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40,8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6. 20.부터 2026. 2. 12.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기초사실과 당사자들의 주장
환송 후 항소심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고치는 부분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1. 기초사실'(2쪽 4행부터 4쪽 3행까지) 부분과 '2. 당사자들의 주장'(4쪽 4행부터 13행까지)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칭을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판결 2쪽 6행의 '갑 제3호증' 다음에 ', 갑 제10, 11호증'을 추가한다.
제1심판결 2쪽 9행의 '20년간'을 '25년간'으로 고친다.
제1심판결 3쪽 표 순번 2번의 '보장내용'란의 '30년간'을 '3년간'으로 고친다.
제1심판결 3쪽 표 아래 1행의 '약관은'을 '보통약관 제5조는'으로 고친다.
제1심판결 3쪽 글상자 아래에 다음 내용을 추가한다.
「또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보통약관에 따르면, 피고는 보험금 청구 서류를 접수한 날부터 3영업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순번 1, 2번의 보험계약은 제8조 제1항, 순번 3번의 보험계약은 제10조 제1항, 순번 4, 5번의 보험계약은 제9조 제1항).」
제1심판결 4쪽 3행 아래에 다음 내용을 추가한다.
「원고는 2022. 5. 9.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내용의 청구서를 보냈다. 피고는 2022. 6. 20. 원고에게 이 사건 면책규정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지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5다5378 판결 참조).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망한 사람의 나이와 성행, 육체적 · 정신적 상태, 정신질환의 발병시기 및 진행경과와 정도, 자살에 즈음한 시점의 구체적인 증상, 사망한 사람을 에워싸고 있는 주위 상황과 자살 무렵의 사망한 사람의 행태,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자살의 동기, 그 경위와 방법 및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참조).
사망한 사람이 생전에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았거나 관련된 치료를 받은 사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사망한 사람의 나이와 성행, 그가 자살에 이를 때까지의 경위와 제반 정황, 사망한 사람이 남긴 말이나 기록, 주변인들의 진술 등 모든 자료를 토대로 사망한 사람의 정신적 심리상황 등에 대한 의학적 견해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망한 사람의 주요우울장애 발병가능성 등을 비롯하여 그가 주요우울장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24. 5. 9. 선고 2021다297529 판결 등 참조).
법원의 감정촉탁에 대한 의료기관의 회신결과는 사실인정에 관하여 특별한 지식과 경험을 요하는 경우에 법관이 그 특별한 지식, 경험을 이용하는데 불과한 것이고, 주요우울장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인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그 당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경험칙에 비추어 규범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위 감정촉탁 회신결과에 그에 관한 견해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그 견해에 구속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3, 4, 6 내지 9, 12, 13,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내지 영상, 환송 후 항소심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자살할 무렵 업무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우울장애에 빠지게 되었고 그 우울증의 심화로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망인은 업무 특성상 실적에 대한 부담이 큰 영업직으로서 특히 사망할 무렵 망인의 관리지점이 사업부 내 최하위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업무실적 악화로 상당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망인은 2019년 하반기부터 다수의 신입 설계사 퇴사 및 신규 설계사 모집의 어려움 등으로 동료 직원에게 지속적으로 고민을 호소하였고,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상사로부터 심하게 인격적인 모독과 질책을 받는다고토로하였다.
망인은 사망 무렵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으로 치료나 진단을 받은 사실은 없으나, 업무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만성적인 불면증을 겪어 수면제를 복용하기도 하고, 배우자에게 업무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우울증은 기분, 사고, 행동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저하를 보이는 정신질환으로서 일상 기능의 저하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며, 우울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지속적 우울감, 피로감증가, 수면장애, 자살 사고 등이 있는데, 망인의 사망 무렵 보인 위와 같은 증상은 우울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이다.
망인은 사망일에 근접하여 말수가 적어지고 사망 당일 회식에서 술도 마시지 못하다가 귀가한 후 가족이나 지인들에 대하여 아무런 연락이나 유서 등을 남기지도 아니한 채 갑자기 자살에 이르렀다. 이러한 망인의 사망 경위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망 무렵 망인의 정신적 상태가 불안정했다고 추단할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 산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1. 8. 10.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의 고의에 의한 사망 중 예외적으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의 자해행위'는 이 사건 면책규정의 예외사유와 거의 일치한다.
K대 심리학과 교수로서 임상법심리학 박사인 L은 심리부검 전문가 의견서를 통해 '망인은 피고 회사 재직 시 경험한 환경에서 심각한 자기 모멸감을 보이며 극단적 고통을 지속적으로 느꼈다. 입사 이후 지속적으로 업무 관련 스트레스를 호소하였고, 상사가 망인에게 가한 심리적 가해 행위는 다양한 방식으로 심화되어 온 듯 보인다. 자살 직전 경험한 일련의 사건이 급성으로 망인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어 의사 결정에 현저한 기능 손상을 불러일으켰고, 급성자살정서장애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라는 취지로 의견을 밝혔다.
환송 후 항소심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감정의는 망인이 자살 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회신한 바는 있다. 그러나 위 회신의 요지는 망인의 사망 무렵 망인에게 나타난 수면장애 등의 증상은 우울증 증상중 하나이고, 망인에게 어느 정도의 우울감은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망인이 정서적 어려움의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기는 하나, 제시된 정보만으로는 망인에 대하여 임상적인 질병 상태로서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다거나 망인이 심신상실 또는 그에 준하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임상적 ·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이다. 위 회신결과에 의하더라도, 정신건강의학과의 일반적인 진단기준에 따르면, 우울증의 주요 증상이 최소한 2주 이상 지속되고, 사회적 · 직업적 기능에 의미 있는 손상을 가져 오는 경우 우울증으로 진단될 수 있고, 우울증의 증상 양상은 개인차가 크므로 임상적인 평가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망인이 생전에 우울증 증상으로 진료 받은 내역이 없고, 감정의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기록이 아니라 망인의 내과, 안과, 치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 일반 진료기록을 주요 자료로 삼아 감정을 한 것이며, 감정의가 망인의 정신건강에 대한 임상적인 평가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감정의의 위 회신 의견만으로는 앞서 본 여러 사정에도 불구하고, 망인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이라는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으로서 440,800,000원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의 보험금 청구서를 수령한 날부터 3영업일이 지난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가 항소취지로 구하는 2022. 6. 2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환송 후 항소심판결 선고일인 2026. 2. 12.까지는 상법이 정한 법정이율 내로서 원고가 구하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일부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이 판결 주문 제1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그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봉민 이인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