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인도네시아 공화국 국적의 외국인으로 C(어선소유자이자 보험가입자) 소유의 35톤 선박 D(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의 어선원이었고, 피고는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이하 ‘어선원재해보험법’이라 한다) 제9조에 따라 해양수산부장관으로부터 어선원재해보상보험급여의 결정 및 지급 등 법률에 따른 보험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기관이다.
어선재해 발생 및 요양승인결정
원고는 2018. 3. 18.경부터 이 사건 선박의 어선원으로 일하던 중 2018. 12. 15. 17:00경 감포항 해상에서 양망 중 오른손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며 손등과 손가락이 골절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어선재해’라 한다)를 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우측 제2, 3수지 근위지골 분쇄골절, 기타 손가락의 골절, 우측 수부 압궤상 및 벨트손상’ 진단을 받고 피고로부터 요양 및 재요양승인결정을 받아 2020. 4. 4.까지 요양하였다.
어선 외국인 선원 단체협약 및 노사합의
피고가 E(이하 ‘E’이라 한다)과 사이에 체결한 어선 외국인 선원 단체협약(2018. 5. 14.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은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 대한 유일한 단체협약으로서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게 적용되고(제1조 제1항), 고용주는 외국인 선원과의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이 사건 단체협약의 기준을 하회하여서는 안 되며, 하회된 근로계약은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른다(제2조 제2항). 고용주는 외국인 선원을 피보험자로 하여 어선원재해보험법에 따른 보험에 가입하여야 하며, 선원의 재해발생 시 어선원재해보험법에 의하여 보상처리하고(제10조 제1항), 위 보험에서 보장하는 보험금 지급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최저액을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한다(제10조 제2항).
피고는 2018. 5. 14. E과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은 노사 합의로 정한 금액으로 하고,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최저액도 이와 동일한 금액으로 하며, 본 합의서는 쌍방이 서명한 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제3항)는 내용의 ‘연근해 어선 외국인 선원 고용 등에 관한 노사합의서’에 서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 피고와 E은 ‘2019년 최저임금은 육상근로자 최저임금의 93.5% 수준’, ‘2020년 최저임금은 육상근로자 최저임금의 96% 수준’으로 합의하였다.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른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의 2019년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은 각 1,762,800원(7,800원<1> × 월 근무시간 226시간), 2020년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은 각 1,862,240원(8,240원<2> × 월 근무시간 226시간)이다.
상병급여 및 장해보상일시금 지급결정
피고는 2019. 5. 10. C에 대하여 상병급여 7,515,808원의 지급결정(을 제1호증)을 하고, 같은 날 원고에 대하여 상병급여 지급불가결정(갑 제15호증, 을 제2호증)을 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 C에게 7,515,808원을 지급하였다<3>.
피고는 2020. 4. 28. 원고에 대하여 상병급여 1,868,441원[1,303,568원{1,862,240원(2020년 통상임금) × 70%} + 564,873원{1,862,240원(2020년 월 통상임금)/30일 × 13일 × 70%}]의 지급결정(갑 제16호증, 을 제3호증)을 하였다(이하 위 1)항의 처분과 함께 지칭할 때는 ‘이 사건 각 상병급여처분’이라 한다).
피고는 2020. 5. 15. 원고에 대하여 장해등급 제11급, 장해보상일시금 13,656,280원[1,862,240원(2020년 승선평균임금)/30일 × 220일]의 지급결정(갑 제1, 17호증, 이하 ‘이 사건 장해급여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이하 위 1), 2)항의 각 처분과 함께 지칭할 때는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심사청구 및 결정
원고는 2020. 8. 7. 피고에게 ‘이 사건 각 처분에는 해양수산부장관이 정한 선원 최저임금고시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심사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2020. 10. 21.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외국인 선원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최저액을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적용하여 2019년 이후 매년 인상 적용되는 임금 관련 협약서가 명문화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노사합의 및 선원 최저임금고시에 정한 임금을 토대로 보험급여를 산정 지급한 이 사건 각 처분은 타당하다.’는 이유로 위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 내지 8, 15 내지 17, 19, 20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5, 6호증, 을 제7,
10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
2019년도 및 2020년도 선원 최저임금고시(이하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라 한다) 제2.가.2)항은 어선원들의 재해보상을 두텁게 하겠다는 취지로서 국적, 임금 지급 형태와 무관하게 모든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된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항 ‘적용의 특례’에서 정한 ‘최저임금’은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의 개념과 구별되므로, 이 사건 각 최저 임금고시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에 ‘외국인 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을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였다고 해석할 수 없다. 그리고 위 제2.나.항 ‘적용의 특례’를 외국인 선원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에서 정한 금액보다 낮게 정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유엔 사회권규약 제2조 제2항과 제7조, 헌법 제11조(평등원칙)와 제32조 제1항(근로의 권리 중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 및 선원법 제5조, 근로기준법 제6조(차별금지원칙)를 비롯하여 법률유보원칙 및 재위임금지원칙을 각 위반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이 사건 노사합의는, ① 외국인 선원이 배제된 제3자간의 합의로서 위법하고, ② 외국인 선원에 대해 법정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 최저액을 적용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 근로기준법 제6조 및 선원법 제5조, 제59조 등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주위적으로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이 이 사건에 적용되어야 한다. 설령 피고의 주장대로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이 기준임금이 적용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하더라도, 외국인 선원에 대한 재해보상 최저액에 관한 노사합의 내용이 무효인 이상 외국인 선원의 최저임금과 관련한 특례 규정이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예비적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
피고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은 국적에 관계없이 어선원재해보험법에 따른 기준임금이 적용되는 경우(월 고정급 및 생산수당 또는 비율급으로 임금 받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조항으로서 원고와 같이 월 고정급만 지급받는 어선원의 경우 선원법 제57조 및 동법 시행령 제19조의2가 적용될 여지 없이 실제 지급받은 임금을 토대로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을 산정하면 되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이 적용될 수 없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항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한 ‘최저임금’에는 제2.가.1)항의 ‘선원 최저임금’ 뿐만 아니라 제2.가.2)항의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월 고정급의 최저액’도 포함되는 것으로서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월 고정급의 최저액’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
재해보상 시 각종 보상금은 당해 근로자의 임금 수준에 연동하여 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외국인 선원의 기술력, 업무범위, 숙식제공과 같은 제반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외국인 선원의 최저임금 수준을 내국인 선원보다 다소 낮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 및 이에 따른 이 사건 단체협약, 이 사건 노사합의 내용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외국인 선원은 E의 특별회원에 속해 있고, E은 외국인 선원의 근로조건과 인권보호를 위한 단체로서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이 사건 노사합의는 적법한 당사자 간의 합의로서 외국인 선원에게 적용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 정해진 바와 같이,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 정한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액’을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최저액’으로 삼아 이루어진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
판단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이 ‘월 고정급만을 임금으로 지급받는 선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지 여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은 국적 및 임금 지급형태와 무관하게 모든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것, 즉 ‘월 고정급만 지급받는 국내외 어선원’의 경우도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의 적용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1항에 적용대상으로서 선원법 제2조 제1호의 규정에 의한 ‘선원’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달리 제2.가.2)항의 경우 생산수당 또는 비율급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선원에게만 적용된다는 기재가 없는 이상, 이 사건 각 최저임금 고시 제2.가.2)항을 생산수당 또는 비율급으로 지급받는 어선원에게만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이 처음에는 임금을 월 고정급 및 생산수당 또는 비율급으로 지급받아 실제 지급받는 임금이 일정하지 않은 어선원에게 재해보상 시 재해보상액 최소기준<4>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되었고 주로 그러한 어선원의 경우에 위 조항이 문제된다고 하더라도, 제2.가.2)항에서 적용대상을 ‘생산수당 또는 비율급으로 지급받는 어선원’으로 특정하지 않았고, 임금 지급형태에 따라 재해보상 최저액을 달리 적용하는 것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의 적용에 있어서는 월 고정급만을 지급받는 어선원에게도 제2.가.2)항의 최저액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 주장과 같이 월 고정급만 지급받은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해당 어선원이 실제로 지급받은 월 고정급이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으로 그대로 산정되는 것이기는 하나, 이 경우에도 월 고정급이 재해보상을 위한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월 고정급만 지급받는 경우’까지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더라도 그 문언에 배치되거나 모순이 생기지는 않는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이 어선원의 경우에만 재해보상 최저액을 정한 것이 되어 어선원 아닌 선원들에 대해서는 재해보상 최저액을 정하지 않음으로써 차별하는 것일 수 있으나, 어선원의 경우 다른 선원들과 달리 어업에 종사하면서 재해를 입을 위험이 더 높은 점, 이를 고려하여 ‘어업에 종사하는 어선원 등과 어선에 대한 재해보상보험사업을 시행하여 어선원 등의 재해를 신속ㆍ공정하게 보상하여 재활 및 사회복귀를 지원하고 재해를 입은 어선의 복구를 촉진함으로써 어선원 등을 보호하고, 어업경영의 안정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여(어선원재해보험법 제1조) 어선원재해보험법이 별도로 제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월 고정급만을 받는 어선원에 대해서도 일반 선원과 달리 재해보상 최저액을 적용하더라도 비합리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의 위임범위
아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으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범위는 제2.가.1)항의 선원 최저임금(이하 ’㉠‘이라 한다), 제2.가.2)항의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월 고정급의 최저액(이하 ’㉡‘이라 한다),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승선평균임금(이하 ’㉢‘이라 한다)를 모두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10조 제2항이 위 고시의 위임 범위를 일탈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항은 ‘최저임금액 및 적용방법’의 ‘일반사항’이라는 표제 하에 ㉠, ㉡, ㉢을 함께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고시에서의 ‘최저임금’은 위 ㉠, ㉡, ㉢을 모두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3항은 ‘선박소유자 이행사항’으로, 이 고시에 따라 책정된 사업장별 최저액 이상의 임금을 선원에게 지급해야 하고(가.항), 이 고시에 따라 사업장별로 책정된 최저액 이상의 승선평균임금을 산정하여 재해보상 시를 대비해야 한다(나.항)고 규정하고 있어, 제3항에서도 ‘최저임금’은 ㉠, ㉡, ㉢을 모두 포함하여 의미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처럼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항, 제3항에서의 ‘최저임금’이 ㉠, ㉡, ㉢을 모두 포함하고 있음에도, 고시의 일부인 제2.나.항의 ‘최저임금’만 따로 ㉠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또한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3.나.항의 ‘이 고시에 따라 사업장별로 책정된 최저액’이라는 부분을 보면, 이는 이 고시 제2.나.항의 적용으로 인하여 각 사업장마다 승선평균임금 최저액이 다를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항의 1), 3)항에서 동거의 친족만을 선원으로 승선시키는 경우나 외국인 선원의 경우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각 경우에서의 ‘선원’이 어선원일 수도 있고 어선원 아닌 선원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 ㉡, ㉢을 모두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자연스럽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이 단체협약의 형식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도록 재위임하는 것이 적법한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이 단체협약의 형식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도록 재위임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 임금의 최저수준을 법률로써 보장하기 위하여 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3조 제2항에서 ‘이 법은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 선원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선원법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선원의 근로관계 중 임금, 근로시간 및 휴식, 구제 제도 등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 규정을 준용하지 않고 선원법이 자체적으로 규정하게 되어 있다.
외국인 선원의 경우 통상 국내에 체류 허용기간 내에서 일시적으로만 체류하여야 하므로 주거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업주로부터 주거비, 식비 등을 지원받는 것을 선호하는 특성이 있어, 내국인 선원과 달리 외국인 선원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피고가 제출한 외국인 선원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을 제16호증)을 보면, 제10조(숙식조건)에서 ‘고용주는 외국인 선원에게 숙박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고, 필요한 생활용품(치약, 칫솔, 면도기, 수건), 침구, 구급상비약을 제공하여야 하며,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8조(송환)에서 ‘외국인 선원이 계약기간 종료로 귀국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고용주는 외국인 선원에게 출국교통비 및 출국 시까지의 숙식비(이하 ’송환비용‘이라 한다)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외국인 선원에 대한 근로조건의 내용이 내국인 선원과 차이가 있는 이상, 숙식비 내지 송환비용 지원 등이 문제되지 않는 내국인 선원과 달리 외국인 선원은 그 최저임금을 법령에서 일괄적으로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재위임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재위임이 합리적 근거 없이 국적에 따라 외국인 선원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 고시 제2.나.3)항은 외국인 선원이 소속된 선원노동단체로 하여금 선박소유자단체와 사이에 단체협약으로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도록 하여,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외국인 선원의 권익을 어느 정도 보호하고 있고, ‘최저임금이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추어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두어 외국인 선원의 기본적 근로조건 보장을 위한 제한을 두고 있다.
헌법상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을 하고 법을 적용할 때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두44302 판결 등 참조). 외국인 선원에 대하여 선원법이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만 적용되게 한 점, 외국인 선원들은 체류허용기간이 정해져 있어 계약기간이 다소 짧은 점, 외국인 선원의 고용주로서는 통상적으로 이들의 숙식비 내지 송환비용 등도 부담하는 등 위에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외국인 선원을 내국인 선원과 다르게 처우할 합리적 근거가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이 외국인 선원의 최저임금 및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승선평균임금을 내국인 선원보다 적게 정한 것이 부당한 차별에 해당하는지
피고가 원고의 장해보상일시금을 내국인 선원에 비하여 낮게 책정한 것이 외국인 선원인 원고를 ‘국적’에 따라 부당하게 차별한 것으로 볼 근거는 없고, 오히려 원고의 실제 임금 수준이 다른 선원에 비하여 낮았기 때문에 초래된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가 ‘고용주는 외국인 선원이 승선 근무하는 동안 양질의 충분한 식량(제1호), 적당한 크기와 규모의 숙박 시설(제2호), 한국 선원과 동등한 수준의 작업에 필요한 물품(작업복, 작업화 등)(제3호)을 무상으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을 제6호증) 및 외국인 선원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에 비추어 보면, 외국인 선원의 임금수준이 낮은 것은 외국인 선원의 특성상 주거의 안정을 확보함과 동시에 주거비, 식비 등을 지원받는 것이 중요하고, 국내에 체류하는 동안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고정 임금을 지급받는 것에 대한 수요가 높아, 성과에 연동하지 않는 월 고정급의 지급 형태가 일반적이기 때문으로 보이며 원고에게 지급된 장해보상일시금의 액수가 결과적으로 낮게 책정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합리적 이유 없이 내국인 선원에 비하여 차별적으로 처우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가 주장하는 대로 장해보상일시금을 책정하게 되면, 원고로서는 자신이 받는 임금 수준과 실제 납부한 보험료에 비하여 높은 수준의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받게 되어 다른 선원들과의 형평에 어긋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이 사건 단체협약 제10조 제2항을 무효라고 보게 되면, 월 고정급을 받는 원고에게도 이 사건 각 최저임금 고시 제2.가.2)항이 적용됨으로써 원고는 자신의 실제 임금 수준의 약 2.5배에 가까운 승선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된 보험급여를 수령하게 되는데, 이는 원고보다 고액의 임금을 수령하여 원고보다 고액의 보험료를 산정하고 납부한 다른 선원들과의 형평에 어긋난다.
이 사건 단체협약이 외국인 선원이 배제된 제3자간의 합의 등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 권한 없는 단체에 의하여 체결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국제선박등록법 제6조 제1항은 ‘선원노동조합연합단체와 외항운송사업자협회는 국제선박에 승무하는 외국인 선원에 대하여 적용되는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한 권한을 가진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선박소유자등이 국제선박에 승무하게 하기 위하여 외국인 선원을 고용하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라 체결된 단체협약에 따라 그 외국인 선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선원노동조합연합단체의 단체협약 체결 권한을 인정하고 있다.
이 사건 각 최저임금 고시 제2.나.3)항은 ‘해당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 간에 단체협약으로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E의 내부규약을 담은 ‘E규약집’(갑 제26호증)은 제5조 제5호에서 E의 사업활동 중 하나로 ‘가맹조합 조합원의 근로조건 유지개선을 위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규정한 단체교섭을 대행하는 활동’을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은, 총칙에서 ‘E은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의 유일한 단체협약 체결권자로 인정된다’고 정하고, 제1조에서 ‘본 협약은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 대한 유일한 단체협약으로서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게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E과 피고는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 대한 유일한 단체협약 체결권자로서 상호를 인정하고, E은 외국인 선원을 특별회원으로 하며, 고용주가 외국인 선원을 채용하고자 할 때 임금체불 여부, 승무정원 준수 여부, 어선원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외국인 선원 고용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내고, 외국인 선원 1인당 특별회비 내지 복지기금을 납부하도록 정하고 있다.
소결론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가.2)항이 월 고정급만을 지급받는 외국인 선원인 원고에게도 적용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을 통해 외국인 선원의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는데, 이러한 위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위 ‘최저임금’에는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 가.2)항의 ㉡, ㉢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달리 이 사건 단체협약이 무효라고 볼 사정도 없으므로, 외국인 선원의 ‘보험금 지급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최저액’을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한다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10조 제2항은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각 최저임금고시 제2.나.3)항,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이 적용되어야 한다.
결국 이 사건 단체협약 제10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노사협의로써 정한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이 사건 각 상병급여 및 장해급여를 산정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총령(재판장) 조진구 신용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