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피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출된 증거들을 다시 살펴보아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피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하는 주장에 관하여 '2. 추가판단'을 기재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약어 포함),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19두45616 판결의 법리는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에 관한 법리인데,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장해위로금은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와 법적 성격을 달리하므로, 이 사건과 같은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에는 위 대법원판결의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
보험급여의 지급결정일까지 증감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장해보상일시금 등을 산정할 경우 장해보상연금 수급권자와 장해보상일시금 수급권자 사이의 불평등이 심화될 뿐 아니라 장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재해자가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되어 공정한 보상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약 2,200억 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소요되어 국가재정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설령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므로, 행정소송법 제28조 제1항에 따른 사정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판단
대법원판결 법리의 적용 범위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구 진폐예방법 제37조 제3항은 '장해위로금은 진폐로 인하여 산재보험법에 의한 장해급여의 대상이 된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퇴직한 근로자가 진폐로 인하여 산재보험법에 의한 장해급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제38조 제2항은 '장해위로금은 산재보험법에 의한 진폐에 의한 장해보상일시금의 100분의 60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부칙(2010. 5. 20. 법률 제10304호) 제4조는 '이 법 시행 전에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장해위로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근로자가 이 법 시행 후에 진폐 장해등급이 변경된 경우에도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장해위로금을 지급한다'는 경과규정을 두었다. 이처럼 구 진폐예방법에서는 산재보험법에 의한 장해급여의 대상이 된 근로자를 장해위로금의 지급대상으로 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산재보험법에 의한 장해보상일시금을 기준으로 장해위로금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19두45616 판결은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장해보상일시금의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을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증감하여야 한다는 취지인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장해위로금의 지급을 거부하거나 늦추는 경우에 장해위로금의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을 증감할 필요가 있음은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의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와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장해위로금이 법적 성격을 달리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산재보험법상 장해보상일시금의 산정 방법에 관한 위 대법원판결의 법리는 구 진폐예방법에 따른 장해위로금을 산정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사정판결 주장에 관한 판단
행정소송법 제28조에서 정한 사정판결은 행정처분이 위법한데도 이를 취소 · 변경하게 되면 그것이 도리어 현저히 공공의 복리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 극히 예외적으로 할 수 있으므로, 그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위법 · 부당한 행정처분을 취소 ·변경하여야 할 필요와 취소 · 변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 등을 비교 · 교량하여 엄격하게 판단하되,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및 처분 상대방의 관여 정도, 위법사유의 내용과 발생원인 및 전체 처분에서 위법사유가 관련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처분을 취소할 경우 예상되는 결과, 특히 처분을 기초로 새로운 법률관계나 사실상태가 형성되어 다수 이해관계인의 신뢰 보호 등 처분의 효력을 존속시킬 공익적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 및 정도, 처분의 위법으로 인해 처분 상대방이 입게 된 손해 등 권익 침해의 내용, 행정청의 보완조치 등으로 위법상태의 해소 및 처분 상대방의 피해전보가 가능한지 여부, 처분 이후 처분청이 위법상태의 해소를 위해 취한 조치 및 적극성의 정도와 처분 상대방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5두4167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의 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행정소송법 제28조 제1항에 따른 사정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위법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는 것은 진폐에 걸린 근로자의 건강 보호와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려는 구 진폐예방법의 목적과 입법취지에 부합하며, 이는 국가재정을 투입하여서라도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이다.
피고가 주장하는 장해보상연금 수급권자와 장해보상일시금 수급권자 사이의 형평 문제 내지 불공정한 보상의 문제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로 인하여 발생하게 되는 문제라기보다는 피고가 그동안 특별한 이유 없이 장해위로금 등의 지급을 지연함으로써 초래된 문제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가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국가재정상의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재해근로자에게 응당 지급하여야 하는 장해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행정소송법 제28조는 제2항, 제3항에서 '법원이 사정판결을 함에 있어서는 미리 원고가 그로 인하여 입게 될 손해의 정도와 배상방법, 그 밖의 사정을 조사하여야 하고, 원고는 국가 또는 공공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등의 청구를 당해 취소소송이 계속된 법원에 병합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국가재정상의 문제가 사정판결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형배(재판장) 김무신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