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6년경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제품생산 및 재무인사관리 책임자로 근무하다가 2018. 1.경 C로부터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원고의 연봉은 6,000만 원(월 500만 원)이었다.
원고는 C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2018. 12. 28.경 '위 해고는 부당해고이므로, C은 원고를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재심판정을 받았다. C은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0. 9. 17.경 청구 기각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행정법원 2019구합55095 판결).
피고는 원고와 함께 2016. 5. 13.경 C을 설립한 자로서, C에 대한 지분은 피고가 70%, 원고가 30%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위 재심판정 및 확정판결에 따라 원고는 여전히 C의 직원이고, C로부터 월 50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원고가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C은 피고와 모자회사 관계를 넘어 법인격이 형해화된 상태로 그 실질은 피고의 하부 부서 내지 조직에 불과하고, 원고는 사실상 피고의 지휘 · 감독에 따라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C과 공동사업주로서, 원고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주위적 청구원인).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으므로(C은 파견사업주, 피고는 사용사업주에 해당) 피고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의2 제1항 제3호 또는 제5호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는바, 원고에게 직접고용의무 발생일(C과 근로계약이 체결된 2016. 5. 13. 또는 그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18. 5. 14.) 이후 임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부담한다(예비적 청구원인).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0원(2018. 2. 1.부터 2023. 1. 31.까지의 5년 치연봉) 및 2023. 2. 1.부터 원고가 퇴직할 때까지 월 5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실질적인 지휘 · 감독을 받으며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공동 또는 실질)사용자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C의 제품생산 및 재무관리 책임자로서 그 업무를 수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 한편,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C이 피고의 하부 부서 내지 조직에 불과하는 등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업무내용을 정하였다거나 원고에 대한 근태관리, 업무평가 등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는 반면, 갑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C과 사이에 근로장소를 'C 사업장 내'로 하고 원고의 근로조건에 C의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실제 원고는 C의 본점 소재지에서 근무를 하였고, C의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던 점, 원고가 피고 요청으로 수시로 피고 본점 소재지로 출근하였다거나 C의 생산활동 및 운영에 관한 전반적 사항을 피고 측에 보고하고 승인받았다는 등의 원고 주장 사실들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것이 피고가 대주주 내지 모회사로서 자회사인 C이나 그 책임자인 원고에 대하여행할 수 있는 지배력 행사의 범위를 넘어선 것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와 C이 모자회사 관계에 있고 C의 역대 대표이사는 모두 피고의 직원이었던 점, 원고가 해고될 당시 피고 직원들이 원고의 거취에 관한 회의를 하였고 해고 통보 후의 뒤처리도 피고 직원이 한 점, C은 피고의 발주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여 납품하였을 뿐이고 독자적으로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지 않은 점, 피고가 C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C의 경리업무 등을 처리한 점, 피고의 상무이사이면서 C의 대표이사였던 F는 주로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고, 원고는 F를 상무로, 피고 회사를 본사로, C을 포천공장으로 호칭한 점, 피고는 C로부터 제품 생산에 관한 보고를 받는 등 C의 업무에 관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C은 피고의 하부 부서 내지 조직에 불과하는 등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여지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모자회사는 상호간에 상당 정도의 인적 · 자본적 결합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자회사의 임 · 직원이 모회사의 임 · 직원 신분을 겸유하고 있었다거나 모회사가 자회사의 전 주식 또는 다수의 주식을 소유하여 자회사에 대해 강한 지배력을 가진다거나 자회사의 사업 규모가 확장되었으나 자본금의 규모가 그에 상응하여 증가하지 아니한 사정 등만으로는 모회사가 자회사의 독자적인 법인격을 주장하는 것이 자회사의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인격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적어도 자회사가 독자적인 의사 또는 존재를 상실하고 모회사가 자신의 사업의 일부로서 자회사를 운영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을 것이 요구되며, 구체적으로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재산과 업무 및 대외적인 기업거래활동 등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고 양자가 서로 혼용되어 있다는 등의 객관적 징표가 있어야 하며, 자회사의 법인격이 모회사에 대한 법률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하는 등의 주관적 의도 또는 목적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4다2611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5, 3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G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C은 피고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법인으로서 피고의 완전자회사도 아니고, 원고가 엄연히 피고와 함께 C을 설립하여 그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는 점, ② 원고는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C로부터 권고사직을 통보받았으며, 원고 스스로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C을 상대로 행정쟁송을 제기한 점, ③ C이 사업자금, 직원 급여 등 자금을 필요로 할 때마다 피고가 수시로 C에 자금을 이체하였고, C이 사업자금이나 C 직원 또는 피고 직원에 대한 급여 등을 집행하는 데에 위 이체자금을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C에 대한 파산절차에서 채권자목록에 피고의 C에 대한 대여금 채권 등이 신고되었고, 위 이체자금 중 특히 급여 등으로 집행된 것으로 보이는 것은 그 액수 등에 비추어 임 · 직원 신분을 겸유하는 자(D, F 등)를 포함한 C 직원에 대하여는 급여 명목으로, 피고 직원에 대하여는 실비 보전 명목으로 각 집행된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금전거래 등은 상당한 정도의 인적 · 자본적 결합이 당연히 전제되어 있는 통상의 모자회사 사이에 이루어질 수 있는 형태의 거래로 보일 뿐이고(원고가 주장하는 그 외 사정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밖에 재산과 업무 및 대외적인 기업거래활동 등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고 C과 피고가 서로 혼용되어 있다는 등의 객관적 징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점, ④ 피고가 모회사인 피고에 대한 법률 적용을 회피하거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한 주관적 의도나 목적으로 C을 설립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C이 피고의 하부 부서 내지 조직에 불과하는 등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그러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원고와 피고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7다1795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우선 C이 원고로 하여금 피고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오히려 C은 피고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법인으로서 피고의 하부 부서 내지 조직에 불과하는 등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C의 제품생산 및 재무관리 책임자로서 그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C과 피고 사이의 거래 형태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상당한 정도의 인적 · 자본적 결합이 당연히 전제되어 있는 통상의 모자회사 사이에 이루어질 수 있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음도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갑 제6, 10, 22, 24, 25, 32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C은 독립적인 사무소와 제품생산 공장이 있고 자기 명의로 다수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전기매트 제조 및 판매업 등 목적사업의 영위를 위한 조직, 설비와 전문성·기술성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와 조직, 재산, 회계 및 업무 내용에 있어 확연히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 및 이 부분 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주위적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영(재판장) 이양희 이은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