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법원에서의 청구취지 확장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92,178,379원 및 이에 대한 2024. 1.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피고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피고가 당심에서 강조하거나 추가한 주장까지 함께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에 관한 추가 판단을 포함하여 아래와 같이 추가하거나 고쳐 쓰고, 제2항에서 피고가 당심에서 강조하거나 새롭게 한 주장을 추가 판단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하거나 고쳐 쓰는 부분]
제1심 판결서 3면 1행의 “해고되었다.”를 “퇴직하였다.”로 고쳐 쓴다.
제1심 판결서 11면 글상자 아래 3~4행의 “(갑 제26호증의 2)”를 삭제한다.
제1심 판결서 11면의 “각주 6)” 부분을 “위 선행소송 원고들 중 N, O, P(엔진제작공정), Q, R, S, T, U, V, W(의장공정)”으로 고쳐 쓴다.
제1심 판결서 12면 글상자 아래 8행의 “확정되었다.”를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다14581 판결).”로 고쳐 쓴다.
제1심 판결서 12면 글상자 아래 9행의 “갑 제1호증의 1의 기재,”를 “갑 제1호증의 1, 제3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P의 증언,”으로 고쳐 쓴다.
제1심 판결서 13면 9행의 “2021. 12. 31.까지”를 “2022. 12. 31.까지”로 고쳐 쓴다.
제1심 판결서 13면 10~11행의 “노사단체교섭협으에”를 “노사단체교섭협의에”로 고쳐 쓴다.
제1심 판결서 13면 11행의 “귀향비, 등)의”를 “귀향비 등)의”로 고쳐 쓴다.
제1심 판결서 13면 11~12행의 “이에 대하여 2021. 8. 25.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발생한 지연손해금의”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로 고쳐 쓴다.
제1심 판결서 16면 19행 다음으로 아래의 내용을 추가한다.
【 이에 대하여 피고는, 소속 사내협력업체가 동일하더라도 근로자파견관계 여부는 구체적인 업무내용이나 근무상황에 따라 개별 근로자별로 다를 수 있는바, 선행소송에서 I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2000. 4. 22.부터 2년 동안 피고를 위하여 파견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선 증거들에다가 이 법원의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00. 4. 22.부터 2002. 4. 30.까지 피고의 사내협력업체인 I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 아산공장에서 엔진제작공정(테스트라인 마감 조립공정)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민사재판에서 다른 민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된다(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47292 판결, 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다20748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36445 판결 등 참조).
확정된 대법원 2010다106436 판결(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07나56977 판결,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114124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에 의하면, I은 2000. 2. 14.부터 2002. 4. 30.까지 피고의 아산공장 중 델타엔진공장과 의장공장의 각 일부 공정에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그 이후에는 의장공장의 일부 공정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선행소송에서 피고와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 N, O, P은 모두 피고 아산공장에서 수행한 엔진제작공정 업무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었는데, N은 2000. 1. 20.부터, O은 2001. 7. 25.부터, P은 2000. 5. 29.부터 각 2002. 4. 30.까지 I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모두 2002. 5. 1.부터 2004. 12. 31.까지는 K에서, 2005. 1. 1.
부터 2008. 5. 31.까지는 L에서 각 근무하였다.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력내역서(갑 제1호증의 1)에 의하면, 원고는 2000. 4. 22.부터 2002. 4. 30.까지 I, 2002. 5. 1.부터 2004. 12. 31.까지 K, 2005. 1. 1.부터 2008. 5. 31.까지 L, 2008. 6. 1.부터 2009. 9. 26.까지 J에서 각 근무하였다. 원고가 2000. 4. 22.부터 2008. 5. 31.까지 소속되었던 각 사내협력업체는 위 N, O, P이 같은 기간 소속되었던 각 사내협력업체와 일치한다.
선행소송에서 피고와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 P은 당심 법정에서 “2000. 5. 29.경 I에 입사하였을 때부터 2008. 5.경까지 원고와 같은 사내협력업체(K, L)에 소속되어 원고와 같이 피고 아산공장의 엔진제작공정에서 일하였다”고 증언하였다. P의 위 증언은, 원고가 I, L에서 수행한 구체적인 업무에 관하여 자세하게 진술하고 있는 점, P이 K, L에서 근무할 당시 피고 아산공장 엔진부에서 반장 및 조장의 직책을 맡고 있었던 점, 이 사건 계쟁기간 무렵 피고 아산공장에는 1개의 엔진부가 있었고 위 엔진부에서 근무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총 60~70명 수준이었는바(갑 제5호증의 1, 갑 제11호증의 2 등), 당시 엔진부에 소속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 형태나 내용, 피고의 지휘․명령 여부나 그 양상은 동일, 유사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그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피고는 P이 원고가 제출한 진술서(갑 제3호증)에서는 2008. 6.경부터 2009. 9.경까지 원고와 함께 J에서 근무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당심 법정에서는 J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을 지적하면서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P은 당심 법정에서 위 진술서(갑 제3호증)의 기재는 오래전 일에 대한 기억의 착오로 잘못 진술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바, P이 원고와 2000. 5. 29.경부터 2008. 5. 31.경까지 계속하여 같은 사내협력업체에서 근무하다가, 2008. 6. 1.경 P은 X으로, 원고는 J으로 각 소속이 변경되었고, 그 이후에도 원고와 P이 피고 아산공장의 엔진제작공정에서 함께 근무한 점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착오는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2000. 5. 29.경부터 2009년경까지 원고와 피고 아산공장 엔진제작공정에서 같이 근무하였다’는 취지의 P의 증언의 신빙성이 배척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
제1심 판결서 17면 5~12행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 2)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임금 등의 차액으로, 제1심에서 2018. 2. 1.부터 2020. 12. 31.까지의 금액 56,649,562원을 청구하였다가, 당심에서 2021. 1. 1.부터 2022. 12. 31.까지의 금액 92,178,379원을 추가하여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당심 청구취지 확장에 대하여 피고의 심급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하나, 당심에서 청구취지가 확장된 부분은 제1심에서 청구한 부분과 동일한 원인에 기인하는 수량적 청구의 확장에 불과하므로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이미 제1심에서 그 액수를 제외한 나머지 청구원인에 대하여 실질적 심리를 마쳤으므로 피고의 심급의 이익을 박탈하게 된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청구취지의 확장을 허용하는 것이 별도의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보다 소송경제나 당사자의 보호에도 더 합치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임금 등의 산정 내역은 별지 기재와 같고, 그 합계는 148,827,941원이다(금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과 계산결과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2>).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48,827,941원 및 그중 ① 제1심판결이 인용한 56,649,562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1. 9. 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3. 2. 1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② 원고가 이 법원에 이르러 청구를 확장하여 이행을 청구한 부분으로서 이 판결이 추가로 인용하는 92,178,380원에 대하여는 2024. 1. 16.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4. 1.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추가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는 2009. 9. 26.경 피고의 사내협력업체인 J과의 고용관계가 종료되었고, 이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도 소멸하였다. 원고는 그 이후 피고나 피고의 사내협력업체에 어떠한 근로를 제공하거나 근로제공의 의사표시를 한 바 없고, 피고와 전혀 무관한 업종에서 근무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는 이미 실효되었다(이하 ‘제1 주장’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계쟁기간으로부터 약 20년이 경과하였고, 피고의 사내협력업체와의 고용관계가 종료된 2009. 9. 26.경으로부터도 10년 이상이 경과한 2021. 1. 24.에야 비로소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아무런 권리를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피고는 원고가 더이상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를 갖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권리행사는 피고의 정당한 기대에 반하는 것으로 실효의 원칙에 따라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이하 ‘제2 주장’이라 한다).
판단
제1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구 파견법이 정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개정 파견법이 정한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의 제한을 위반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정적 감독이나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사법관계에서도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을 간주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 이와 같은 파견법상의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내용과 개정 경과,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발생하는 법률관계와 이에 따른 법적 효과를 설정하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률관계의 성립이나 법적 효과 발생 후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것을 효력존속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간주나 직접고용의무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19072 등 판결 참조).
한편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단서와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은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그 규정들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란 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는 것을 명시적으로 반대한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19072 등 판결,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등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서 본 바와 같이 고용간주효과가 발생한 이후 근로제공이 중단된 사정에 대한 법적 평가는 구 파견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이익형량, 근로제공이 중단된 이유, 중단된 기간의 장단, 근로제공이 중단된 것에 대한 책임관계 등 구체적․개별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파견근로자가 고용간주효과 발생에 대한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그에 대한 증명책임은 고용간주효과 및 고용의무의 소멸을 주장하는 사용사업주 측에 있다.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1, 을 제4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09. 9. 26.경 피고의 사내협력업체인 J에서 퇴사한 이후 2010. 1. 20.경부터 피고나 피고의 사내협력업체에서 근무한 바 없는 사실, 피고가 2014년경부터 2021년경까지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특별채용을 진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사정들 및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의 관계에서 고용간주효과가 발생하였음을 인식한 상태에서 피고에게 그와 같은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명시적인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당심 증인 P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는 2008. 6. 1.부터 피고의 사내협력업체인 J에서 근무하였으나 2009년 하반기에 접어들어 피고 아산공장에서 델타엔진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게 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된 J이 원고를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9. 9. 26.경 끝 내 폐업하게 되면서 원고 역시 부득이 J에서 퇴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제2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실권 또는 실효의 법리는 법의 일반 원리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바탕을 둔 파생원칙인 것으로서, 이는 본래 권리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무자인 상대방은 이미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게 되거나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추인케 할 경우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될 때 그 권리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대법원 1991. 7. 26. 선고 90다1548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않으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 측과 상대방 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그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1992. 12. 11. 선고 92다2328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과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더 이상 권리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함으로 인해 원고의 권리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거나, 원고가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권리가 실효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파견법에 정해진 고용의제규정이나 고용의무규정은 모두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 또한 구 파견법이 파견근로자가 2년 이상 근무한 경우에만 고용을 간주한 것과 달리, 현행 파견법은 파견대상업무가 아닌 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곧바로 해당 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해당 근로자의 고용 불안 문제를 개선하여 파견근로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파견법의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내용과 개정 경과,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규정에 의한 파견근로자의 권리가 실효되었다고 판단하는 데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어떠한 쟁점에 대한 노동법상의 확립된 견해나 법원의 확립된 입장이 없는 등의 이유로 승소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많은 비용,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법적 권리의 행사를 상당 기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실효의 원칙을 섣불리 적용하는 것은 자제될 필요가 있다.
피고는 2009년경 원고 등 J 소속 근로자들에게 다른 사내협력업체에 근무할 수 있도록 취업을 알선하여 주었으나 원고가 이를 희망하지 않아 피고와의 고용관계도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원고에게 취업알선을 제안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09. 9. 26.경 근무하던 사내협력업체인 J의 폐업으로 부득이 피고 아산공장에서 더 이상 근무하지 못하게 된 것인바, 원고가 그 이후 피고 또는 피고의 사내협력업체가 아닌 다른 사업체에서 근무하였다는 사정이나, 2010. 7. 22.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피고와의 근로자파견관계를 최초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2008두4367)이 선고되었고, 이후 선행소송을 포함하여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의 확인 등을 구하는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집단소송이 계속되었다는 사정 등만으로는 원고가 더 이상 권리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피고의 정당한 기대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2021. 1. 14. 제기된 이 사건 소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피고는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0118 판결’ 등을 들어, 고용과 관계된 노동분쟁은 신속히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실효의 원칙이 다른 법률관계의 경우보다 더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용하는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0118 판결’ 등은 모두 해고 무효와 관련한 판결로서, 해고 당시로부터 신속하게 근로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근로자와 사용자에게 모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이유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그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결론
그렇다면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포함하여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에 따라, 피고에게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용하는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영(재판장) 이양희 이은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