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4. 3. 선고 2024누35608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2. 12. 8. 원고들에 대하여 한 1년(2022. 12. 16.부터 2023. 12. 15.까지)의 각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원고들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제4면 제2행의 “국가계약법”을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한다)”로 고치고, 같은 행의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을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2023. 11. 2. 기획재정부령 제1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이라 한다)”으로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제1심판결 이유 제2면 제6행부터 제5면 제17행까지)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인용한다.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판단

가.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가)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4호는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입찰‧낙찰 또는 계약의 체결‧이행 과정에서 국가에 손해를 끼친 자’에 대하여 2년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4항은 ‘입찰참가자격 제한의 기간에 관한 사항’은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별로 부실벌점, 하자비율, 부정행위 유형, 고의·과실 여부, 뇌물 액수 및 국가에 손해를 끼친 정도 등을 고려하여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위 조항의 위임을 받은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별표 2]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기준 중 ‘2. 개별기준’은,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국가에 손해를 끼친 정도에 따라 1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끼친 자에 대하여 2년(가목), 10억 원 미만의 손해를 끼친 자에 대하여 1년(나목)의 각 제재기간을 규정하고 있다(제6호). 한편 국가계약법령에서는 ‘부정한 행위’의 의미에 관하여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나)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1호는 ‘계약을 이행할 때에 부실·조잡 또는 부당하게 하거나 부정한 행위를 한 자’를 부정당업자로 규정하여 계약이행의 결과 내지 계약을 위반하는 행위 자체를 제재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9호 나목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 또는 이행 관련 행위를 하지 아니하거나 방해하는 등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여, 계약당사자가 계약상 책임을 소극적으로 이행하지 아니함으로 인해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대해서 별도의 규정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법령의 체계와 내용을 종합하면,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4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라 함은 사기행위에 준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옳지 못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두32393 판결의 취지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처분의 경위’에서 인정한 사실 및 인용증거, 갑 제8, 10, 12, 13, 20, 24, 29, 41 내지 43, 57호증, 을 제2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I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의 제안요청서에서 정한 바와 달리 상담원 인력운영에 있어서 월별 결원비율을 정산하지 않은 채 입사 전 교육생, 육아휴직자 등을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담원 수’에 포함시켜 용역대금을 청구함으로써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옳지 못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국가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처분사유는 존재한다. 이에 반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⑴ 원고 회사의 J 팀장을 비롯한 담당 직원은 이 사건 계약의 이행 과정에서 국세청의 G센터 담당 공무원인 I, K, H 등으로부터 매월 청구할 용역대금으로 1년분의 전체 계약금액을 월별로 나누거나 다른 정산기준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통보받은 후 위와 같이 통보받은 금액을 매월 용역대금으로 정하여 청구하였고, 원고 회사는 국세청으로부터 청구금액을 그대로 지급받았다. 국세청은 2021. 10.경부터 12.경까지 원고 회사로 하여금 과다 청구금액 중 일부(179,578,360원)의 환수조치 명목으로 해당 부분을 감액하여 청구하도록 하였고,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 중 위 기간 동안 용역대금을 계약금액보다 적게 청구하였다[을 제6호증의 각주 3) 참조].

⑵ 이 사건 계약 내용에 포함된 제안요청서(갑 제13호증)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F상담센터의 상담팀 1일 결원 인원수의 월 누계로 ‘월 누적 결원일수’를 계산하고, 이를 ‘월 누적 근무가능일수’로 나눈 결원비율을 매월 5% 이하로 유지해야 하며, 5%를 초과할 경우에는 용역대금 지급시 감액하되, G센터장과 협의하여 사전승인을 받을 경우에는 감액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하면서 수요기관인 국세청과 사이에 매월 결원비율 확인을 위한 정산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G센터장의 승인이 있을 경우 위 제안요청서의 기재내용과 달리 매월 결원비율을 정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주장할 뿐, 그에 관한 계약상 또는 법령상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G센터장이 원고 회사로 하여금 1년분의 전체 용역대금을 월별로 나누거나 다른 정산기준에 따라 산정한 금액으로 용역대금을 청구하도록 사전 승인한 사실을 알 수 있는 내부 결재서류 등의 객관적 자료도 없다. 나아가 설령 원고 회사의 담당 직원이 용역대금을 청구하면서 G센터장과 협의하여 청구금액에 관한 승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매월 결원비율의 정산을 전제로 그 비율이 5%를 초과하더라도 용역대금을 감액하지 않도록 하는 예외사유에 대한 승인일 뿐, 이로써 매월 결원비율의 정산 자체를 면제하거나 생략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⑶ 이 사건 계약 내용에 포함된 용역계약 일반조건(을 제2호증의 2) 제26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계약상대자는 최소한 30일마다 검사를 완료하는 날까지 기성부분에 대한 대가지급청구서를 발주기관에 제출할 수 있는데, 계약담당공무원은 검사완료일부터 5일 이내에 검사된 내용에 따라 기성대가를 확정하여 계약상대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용역계약 특수조건(을 제2호증의 4) 제5조 제3항에 의하면, 수요기관의 장은 계약서대로 계약이행여부를 점검하고 용역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하여 감독 또는 필요한 자를 용역수행에 참여시켜 구체적인 용역수행 방향제시, 문제점 지적, 대책 강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런데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용역대금을 청구하면서 상담원의 근무상황부, 일일근무상황표 등을 비롯하여 상담팀 1일 결원 인원수를 확인할 수 있는 어떠한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고(갑 제10호증), 수요기관인 국세청에서는 원고 회사의 용역대금 청구 내역이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매월 결원 비율을 5% 이하로 유지하였는지, 그 비율이 5%를 초과한 경우 용역대금을 감액할 것인지 여부 등을 실질적으로 조사하거나 심사하지 않았다.

⑷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F 상담 위탁 용역을 수행하는 기간 동안, 이를 관리하던 G센터 담당 공무원인 I(관리기간 2017. 1. 1.부터 2019. 1. 10.까지), K(관리기간 2019. 1. 11.부터 2020. 1. 9.까지), H(관리기간 2020. 1. 10.부터 2021. 6. 30.까지)은 국세청 내부 감사과정에서, 당시 월별로 G수요의 편차가 큰 사정을 고려하여 기획재정부의 예산조기집행 정책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용역이 적정하였는지 확인하기 위한 별도의 정산기준을 마련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 회사의 용역 수행을 관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갑 제41 내지 43호증). 그러나 위 담당 공무원들이 마련한 별도의 정산기준이 적정한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빙성 있는 자료가 제시되어 있지 않은데다가, 당시 수요기관인 국세청에서 별도의 정산기준을 마련하여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필요성 등을 언급하거나 논의한 사실을 추단할 만한 어떠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

⑸ 원고들은, 원고 회사 담당 직원이 G센터 담당 공무원 등에게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른 결원비율의 검토 여부를 진행하는지 수차례 문의하였으나 담당자로부터 F 상담센터는 다른 위탁운영사업과 달리 결원비율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용역대금을 청구하고 지급받는 과정에서 대금청구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제출한 사실이 없고, 원고 회사의 매출 중 F 상담센터의 비중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할 동기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매월 결원비율 산정을 위한 정산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수요기관인 국세청에서는 원고 회사의 용역대금 청구 시 그 적정성 여부를 검수하기 위한 조사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없다. 원고 회사는 G센터 담당 공무원의 F 상담 위탁사업의 관리감독 소홀에 편승하여 약 4년 9개월 동안(2017. 1.경부터 2021. 9.경까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계약대금을 청구하였고 별도의 감액 조치 없이 그대로 수령해 왔다. 여기에 아래 ① 내지 ③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원고들은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옳지 못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하였고 이는 공공조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하는 행위로 보기에 충분하며,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는 없다.

①

원고 회사는 입사 전 교육생과 육아휴직자라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에 따른 F 상담 위탁사업에 투입한 인력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실제 투입인력의 근태현황상 매월 결원비율을 5% 이하로 유지해 왔다고 주장하는 반면(갑 제24호증), 수요기관인 국세청에서는 내부 감사과정에서 G센터의 상담시스템 로그인기록, 상담원 상담녹 취록 등의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원고 회사가 계약인원 대비 근무인원 부족, 퇴직자, 입사 전 교육생, 육아휴직자, 상담시스템 미(未)로그인 근무자 등을 결원인력으로 분류하지 않은 채 투입인력에 포함시켜 용역대금을 청구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며 매월 결원비율 5%를 초과하는 부분은 과다 청구금액이 되므로 이를 환수하여야 한다는 견해를 명확하게 밝혔다(을 제7, 9, 10호증).<1>

②

G센터의 담당 공무원인 H은 2021. 7.경 원고 회사 내부적으로 결원비율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자 원고 회사 담당 직원인 J에게 ‘노조 측의 문제제기를 떠나서, 용역대가 지급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동안 계약사항에 맞지 않게 처리된 부분이 있습니다. 정해진 상담인원을 투입해야 하고, 신규채용 등에 따라 5%까지만 인정토록 되어 있는데 그 동안 상시직은 인원체크한 적이 없었잖아요. 이는 예산 집행을 부적절하게 한 부분이기 때문에 혹시 감사라도 하게 된다면 관리자와 실무자가 크게 다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원고 회사 담당 직원들은 이 사건 계약상의 용역대금 청구 내역이 매월 결원비율 5% 이하를 모두 충족한 것처럼 상담원 투입 자료를 사후적으로 작성하여 G센터에 제출하였다.

③

원고 회사의 대표자인 원고 B는 담당 직원인 J 등이 F 상담 위탁사업을 수행할 당시,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매월 상담원 투입 시 결원비율 5% 이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하였다고 추단할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나)

계약의 이행과정에서 국가에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

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는 2021. 10.경부터 12.경까지 수요기관인 국세청의 과다청구금액 환수조치에 응하여 해당 기간의 계약금액보다 179,578,360원 적은 금액을 용역대금으로 청구하였다. 국세청은 내부 감사과정을 거치면서 원고 회사의 담당 직원들이 보안교육 출석부에 퇴직자나 육아휴직자가 참석한 것처럼 다른 직원으로 하여금 대신 서명하도록 하고, 원고 회사의 관리자가 육아휴직자들에게 ‘휴가자들 로그인 하세요’라고 하며 상담시스템에 로그인하여 근무한 것처럼 처리한 사실이 있음을 적발한 후(을 제7호증), 원고 회사에 이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였으나, 그 당시 원고 회사로부터 제출된 신빙성 있는 소명자료는 기록상 찾기 어렵다[아래 ⑶항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당심에서 증거로 제출한 일일근무상황표와 인건비 지급현황 등(갑 제37호증의 2, 제62 내지 66호증)은 국세청 감사절차가 진행되자 사후에 소급하여 작성된 것으로 각 사업연도별로 그 때 당시 결원비율을 정산하면서 작성된 자료가 아니며, 퇴직자, 교육생 및 육아휴직자 등이 상담에 투입된 인원수에 포함되어 있는 점에서도 결원비율 산정의 정당한 근거로 삼을 수 없다].

⑵ 피고는 국세청의 종합감사 결과를 토대로 원고 회사의 이 사건 계약 이행과정을 조사하였다(을 제6호증). 피고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교육생과는 정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며, 일정액의 교육수당(1일당 25,000원 내지 40,000원)을 지급하는데 그쳤다. 원고 회사의 일일근무상황표, 인건비지급현황 등의 자료에 포함된 교육생 중에는 교육과정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실습을 포함한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고도 상담근무 투입 전에 그만두는 경우가 있었다. 원고 회사는 육아휴직자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고, 육아휴직자는 고용노동부 고용센터에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았다.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 회사에 지급되는 용역대금은 상담업무의 수행에 대한 반대급부로 지급되는 것이므로, 용역대금 산정 시 실제 상담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수를 결원비율의 형태로 반영하게 된다. 원고 회사는 F 상담 위탁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나 퇴직자의 발생 및 신규 채용까지의 업무공백 가능성으로 인하여 매월 결원비율의 5% 이내에서는 이 사건 계약상의 용역대금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었으므로, 교육생, 육아휴직자, 정규직원의 휴가로 인한 공백 등은 상담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수에 반영될 수 없다.

⑶ 원고들은 일일근무상황표와 인건비지급현황 등을 서증(갑 제37호증의 2, 제62 내지 66호증)으로 제출하면서, 원고 회사는 연장근무를 포함하여 5년간 총 급여지급내역을 기준으로 119,304 MD(1명이 1일 근무한 것을 산정하는 단위를 의미한다. 이하 같다)를 이 사건 F 상담센터 위탁운영사업에 투입하였으므로 이를 5년간 계약인원 합계인 123,720 MD와 비교해보면 결원 비율은 3.6%에 불과하고, 개별 연도로 살펴보더라도 2017년 2.8%, 2018년 1.4%, 2019년 1.5%, 2020년 3.4% 등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도별 결원비율이 5%를 초과하는 경우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밝힌 위 각 결원비율은 교육생과 육아휴직자를 상담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수에 포함시켜 계산한 것인데, 이들은 투입인원 산정에 반영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여기에 ① 피고가 이 사건 처분사유로 제시하고 있는 계약인원 대비 근무인원 부족분이나 퇴직자 및 상담시스템 미(未)로그인 근무자가 이 사건 F 상담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수에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 및 이로 인한 원고 회사의 과다청구금액 규모 등에 대하여 다툼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2> 교육생과 육아휴직자를 상담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수에서 제외하면 계산상 매월 결원비율 5% 이하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9호증), ②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국세청에 용역대금을 청구하면서 원고 회사가 보유하는 일일근무상황표, 인건비지급현황 등의 자료에 근거하여 실제 상담업무에 투입된 인원수를 기준으로 용역대금을 산정한 바 없고, 수요기관인 국세청에서도 위 각 자료와 G센터가 관리하는 상담시스템 로그인기록, 상담원 녹취록 등의 자료를 상호 비교하면서 매월의 결원비율을 정산한 적이 없었던 점, ③ 원고 회사 스스로 국세청의 과다청구금액 환수조치에 응하여 이 사건 계약상의 청구금액을 일부 감액하여 용역대금을 청구한 바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별표 2]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기준 1. 일반기준 중 다항은 ‘각 중앙관서의 장은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경우 자격제한 기간을 그 위반행위의 동기·내용 및 횟수 등을 고려해 개별기준(제2호)에서 정한 기간의 2분의 1의 범위에서 줄일 수 있으며, 이 경우 감경 후의 제한기간은 1개월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임의적 감경규정이므로 감경사유가 존재하더라도 행정청이 감경사유까지 고려하고도 입찰참가자격 제한기간을 감경하지 않은 채 위 [별표 2]의 해당 호에서 정한 상한으로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한 경우에는 이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감경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거나 감경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하여,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써 처분상대방이 입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비교형량하지 않은 채 입찰참가자격 제한기간을 감경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는 재량권 불행사로서 그 자체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해당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위법사유가 된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7두48307 판결의 취지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4, 3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함에 있어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별표 2]에서 정한 제재기간을 경감할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피고로서는 이를 충분히 고려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기간의 경감에 관한 재량권을 행사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감사유를 고려하지 않거나 경감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하여 위 [별표 2]의 2. 개별기준 중 제6호 나목에서 정한 입찰참가자격 제한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 불행사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가)

국세청은 각 상담팀의 용역량을 평가함에 있어 상담실적, 상담시간, 근무인원 등을 지표로 삼았는데, F 상담위탁사업의 경우 다른 상담분야보다 상담의 난이도가 높았으며, 수탁회사가 상담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상담팀’과 별도로 ‘운영팀’을 조직해야 하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근무인원을 용역대금의 정산지표로 규정하여 제안요청을 하였고, 용역대금 정산방법도 인건비 지급방식이 아닌 매월 용역량을 평가하고 정산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수요기관인 국세청의 G센터 담당 공무원은 제안요청서와 계약서의 기재와 달리 월별로 용역대금을 안분하여 원고 회사에 지급하였고, 용역대금을 지급하면서 용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일일근무상황표, 인건비지급현황 등의 자료를 수집하여 확인하거나 상담시스템 로그인기록, 상담녹취록 등과 비교하여 검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원고 회사의 담당 직원은 G센터 담당 공무원에게 이 사건 F 상담위탁사업의 월별 결원비율 정산방법에 관하여 질의하는 등 이 사건 계약의 이행과정에서 매월 결원비율이 5%를 초과할 경우 용역대금을 감액하게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나, F 상담 용역업무의 편의성과 효율성 등을 위해 국세청의 부적절한 업무처리방법을 수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 회사의 F 상담위탁사업 용역수행을 매월 정산할 경우, 상담원의 결원비율이 5%를 초과하는 경우가 몇 회이고 어느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지, 해당 월의 결원비율이 5%를 초과하더라도 용역대금을 감액하지 않고 원고 회사에 계약상의 금액을 그대로 지급해야 할 부득이한 사정이 존재하는지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조사하거나 확인된 자료는 찾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계약의 이행 과정에서 국가에 끼친 손해액이 14억 원이 넘는다고 판단하면서도, 조달청 계약심사협의회의 논의결과를 근거로 원고들에 대한 제재기간을 정함에 있어서는 손해액의 규모가 가장 컸던 2020년도의 손해액 약 4억 2,000만 원을 기준으로 삼아 원고 회사가 국가에 끼친 손해액이 10억 원 미만이라는 이유로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별표 2]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기준의 2. 개별기준 중 제6호 나목(1년)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위 [별표 2]의 1. 일반기준 중 다항은 입찰참가자격 제재기간을 정함에 있어 위반행위의 동기 이외에 그 내용 및 횟수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위와 같이 각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손해액이 10억 원 미만이라고 판단한 것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4항의 ‘국가에 손해를 끼친 정도’를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나아가 위반행위의 내용 및 횟수 등의 사정까지 고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다)

원고들이 이 사건 처분 전까지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원고 회사의 매출은 대부분 관급 수주로 인한 것으로서 이 사건 처분으로 1년 간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되면 원고 회사 직원들에게 상당한 정도의 경제적 어려움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원고 회사의 전체 매출액 대비 F 상담위탁사업 매출액 비중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약 4.49% 내지 8.75% 정도였고, 공공기관 매출액과 대비하여 보더라도 그 비중이 약 5.37% 내지 16.14% 정도에 그쳤다(갑 제34호증). 이 사건 처분과 같이 처분상대방의 의무위반을 이유로 한 제재처분의 경우, 의무위반의 내용과 제재처분의 양정 사이에 대략적으로라도 비례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원고들이 국가에 손해를 끼친 정도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위반행위 동기·내용 및 횟수 등의 사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라)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별표 2]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기준 중 ‘2. 개별기준’의 제6호 나목은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입찰·낙찰 또는 계약의 체결·이행 과정에서 국가에 10억 원 미만의 손해를 끼친 자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입찰참가자격제한 제재기간을 1년으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2025. 1. 2. 기획재정부령 제1102호로 위 규정이 개정되면서 손해액을 1억 원 미만,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으로 구분하여 각각 3개월, 6개월, 1년으로 차등적으로 입찰참가 자격제한을 하도록 규정하였다. 비록 이 사건 계약에 대하여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의 개정취지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처분에는 정당한 처분사유가 존재하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김형진 김선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