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7. 21. 선고 2022나2039308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의약품 및 식품 제조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1986. 12.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2001. 3. 31.까지 피고 소속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1. 4. 1. 피고와 영업총판약정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영업총판약정'이라 한다) 2012. 6. 30.까지 피고의 의약품을 판매하는 영업활동을 계속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2. 7. 1. 다시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7. 12. 31.까지 피고 소속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8. 1. 1.부터 2019. 12. 31.까지 피고 소속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1호증, 을 제1, 2,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1986. 12. 1.부터 2017. 12. 31.까지 31년 1개월 간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원고가 2001. 3. 31.부로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2001. 4. 1. 피고와이 사건 영업총판약정을 체결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통정허위표시 또는 비진의 의사표시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영업총판약정 체결 후에도 원고가 2012. 7. 1. 다시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종전과 같은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

나.

원고가 위와 같이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7. 12. 31.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라 원고에게 74,392,052원[= 30일분 평균임금 2,393,310원 × 373개월(= 31년 × 12개월 + 1개월) ÷ 12개월]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27,473,240원만을 지급하였으므로, 미지급 퇴직금 46,918,812원(= 74,392,052원 - 27,473,2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원고가 2001. 4. 1.부터 2012. 6. 30.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는지 여부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기초사실, 갑 제3호증, 갑 제7, 11 내지 20, 23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2001. 4. 1.부터 2012. 6. 30.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원고는 1986. 12.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2001. 3. 31.까지 피고 소속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가(원고는 2001. 3. 31.부로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사직서 제출이 통정허위표시 또는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2001. 3. 31.자 사직서 제출 및 피고의 위 사직서 수리로 퇴직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001. 4. 1. 피고와 이 사건 영업총판약정(을 제3호증)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영업총판약정은 피고가 원고에게 일정 지역 내에서 피고 제품을 판매할 것을 위임하고 그 대가로 판매실적에 따른 영업마진을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 사건 영업총판약정은 원고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정하고 있지 않고,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에 대하여 구체적 지휘 · 감독을 할 수 있음을 정하고 있지도 않다. 이 사건 영업총판약정은 '피고는 원고에게 판매목표 및 수금목표금액을 배정하고 원고는 목표달성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제2조 제1항)', '피고가 원고에 의하여 거래처에 공급하는 제품의 가격은 피고가 정한 가격표에 의한다(제3조 제1항)', '피고는 매월 영업마감과 동시에 원고가 관리하는 전월 말 외상매출 잔고를 기준으로 피고가 정한 별도의 기준에 의하여 원고에게 당월 수금목표금액을 부여할 수 있다(제4조 제1항)', '원고가 거래처로부터 수금하였을 경우에는 전표를 작성하여 익일까지 경리부에 입금 정리하여야 한다(제6조 제6항)', '원고는 매월 24일까지 수금목표액의 20% 이상을 원고에게 입금하여야 한다(제6조 제7항)'고 정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규정들은 일반적인 총판약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내용으로서, 위 규정들을 들어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을 구체적으로 지휘 · 감독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원고는 2020. 5. 4. '피고가 원고에게 2001. 4. 1.부터 2012. 6. 30.까지의 근로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 대표자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확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행정종결 처리하기도 하였다.

③

갑 제11 내지 20, 2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01. 4. 1.부터 2012. 6. 30.까지 원고의 국민연금 납입액 중 사용자 부담분을 납부하고, 원고에게 지급할 급여에서 국민연금 근로자 부담분과 고용보험료를 공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위 기간 동안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④

원고는, 원고와 피고가 갑 제3호증의 기재와 같은 약정서와 갑 제7호증의 기재와 같은 특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 7호증은 각 원고 아닌 제3자와 피고 사이의 약정서 또는 특약서로 보이는바, 갑 제3, 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와 피고가 그 기재와 같은 약정서와 특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⑤

D, E, F, G은 '피고가 피고 직원들과 영업총판약정을 체결한 후에도 피고 직원들로 하여금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출근부에 날인하고 당일 영업활동 내역을 근무일지에 작성하여 결재받도록 하는 등 구체적 지휘 · 감독을 하였고, 피고 직원들에 대하여 종전과 기본적으로 같은 급여 정책을 적용하였다'는 취지의 근무사실확인서(갑 제4호증의 1)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위 근무사실확인서의 기재 내용이 앞서 본 이 사건 영업총판약정에 반하는 점, 위 근무사실확인서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근무사실확인서의 기재 내용을 선뜻 믿기 어렵다.

나.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의 범위 및 이행 여부

1)

원고가 2001. 4. 1.부터 2012. 6. 30.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음은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1986. 12.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01. 3. 31. 퇴직하였고, 다시 2012. 7.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7. 12. 31. 정년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986. 12. 1.부터 2002. 3. 31.까지, 2012. 7. 1.부터 2017. 12. 31.까지의 각 근로에 대하여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또는 퇴직급여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해 피고는 1986. 12. 1.부터 2002. 3. 31.까지, 2012. 7. 1.부터 2017. 12. 31.까지의 각 근로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거나 퇴직급여법에 따른 퇴직연금을 납입하였으므로 퇴직금 지급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1986. 12. 1.부터 2002. 3. 31.까지의 퇴직금 및 2012. 7. 1.부터 2017. 12. 31.까지의 퇴직연금을 모두 수령한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원고 제출의 2022. 6.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1면 참조), 피고는 원고의 위 근로에 대한 근로기준법 또는 퇴직급여법상 퇴직금 지급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4>

4.

결론

그렇다면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제1심 판결은 이 법원에서의 위와 같은 소의 교환적 변경에 의한 소취하로 인하여 실효되었다).

판사 민지현(재판장) 정경근 박순영

각주1) 이 사건 2023. 5. 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상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은 '이 사건 2023. 5. 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로 선해한다(원고는 2023. 5. 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와 달리 2022. 6.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 및 청구원인보충 신청서'라는 명칭으로 구별하여 지칭하고 있다).

각주2) 원고가 제1심에서 반환을 구하였던 '퇴직적립금'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영업총판약정(을 제1호증) 제7조 제5항에 따라 피고가원고에게 지급할 매월 실적급의 10%를 공제하여 적립해 두었던 돈인바(만일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면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여 적립해 두었던 돈이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급여인 퇴직금,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과는전혀 다른 성격의 것으로(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급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매월 지급하는 임금과는 별도로 근로관계의 종료를 사유로 지급하는 금전급부이다), 일응 '보관금' 에 해당하는 돈으로 봄이 타당하다.

각주3) 원고는, 원고가 제1심에서 2022. 6.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원고의 청구를 정리하면서 당초 이 사건소장에서 구하였던 퇴직금 청구를 철회하지 않았고, 퇴직금 청구를 감축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2023. 6. 22.자 준비서면 제5면 참조).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소장에서 2001년부터 2017년까지의 퇴직금 청구를 하였다가(제5, 6면 참조), 이에 대하여 피고가 2001. 4. 1.부터 2012. 6. 30.까지의 기간 동안은 원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퇴직금 지급 대상 자체가아니라고 다투자 2021. 10. 11.자준비서면에서 '위 기간 동안 원고가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적립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추가하였고(제1, 2면 참조), 그 후 2022. 6.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퇴직적립금 12,416,099원의 반환[구체적으로 '피고는 2001. 4. 1.부터 2012. 6. 30.까지 원고에게 급여 내지 수당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매달 실지급액의 10% 상당액을 퇴직금 적립금 명목으로 공제 후 지급하였는데, 그중 일부만지급하였으므로 미반환한 퇴직적립금 12,416,09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기재하고 있다(제3, 4, 9면참조)], 4대 보험료 상당 부당이득 41,807,168원의 반환, 택배비, 신용카드수수료, 출장비 상당의 부당이득 243,338,962원의 반환만을 구하면서(위 청구금액의 합계가 청구취지상 '297,562,229원'과 일치한다) '기존 청구원인은 아래 보충된 청구원인과 모순되지 않는 범위에서 원용합니다'라고 기재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소장에서 지급을 구하였던 퇴직금은 위 2021. 10. 11.자 준비서면 및 2022. 6.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지급을 구하였던 보관금에 해당하는 퇴직적립금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돈이므로 위 퇴직금 청구와 위 퇴직적립금 반환 청구는 당초 단순병합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한바, 원고가 2022. 6.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원고의 청구를 정리하면서 퇴직적립금 12,416,099원의 반환, 4대 보험료 상당 부당이득 41,807,168원의 반환, 택배비, 신용카드수수료, 출장비 상당의 부당이득 243,338,962원의 반환만을 구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소장에서 구하였던 기존 퇴직금 청구는 2022. 6. 13.자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철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제1심에서의 위 청구들을 모두 철회하고, 이 법원에서 새롭게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그 청구를 교환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다(원고는 제1심 판결이원고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을 유탈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소장에서 구하였던 기존 퇴직금 청구는 2022. 6.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철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각주4) 피고의 위 항변을 받아들이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