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1. 17. 선고 2024나200981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의 지위 및 내구주행시험 업무 등

1)

피고는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 및 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울산, 아산시, 전주시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이하에서는 편의상 ‘피고’와 ‘피고 회사’를 함께 사용한다). 위 피고의 울산공장은 완성차를 대량 생산하고 이와 관련한 자동차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시설이다.

2)

피고의 자동차 생산공정은 ‘설계 → 개발 → 파이롯트(PILOT, 양산 전 시험차량) 생산 → 양산(量産) → 출고단계’로 구분되고, ‘파이롯트 생산’ 단계 이후의 차량은 개발·생산 단계에 따라 ‘P단계 – T단계 – M단계 – SOP단계’의 차량으로 구별되는데, 각 단계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위 각 단계는 내부적으로 ‘P1단계 – P2단계’ 등으로 구별될 수 있다.

3)

시험차량 등은 양산 이전 단계(즉, P단계 ~ M단계)에서 진동, 소음, 내구성, 성능 등의 평가를 거치는데, 이 때 차량의 내구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위 차량을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조건의 주행로를 따라 일정한 거리만큼 운행해 보는 것을 ‘내구주행시험’이라고 한다.

4)

피고의 울산공장 소속 차량 품질 담당부서 등은 차량 양산에 앞서 주행중 또는 주행후에 차량에 나타난 현상(일정 거리 이상 운전후 차량에 발생하는 누유, 누수, 파손, 부품이탈 등)에 대한 정보를 고객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수행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이러한 내구주행시험을 통하여 얻은 시험차량 등의 내구성 및 성능, 품질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나.

피고와 협력업체의 계약 체결 등 피고는 2003년경 X와 사이에 위 업체로 하여금 승용차량의 내구주행시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도급계약 형식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Y, Z, Z 주식회사의 순서로 수급업체가 변경되었고, 2018년경부터는 AA이 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위 수급업체들을 통틀어 ‘협력업체’라고 한다). 각 업체들은 피고와 내구주행시험 관련 도급계약을 최초로 체결할 당시 이전 협력업체의 소속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하고 업무를 그대로 이어받아 수행하였다. 피고와 AA이 2018. 6. 28. 체결한 도급계약서[갑 제7호증]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서’라고 한다. 피고와 협력업체 사이에 위 2018. 6. 28. 이전에 작성된 도급계약서는 이 사건에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 그 이후 피고와 AA은 2020. 9. 25. (을 제7호증), 2022. 4. 1.(을 제1호증) 각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오고 있는데, 계약금액 이 인상되는 이외에 주된 내용은 큰 틀에서 유사하다.] <1> 다. 피고와 협력업체 사이의 도급 업무 협의 및 확정 피고와 협력업체는 2017. 6. 13. 도급 업무의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내구용역사 도급 업무 명확화 협의(이하 ’도급 업무 명확화 협의‘라고 한다)’[갑 제8호증]를 하였다. 위 협의에 따라, 협력업체의 구체적인 도급 업무 범위 및 주요 업무의 내용은 아래 표와 같이 정해졌다. <2> 라. 원고들의 지위 원고들은 [별지2] ‘원고들 근로현황 표’의 ‘입사일(파견근로개시일)’ 란 기재 각 날짜에 각 ‘업체변동내역’란 최상단 기재 해당 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피고의 생산된 시험차량 등에 관하여 내구주행시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근로자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8, 29, 30, 60호증, 을 제1,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은 제1심 판결문 해당부분(8면 하5행부터 10면 3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근로자파견관계의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1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2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3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4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5 원고 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93707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 7, 9, 15, 16, 19호증, 을 제2, 5, 8 내지 11, 14, 16, 17, 46, 47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AA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2022. 12. 22. 자)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의 발주서 등 교부

가)

내구주행시험 기획 및 점검 업무를 담당하는 피고의 운영부서는 내구주행시험이 필요한 차량에 관하여 협력업체에 발주서(서류에 기재된 명칭은 ‘차량별 도급 업무 세부 협정서’이다. 이하 ‘발주서’라고만 한다)[을 제2, 8호증]와 함께 시험차량, 열쇠를 교부한다. 위 발주서에는 모델명 및 임시번호 등 시험차량의 정보와 내구주행시험에 필요한 주행코스(상세코스에 따른 지도 첨부), 총 목표거리, 1시프트 당 주행거리, 주행기간 등이 기재되어 있다.

나)

발주서에 기재된 코스는 피고가 협력업체에 교부한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4호증의 1, 갑 제9호증의 1<3>], '주행모드'[갑 제9호증의 2]에 기재된 코스 중 하나이다. 위 각 문서에는 각 주행코스별 주행코스 요약, 총 주행거리와 주행시간, 도로 비율(고속도로, 국도, 시가지, 험로) 등이 기재되어 있다. 특히,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9호증의 1]에서는 하루에 주행해야 하는 코스와 총 주행거리, 1시프트 당 주행거리를 정하고 있는데, 각 코스별 총 주행거리는 1.25시프트(주행시간 10시간) 또는 1.375시프트(주행시간 11시간)이다. 예를 들어 위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 중 각 '고속' 코스의 정보는 다음 표와 같고, 그 중 '고속 1'의 경우 운전자가 하루에 고속도로 500km, 시가지 25km, 험로 등 20km로 구성된 총 545km 코스를 11시간 동안 주행한다(즉, 1.378시프트를 주행한다)는 의미이다[갑 제9호증의 1 1면].

2)

협력업체의 차량 배차 협력업체의 팀장은 운전 가능한 차량 및 운전자의 근무 현황 등을 고려하여 내구주행시험 대상 차량을 주행할 운전자를 2교대로 배정한 ‘일일 배차일지’[을 제10호증]를 작성하여 공지한다. 위 일일 배차일지에는 차량 현황(모델명, 임시번호, 생산 단계, 엔진/변속기 형식 등), 목표 주행거리, 남은 주행거리와 각 운전자별 공수<4>, 코스 등 하루 동안의 주행 일정이 기재되어 있다. 이 때 공수는 1.375, 1.5, 2.0 등으로 다양하고, 코스는 ‘국도1’과 같이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9호증의 1]에서 정한 특정 코스로 결정되는 경우도 있으나, 단순히 ‘국도’라고만 기재된 경우도 있다[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9호증의 1)에서 정한 국도코스는 총 3개이다].

3)

원고들의 내구주행시험 업무 수행 방법

가)

업무 수행 방법 협력업체가 작성한 업무 매뉴얼[갑 제19호증, 을 제14호증]에 의하면 내구주행시험 업무의 프로세스는 ‘조회 및 보안교육 → 배차확인 및 주행 전 차량 점검 → 피고 회사 입고 점검 → 주행 중 문제점 확인 → 주행 후 점검 → 내구테스트 종료 후 작업일지 작성’의 순서로 이루어진다[갑 제19호증 18면]. 위 매뉴얼에는 위 각 업무 단계별로 확인·점검해야 할 사항과 그 확인·점검을 위한 상세한 업무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나)

차량 출고 후 운행 및 입고 협력업체는 내구주행시험 대상 차량에 차량 정보 및 내구주행시험 시작일, 목표 주행거리, 피고의 운영부서 및 담당 직원 등이 기재된 ‘차량현황표’[갑 제6호증의 3]를 부착한다. 원고들은 피고의 울산공장 AH에서 위 담당 직원이 점검을 마친 차량을 인계받아 앞서 본 업무 매뉴얼에 따라 주행 전 점검을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여 피고의 울산공장 외부 도로 등에서 내구주행시험을 실시한다. 원고들은 일일 배차일지를 통하여 지정된 코스 및 일정에 따라 차량을 운행하면서 각종소음 및 진동과 경고등 등 문제점, 기능품의 상태와 작동 현황 등을 확인한다. 업무가 종료되면 해당 차량을 다시 피고의 울산공장 AH에 입고시킨다[을 제47호증].

다)

내구 일일 시험일지 등의 작성

(1)

원고들은 매일 내구주행시험 업무 종료 후 ‘내구 일일주행 시험일지’[갑 제15호증, 을 제16호증]를 작성하여 협력업체 팀장에게 제출한다. 위 내구 일일주행 시험일지는 해당 날짜에 내구주행시험이 이루어진 주행거리, 주행시간, 주행공수, 연료주입 횟수 및 유량, 주행코스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고, ‘일일점검사항(엔진오일, 브레이크오일, 와셔액 등), 타이어 점검 사항(공기압 및 마모상태)’, ‘운행중 점검 사항(SHIMMY 발생, JUDDER 발생, BRAKE 편제동 발생, 주행중 차량 쏠림 여부 등)’란의 각 해당 사항에 표시하고, 함께 ‘주행시 문제점 및 조치사항’과 ‘부품교환 내역’을 기록하도록 되어있다.

(2)

한편, 위 내구 일일주행 시험일지에는 ‘내구 기능품 조작 체크시트’[갑 제15호증의 2]가 첨부되어 있는데, 위 체크시트는 각 검수항목(엔진, 트랜스미션, 외장, 타이어, 내장, 편의장치, 시트, 오디오/내비게이션, 공조장치, 조향장치, 브레이크)별로 기능 및 상태가 양호한 지 등을 확인하여 결과를 간략히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예를 들어, 검수항목 중 엔진의 경우 각종 오일레벨 게이지 체크, 시동 시 지연 발생여부, 냉간시동·온간시동 후 이상소음 등 발생여부, 배터리 터미널 검사, 냉각수 흔적 등이 검수 결과 기재 대상이다.

4)

협력업체의 내구주행시험 결과 보고 협력업체의 팀장은 위와 같이 취합한 내구 일일주행 시험일지[갑 제15호증, 을 제16호증]를 토대로 각 차량별 내구주행시험 진행 현황을 정리한 ‘내구주행 현황 보고서’[을 제5호증, 을 제46호증]를 작성하여, 원칙적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피고에게 위 보고서를 공유한다[을 제14호증 18면]. 협력업체는 내구주행시험이 완료된 차량에 대한 완료 보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다[갑 제16호증].

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4, 5, 7 내지 14, 16 내지 27, 37, 40, 45 내지 49, 51, 53 내지 56, 59, 63호증, 을 제2, 3, 8, 14, 15, 18 내지 22, 25, 31 내지 45, 50, 51, 53 내지 5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를 형성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의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 여부

가)

발주서,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 등을 통한 피고의 업무상 지휘·명령 여부

(1)

원고들은 피고가 협력업체에 주행코스, 목표거리와 주행거리, 주행기간 등이 기재되어 있는 발주서[을 제2, 8호증]를 교부하고, 주행코스명과 주행코스 요약, 도로 비율 등까지 명시되어 있는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4호증의 1, 갑 제9호증의 1], ‘주행모드’[갑 제9호증의 2] 등을 교부함으로써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발주서,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 등을 통하여 원고들에게 업무상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가)

민법 제669조<5>에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업무 지시를 예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도급계약에 있어 도급인은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근로자(이행보조자)에게 일의 완성을 위한 지시를 할 수 있고, 이와 같은 도급인의 지시권에는 일의 완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포함된다. 따라서 도급계약에서도 도급인은 계약상의 급부 이행과 관련하여 급부의 종류, 범위 및 내용 등을 특정할 수 있고, 그 경우에 수급인은 도급계약에서 정한 세부사항에 따라 급부를 이행할 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한다.

(나)

원고들이 수행한 내구주행시험 업무는 피고가 개발한 차량을 일정 조건에서 일정 거리만큼 운행하여 차량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당 문제점을 피고에게 전달 내지 보고하는 업무이다. 그러므로 피고가 발주서를 통하여 모델별 목표거리와 주행기간, 주행코스 등을 제공하는 것은, 도급계약의 목적인 ‘실제 도로에서 차량을 운행하여 내구성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확인한다’는 내구주행시험 업무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수급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피고 회사의 품질기술2팀은 2022. 9.경 협력업체에 모델명 ‘AF’ 차량의 내구주행시험을 의뢰하는 내용의 발주서를 교부하면서, ‘코스 울산~북광주, 주행기간 2022. 9. 23. ~ 2023. 8. 15., 목표거리 100,000km, 1시프트 당 주행거리 410km’로 기재하였고, ‘고속 6’ 코스 상세자료를 첨부하였다[을 제8호증의 2]. 위 기재 중 주행기간, 목표거리, 1시프트 당 주행거리는 도급 업무의 수행 및 대가 지급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정보이다. 한편, 협력업체는 발주서에 기재된 주행코스에 구속되지 않았고, 발주서에 첨부된 주행코스를 참고하여 자체적으로 주행코스를 결정하였다. 앞서 본 발주서[을 제8호증의 2]에 따른 모델명 ‘AF’ 차량의 내구주행시험의 경우, 협력업체는 고속코스로서 위 발주서에 기재된 ‘고속 6’ 코스가 아닌 ‘고속 5’ 코스를 주로 주행하도록 지시하였고, 자체적으로 정한 일정에 따라 ‘국도 3’코스와 ‘시가지 2’, ‘혼합 1, 2’ 코스를 복합적으로 운행하도록 하였다[을 제54호증]. 즉, 협력업체는 발주서에 기재된 모델별 목표거리와 주행기간, 주행하게 될 도로비율 등을 준수하면서도 여전히 어떤 차량을 어떤 주행코스로 운행하도록 할 것인지, 구체적인 시간이나 순서 등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업무분장을 하고 업무이행 방법을 지시할 재량을 가지고 있었고, 원고들은 협력업체가 배차한 차량을 협력업체가 지시하는 시간, 순서, 주행코스 등에 따라 운행하였다. 피고가 교부한 발주서만으로는 원고들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상 지시가 이루어질 수 없었고, 위 발주서를 고려하여 배차일정을 결정한 협력업체에 의하여 비로소 구체화되어 원고들에 대한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으로 작용하였다.

(다)

피고가 주행코스가 명시된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4호증의 1, 갑 제9호증의 1], ‘주행모드’[갑 제9호증의 2]을 통하여 업무상 지시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도급계약서[갑 제7호증] 제3조 제2항은 “사전 약정된 시험코스를 운행하여 차량의 내구신뢰성을 확인하는 것”이 도급작업의 내용이라고 정하고 있다. 피고와 협력업체는 이 사건 도급계약서에 첨부된 ‘품질본부 실차내구 시험모드 현황’으로 약정할 주행코스 8개를 확정되어 명시하였고, 위 자료는 전체 내구주행시험 기간 동안 여러 개의 주행코스를 복합적으로 주행하는 경우 비율에 관한 예시를 제시하면서, “내구 용역사에서는 코스별 진행을 유사하게 진행해야만 함(일정 코스를 먼저 운영하면 시험 취지에 부합되지 못함)”이라고 명시하기도 하였다. 즉, 협력업체가 피고와의 도급계약 체결 당시부터 약정한 주행코스에 따라 약정된 비율과 유사하게 차량을 주행하는 것 자체가 도급 업무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피고가 협력 주행코스가 명시된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4호증의 1, 갑 제9호증의 1], ‘주행모드’[갑 제9호증의 2]를 교부하고, 원고들이 해당 문서에 기재된 주행코스에 따라 내구주행시험 업무를 수행한 것은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의 이행에 불과하다. 게다가 여러 주행코스 중 어떤 것을 주로, 먼저 수행할지는 협력업체가 결정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주행코스는 피고와 협력업체가 협의 하에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1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4호증의 1]에 의하면 2013년경까지 고속주행 코스로 ‘고속 1 내지 4’ 코스가 있었는데, Z 주식회사가 피고 회사에 ‘고속주행 신코스 초안’을 제시하였고[을 제3호증], 위 코스들은 그 후 ‘고속 5’ 및 ‘고속 6’ 코스로 협의되어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9호증의 1]에 반영되었다. 2 ‘실도로 주행내구 모드’[갑 제4호증의 1] 9면에 의하면, 도로정체가 연속으로 발생하는 코스의 경우 ‘피고 회사의 운영부서와 협력업체가 협의 하 코스 조정 가능’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필요할 경우 피고와 협력업체의 협의에 따라 기존의 주행코스를 변경할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 3 피고와 협력업체가 2023. 4.경 전기차 내구주행시험을 위한 고속코스를 개발한 과정을 보면, 피고가 주행코스에 대한 1시프트 당 주행거리를 제안하면, 협력업체가 주행코스의 운영 방법, 일자별 주행코스, 근무형태 등을 검토한 다음 협상을 거쳐 최종 주행코스를 확정한 것으로 보이는바[갑 제40호증, 을 제50, 51호증], 앞서 본 주행코스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협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협력업체가 제안을 하더라도 주행내구모드의 최종적인 결정권은 피고에게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59호증의 2(AA AG 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6>)은 ‘AA 측에서 자료를 만들어 (피고와의) 협의를 통하여 공수를 조정하였다. 자료를 만들어 최선을 다했으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는 내용에 불과하여 위 기재만으로 피고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라)

원고들은, 주행코스 중 일부는 피고의 울산공장 내에 설치된 벨지안 시험로, 비포장로, 염수로에서의 주행을 포함하고 있음을 들어 피고의 사업장 내부인 울산공장에서 이루어지는 내구주행시험의 경우 협력업체의 재량 행사 여지가 없었고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내구주행시험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피고의 울산공장 내에 있다는 것만으로 피고의 업무상 지휘·명령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의 울산공장 내에서의 주행에 대하여 피고에 의한 상시적인 업무 지시, 감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나)

특정조건의 내구시험 등 업무 관련 피고는 협력업체에 무정차 운행 등 특정조건을 설정하여 주행하도록 하거나 [갑 제11, 45호증], 언덕길에서 등판시험을 실시하도록 하고[갑 제46, 47호증] 그 결과를 보고 받기도 하였다. 협력업체는 고객 입장에서 차량의 부품 내지 기능을 평가한 후 실도로 고객모드 평가[갑 제10호증]를 작성하거나, 연비시험 체크시트[갑 제12호증], 항속거리 시험 보고서[갑 제13호증], 베드인 체크리스트[갑 제14호증의 5, 6, 7] 등을 작성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가 원고들에게 주행업무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부과하며 상시적인 업무상 지휘·명령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도급 업무 명확화 협의[갑 제8호증]에 의하면, 피고와 협력회사는 비정형업무로서 특이조건 주행평가 등 ‘전문성 필요한 성능평가 지원’ 업무도 협력회사의 도급 업무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하였고, 협력업체는 이러한 합의에 따른 지원업무의 일환으로서 특정 차량의 기능 및 내구성 등을 검증하기 위하여 피고로부터 일반적인 내구주행시험 업무와는 별도로 요청받은 일회성 도급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협력업체로부터 위 업무에 대한 일의 완성 결과를 제출받았을 뿐이고, 이에 대하여도 사전에 정한 시프트 내지 공수에 따라 대가를 지급하였다[을 제53호증 1면 중 주행코스가 “무정지”로 기재된 부분 참조]. 피고가 그 과정에서 특정 운전자를 지정하여 도급계약 목적 이외의 업무를 부여하거나 운전자들에게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나 자료는 없다. 한편, 원고들은 AC 모니터링 점검 리스트[갑 제4호증의 2]에 따른 업무도 피고의 지시에 따라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라고 주장하나, 을 제45호증에 의하면 위 업무는 피고 회사의 임직원들이 각 부서별로 AC 차량을 시승하였던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고, 협력업체 내지 원고들에게 부여되었던 업무라고 보이지 않는다.

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 의한 업무상 지휘·명령 여부

(1)

원고들은 녹취록[갑 제5호증의 4 내지 17], 문자메시지[갑 제48호증] 등을 근거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에게 수시로 차량 문제점을 질문하고 주행 방법을 지시하는 등 직접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고 주장한다. 위 녹취록 및 문자메시지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차량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보다 자세히 물어보거나 그에 따른 시험주행 방법을 지시한 사실(예를 들어, 갑 제5호증의 13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직원 AI는 AA 소속 운전자 AJ에게 ‘이 차량의 경우 기어 3단, 1,000rpm 정도에서 악셀 패달을 밟을 경우 백래쉬 소음이 많이 발생하므로, 다른 차량도 그러한 소음이 발생하는지 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하였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도급관계에서 도급인은 계약 목적을 달성하는 범위 내에서 수급인에게 일의 완성을 위한 적정한 지시권을 행사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결국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시가 파견근로관계의 징표로서 ‘상당한 지휘·명령’으로 평가될 수 있으려면, 그것이 수급인에 대하여 도급 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도급목적의 지시가 아니라, 수급인의 근로자의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을 가지는 지시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 개발된 차량마다 주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제각기 다르므로, 이를 미리부터 예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원고들의 내구주행시험 업무 도중에라도 기 발견된 문제점에 관하여 특정한 주행방법을 지시하거나, 그러한 주행을 위하여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협력업체로부터 보고받은 내구주행시험 결과를 기초로 차량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업무를 수행하므로, 효율적 업무 수행을 필요한 경우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위 녹취록 및 문자메시지의 내용 역시 그 맥락상 이러한 ‘도급목적의 지시’에 해당하거나, 예외적으로 이루어진 협조 요청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그것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수행 자체를 지휘·감독하기 위한 지시권의 행사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 직원이 원고들에게 문제점 관련 사진을 부탁하여 문자메시지로 직접 전달받거나[갑 제26호증의 4, 7, 8, 11], 이메일로 문제점을 전달받은 것[갑 제49호증]도 마찬가지이다.

(2)

원고들은 갑 제62호증을 들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내구주행시험 일정을 결정하고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피고 소속 AC품질팀 매니저가 AA 대표에게 시험차량의 입출고 일정을 이메일로 공유하거나(을 제59호증의 2 참조) AK의 제안에 따라 주행방식을 협의한 것으로 보일 뿐(을 제59호증의 1, 3 참조) 원고들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

내구 일일주행 시험일지 등 결과 보고를 통한 피고의 업무상 지휘·명령 여부 (1)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이 차량을 운행한 다음 ‘내구 일일주행 시험일지’를 작성한 것을 피고의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은 시험일지를 작성하여 직접 피고에게 전달한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 팀장에게 제출하였고, 협력업체의 팀장은 이를 취합한 보고서[갑 제16호증]와 시험일지를 함께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또한 피고가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이 시험일지를 작성하는 과정에 개입하여 그 구체적인 작성 방법을 지시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위 시험일지에는 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별 상세한 검수항목과 그에 대한 기술적 평가 코멘트가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일의 완성 결과의 보고로서 예정대로 작업이 수행되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를 가질 뿐, 피고가 이를 통하여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성과와 실적을 평가하거나 관리하는 등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는 증거는 없다.

(2)

원고들은, 피고가 내구주행시험을 수행한 운전자를 실명으로 표시하여 내구주행시험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으로 업무상 감독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근거로 들고 있는 문자메시지[갑 제48호증 6면]는 피고 회사의 직원 AL이 협력업체 팀장에게 ‘특정 차량에서 진동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보고받은 바 없고 문제 발생 시점도 정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해당 차량의 운전자를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다. 피고 소속 근로자가 차량의 문제점 파악을 위하여 도급계약의 목적 범위 내에서 원고들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도급계약의 목적인 특정 차량에 대한 문제점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경우 피고의 담당 직원이 위 차량을 운전한 운전자에게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하여 운전자 명단을 요청하게 된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인다. 위 문자메시지 내용만으로 피고가 협력업체에 상시적으로 운전자의 실명을 요구하거나 업무상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그 밖에 운전자의 실명이 기재된 보고서들[갑 제11호증의 1, 갑 제16호증의 2]의 경우 모두 협력업체가 작성한 것으로 피고가 해당 양식대로 작성하라고 요구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고, 한편, 일일주행시험 리포트에는 운전자의 실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며[을 제5호증], 피고가 위와 같은 자료를 통하여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현황을 파악했다거나 이를 근거로 업무를 지시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라)

블랙박스, 계측 장비를 통한 피고의 업무상 지휘·감독 여부 원고들은 피고가 내구주행시험 대상 차량에 블랙박스, 계측 장비[갑 제21 내지 23호증]를 설치하여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의 업무 수행을 지시·감독하거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차량에 부착된 차량현황표[갑 제24호증]에 수기로 메모를 남기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블랙박스나 계측 장비[갑 제21 내지 23호증]는 그 용도에 비추어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 크고, 달리 위 장비들이 원고들에 대하여 업무를 지시하거나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볼 근거는 없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원고들이 주행하는 차량에 설치되어 있는 계측 장비의 화면을 촬영한 사진, 동영상 등을 전달받기도 하였으나[갑 제26호증의 6, 9, 10, 갑 제53호증], 전달받은 사진을 확인하는 것 외에 별다른 업무상 지시를 하지 않았다. 또한, 차량현황표[갑 제24호증]는 협력업체가 차량 관리를 위하여 자체적으로 작성하여 부착한 것이고, 수기로 추가 기재된 부분[“R/RH TPMS 점등(공기압 정상) 36, 42”]이 특별한 업무 지시를 담고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마)

피고가 아닌 협력업체의 업무상 지휘·명령

(1)

협력업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차량 현황, 근무 현황 등을 고려하여 내구주행시험 대상 차량을 배차하였고, 원고들의 근무시간, 주행코스 등을 정하여 일일 배차일지를 작성하는 등 작업배치·결정권을 행사하였다.

(2)

협력업체의 팀장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을 통하여 업무상 지시·명령을 전달하였다[을 제15호증]. 원고들이 배정받은 주행코스가 도로정체 등으로 주행 업무가 어려울 경우 협력업체의 팀장은 주행코스 변경을 지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의 허가를 받아야만 주행코스를 변경하였으므로 업무상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협력업체가 사전 약정된 코스에 따라 정상적으로 주행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실적 인정 기준이 문제되어 도급대가 정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협력업체의 팀장은 주행코스 변경 결정 전 피고와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보이고[갑 제4호증의 1 9면], 갑 제58호증[울산영덕코스변경지시<7>], 갑 제59호증의 1은 AA 소속 운전사들이 운행중 주행상황을 공유한 내용에 불과하여, 위 증거만으로 피고가 주행코스를 결정함으로써 업무상 지시·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갑 제59호증].

(3)

협력업체는 내구주행시험 업무와 관련한 상세한 업무 매뉴얼[갑 제19호증]을 제작하였고, 원고들은 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예를 들어, 위 매뉴얼에 의하면 앞서 본 갑 제9호증의 2와 같은 주행모드가 첨부되어 있고, 갑 제15호증과 같은 내구주행일지가 첨부되어 있으며, 1 원고들이 차량 운행 출발 전 차고지에서 점검해야 할 항목, 2 주행중 점검사항, 3 주행후 조치사항에 관하여 상세히 정하고

시<7>], 갑 제59호증의 1은 AA 소속 운전사들이 운행중 주행상황을 공유한 내용에 불과하여, 위 증거만으로 피고가 주행코스를 결정함으로써 업무상 지시·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갑 제59호증].

(3)

협력업체는 내구주행시험 업무와 관련한 상세한 업무 매뉴얼[갑 제19호증]을 제작하였고, 원고들은 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예를 들어, 위 매뉴얼에 의하면 앞서 본 갑 제9호증의 2와 같은 주행모드가 첨부되어 있고, 갑 제15호증과 같은 내구주행일지가 첨부되어 있으며, 1 원고들이 차량 운행 출발 전 차고지에서 점검해야 할 항목, 2 주행중 점검사항, 3 주행후 조치사항에 관하여 상세히 정하고 있는바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 제19호증].

(4)

을 제19,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협력업체가 원고들의 차량 운행 과정에서의 교통사고 발생상황에 대한 대처 매뉴얼[을 제19호증]을 작성하여 교육하였다. 실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고가 아닌 협력업체가 사고 경위를 파악하여 교통사고 발생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운전자에 대한 배차 정지 결정을 하였으며,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였다[을 제20호증]. 협력업체는 소속 운전자에 대해 운전자보험에 가입하고 및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을 제42호증). 달리 피고가 협력업체의 교통사고에 대한 위와 같은 지휘·명령권 행사에 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원고들은 협력업체가 자체적으로 보험회사에 교통사고접수를 할 수 없고, 피고 협력지원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나, 이는 내구주행시험 차량 소유자가 피고이기 때문으로 보일 뿐이다.

2)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 원고들이 피고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고는 원고들이 수행한 내구주행시험 업무의 결과를 통하여 파악한 문제점과 개선점을 차량의 연구·개발에 반영시켜 차량을 생산한다. 이와 같은 점에서 내구주행시험 업무가 전체적인 자동차의 연구·개발 및 생산 업무에 상당한 중요성을 갖는다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원고들의 업무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는 뚜렷한 구별되고, 달리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

원고들이 수행하는 내구주행시험 업무는, ‘피고의 울산공장 AH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로부터 차량을 인계받은 다음 외부 도로에서 내구주행시험을 실시하고, 내구주행시험이 끝난 후 다시 피고의 울산공장 AH에 차량을 입고하는 업무’로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들로부터 보고받은 차량 운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의 결과값을 기반으로 차량을 점검, 원인분석 및 개선하는 업무’와는 그 시간적, 장소적, 내용적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원고들의 내구주행시험 업무 종료 후 그 결과 보고에 따라 문제점을 확인하고 차량을 점검하였을 뿐, 내구주행시험 업무를 함께 수행하거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결원 시 그 업무를 대체하여 수행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내구주행시험 대상 차량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가 작성한 차량운행일지[갑 제55호증의 1, 2]가 발견되었음을 들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들과 공동으로 내구주행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차량운행일지[갑 제55호증의 1]에 기재된 모니터링 점검 항목, 시험 기간(4주간) 및 시간(실 근무시간 중 3시간), 주행거리(4일간 100km 주행), 작성자 등에 비추어 볼 때, 내구주행과 관련 없는 피고의 부서<8>인 신차품질개선팀 직원이 ‘내구주행시험 이전 단계’에서 고객 관점에서의 차량의 편의성, 성능 등을 검증하기 위하여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갑 제55호증의 1 6면에 의하면 ‘리모콘으로 트렁크 닫을 시 끝까지 누르고 있어야 완전히 닫힘’이 모니터링 점검 결과 발견된 문제점으로 기재되어 있다. 위 모니터링 업무는 차량의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각종 도로에서 하루 8시간 이상 일정한 코스에 따라 차량을 장거리 주행하는 내구주행시험 업무와는 업무수행 내용과 방법, 업무의 목적, 성격이 다르다. 피고의 AC품질기술팀 소속 직원이 작성한 차량운행일지[갑 제55호증의 2]도 마찬가지로, 위 피고 직원이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 주행코스가 정해져 있던 것으로도 보이지 않고, 해당 업무의 수행 방법이나 점검하고자 하는 항목도 정확히 드러나 있지 않으며, 그 주행거리(4일간 100km 주행)도 내구주행시험업무와 비교하여 매우 짧다. 협력업체가 작성한 배차일지[갑 제55호증의 3 내지 5]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모니터링 업무’, ‘Ride & Drive 업무’의 빈도가 매우 낮고, 내용이 어떠한지 알기도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위와 같은 모니터링 업무는 특정 차량에 한하여 단발성 업무로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업무가 상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공동으로 내구주행시험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들은, 피고 회사 내부에서 내구주행시험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었는바,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도 주장한다. ‘실도로 주행내구모드’[갑 제4호증의 1 3면]에 의하면 피고 사내에서 주행시험을 실시하는 구간(울산공장 비포장, 울산주행시험장 벨지안로)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차량의 내구성과 품질상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하여 비포장이나 험로와 같은 특수한 운행조건을 설정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내구주행시험 업무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원고들은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이 매일 아침 피고의 울산공장 내 품질기술팀 차량 정비 시설에 차량을 입고시켜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차량을 점검하는 공동 작업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사진[갑 제20호증]의 영상 및 당시 녹취록[갑 제37호증] 의하면, 차량 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에게 기존에 이루어진 내구주행시험에서 발견된 문제점 등을 설명하거나, 피고 소속 근로자가 차량을 점검하면서 문제점의 원인을 찾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차량 정비·점검을 마친 피고 소속 근로자로부터 향후 주행 시 유의할 사항을 듣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즉, 피고 소속 근로자와 원고들이 일시적으로 나마 한 공간에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내구주행시험 결과 발견된 문제점을 단순히 보고·설명하는 원고들과, 발견된 문제점에 관하여 차량을 점검하여 원인을 찾아내고 내구주행시험에 앞서 차량을 정비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는 그 역할이 구분되고, 수행하는 업무의 영역 및 내용 역시 명확히 구분되어 기능적으로 단절되어 있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내구주행시험을 실시한 후 문제점을 보고하는 정도를 넘어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구성하여 ‘공동 작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바)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가 원고들이 운행하는 차량에 함께 탑승하는 ‘동승평가’를 실시하였으므로 ‘공동 작업’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공동점검 사진(갑 제20호증의 5), 동승평가 식대 처리 기준(갑 제25호증), 배차일지(갑 제54호증)에 의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가 동승하는 경우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동승평가는 정기적이거나 일상적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갑 제54호증의 빈도 참조) 위 증거들만으로 동승평가의 구체적 내용이나 모습도 확인하기 어렵다. 피고로서는 연구·개발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내구주행업무 수행의 결과물인 주행중 문제점을 확인하고 설명을 들을 필요성이 존재하므로 피고 소속 근로자가 내구주행업무에 관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거나 유기적으로 공동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동승사실만으로 피고 소속 근로자와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가 혼재되어 업무를 수행하였다거나 공동 작업을 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사)

원고들은 AA 업무매뉴얼[갑 제19호증]을 제시하며 매일 아침 차량점검에 관하여 공동작업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업무매뉴얼의 출발전 차고지 점검 사항은 엔진오일량, 브레이크오일량, 연료량 확인, 브레이트 점검, 타이어 상태 점검 등 일상적인 것으로서, 위 내용만으로 공동 작업을 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3)

근로자 선발,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근무태도 점검 등의 결정 권한 주체 가) 협력업체는 자체적인 선발 절차를 거쳐 운전자를 선발하였다[을 제21호증]. 원고들은 협력업체가 이전 수급업체의 고용을 승계하였으므로 사실상 근로자 선발 권한을 가지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나, 고용승계 여부를 결정한 것은 협력업체이고 그 과정에서 피고가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나)

협력업체가 배차일지를 통해 운전자들이 운행하게 될 차량 및 운행시간을 결정하였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는 내구주행시험이 긴급하게 필요한 경우에도 협력업체 팀장을 통하여 운전자를 구하였고, 피고가 직접적으로 원고들에게 주행을 요청하거나 차량을 배정하지 않았다[갑 제51호증]. 원고들은, 피고가 발주서를 통하여 목표 주행거리, 주행기간을 지시하였고, 피고는 매달 내구주행시험 대상 차량에 투입된 공수(시프트)의 합계인 총 실적량에 1시프트 당 단가를 곱하여 해당 차량에 대한 도급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갑 제7, 27호증], 피고가 내구주행시험 업무에 투입할 근로자의 수와 근로시간을 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도급 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특정하기 위하여 발주 시에 목표 주행거리와 주행기간을 정하여야 하고, 협력업체는 사전 약정된 주행코스에 따라 차량을 운행하여야 하며, 도급대가 산정을 위한 단위인 공수(시프트)는 피고가 협력업체와 협의 하에 결정한 것이다. 피고가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의 작업량과 작업시간을 결정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협력업체가 주행코스별로 정해진 1시프트의 표준 작업량과 작업시간과 무관하게 스스로 운행할 시프트의 양을 정하고 어떠한 주행조건을 설정하여 목표주행거리를 달성할 것인지를 결정하였다면, 피고가 목표주행거리와 1시프트당 주행거리를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파견근로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들은, 매일 아침 피고의 울산공장 내 품질기술팀 차량 정비 시설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가 실시하는 차량 점검의 소요시간, 점검 결과 등에 따라 배차일정이 변동되므로, 협력업체로서는 작업배치권에 대한 재량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사실상 근무시간·기간도 피고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내구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있는 시험차량에서 고장이 발생하거나, 그 정비·점검 및 수리에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발생하여 내구주행시험 일정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협력업체가 아닌 피고가 작업배치권을 행사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원고가 ‘6개월의 주행기간 중 내구주행시험 업무가 21회 중단된 경우가 있다’면서 제시한 사례 [갑 제63호증]는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이례적인 사례로 보인다.

다)

협력업체는 업무 매뉴얼을 통해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업무 수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협력업체는 독자적으로 소속 근로자에게 안전·보건교육, 직무교육을 실시하였다[갑 제18호증, 을 제14, 18, 19, 31호증]. 한편, 원고들은 녹취록[갑 제5호증의 1 내지 3]을 들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들을 상대로 내구주행시험 업무 시 확인해야 할 항목, 주행조건 등에 대하여 상시적으로 교육하였다고 주장한다. 위 녹취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는 신차 프로젝트가 있거나 주행모드가 변경될 때 원고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내용은 ‘주행을 하면서 차량의 기능에 대하여 신경써서 봐달라’는 취지의 추상적인 당부에 불과하다. 이는 당초 피고로부터 다양한 모델의 차량을 수령하여 주행하는 내구주행시험 업무의 특성상 참고할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협력업체 소속 운전자들에 대한 직무교육으로 평가할 것은 아니다.

라)

협력업체는 결근이나 휴직 여부 등 근태관리를 하였고, 이를 토대로 한 포상, 교통사고 발생자에 대한 징계결정 등 역시 독자적으로 하였다[을 제20, 22 내지 25].

4)

업무의 특정·구별 여부 및 업무의 전문성·기술성

가)

이 사건 도급계약서 및 그에 따른 발주서[을 제2, 8호증] 및 2017. 6.경 실시한 도급 업무 명확화 협의[갑 제8호증]로 내구주행시험 업무의 범위 및 내용이 구체적으로 한정되었다.

나)

협력업체는 무사고 운전경력 3년 이상의 자로서 자동차의 기본기능을 평가할 정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하였다[을 제32호증 4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운전기술 및 경력, 주행코스에 대한 이해, 차량 부품의 용어 및 주요기능에 대한 지식 등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기술성을 가지고 있다.

5)

협력업체의 조직, 설비

가)

협력업체는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을 갖추었다. 협력업체는 총 2개의 팀과 46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인적 조직과, 차고지 시설 및 CCTV, 차단펜스 및 시건장치 등의 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다[갑 제56호증의 1, 을 제32, 34호증]. 협력업체는 독자적인 취업규칙을 가지고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였고[을 제37호증], 노무관리, 세무관리, 안전관리, 보건관리 등 내부의 중요 업무를 외부 전문가에 위탁하여 처리하고 있으며[을 제38호증], 직원들에 대한 경조사비 지급, 작업복 지급, 운전자 보험 등 복지혜택도 제공하였다[을 제39 내지 44호증].

나)

피고가 협력업체에게 엔진오일 조량, 타이어 마모량 계측 등 일부 업무를 위한 설비나 장비를 제공하였고[갑 제56호증의 2], 일부 주행코스의 경우 피고의 울산공장 내에 위치한 도로인 점은 앞서 보았다. 그러나 도급관계에서도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장비와 자재를 제공할 수 있다. 피고는 도급 업무의 원활한 수행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협력업체에 위와 같은 설비나 장비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들이 내구주행시험 업무를 수행하는 주된 장소는 피고의 울산공장 내 외부 도로(국도, 고속도로)이고, 비포장이나 험로와 같은 특수한 운행조건을 설정하기 위하여 내부 도로를 제공한 것이다. 원고들이 도급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제공하는 공구와 장비, 시설을 사용한 것을 두고, 근로자파견의 결정적인 징표로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 그렇다면 원고들이 피고의 울산공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고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여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