 제39호증). 그러나 원고는 이러한 방식으로 휴가를 사용한 바 없고, 피고 회사가 운용하는 휴가 결재시스템에 사용자로 등록되어 있지도 않았다(을 제40호증).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이후 단한 차례도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피고 회사가 운용하는 휴가 결재시스템에 사용자로 등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2017. 7. 13.부터 19개월이 넘는 기간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에 재직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위 (가)항 기재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면, 오히려 이러한 사정은 원고가 대표이사 F의 결재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였음을 시사한다.

(6)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처우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처우 역시 근로자인 임직원들과 확연히 달랐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가)

원고는 피고 회사 재직 시 150,000,000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이는 대표이사 F과 같은 금액이다. 부사장 N이 받은 연봉 70,000,000원, 피고의 등기이사 AB가 지급받은 연봉 100,000,000원의 1.5배 내지 2배에 이르고, 다른 임직원이 받은 급여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을 제34호증).

(나)

피고의 일반 직원들은 전체 사무실의 파티션 구분 공간을 근무 장소로 제공받았던 반면, 원고는 F이 사용한 사무실의 맞은편에 있는 개인 사무실을 집무실로 사용하였다(을 제13호증, 을 제14호증의 2). 원고의 집무실은 위치상으로도 대표이사 집무실과 대칭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면적도 유사하다.

(다)

피고는 임원들에게 법인 차량을 제공하였다. 원고가 제공받은 법인 차량 모델은 피고의 대표이사 F이 제공받은 차량과 동일한 모델로서, 피고 회사의 그 어떤 임직원보다도 비싼 렌트 비용이 적용되는 것이었다(을 제31호증).

(라)

원고가 이 사건에 증거로 제출한 근로계약서에는 특약사항으로 ‘피고는 이 사건 계약기간 중 원고의 귀책사유가 아닌 사유로 원고를 해임할 경우 위로금으로 원고에게 10억 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임을 전제로 한다. 근로계약이라면 정당한 해고사유가 없는 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기 때문에 위 조항은 특별한 의미가 없고, 경영권 방어의 측면에서 기능하는 소위 ‘황금 낙하산’ 조항이기 때문이다. 위 조항의 추가 경위와 그 의미를 고려하면, 원고 역시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임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피고가 갑 제1호증에 대한 위조 항변을 함에 대하여 원고가 진정 성립을 인정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갑 제1호증을 증거로 쓸 수 없다. 그러나 원고가 위 조항이 포함된 근로계약서(갑 제1호증)를 소지하면서 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사실은 을 제27,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마)

피고 회사는 직원들에게 최대 4,000만 원까지만 무담보로 대여하였고, 그 금액을 초과하면 담보를 요구하였다(갑 제17호증 제34면, 을 제5호증 제49면). 그러나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1억 2,000만 원을 무담보로 대여하였다. 비록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위 대여가 피고 회사 경영진의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이 선고·확정되었지만(갑 제17호증),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무담보로 차용한 금액이 임직원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차용금 중 가장 큰 금액이라는 점(을 제5호증 제49, 68면)에서, 원고가 임직원들과 다른 처우를 받았음을 인정할 근거가 된다.

4)

소결론 원고는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하였다기보다는, 기능적으로 분리된 이 사건 신사업에 관한 업무 전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처리하는 ‘임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에게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계약의 종료 시점

1)

쟁점 이 사건 계약은 원고를 피고 회사의 임원으로 위촉하여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위임계약이다. 이 사건 통지서는 위임계약인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의 통지이다. 우선 원고는 임원인 자신에 대한 해임이 이사회의 심의·의결 없이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계약 해지 통지가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그 주장을 비롯하여 이 사건 계약 해지 통지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다음으로 이 사건 계약 해지 통지가 적법하다면, 이 사건 계약의 종료 시점이 언제인지 판단한다.

2)

이 사건 계약 해지 통지에 이사회 심의·의결이 필요한지 여부: 소극 피고 회사의 이사회 운영규정은 ‘이사 및 이사 아닌 임원의 선임 및 해임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의 심의·의결 대상으로 정하였다(제8조 제4호. 갑 제10호증 제2면). 그러나 피고가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를 사업부 총괄사장으로 선임할 당시에도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가 N, AB를 비롯한 다른 이사 또는 임원의 선임과 해임에 관하여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쳤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나 자료가 없다. 이러한 사정에 의하면, 위 조항은 1 실제 효력을 갖지 않거나, 2 이사회 운영규정에서 정한 ‘이사 및 이사 아닌 임원’은 등기임원에 제한되거나, 3 ‘사업부 총괄사장’은 위 조항의 ‘이사 및 이사 아닌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보지 않으면, 원고를 사업부 총괄사장에 선임하는 이 사건 계약 자체를 위 조항에 따라 무효로 보게 되어 오히려 원고에게 불리하다. 이 사건 계약 해지 통지에 이사회 심의·의결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원고의 해임에 피고 회사 이사회의 심의·의결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다음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의 해임은 2019. 3. 29. 선임된 피고 회사 이사들 의사에 따라 이루어졌거나 추인되었다고 판단된다. 피고는 2019. 3. 29. 자 주주총회를 통해 종전 이사와 감사(F, U, V, W, X, Y, Z, AA)를 모두 해임하고, AJ, AK, AL, AM, AN, AO, AP, AQ(중국인)를 새로운 이사로 선임하였다(을 제30호증). 위 주주총회는 2019. 3. 18. 원고를 포함한 D 관련 임직원들의 피고 사무실 출입을 제한한 피고 대표이사 직무대행자에 의하여 추진되어(갑 제8호증) 제출된 의안 원안대로 의결되었다(을 제30호증). 그러므로 위 주주총회로 해임된 종전 이사와 감사는 D에 의하여 이사 및 감사로 선임되었던 사람들이고, 새롭게 선임된 이사는 D 관련 임원들을 축출하고 피고 회사를 재건하고자 한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원고의 해임을 통지하는 이 사건 통지서는 새롭게 선임된 이사들의 임기 개시 이후(종전 이사 또는 감사의 해임 이후)인 2019. 4. 17. 작성·발송되었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임 의사는 새롭게 선임된 이사들 의사에 부합한다.

3)

이 사건 계약 해지 통지의 적법 여부: 적법 피고는 2019. 4. 17. 원고에게, 원고의 횡령 등 비위행위, 고의로 피고 사업의 재산상 손해 발생, 무단결근 등 사유로 2019. 3. 29. 자로 원고를 해임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통지서를 발송하였다(앞서 본 사실).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해임 사유인 1 원고의 횡령 등 비위행위, 2 고의로 피고 사업의 재산상 손해 발생, 3 무단결근 등 사정은 증명되지 않았다. 오히려 위 1 원고의 횡령 등 비위행위, 2 고의로 피고 사업의 재산상 손해 발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1억 2,000만 원 대여’와 관련하여 D, F, N, H는 배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2. 14. 선고 2019고합255, 2019고합416(병합), 2019고합541(병합)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2. 24. 선고 2020노59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도3764 판결. 갑 제17호증, 을 제5호증]. 원고는 위 대여와 관련하여 기소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D 등이 위 대여와 관련하여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으므로, 이를 가지고 원고가 횡령 등 비위행위를 하였다거나 피고 사업의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3 무단결근은 근로자가 아니어서 근로시간 준수의무가 없는 원고(위임계약에 따른 수임인)에게 적용될 수 없다. 그러나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89조 제1항). 민법상

16(병합), 2019고합541(병합)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2. 24. 선고 2020노59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도3764 판결. 갑 제17호증, 을 제5호증]. 원고는 위 대여와 관련하여 기소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D 등이 위 대여와 관련하여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으므로, 이를 가지고 원고가 횡령 등 비위행위를 하였다거나 피고 사업의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3 무단결근은 근로자가 아니어서 근로시간 준수의무가 없는 원고(위임계약에 따른 수임인)에게 적용될 수 없다. 그러나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89조 제1항). 민법상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다(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다39136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2다11886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원고의 임용경위, 원고가 주로 수행한 업무와 그 성과, 피고 회사의 2019. 3. 29. 주주총회로 이루어진 피고 임원의 구성 변동 등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통지서 발송 무렵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신뢰관계는 이미 깨어졌다. 피고가 원고에 대한 해임 의사 통지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적법하다.

4)

이 사건 계약의 종료 시기: 2019. 6. 3. 가) 관련 법리 통지는 상대방에게 도달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 여기서 ‘도달’이란 사회통념상 상대방이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였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가리킨다(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다31281 판결,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10다57 판결 등 참조). 상대방이 그러한 상태의 형성을 방해하고서 내용을 알 수 없었음을 내세워 도달에 따른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통지를 담은 매체의 수취를 상대방이 거부한 경우에는, 받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그가 내용을 아는 것이 가능한 객관적 상태에 놓일 수 있었던 때에 통지가 도달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두34630 판결,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0두5827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이 사건 통지서는 폐문부재로 원고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2019. 4. 26. 피고에게 반송되었다(갑 제11호증). 그 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통지서의 수취를 거부하였다거나 통지의 도달을 방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원고는 2019. 3. 29. 이후 피고의 사무실에 출입하려는 시도를 하거나 피고 회사에 출근 의사를 타진한 바 없고 피고 관계자에게 해임 여부 및 해임 사유를 문의하거나 이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9. 6. 3. 원고 자신을 ‘기업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는 I회사의 A 사장’이라고 소개하면서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피고의 인수를 희망하는 회사가 있어 이를 주선하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피고의 대표자 및 관계자에게 발송하였다(을 제19호증). 위 이메일 끄트머리에서 원고는 다시 “I회사 A 배상”이라고 기재하였다(을 제19호증). 그렇다면 원고는 위 이메일 발송일인 2019. 6. 3.에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 통지를 알았다고 판단된다(2019. 6. 3. 이전의 특정 시점에 원고가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 통지를 알았음에 관한 피고의 주장·증명이 없다. 또한 이 사건 통지서는 해임일을 2019. 3. 29.로 소급 기재하였으나, 해임일을 소급할 어떠한 법률적 근거가 없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 통지 도달 시 또는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계약 해지 사실을 안 때에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될 뿐이다).

5)

소결론 이 사건 계약은 2019. 6. 3. 해지되어 종료되었다.

4.

원고의 미수령 보수 금액 및 피고의 지급의무

가.

인정 사실 원피고는 원고의 연봉을 150,000,000원으로 정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연봉을 12개월로 나눈 12,500,000원을 매월 25일 지급한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2018. 9.분 보수는 전액 지급하지 않았고, 2018. 10.분부터 2019. 2.분까지는 50%의 보수만 지급하였으며, 2019. 3.분부터 이 사건 계약 종료 시인 2019. 6. 3.까지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6호증, 을 제9, 29, 3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나.

판단 피고는 원고에게 2018. 9.분부터 2019. 6. 3.까지의 미지급 보수 82,500,000원[= 2018. 9.분 12,500,000원 + 2018. 10.분부터 2019. 2.분까지 5개월간 50%인 31,250,000원(= 12,500,000원 × 5개월 × 50%) + 2019. 3.분에서 2019. 5.분까지 3개월간의 보수 37,500,000원(= 12,500,000원 × 3개월) + 2019. 6. 1.부터 2019. 6. 3.까지 3일치 보수 1,250,000원(= 12,500,000원 × 3/30)] 및 그중 2018. 9.분부터 2019. 3.분까지의 보수 합계 56,250,000원[= 2018. 9.분 12,500,000원 + 2018. 10.분부터 2019. 2.분까지 5개월간 50%인 31,250,000원(= 12,500,000원 × 5개월 × 50%) + 2019. 3.분 12,500,000원]에 대하여 2019. 3.분의 지급일인 2019. 3. 25. 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9. 3. 29.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수 있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3. 6. 1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19. 3.분 이전까지의 보수에 대해서만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2019. 4.분 이후 보수에 대해서는 지연손해금을 구하지 않고 있다).

다.

원고의 지연손해금률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를 지연손해금률로 구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으로,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 중 해임 또는 해고 무효 확인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원고의 이 부분 청구취지는 ‘피고가 2019. 3. 29.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인데,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이 사건 계약 해지)이 2019. 3. 29.에 효력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2019. 6. 3. 그 효력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고의 청구는 단순히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이 사건 계약 해지)이 2019. 3. 29.에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음’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이 사건 계약이 유효함의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의 청구를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에 부합한다.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되므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확정할 이익이 없어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과거의 법률관계가 이해관계인들 사이에 분쟁의 전제가 되어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 이와 관련된 다수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다207967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청구 중 금전 지급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1심판결은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원본을 55,443,548원만으로 한정하여 부당하다(제1심판결은 원고의 2019. 3.분 보수 채권 지급예정일이 2019. 3. 25.이라는 점을 간과하였다). 이에 관하여 원고가 항소하지 않고 피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지연손해금 채권에 대하여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항소인인 피고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다. 금전채무불이행의 경우에 발생하는 원본채권과 지연손해금채권은 별개의 소송물이므로,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원금과 지연손해금 부분을 각각 따로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고, 별개의 소송물을 합산한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다40160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다12399 판결, 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다59050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피고의 금전 지급 의무 중 지연손해금 발생 원본은 제1심판결대로 55,443,548원으로 인용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