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법원에서 확장 및 감축된 원고들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1 '원고별 인용액'의 '당심 인용액'란 중 '합계'란 기재 각 돈과 그중 '위자료'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는 2020. 5. 8.부터, '임금차액'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는 2025. 8. 30.부터 각 2025. 10. 29.까지 연 5%, 각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 총비용은 별지1-1 '원고별 인용액'의 '소송 총비용'란 기재 각 비율대로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반도체 제품 및 부품의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로서 피고의 구미 공장에서 생산(제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원고들의 채용 및 등급
피고의 직원(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른 사원)들은 기술직, 생산직, 영업직, 업무직 등 4개의 직군으로 구분되고(피고의 인사규정 상 직책은 기술, 제조, 업무, 영업으로 구분됨), 그중 생산직은 제조, 출하, 정비, 품질관리 등 4개의 직렬로 구성되는데, 피고 직원들의 등급은 연봉대상자와 S5, S4, J3, J2, J1로 구분되고, S4등급 이상에 해당하는 직원들이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원고들은 별지3 '원고별 입사일 및 등급 현황'의 '입사일'란 기재 해당 일자에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로 채용되었는데, 채용 당시 원고들은 모두 J1등급을 부여받았고, 2020. 1. 기준 원고들의 등급은 같은 별지의 '2020. 1. 기준 등급'란 기재와 같이 J1~J3등급에 해당한다.
고용노동부의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위반사업장 명단 공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제도의 시행 2005. 12. 30.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되면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이른바 'Affirmative Action') 제도가 도입되어 2006. 3. 1.부터 시행되었다. 이후 2014. 1. 14. 개정된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7조의5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대상 사업주로서 직종별 여성 근로자의 비율이 산업별 · 규모별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고용 기준에 미달하는 사업주에 대하여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시행계획 및 그 이행실적을 제출하게 하고, 평가 결과 이행실적이 부진한 사업주에게 시행계획의 이행을 촉구하게 한 뒤 이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 그 명단을 공표하도록 정하였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대상 사업장 중 1 명단 공개 기준일 이전에 3회 연속하여 고용하고 있는 직종별 여성 근로자 또는 관리자 비율이 산업별 · 규모별 평균의 70%에 미달하고, 2 이행실적 제출결과 이행촉구를 받고 이에 따르지 아니하는 사업장에 대하여 명단공표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명단 공표
2017. 3. 3. 명단 공표 고용노동부는 2017. 3. 3.경 3회 연속(2014년 내지 2016년) 고용하고 있는 직종별 여성 근로자 또는 관리자 비율이 산업별 · 규모별 평균의 70%에 미달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여성 근로자 비율 및 여성 관리자 비율이 저조하고 개선노력이 현저히 미흡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위반사업장 명단을 공표하였는데, 피고가 이에 포함되었다[2016년 기준 여성 근로자 비율 34.2%(= 여성 근로자 수 217명 / 전체 근로자 수 634명, 여성 고용기준율 17.7%), 여성 관리자 비율: 0.0%(= 여성 관리자 수 0명 / 전체 관리자수 52명, 여성 관리자 고용기준율 4.6%)].
2020. 9. 1. 명단 공표 고용노동부는 2020. 9. 1.경 3회 연속(2017년 내지 2019년) 고용하고 있는 직종별 여성 근로자 또는 관리자 비율이 산업별 · 규모별 평균의 70%에 미달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여성 고용 및 여성 관리자 비율이 낮고 개선노력이 매우 부족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미이행 사업장 명단을 공표하였는데, 피고가 이에 포함되었다[2019년 기준 여성 근로자 비율 30.50%(= 여성 근로자 수 190명 / 전체 근로자 수 623명, 여성 고용기준율 18.66%), 여성 관리자 비율: 0.0%(= 여성 관리자 수 0명 / 전체 관리자 수 69명, 여성 관리자 고용기준율 4.4%)].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원고 A는 2018. 2. 7.경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라 한다)에 피고의 '성별을 이유로 한 승격 등 고용차별'을 진정하였는데, 인권위는 2019. 9. 10.경 '피고에게 오랜 기간 누적된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의 승격에서의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하여 적극적 조치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라는 내용의 결정(이하 '이 사건 인권위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의 정기승격 및 관련 인사 규정 피고는 2009년까지는 매년
4. 1.에, 2010년부터는 매년 1. 1.에 정기승격을 실시하였는데, 2009. 8. 27. 개정된 피고의 인사 규정 중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장 총칙 제2조(적용범위) 본 규정의 적용을 받는 자는 전사원이며 사원은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사원: 소정의 절차를 거쳐서 채용된 자로서 원칙으로 시용기간을 경과하여야 한다. 제4조(용어의 정의) 본 규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으며, 유사용어는 다음 각 호로 통일한다.
채용: 회사의 소요인원에 대하여 회사가 필요로 하는 자격을 구비한 자를 소정의 절차에 따라 회사에 근무하게 함을 말한다.
등급: 직능의 높낮이에 따라 J1~S5로 분류되며, 연봉대상자는 원칙적으로 등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직책: 직제상의 역직을 말하며 조직상의 수행직책과 개인별 처우에 따른 직책으로 구분하여 운용된다(직책과 유사한 개념의 직위는 직책과 등급이 연동될 때 사용하는 것으로 피고는 등급과 직책이 분리 운영되므로 인사관리용어로서 사용치 않음).
보직: 조직상에서 맡아 수행할 직무를 말한다.
전보: 보직의 변경을 말한다.
승호: 동일한 등급의 하위호봉에서 상위호봉을 부여함을 말한다.
승격: 하위등급에서 상위등급의 자격을 부여함을 말한다.
승진: 하위직책에서 상위직책을 부여함을 말한다.
임용: 채용, 승진, 배치, 전보, 복직 등의 직무를 맡겨 등용함을 말한다.
발령: 전호의 인사에 관한 결정사항을 최종 결재자의 재가를 받아 공표하는 것을 말한다. 제5조(자격구분) 1. 직제는 등급이나 수준에 상응하는 직책을 부여함을 원칙으로 한다.
등급이나 수준에 따른 직책은 다음과 같다. 제2장 채용 제10조(채용시기) 사원의 채용은 회사의 인력수급계획에 의거 그 시기와 인원을 결정한다. 제12조(전형방법) 채용전형은 학력, 채용등급 및 채용 시의 제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 시행한다. 제4장 승격, 승진, 승호 제19조(승격의 원칙) 1. 사원은 다음의 기준에 달할 때 승격할 수 있으며, 승격기준은 별도 적용할 수 있다. █단, 1) J1 ▪ J2 승격 시 남자(인문고졸) 사원의 기준연한은 2년으로 한다.
연봉대상자, T등급 및 비정규직 사원의 승격은 없다.
J3 ▪ S4 승격 시 1회 시험을 통과할 경우 그 이후의 시험은 면제한다.
군복무 및 공상으로 인한 휴직자는 휴직기간을 승격기간에 통산한다.
경력 채용자의 승격연한은 입사 시 계약에 따르되, 별도의 계약이 없으면 입사일을 기준으로 한다.
시험과목은 별도 정하는 바에 따른다.
논문학점은 승격연도를 기준으로 표준승격 연한 내(2~3년)에 제출하여 취득한("B" 이상)논문학점이어야 한다.
최단승격 조건은 2년간의 성적, 능력고과 모두 A 이상이어야 한다.
체류연수 1년 승격조건은 성적고과 A, B 능력고과 A 이상이고 기타 승격요건(논문·학점,: 교육)을 중족해야 한다.
체류기간 중 징계처분자 및 당해 연도 고과 'C' 이하 발생자는 1회에 한해 승격할 수 없으며, "C' 이하 발생자는 차년도에 점수(14점)로 반영할 수 있다.
회사업무상 부득이한 경우는 승격요소의 일부를 면제할 수 있다. 제20조(정기승격) 1. 정기승격은 매년 4월 1일에 1회 실시함을 원칙으로 한다. 제22조(직책부여) 2. 직책은 기술, 제조, 업무, 영업으로 구분하여 부여한다. 제24조(승격 등 제외) 승격, 승진, 승호 등의 제외 사유는 다음 각 호와 같다.
휴직 중에 있는 자(단, 공상자는 제외)
형사소송에 계류 중인 자(단, 공적인 사항인 경우는 제외)
징계위원회에 부의 중에 있는 자
제2, 3호 해당자로서 결과가 무혐의 또는 불문에 처하였을 때는 차기에 반영할 수 있다. 제6장 인사고과 및 기록 제33조(고과의 원칙) 1. 사원의 고과는 개개인의 절대고과를 원칙으로 한다. 제34조(고과의 종류와 시기) 제39조(고과요소) 1. 성적고과의 요소는 경영방침 추진, 담당과업추진으로 한다.
태도고과의 요소는 규율성, 협조성, 적극성, 책임성으로 한다.
능력고과 요소는 등급별로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제40조(고과의 반영) 1. 고과의 승호반영은 S, A B, C, D에 따라 9, 7, 5, 3, 1호봉 가급한다. : 2. 등급산정은 (하반기 성적고과지수 + 상반기 성적고과지수 + 능력고과지수) / 3으로 한다.
고과의 상여반영은 급여규정에 의한다.
고과의 승격반영은 최근 2년간의 성적, 능력고과로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호증, 을 제4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생산직 근로자 채용 시 2009년까지는 공업계 고등학교(이하 '공고'라 한다)를 졸업한 남성 근로자들에게는 J2등급을, 공고를 졸업한 여성 근로자들에게는 J1등급을 각 부여하였고, 2010년 이후에는 남성 근로자들에게는 J2등급을, 여성 근로자들에게는J1등급을 각 부여하였다. 또한 피고는 승격 기준이 불명확한 승격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생산직 남성 근로자에 비하여 생산직 여성 근로자의 승격 가능성이 현저히 저하되고, 승격 소요기간이 길어지게 하였다. 원고들 중 입사일이 가장 이른 원고 Y이 입사한 1988년부터 피고의 직급 및 급여제도가 크게 변경되기 전인 2020년까지 피고는 위와 같이 채용 및 승격 등에서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을 생산직 남성 근로자들에 비하여 차별하였는바, 이는 성별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로서 위법하다. 이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원고들도 원고들과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생산직 남성 근로자(이하 '비교 대상 근로자'라 한다)들과 비슷한 시기에 승격하여 그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았을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차별에 따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 2016. 9.분(지급시기: 2016. 10. 10.)부터 2021. 11.분(지급시기: 2021. 12. 10.)까지 비교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과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 차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 별지1-2 '원고별 청구액'의 '변경후 청구액'란 중 '임금차액'란 기재 각 돈과 2 2009. 10. 10.부터 2020. 1. 1.까지 채용 및 승격에서의 차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500만 원을 합한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 전 항변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74426호로 피고가 원고들 소속노동조합을 이유로 원고들을 승격 등에서 차별하였음을 원인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이 사건 소는 피고가 원고들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격 등에서 차별하였음을 원인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인바, 두 사건의 소송물은 모두 '차별을 원인으로 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로서 동일하므로, 이 사건 소는 중복제소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
관련 법리 민사소송법 제259조는 어떤 소송물(청구원인이 된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대한 소송이 계속 중 동일한 당사자 간에 동일 소송물에 대한 별소가 제기됨으로 인한 심리의 중복을 피하고 동일사항에 대한 판결의 모순 저촉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중 제소를 금지하는 규정으로, 동조의 적용에는 동일한 당사자 간에 동일한 소송물에 관하여 2개의 소송이 전후하여 제기되고 전소가 계속 중임을 요하고(대법원 1960.4. 21. 선고 4292민상310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전소와 후소의 판별기준은 소송계속의 발생 시기, 즉 소장이 피고에게 송달된 때의 선후에 의할 것이다(대법원 1994. 11.25. 선고 94다12517, 94다1252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들이 2019. 10. 10.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이 사건 소장 부본이 2020. 5. 7.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원고들이 피고의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2019. 10. 23.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74426호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이하 '전소'라 한다)를 제기하였는데 그 소장 부본이 2019. 11. 1.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원고들이 전소와 이 사건 소에서 모두 피고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는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거나 을 제47, 7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전소의 청구원인은, 피고가 AT노동조합 AU지부 산하 AV 노동조합이 설립된 2012년경부터 위 노동조합 소속 생산직 근로자인 원고들에 대하여 정기승격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인사상 불이익을 가하였는바, 이는 부당노동행위로서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인 반면, 이 사건 소의 청구원인은, 피고가 채용 및 승격에서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을 생산직 남성 근로자들에 비하여 차별함으로써 원고들에게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먼저, 이 사건 소 중 재산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부분은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전소와 동일한 소송물이라고 볼 수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소 중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부분은 전소와 마찬가지로 정기승격에서 피고의 차별로 인한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청구원인으로 하는 것이기는 하나, 1 원고들은 이 사건 소에서 피고가 채용 및 승격에서 원고들에 대하여 성별을 이유로 직접 차별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뿐만 아니라 피고 소속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 집단에 대하여 성별을 이유로 간접 차별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도하고 있는 점, 2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1호의 "차별"에는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성별 등의 사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다르게 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 즉 직접 차별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채용조건이나 근로조건은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남성 또는 여성이 다른 한 성에 비하여 현저히 적고 그에 따라 특정 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며 그 조건이 정당한 것임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 즉 간접 차별도 포함되어 있는데, 직접 차별과 간접 차별의 각 불법행위의 내용은 다를 수 있는 점, 3 원고들은, 피고가 위 청구기간에 매년 각각의 원고들에게 채용 및 승격에서 개별적인 차별행위를 함으로써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기보다는 1988년부터 2020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 · 반복적으로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 집단에 대하여 발생한 채용 및 승격에서의 구조적인 차별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4 피고가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한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와 피고 소속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 집단에 대하여 한 차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가 반드시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 중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의 청구원인이 된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전소의 청구원인이 된 권리 또는 법률관계와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소와 전소의 각 소송물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관련 법리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평등의 원칙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헌법의 최고원리로서 국가가 입법을 하거나 법을 해석 및 집행함에 있어 따라야 할 기준인 동시에, 국가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불평등한 대우를 하지 말 것과 평등한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이다(헌법재판소 2005. 9. 29. 선고 2004헌바5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나아가 헌법 제32조 제4항은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 · 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관계에서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도모하여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따라, 남녀의 고용평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1987. 12. 4. 법률 제3989호로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어 1988. 4. 1.부터 시행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제2조 제1호 본문에서 '차별'을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성별, 혼인, 가족 안에서의 지위, 임신 또는 출산 등의 사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다르게 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사업주가 채용조건이나 근로조건은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남성 또는 여성이 다른 한 성에 비하여 현저히 적고 그에 따라 특정 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며 그 조건이 정당한 것임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제7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제10조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교육 · 배치 및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각 규정하면서, 제30조에서 이 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서 증명책임은 사업주가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은 제6조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 ·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남녀의 차별'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두3476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3두2001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생산직 근로자의 '채용'에서 남녀 차별의 인정 여부
먼저, 피고가 2009년경까지 생산직 근로자 채용 시 공고를 졸업한 남성 근로자들에게는 J2등급을, 공고를 졸업한 여성 근로자들에게는 J1등급 각 부여함으로써 채용에서 남녀를 차별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갑 제10호증, 제16호증의 1,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2009년경까지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로 채용된 원고들 중 원고 F, J, P, R, AQ은 공고를 졸업하였는데 채용 시 J1등급을 부여받은 사실, 2009년경까지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로 채용된 남성 중 공고를 졸업한 사람들은 대부분 채용 시 J2등급을 부여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10호증, 제16호증, 을 제1, 3, 15, 20, 22, 3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AW, 이 법원 증인 AX의 각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2009년경까지 생산직 근로자 채용 시 공고를 졸업한 남성 근로자들에 비하여 공고를 졸업한 여성 근로자들을 차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2009년경까지 피고 회사에 채용된 생산직 남성 근로자들 중 공고를 졸업하였음에도 채용 시 J1등급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즉 공고를 졸업한 남성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채용 시 모두 J2등급이 부여된 것은 아니다. 2 피고의 반도체 제조공정은, 피고가 설계한 회로에 따라 웨이퍼(wafer, 반도체 기판)를 가공하여 칩을 제조하는 단계, 제조된 칩을 검사하고 포장하는 단계, 제품을 출하하는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피고의 정비과 소속 직원들은 장치와 설비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정비하거나 개선 및 관리 등 정비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3 피고의 생산라인과 공정은 3조 3교대로 24시간 가동되는데, 정비과 소속 직원들은 한정되어 있고 주간에만 근무하므로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들과 함께 24시간 근무하면서 장치와 설비를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간단한 정비를 수행할 수 있는 근로자가 필요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정비과 소속 직원들 이외에 24시간 장치 및 설비를 점검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근로자를 채용하여 이러한 근로자들을 이른바 '키퍼(keeper)'라고 호칭하거나 '기능직'으로 부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4 키퍼의 업무는 설비에 필요한 약품(불산, 황산, 과산화수소, 질산 등 위험물질)의 교체, 일상적 PM(Productive Maintenance) 업무, 돌발고장 수리 등으로, 그 업무가 복잡하거나 힘들어 공석이 생기더라도 지원하는 근로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5 피고의 인사 규정에는 직책을 기술, 제조, 업무, 영업으로 구분하고 있을 뿐(제22조), 제조직(또는 생산직) 내에 기능직과 그 외의 생산직을 별도로 구분하여 정하고 있지는 않고, 원고들이 비교 대상 근로자라고 주장하는 남성 근로자들의 인사기록카드에도 직군이 '제조직'으로 표시되어 있을 뿐 별도로 '기능직'이라는 기재가 없다. 그러나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키퍼 업무를 수행할 근로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고에서 전기 · 전자과나 기계과 등을 전공한 사람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일반적인 생산직 근로자와 다른 채용 절차를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와 같이 키퍼 업무를 부여받은 근로자의 경우 그 채용 절차와 작업조건 및 업무 강도 등을 고려하여 일반적인 생산직 근로자와 달리 채용 당시 J2등급을 부여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공고를 졸업한 남성이라도 일반적인 생산직 채용절차에서 채용된 경우에는 J1등급이 부여될 수 있었다. 결국 피고가 근로자를 채용함에 있어 키퍼 업무를 수행할 생산직 근로자와 그 밖의 일반적인 생산직 근로자 사이에 동일한 절차를 취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6 공고를 졸업한 원고 F, J, P, R, AQ도 일반적인 생산직 근로자 채용 절차에서 채용된 경우 키퍼 업무를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J1등급이 부여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위 원고들이 채용될 당시 채용 절차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증거자료가 없다. 나아가위 원고들이 채용 당시 이른바 키퍼 업무에 지원하였음에도 피고가 위 원고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반적인 생산직 근로자로 채용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7 피고의 구미 공장에서 제조1부 제조1과(생산부서)에서 근무하는 AY은 공고를 졸업하고 일반적인 생산직으로 채용되었음에도 J2등급이 부여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갑 제9호증), 이러한 사례만으로 피고가 공고를 졸업한 남성 근로자를 채용할 때 키퍼 업무가 아닌 일반적인 생산직 업무를 하는데도 모두 J2등급을 부여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피고가 2010년 이후 생산직 근로자 채용 시 남성 근로자들에게는 J2등급을, 여성 근로자들에게는 J1등급을 각 부여함으로써 채용에서 남녀를 차별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갑 제10호증, 제16호증의 1, 을 제4, 4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 중 2010년 및 2011년에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로 채용된 원고 C, T는 채용시 J1등급을 부여받은 사실, 같은 기간에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로 채용된 남성들은 모두 J2등급이 부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1, 10, 16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2010년 이후 생산직 근로자 채용 시 남성 근로자들에 비하여 여성 근로자들을 차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 소속 근로자들 일부가 2010. 6.경부터 2011. 5.경까지 대규모 파업과 함께 피고의 구미 공장을 점거하게 되면서 키퍼 업무를 수행할 직원이 부족하여 피고는 2010. 9.경부터 2011. 4.경까지 결원을 충원하는 방식으로 채용하게 되었는데, 피고는 키퍼 업무를 수행할 직원을 충원하면서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채용 절차와 작업조건 및 업무 강도 등을 고려하여 일반적인 생산직 근로자와 달리 채용 당시 J2등급을 부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원고 C, T를 포함하여 2010년 및 2011년에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로 채용된 여성들은 키퍼 업무를 수행할 직원들을 충원하는 채용 절차가 아닌 일반적인 생산직 채용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생산직 근로자의 '승격'에서 남녀 차별의 인정 여부
차별의 존재 위 기초 사실과 갑 제1, 15호증, 을 제2, 3, 11, 12, 13, 18, 28, 29, 30, 3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그 소속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성별에 관계없이 동일한 승격 조건을 적용하였으나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여성이 남성에 비하여 현저히 적고 그에 따라 여성에게 승격에서 불리한 결과가 초래되었고, 이와 같은 차별적인 결과는 원고들이 입사한 이후 2019년경까지 피고의 정기승격에서 계속적,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1 피고는 2009년경까지는 정기승격에서 모든 직원들에 대하여 인사고과(능력고과및 성적고과)와 면접, 논문 · 학점, 시험 등의 요소를 종합하여 승격 여부를 결정하되(피고의 인사 규정 참조), J1~J3등급의 직원들이 6년 동안 승격하지 못하는 경우 최근2년간 평균 B 이상의 고과를 유지하고 당해 연도 고과에 C가 없을 경우 7년차에 자동으로 승격되는 제도, 이른바 '자동승격제도'를 두고 있었다. 이후 피고는 2009년경 노사합의로 자동승격제도를 폐지하면서 2010년 이후에는 인사고과(능력고과 및 성적고과)와 부서장 추천으로 승격을 결정하게 되었다. 2 인사고과 중 성적고과의 경우, 생산직[직접부서(제조1부의 제조1과, 제조2과, 제2부의 전정과, 테스트과), 간접부서(QA과, 출하관리과, 정비과)] 소속 근로자들 모두에 대하여 공통적으로 경영방침, 담당과업, 규율성, 협조성, 적극성, 책임성의 6개 항목에 관하여 수치로 평가하는데, 직접부서, 간접부서 및 공정책임자, 키퍼 등 업무의 내용에 따라 세부평가항목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편, 인사고과 중 능력고과의 경우 개인의 역량이나 자질, 능력 등 주관적 · 정성적 요소가 반영될 수 있어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대부분의 직원들에게 B등급이 부여되었다. 이와 같은 인사고과는 직군별, 부서별로 부서장이 1차 고과자로서 그 소속 직원들을 평가하여 결정하게 된다. 3 피고는 생산직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들에 대하여 성별에 관계없이 피고의 인사 규정 또는 노사합의에 따른 동일한 승격 조건을 적용하였을 뿐이고, 원고들을 포함한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이 승격 조건을 충족함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기승격에서 개별적으로 탈락시키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4 피고는 고용노동부가 2017. 3. 3.경 및 2020. 9. 1.경에 각 발표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위반사업장 명단에 포함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피고의 여성 관리자 비율이 0%이다. 피고의 구미 공장 생산부서의 경우 공정책임자, 교대장, 제조과장 등이 현장관리자에 해당하는데 S등급의 직원들 중 일부가 이에 해당한다. 결국 피고의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의 경우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공정책임자, 교대장, 제조과장 등 현장관리자가 전무하다. 5 이 사건 인권위 결정 당시,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는 모두 353명이었는데, 그중 여성 151명은 모두 J1~J3등급인 반면, 남성 202명 중 20명(9.9%)만 J2, J3등급이고182명(90.1%)이 S등급 이상이다. 구체적인 분포는 아래와 같다. (단위: 명) 6 이 사건 인권위 결정 당시, J1등급으로 입사하여 20년 이상 재직한 생산직 근로자 108명 중 남성 56명은 모두 S등급 이상으로 승격하였으나, 여성 52명은 모두 J등급에 머물러 있었다. 구체적인 분포는 아래와 같다. (단위: 명) 7 이 사건 인권위 결정 당시, 2010년 이후 신규 채용된 근로자 중 생산직군 제조직렬에서 근무하는 남성 근로자 25명은 J2등급으로 입사하여 그중 21명이 모두 J3등급 이상으로 승격하고, 위 21명 중 7명은 J3등급에서 S4등급으로 승격하였으며, J2등급에서 J3등급으로 승격하는 데 평균 3.95년, J3등급에서 S4등급으로 승격하는 데 평균 4년이 소요된 반면, 여성 근로자 48명은 모두 J1등급으로 입사하여 그중 8명만 J2등급으로 승격하였고, 승격하는 데 평균 7.12년이 소요되었다. 이와 같이 생산직 여성 근로자의 승격 비율은 생산직 남성 근로자의 승격 비율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지고, 생산직여성 근로자의 승격 소요기간은 생산직 남성 근로자의 승격 소요기간에 비하여 현저히 길다. 8 2016년도 정기승격심사 당시 근속년수가 5.19년이던 J3등급 남성 생산직군 근로자 2명(2010. 9. 1. 입사)이 S4등급으로 승격하였으나, 근속년수가 20년이 넘는 J3등급여성 생산직군 근로자들 36명 중에는 승격한 근로자가 없었다. 9 2017년도 정기승격심사 당시 근속년수가 6.24년이던 J3등급 남성 생산직군 근로자(2010. 9. 13. 입사)가 S4등급으로 승격하였으나, 근속년수가 20년이 넘는 J3등급 여성 생산직군 근로자들 38명 중에는 승격한 근로자가 없었다. 10 2018년도 정기승격심사 당시 근속년수가 6.68년 내지 7.13년인 J3등급 남성 생산직군 근로자 4명(2010. 9. 13. ~ 2011. 3. 14. 입사)이 S4등급으로 승격하였으나, 근속년수가 20년이 넘는 J3등급 여성 생산직군 근로자들 36명 중에는 승격한 근로자가 없었다. 11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정기승격에서, 생산직 여성 근로자 중 승격한 사람은 모두 38명인데, 그중 25명은 J1등급에서 J2등급으로, 나머지 13명은 J2등급에서 J3등급으로 각 승격한 반면, 생산직 남성 근로자 중 승격한 사람은 모두 23명인데, 그중 6명은 J2등급에서 J3등급으로, 나머지 17명은 S등급 이상으로 승격하였다.
정당화 요소의 존부 피고는,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적용하는 승격 조건은 성적고과 등의 요소를 종합하여 평가하는 것으로 피고의 인사 규정과 노사합의에 따른 것인데, 이에 따라 성적이 좋지
~ 2011. 3. 14. 입사)이 S4등급으로 승격하였으나, 근속년수가 20년이 넘는 J3등급 여성 생산직군 근로자들 36명 중에는 승격한 근로자가 없었다. 11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정기승격에서, 생산직 여성 근로자 중 승격한 사람은 모두 38명인데, 그중 25명은 J1등급에서 J2등급으로, 나머지 13명은 J2등급에서 J3등급으로 각 승격한 반면, 생산직 남성 근로자 중 승격한 사람은 모두 23명인데, 그중 6명은 J2등급에서 J3등급으로, 나머지 17명은 S등급 이상으로 승격하였다.
정당화 요소의 존부 피고는,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적용하는 승격 조건은 성적고과 등의 요소를 종합하여 평가하는 것으로 피고의 인사 규정과 노사합의에 따른 것인데, 이에 따라 성적이 좋지않은 생산직 여성 근로자가 생산직 남성 근로자에 비하여 많은 것일 뿐이므로, 위와 같은 승격 조건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가 인사고과(능력고과 및 성적고과)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하여 승격여부를 결정하는 승격 조건을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적용하는 목적은 피고 회사의 경영방침 등에 맞게 업무를 수행하면서 업무능력이 우수한 근로자들을 승격시키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는 있다. 그러나 갑 제14, 15호증, 을 제16, 17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승격 조건에 포함되어 있는 성적고과는 능력고과와 달리 승격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인데, 이는 경영방침, 담당과업, 규율성, 협조성, 적극성, 책임성의 6개 항목에 관하여 수치로 평가되지만, 전산으로 집계되는 생산량과 불량률에 따라 점수가 객관적으로 정해지는 경영방침 및 담당과업과 달리 규율성 등 나머지 항목의 경우 고과 담당자가 가점 요소나 감점 요소를 임의로 적용할 가능성이 있는 점, 실제로 원고들 중 J3등급에서 S등급으로 승격 대상이 되는데도 고과에서 C를 받게 되어 승격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가 적용하고 있는 승격 조건이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합하고 필요불가결한 수단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차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와 같은 정기승격에서의 차별적인 결과는 2019년경까지 계속적, 반복적으로 발생해왔으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승격 조건을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에 대한 승격에서의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위와 같은 승격 조건을 그대로 계속 적용해온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의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 집단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계속적, 반복적인 승격에서의 차별로 인하여 원고들은 입사 이후 적어도 한차례 이상 승격에서 누락되어 그와 같은 차별이 없었을 경우 피고로부터 지급받았을 임금과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 차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되었고, 피고의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 집단에 대한 위와 같은 차별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재산상 손해배상만으로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는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이 구하는 2016. 9.분(지급시기: 2016. 10. 10.)부터 2021. 11.분(지급시기: 2021. 12. 10.)까지 임금 차액 상당의 돈(원고 H, AB, AJ은 제외)과 원고들이 구하는 범위 내에서 2010. 1. 1.부터 2019. 1. 1.까지(단, 원고 C은 2011. 1. 1.부터, 원고 T는 2012. 1. 1.부터 각 2019. 1. 1.까지) 위자료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은 2009. 10. 10.부터 2020. 1. 1.까지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먼저,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피고가 2009년까지는 매년 4. 1.에, 2010년부터는 매년 1. 1.에 정기승격을 실시한 점, 원고 C은 2010. 9. 1.에, 원고 T는 2011. 2. 14.에 각 입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C이 입사한 이후 처음으로 피고의 정기승격이 실시된 2011. 1. 1. 이전 위 원고의 청구 부분, 원고 T가 입사한 이후 처음으로 피고의 정기승격이 실시된 2012. 1. 1. 이전 위 원고의 청구 부분 및 2010. 1. 1. 실시된 피고의 정기승격 이전 원고 C, T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각 청구 부분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에게 정기승격에서 위와 같은 차별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모두 이유 없다. 다음으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9. 1. 1. 실시된 피고의 정기승격 이후 피고의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 집단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2019. 1. 1. 이후 원고들의 각 청구 부분은 모두 이유 없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들이 주장하는 채용 시 등급 부여, 채용 후의 승격에 관하여 차별이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 사건에서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30440 판결, 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9다259371 판결 등 참조). 민법 제766조 제2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이란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의 결과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하고 그 소멸시효는 피해자가 손해의 결과발생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는가 여부에 관계없이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7188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먼저, 원고들의 재산상 손해배상청구의 경우, 피고의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 집단에 대한 2019년경까지 계속적, 반복적인 승격에서의 차별로 인하여 원고들이 2016. 9.분 (지급시기: 2016. 10. 10.)부터 2021. 11.분(지급시기: 2021. 12. 10.)까지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인바, 피고의 위와 같은 차별이 이 사건 소가 제기된 때로부터 10년 전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 청구기간에 여전히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 청구 부분이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경과된 후에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음으로,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의 경우, 피고의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 집단에 대한 차별로 인하여 원고들이 2010. 1. 1.부터 2019. 1. 1.까지(단, 원고 C은 2011. 1. 1.부터, 원고 T는 2012. 1. 1.부터 각 2019. 1. 1.까지) 정신적 손해를 입은 것인바, 피고의 위와 같은 차별과 이로 인한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는 이 사건 소가 제기된 2019. 10.10.로부터 10년 이내에 발생하였고, 달리 원고들이 이 사건 소가 제기된 때로부터 3년 전에 위 청구기간에 발생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재산상 손해배상(원고 H, AB, AJ 제외)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2016. 9.분(지급시기: 2016. 10. 10.)부터 2021. 11.분(지급시기: 2021. 12. 10.)까지 임금 차액의 산정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1 주위적 주장: 원고들과 유사한 시기에 입사한 남성 근로자들(전체 원고들을1988~1999년 입사 그룹, 2000~2008년 입사 그룹, 2010~2011년 입사 그룹으로 구분)의등급 구간별 평균 승격 소요기간을 계산하여 원고들에게 적용함으로써 원고들의 예상승격시점을 확정하고, 이에 따라 위 기간에 원고들이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과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을 산정한다. 2 제1 예비적 주장: 남성 근로자들의 등급 구간별 평균 승격 소요기간을 계산하여 원고들에게 적용함으로써 각 청구월별로 어떤 등급에 해당하였을지 확정하고, 해당 등급의 임금을 적정 임금으로 보아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과의 차액을 산정한다. 3 제2 예비적 주장: 원고들은 모두 최소 한 등급씩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명백하므로, 차별이 없었더라면 각 한 등급씩 승격된 등급을 기준으로 한 임금을 받았어야 한다. 원고 C, T의 경우 유사한 시기에 입사한 남성근로자들이 공업고등학교 졸업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J2 등급으로 입사하였으므로 처음부터 J2 등급이었다고 가정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피고의 자동승격제도에 따라 5년차에 한 등급씩 승격하였다고 가정하여 원고들의 예상승격시점을 확정한다. 이와 같이 승격된 등급을 기준으로 한 임금과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과의 차액을 산정한다.
판단
원고들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위적, 예비적 주장은 일정 범위의 남성 근로자들의 등급 구간별 평균 승격 소요기간을 산정하여 이를 원고들에게 적용한다는 것인데, 위와 같은 평균 승격 소요기간으로 원고들의 예상승격시점을 정확히 알아내기 어려운 점, 원고들과 유사한 시기에 입사한 남성 근로자들이라고 하더라도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 승격시점이 다를 수 있는데, 원고들 역시 성별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승격시점은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점, 원고들의 승격에 있어 성별에 따른 차별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 승격 여부가 달라지거나 임금의 지급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 점, 원고들이 일률적으로 한 등급씩 차별을 받았다고 전제하는 것도 부당할 뿐만 아니라 원고들은 이를 제2 예비적으로 주장하고 있을 뿐인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방법으로 원고들의 구체적인 재산상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렵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의 적용 여부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들에게 승격에서의 차별이 없었을 경우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았을 임금과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 차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의 승격은 J1→J2, J2→J3, J3→S4, S4→S5 등으로 나눌 수 있고 승격 심사는 매년 이루어지므로, 원고별로 문제된 승격의 횟수와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원고들의 재산상 손해는 원고들이 동일한 조건의 남성이라면 승격했을 일정한 시점부터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승격 시점을 특정하기 매우 어렵다. 2 피고는 J1~J3등급의 직원들이 6년 동안 승격하지 못하는 경우 7년차에는 자동으로 승격이 되는 자동승격제도를 운영하다가 2009. 2. 18.경 정기노사협의회 이후부터는 위 자동승격제도를 폐지하고 인사고과(능력고과 및 성적고과)와 부서장의 추천으로 승격을 실시하였다. 이와 같이 승격기준이 바뀐 2009. 2. 18. 무렵을 전후하여 원고들의 승격소요기간 역시 달라졌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변화한 승격소요기간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기도 어렵다. 3 피고의 인사 규정에 따르면, 승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능력고과, 성적고과, 면접, 논문 · 학점, 시험 등의 일정 요건이 필요하고, C 이하 고과자 및 징계처분자는 다음 연도 승격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피고의 승격 심사에는 원고들 개인의 업무능력, 근무성적 등의 여러 요소가 고려되고 승격 제외사유도 존재한다. 그런데 원고들의 입사시기는 1988년부터 2011년까지 다양하게 걸쳐있고 원고별로 학력, 경력, 인사고과, 징계 등의 사정이 모두 다르므로, 원고들에게 평균적인 기준을 적용하여 승격 시점을 확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구체적인 승격시점을 특정하기도 어렵다.
구체적인 손해배상 액수의 산정 갑 제10, 16호증, 을 제4, 14, 16, 46, 53, 56, 5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원고들의 입사 시기와 근무기간, 원고들과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생산직 남성 근로자들의 승격 시점 및 현재 등급, 일부 원고들의 경우 휴직등으로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기간, 원고들의 업무 성과 및 인사고과와 상벌 등 여러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016. 9.분(지급시기: 2016. 10. 10.)부터 2021. 11.분 (지급시기: 2021. 12. 10.)까지 임금 차액 상당의 돈으로 별지1-1 '원고별 인용액'의 '임금차액'란 기재와 같이 원고들의 재산상 손해액을 정한다.
위자료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가 인사 규정에 따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 모두에 대하여 동일하게 정기승격을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2019년경까지 생산직 여성 근로자 중 S4등급 이상의 직급에 해당하는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고, 생산직 여성 근로자의 승격소요기간이 생산직 남성 근로자보다 훨씬 긴 결과 등이 발생하였는바, 이는 피고의 승격 조건이 공정하게 운영되지 않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원고들이 피고에게 지속적으로 자신들에게도 공정한 심사에 따른 승격 기회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 점, 고용노동부와 인권위 등도 여러 차례 일관되게 피고에게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할 것을 권고 및 촉구한 점, 피고는 장기간에 걸쳐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에 대한 승격에서 차별적인 결과를 발생시켜왔음에도 이를 시정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않은 점, 피고의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 집단에 대한 승격에서의 차별이 장기간에 걸쳐 계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점 등에다가 차별적 처우의 경위 및 정도, 원고들의 근속연수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위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별지1-1 '원고별 인용액'의 '위자료'란 기재와 같이 정한다.
소결 피고는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별지1-1 '원고별 인용액'의 '당심 인용액'란 중 '합계'란 기재 각 돈과 그중 '위자료'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는 불법행위 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20. 5. 8.부터, '임금차액'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는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2025. 8. 26.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5. 8. 30.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5. 10. 29.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각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과 피고의 각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이준영(재판장) 이양희 최성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