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8. 31. 선고 2022누68598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항소심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이 사건 고용기간은 2021. 12. 31.까지이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일방적으로 2021. 2. 5.이 고용기간의 만기라고 주장하면서 2021. 2. 5.자로 채용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는바,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나.

피고

원고와 참가인은 이 사건 고용기간을 2021. 2. 5.까지로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고용기간은 원래 2021. 2. 5.까지이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참가인은 당초 고용기간을 2021. 2. 5.까지로 하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착오로 이를 2021. 12. 31.까지라고 표시하였는바,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일부를 취소하였으므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고용기간은 2021. 2. 5.까지이다. 결국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1. 2. 5.자로 종료된다 할 것인바, 이 사건 통지는 이를 통보한 것일 뿐 부당해고가 아니다.

3.

판단

가.

이 사건 고용기간

1)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으면 처분문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2. 30. 선고 2017다17603 판결 등 참조).

2)

그러므로 보건대,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3조 제1항은 "계약기간은 2021년 01월 0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로 한다."라고 분명히 정하고 있는바, 이를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이 사건 고용기간은 위 기재된 문언대로 2021. 12. 31.까지라고 인정함이 타당하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바, 원고는 2019. 2. 7. 참가인의 C로 채용되었고,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직후 고용기간에 오류가 있는 것을 파악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며, 원고 스스로도 자신의 고용기간이 전체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2021. 2. 5.(금) 또는 2021. 2. 6.(토)까지임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그 고용기간을 2021. 2. 5까지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 5,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당초 원고가 채용될 당시의 공고에 의하면 채용기간에 관하여 "필요시 연장계약 가능"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2년을 한도로 한다고 되어 있지 않고, 원고의 최초 근로계약에 관한 2019. 2. 7.자 근로계약서에도 "계약기간은 2019년 02월 07일부터 한다."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따로 계약기간의 종기 내지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았던 점, ② 참가인은 원고에게 종전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갱신거절의 의사를 밝힌 바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도 근로기간이 2021. 2. 5.까지라고 명시한 바 없으며, 참가인의 내부적 사정을 보더라도 이 사건 고용기간을 2021. 2. 5.까지로 한다는 점에 관한 아무런 검토자료 등을 찾을 수 없는 점, ③ 한편 참가인 소속의 C들은 대체로 연장계약을 통하여 무기계약직과 유사한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근무기간 동안 특별히 문제되는 행위를 하였다거나 그 근무실적이 불량하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오히려 원고는 과거 2차례 고용기간 동안 SS, S, A 등급 중 S 등급을 2차례 연속으로 받았는데, 다른 C들과 비교해 보더라도 원고의 근무실적은 비교적 양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④ 비록 참가인이 원고에게 고용기간의 오류를 이유로 근로계약서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고, 또한 설령 원고가 관련법상 자신이 기간제근로자로서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이 2021. 2. 5.까지임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오히려 원고로서는 이를 초과한 계약기간을 기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자신의 고용기간을 2021. 2. 5.까지로 하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이 사건 고용기간을 2021. 2. 5.까지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의 가부

1)

법률행위의 내용 중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09조). 그러나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란 기본적으로 의사와 표시의 불일치를 의미하는 것인바(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다41457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다40353, 40360 판결 등 참조), 의사와 표시가 불일치하지 않는 이상 착오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문제된 법률행위가 대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 그 착오의 유무는 대리인을 표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민법 제116조,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140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행정관청의 내부적인 사무처리규정에 따라 사실상 보조기관 등이 그 권한을 행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2)

그러므로 보건대, 피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고용기간을 착오하였다고 하나, 이 사건에서 착오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실제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F 주무관이 계약체결 당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것과 달리 2021. 2. 5.까지를 고용기간으로 하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갑 제2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F 주무관은 통상적인 기간제근로자의 경우 총 2년 범위 내에서만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관련 법규정 내지 이에 관한 참가인의 방침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관행적으로 고용기간을 2021. 12. 31.까지로 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즉 어디까지나 F 주무관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고용기간을 2021. 12. 31.까지로 하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에 있어 참가인에게 의사와 표시의 불일치를 의미하는 착오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법인 내지 단체의 의사표시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는 그 최종의사결정권자 내지 전결권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F 주무관은 대구광역시 동구청장 내지 그 전결권자인 D과장의 결재를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 효력 자체가 인정되지 않거나 적어도 그에 관한 참가인의 착오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행정권한의 내부위임은 행정관청이 내부적인 사무처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그의 보조기관 또는 하급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그의 권한을 사실상 행사하게 하는 것으로서 법률이 위임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인정되는 것이므로, 설령 행정관청 내부의 사무처리규정에 위반한 행위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해당 법률행위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누110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권한의 내부적 위임이 있는 경우 그 의사표시의 하자 유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을 표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렇다면 F 주무관이 총 2년 범위 내에서만 재계약이 가능함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이 사건 고용기간을 1년으로 한 것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의 의사형성 과정에서의 착오, 즉 동기의 착오에 해당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 중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12259 판결 등 참조), 피고와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동기가 원고에게 표시되어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1>

다.

소결론

이 사건 고용기간은 2021. 12. 31.까지라 할 것인바, 그럼에도 참가인은 2021. 2. 5.자로 원고의 채용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고, 이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그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김상철 배상원

각주1) 한편 피고는,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에 있어 참가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는 참가인의 착오를 알고 이를 이용하였으므로, 이러한 경우 참가인은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제1심은 이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는 취소할 수 있는 착오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으므루, 이와 다른 전제에 선피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