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8. 18. 선고 2023나304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다가 이 법원에 제출된 각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원고가 항소이유로 강조하는 사항에 대한 판단을 제2항에서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보충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를 기술직에서 전임직으로 전보명령을 하였고, 원고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사직을 권고하였다가 사직을 거부당하자 사직을 유도하기 위해 자택대기발령을 하는 등 위법·부당한 인사명령을 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위와 같은 인사명령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피고는 이에 대한 답변이나, 시정조치 없이 복귀명령(이하 '이 사건 복귀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이 사건 복귀명령은 그동안의 인사명령을 정당화하고 또 다른 위법·부당한 인사명령을 내리기 위한 것으로 이 역시 부당한 인사명령인바, 원고가 이 사건 복귀명령을 거부하고 결근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단결근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결근을 징계사유로 한 이 사건 정직처분, 이 사건 징계해고는 효력이 없다.

나.

판단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 불가결하므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10, 16호증, 을 제1 내지 3, 7, 9, 11, 13, 15 내지 23, 2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복귀명령은 정당하므로, 이 사건 복귀명령에 반하여 이루어진 원고의 결근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며, 무단결근을 징계사유로 한 이 사건 정직처분 및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양정 과다로 부당하다고도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는 2021. 3. 1.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의 위험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니, '다른 부서로 옮겨 달라', '어떠한 부서라도 좋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었고, 이에 피고는 원고를 MCP 제조본부 SMT 팀으로 전보(이하 '이 사건전보'라 한다)시켜 위험성이 낮은 Dicing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는바, 원고가 담당하던 기존 업무의 위험성, 원고의 건강상태, 원고의 전보의사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된다.

이 사건 전보로 원고의 직군이 기술직에서 전임직으로 변경됨에 따라 원고의 연봉총액이 39,000원 낮아지고, 피고의 회사 내부전산망에 접속이 불가능해졌으며, 승급(승진) 여부가 불확실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임직은 생산부문 및 관련된 부문에서 종사하는 직군을 말하는 것으로 원고의 직군이 전임직으로 변경되었다는 것만으로 근로계약기간 등 근로조건에 있어서 변경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 점, 피고는 생산부문 업무를 수행하는 데 내부전산망을 이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임직 직군의 근로자에게 내부전산망 접속권한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사무관리직, 기술직 직군 소속 직원 역시 승급(승진)은 승급심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승급(승진)이 사무관리직, 기술직 직원에게 보장된 권리라고 할 수 없는 점, 이 사건 전보로 인한 연봉 차이는 극히 미미하고, 근무장소, 근무시간 등의 근로조건 변경도 거의 없으며, 업무강도, 업무의 위험도는 이 사건 전보 이전 보다 낮아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전보로 인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 원고도 2021. 3. 14.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새로운 부서에 배치된 것에 대하여 만족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었으며(갑 제10호증), 2021. 11. 22.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이 사건전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전까지 약 8개월 동안 특별한 이의제기 없이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과 원고가 그로 인하여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여 보더라도 원고가 입게 되는 위와 같은 생활상의 불이익이 사회통념상 통상의 전보에 따르는 정도를 현저히 넘어서 근로자가 이를 감당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전보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 8. 11. 선고 95다10778 판결 등 참조).

2)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2년 SMT 팀의 업무를 Dicing 설비 이용방식에서 Breaking 설비 이용방식으로 공정을 변경하여 수율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SMT 팀에서 Dicing 설비 가동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으므로(을 제26호증), Breaking 설비 이용방식으로 공정이 변경되는 경우 원고의 담당직무는 폐지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권고사직 의사를 확인하고, 새로이 배정할 업무를 검토하기 위한 기간 동안 원고를 대기발령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강요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대기발령 장소가 주로 자택이며, 대기발령 기간도 3개월에 불과하고, 해당 기간 동안 기본급여 100%를 지급한 점, 대기발령기간이 경과하도록 보직을 부여받지 못한 경우에도 피고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사직 권고, 대기발령으로 인한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피고의 인사조치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 기간은 2022 1. 1.부터 2022. 3. 31.까지로, 2022. 4. 1. 원고의 업무복귀가 예정되어 있었으며, 이 사건 복귀명령은 원고에 대하여 이전과 동일한 업무인 Dicing 공정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대기발령 이전과 동일·유사한 근로조건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복귀명령을 하여 2022. 4. 1.자로 출근할 것을 명한 것이 부당한 인사명령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2022. 3. 15. 피고의 인사담당자 E에게 보낸 질의사항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또 다른 부당한 인사명령을 내리기 위하여 이 사건 복귀명령을 한 것이므로, 이 사건 복귀명령에 응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2022. 4. 1.자 업무복귀는 대기발령 당시부터 예정되었던 것인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이 사건 복귀명령이 정당한 이상 원고가 이 사건 복귀명령에 위배하여 출근을 거부한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4)

피고의 인사담당자 E은 2022. 3. 23. 원고에게 이 사건 복귀명령에 따라 2022. 4. 1.부터 출근해야 하며, 업무에 복귀하여 면담을 통해 원고가 피고에게 보낸 위 2022. 3. 15.자 질의서에 대하여 논의하자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을 12호증)를 보내어 원고에게 출근할 것을 별도로 당부하였으나, 원고는 2022. 4. 1. 결근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출근할 것을 명하였으나, 원고는 위 2022. 3. 15.자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보고 출근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계속적으로 결근하였다. 피고는 2022. 4. 7. 원고에게 재차 업무복귀 명령서를 보내어 출근할 것을 다시 명하였으나, 원고는 또 다시 결근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전보, 사직 권고, 대기발령 등에 대하여 이의가 있었더라도 이 사건복귀명령이 위법·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복귀명령에 따라 출근할 의무가 있는 점, 원고는 업무에 복귀하여 피고의 인사담당자와의 면담을 통해 이 사건전보, 사직 권고, 대기발령 등에 대한 이의를 충분히 제기할 수 있었으며 피고의 인사담당자도 이를 충분히 원고에게 고지한 점, 원고의 무단결근일수(5일)가 짧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원고의 2022. 4. 1.부터 2022. 4. 7.까지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1개월의 이 사건 정직처분이 징계양정 과다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5)

원고는 위 1개월의 정직기간 만료일 이후인 2022. 5. 18.에도 출근하지 않았으며, 2022. 5. 19. 원고에게 정직기간 종료일(2022. 5. 18.)부터 결근 중임을 고지하며 업무복귀명령을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고, 2022. 5. 20.에는 같은 내용의 업무복귀명령서를 원고의 카카오톡 메신저로도 전송하였다(을 제19 내지 21호증). 그럼에도 원고는 출근하지 않았다.

근로자가 소정 근로일에 출근할 의무는 근로계약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인 점,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이 종료된 직후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반성하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여전히 원고가 피고에게 보낸 위 2022. 3. 15.자 질의서에 답변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출근을 계속적으로 거부하였는바,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중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거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우(재판장) 장태영 신창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