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3. 7. 4.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관련 법령
이 법원이 위 각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2면 제8, 10, 17행의 각"E"을 "H"으로 변경하는 이외에는 제1심판결 각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은 H에 고용된 근로자로서 벌목 작업을 수행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설령 망인을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망인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125조 및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23. 6. 27. 대통령령33593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25조 제2호에서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망인이 근로자 및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 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17575 판결 참조).
한편 근로제공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 자기의 계산과 위험부담하에 사업경영을 하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다48986 판결 참조).
판단
갑 제7호증의 2, 3, 갑 제8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 증인 I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스스로의 계산 하에 건설기계 대여업을 영위하는 사업주가 아니라 D 대표 H과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위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하는 이상, 망인이 구 산재보험법 제125조,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125조 제2호에서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망인은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고, 망인이 이 사건 이전에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건설기계 대여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였다는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D 대표 H이 작성한 문답확인서, 원고와 망인 사이의 녹취록의 기재에 따르면, 망인의 근로기간은 매일 07:00부터 17:00까지, 점심시간은 1시간으로 정해져 있었고, 망인이 17:00 이전에 자유롭게 이 사건 벌목현장을 이탈할 수 있었던 상황도 아니었다. 이처럼 사용자인 H이 망인에게 구체적인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였고, 근로자인 망인은 이에 구속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와 망인 사이의 녹취록에 따르면, H은 망인이 굴착기 조종에 숙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망인에게 '(이 사건 벌목현장의) 산 위로 올라가지 말고, 밑에서만 작업하라'고 지시하였고, 망인의 작업 속도가 느리자 다른 굴착기 기사인 I을 이 사건 벌목현장에 투입하여 망인에게 굴착기 업무를 가르쳐주도록 지시하기도 하였다. 망인과 함께 이 사건 벌목현장에 투입된 I의 증언에 따르면, H은 망인과 I이 작업을 시작하기 전 이 사건 벌목현장에 방문하여 작업의 진행상황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H은 망인에게 구체적으로 업무의 내용을 지정하고 망인의 업무 진행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여 인력을 충원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의 상당한 지시·감독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망인은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작업한 기간 동안 H에게만 노무를 제공하였고, 같은 기간 동안 망인이 이 사건 굴착기를 이용하여 다른 사업주에게 노무 제공을 하였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한편 I의 증언에 따르면, 망인이 다른 굴착기 기사로 하여금 대체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므로, 업무의 대체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I은 'H으로부터 도급을 받은 것은 아니라 일당을 받고 작업을 시작했고, 작업에 대한 대가로 일당을 지급받을 경우 작업자 입장에서는 천천히 작업을 진행하면 유리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처럼 망인이 지급받은 일당은 원고가 굴착 작업을 진행한 시간이나 면적에 따라 그 액수가 달라지지 않은바, 망인은 굴착 업무의 증감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고, 이윤과 손실은 모두 H에게 귀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이 이 사건 굴착기에 관하여 권리를 행사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이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회근(재판장) 김경애 최다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