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93,152,097원, 원고 B에게 91,152,097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5. 2.부터 2026. 6. 11.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7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 A, B은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부모이자 상속인이다.
피고는 C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피고 병원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C병원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조례」 의 규정에 의하여 진료와 의학연구를 통하여 시민의 보건향상을 도모하고 공공의료의 질 향상과 보건의료사업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망인의 피고 병원 진료 및 입원
망인은 2022. 4. 18. 원고 B과 함께 피고 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의료진으로부터 상세불명의 양극성 정동장애(Bipolar affective disorder, unspecifie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이하 'ADHD'라 한다), 편집형 조현병(Paranoid Schizophrenia)을 진단받았다(갑 제3호증 제23, 26면<1>).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 및 원고 B과의 면담 결과, 망인의 병력, 이상행동 등을 확인한 다음 원고들의 동의를 받고 입원치료를 결정하였다. 망인은 2022. 4. 20. 피고 병원 7층에 있는 폐쇄병동인 G호실(이하 '이 사건 병실'이라 한다)에 입원하였다(갑 제3호증 제25, 27, 28면, 을 제9호증의 1 제5면).
망인의 추락 및 사망
망인은 2022. 5. 2. 20:20경 이 사건 병실에 있는 창문(이하 '이 사건 창문'이라 한다)을 열고 밖으로 나가 1층 화단으로 추락하였고, 곧바로 보안요원에게 발견되어 피고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같은 날 20:55경 사망하였다(을 제9호증의 1 제5면, 을 제9호증의 4 제2면, 이하 망인이 이 사건 창문을 넘어 추락한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9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 요지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의 병력, 증상,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이 보인 이상행동에 비추어 망인의 탈출시도를 예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 및 이 사건 창문에 관한 시설관리의무를 소홀히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피고는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으로 망인의 상속인으로서 망인의 손해배상채권을 상속한 지위에 있고 망인의 부모로서 고유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는 원고들에게, 보호의무 및 시설관리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 병원 의료진의 환자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 여부
원고들의 구체적인 주장 요지
망인은 피고 병원에 입원할 당시 양극성 정동장애, ADHD, 편집형 조현병을 앓고 있으면서 입원 기간 중 이상행동을 반복하였다. 망인은 2019. 4.경 피고 병원에 같은 증상으로 입원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하던 중 탈주하였던 경험이 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으므로, 망인이 언제든지 창문 밖으로 탈출하는 등돌발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을 예견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피고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망인이 갑작스럽게 탈출하려 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등의 이상행동을 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망인의 용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보호하였어야 하였다.그럼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이러한 의무를 게을리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6면 제8행부터 제8면 제19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피고 병원의 시설관리의무 위반 여부 및 이 사건 사고와의 인과관계
관련 규정 및 법리
정신의료기관의 입원실 시설 및 비품은 자신 또는 타인을 해할 위험이 예방될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한다[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11조 제1항 별표3].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이와 같은 안전성을 갖추었는지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만이 손해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의 하나가 되는 이상 사고로 인한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다61602 판결 참조).<2>
인정 사실
망인이 입원한 피고 병원의 I병동은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을 치료·보호하는 폐쇄병동으로, 제한된 시간의 면회 및 전화통화를 제외하고는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되어 있다(을 제23호증 제1면). 이에 I병동에 입원하는 환자들의 안전은 전적으로 피고 병원의 책임 하에 관리된다.
피고 병원의 각 병실 창문은 구조상 23cm까지 열린다. 그런데 피고 병원은 당초 I병동 내 각 병실의 창문에는 그 손잡이에 덮개를 설치하였다. 이는 입원환자가 손잡이를 돌려 창문을 개방할 수 없도록 하여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러다가 피고 병원은 2021. 12. 8.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의료기관 감염예방·관리 지침」 에 따라, 환기를 위하여 각 병실 내 1~2개 창문의 손잡이 덮개를 철거하여 일부 창문을 개방할 수 있게 하였다. 위와 같이 손잡이 덮개가 철거되는 창문에 이 사건 창문이 포함되었다. 다만 피고 병원은 이 사건 창문을 포함한 일부 창문에 손잡이 덮개를 철거하면서도, 환자들의 자해 또는 타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손잡이 덮개를 철거하는 창문에는 그 창문이 10cm 이내로만 열리도록 창문 양쪽에 나사를 하나씩 더 박았다[제1심법원 증인 K의 증언 녹취서(이하 '증언 녹취서'라 한다) 제12, 15, 16면, 을 제2호증 제8 내지 11면, 을 제3호증 제2면, 을 제22호증의 1 제7면].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무렵 이 사건 창문의 개방 범위를 10cm로 제한한 나사를 힘으로 개방하여 경첩 부분을 파손하였고, 그에 따라 창문 개방의 폭을 구조상 열리는 최대인 23cm로 열어 그 사이로 탈출하려다 추락하였다(을 제9호증의 5 제2, 3면, 을 제9호증의 6 제1, 2면, 증언 녹취서 제6면).
손잡이 덮개가 설치된 창문, 경첩 파손 전 이 사건 창문, 이 사건 사고 직후 이 사건 창문의 상태에 관한 각 사진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2, 3, 9, 22, 23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 증인 K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피고 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환자를 수용하는 폐쇄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으로서, 환자가 입원실 창문을 통하여 추락하지 않도록 필요한 설비를 갖출 의무가 있다. 그러나 피고 병원은 위와 같은 설비를 갖추지 않았으므로, 시설관리에 대한 주의 의무를 위반하였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 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한 폐쇄병동 환자들의 자해 또는 타해시도에 대비하여 고정나사를 박아 창문의 열림 폭을 10cm 내로 제한하였다. 이는 원래의 창문의 열림 폭(23cm)으로는 환자들의 자해 또는 타해 시도를 막기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이미 2022. 4. 22. 망인에 대하여 환각, 망상, 사고장애로 인하여 자해 또는 타해 우려가 있다고 평가하였다(갑 제3호증 제79면). 실제로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7층 병동에서 '이불을 길게 연결하여 창문을 타고 내려가는 방식'으로 탈출을 시도하였다(갑 제8호증 제3, 4면).
피고 병원이 망인과 같은 젊은 성인 남성<3>도 어찌 할 수 없도록 이 사건 창문의 열림 폭 조절 장치를 견고하게 설치하였다면 망인은 위와 같은 탈출 시도를 감 행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 직후 경찰조사에서 이루어진 관계인들의 아래 진술내용을 고려하면, 망인이 단시간 내에 누구의 도움도 없이 쉽게 이 사건 창문을 최대 열림 폭(23cm)으로 열었음을 알 수 있다.
L(I병동 간호팀장)은 '망인으로부터 사고 발생 15분 전쯤 필요한 물품을 사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위 요청을 들어주기 위하여 이 사건 병실에 들어갔을 때 이미 망인은 추락한 후였다'고 진술하였다(을 제9호증의 3 제7, 8면). ② 이 사건 사고를 목격한 M(망인과 같은 병동의 N호 환자)는 '망인이 손잡이를 돌려서 열었고, 힘으로 창문을 개방하려고 한 적이 없으며, 창문을 열어보니 다른 창문보다 간격이 넓어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였다'고 진술하였다(갑 제8호증 제5, 6면). ③ 이 사건 사고의또 다른 목격자 O(망인과 같은 호실을 사용한 환자)는 망인이 '창문을 손으로 열고 더힘을 주어서 창문 틈을 벌렸다. 여러 번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였다'고 진술하였다(을 제9호증의 7 제3면).
피고 병원은 창문이 아닌 중앙공조시설로 환기를 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이 사건 사고 이후 피고 병원이 창문을 모두 폐쇄하고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중앙공조시설로 환기를 한 사실(증언 녹취서 제14, 15면)에 비추어 반드시 창문을 여는 조치만이 환기를 위한 방법이었다고 할 수 없다. 피고가 주장하는 코로나19 방역지침(창문을 여는 방식으로 환기를 하게 된 이유)은 '기관의 상황에 맞게 적합한 세부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하고 있기도 하다(을 제4호증 제1면).
피고는 환자들의 안전을 위하여 관련법에서 정하는 시설관리의무를 다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폐쇄병동에서 환자들의 돌발행동에 대비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는 의료진이그때그때 위험성을 파악하면 시설관리팀에 요청하여 이루어졌을 뿐이다(증언 녹취서 제3 내지 6면). 반면, 이 사건 창문에 관하여 2021. 12. 8. 이후 시설관리 작업일지는 작성된 바 없으므로, 이 사건 창문에 관한 시설관리는 미비하였다. ② 피고 병원은 재난관리팀 주최로 연 2회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점검을 하고, 연 2회 외부업체로부터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안전진단을 받았다(증언 녹취서 제10면). 그러나 안전진단 결과 어디에도 정신과 환자들의 이상행동, 돌발행동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의 기준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을 제14, 15, 16호증). ③ 피고는 정신과 환자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시설을 점검하였다는 취지로 보호사 업무일지(을 제1호증) 및 정신과 병동 시설관리 현황보고서(을 제3호증)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사고 이후 작성된 것이다.
원고들이 피고 의료진 및 직원들을 이 사건 사고 관련 업무상과실치사 등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24. 11. 28.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처분을 하였다(을 제24호증). 그러나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된다. 형사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의 존재 또는 업무상 과실과 사망의 결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거나 '혐의없음'의 불기소 처분이 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지는 않는다(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4다15248 판결 참조). 폐쇄병동에서 환자의 안전은 병원 측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음에도, 피고 병원이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안전장치를 충분히 하지 못한 위 각 사정을 고려하면, 개인에게 형사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이 사건 창문을 통한 환자들의 자해 또는 탈출 시도를 예방하기 위한 피고의 시설물 관리는 충분하지 못하였고, 이는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 및 그 상속인이자 유족인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책임 제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거나 가해자의 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할 때 당연히 참작하여야 한다. 그 책임제한의 비율을 정할 때는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손해 발생과 관련된 모든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224726 판결 등 참조).
비록 피고 병원의 시설관리에 대한 주의의무 위반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망인의 재산적 손해에 관한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정신건강복지법 및 그 시행규칙은 '입원실의 시설 및 비품은 자신 또는 타인을 해할 위험이 예방될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한다.'고 정하면서도 창문 열림 폭 등의 구체적인 시설기준을 정하지는 않았다. ② 피고 병원은 창문을 통한 환자의 추락을 막기 위하여 창문의 열림 폭을 조절하는 장치를 부가하였다. 다만 그 장치를 고정한 정도가 약하여, 성인 남성이 이 사건 창문을 파손하기 쉬울 뿐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 병원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크지 않다. ③ 피고 병원에서는 창문의 열림 폭을 조절하는 고정나사를 파손하면서까지 환자가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고는 쉽사리 예상하기 어려웠다. ④ 피고 병원이 창문을 모두 열리지 않게 손잡이 덮개를 설치하여 병동을 운영하였으나,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지침에 나름의 방식으로 따르기 위하여 일부 창문의 손잡이 덮개를 철거하고 대신 창문의 열림 폭을 조절하는 장치를 부가하였으므로, 그러한 조치를 취한 경위에는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
손해배상의 범위
망인의 일실수입
인정 사실
망인의 생년월일: J
이 사건 사고 발생일: 2022. 5. 2.
가동연한 및 가동일수: 65세가 되는 2061. 8. 6.까지, 월 20일 적용
기대여명: 2077. 9. 7.(사고일 기준 기대여명 55.39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계산상 명백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쟁점에 관한 판단(당사자의 주장에 관한 판단 포함)
망인의 기왕증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양극성 정동장애, ADHD, 편집형 조현병으로 인하여 56%의 노동능력상실률을 가진 기왕증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망인은 중학교 입학 후부터 학교를 결석하는 일이 반복되었고 그 무렵ADHD 진단을 받아 정신질환 약을 복용하였다. 망인은 15세 무렵 부친의 폭언 및 폭행과 예술고등학교 입시 실패에 따른 스트레스로 폭력적 행동을 보였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양극성 정동장애, ADHD를 진단 받아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망인은 18세 무렵에는 친구를 이유 없이 때리거나 선생님에게 욕하는 등 충동조절이 되지 않았고, 성인이 되어서는 매일 소주 1병을 마시고, 아버지를 청부살인을 하겠다거나 어머니와 할머니를 강물에 빠뜨려 죽이겠다는 등 폭력적인 언행을 하였다(갑 제3호증 제23, 27,33, 34, 41, 59면). 망인의 진료기록에 기재된 임상 증상[충동조절 곤란, 피해망상(남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생각), 환청(명령적, 비난적 환청), 분노조절장애, 충동적 폭력 및 과소비, 과도한 음주, 수면장애, 대인관계 갈등 등]은 양극성 정동장애 및 조현병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망인은 2009년에 ADHD 진단을, 2012년에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을 각 받아, 이 사건 사고 시점을 기준으로 10년 이상 위 각 정신질환을 앓았다[이 법원의 P협회에 대한 감정촉탁 회신(이하 '감정회신'이라 한다) 제4면].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의 취업률은 약 40~60%로 보고되나, 진단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한다. 삽화 간 관해 기간에도 아증후성 우울 증상, 인지기능 저하 등으로 직업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조현병 환자의 취업률은 10~30%로 양극성 장애보다 현저히 낮고, 음성증상, 인지기능 결손, 사회적 인지결함 등이 직업기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다(감정회신 제3면).
망인은 2019년 입원을 위한 검사 중 탈출하여 외래 관찰이 중단되었다 (갑 제4호증 제41면). 이 사건 사고 역시 망인이 피고 병원의 폐쇄병동 입원 상태에서 탈출하려다 추락한 것이다. 망인이 장기간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약을 자의로 중단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망인은 반복적으로 약물을 자의 중단한 이력이 있고 그때마다 증상 악화가 관찰되었다. 망인은 알코올 남용이 동반되어 있었는데 이는 정신병적 증상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이자 약물 순응도를 저하하는 요인이다(감정회신 제5면).
감정의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장애 정도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① 장애인복지법상 장애등급을 기준으로 보면 정신장애 1급에 해당하나, 삽화 간 관해 시기에는 2급으로 볼 수도 있다. ②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1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망인은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독립적 일상생활이 현저히 곤란하고 수시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며, 활발한 정신병적 증상, 약물 비순응, 알코올남용의 동반, 반복적 입원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제2급(고도의 장해)이 적절하다. ③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의 정신병 항목으로는 '3. 고도의 증상, 수시 또는 부분적인 감독을 요하는 것'에 해당한다. 이에 직업계수 5를 적용하면 그 노동능력상실률은 56%이다. ④ 미국 AMA 장해평가 기준을 적용하면 망인의 상태는 Class 3(Moderate Impairment, 장해율 25~50%) 또는 Class 4(Marked Impairment, 장해율 50~75%) 사이에 위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위 ① 내지 ④ 중 지나치게 노동능력상실률의 범위가 넓어 별다른 참고가 되지 않는 ④를 제외하면, 위 ①, ②, ③ 중 가장 노동능력상실률이 합리적으로 평가된 것은 위 ③이다. 위 ①, ②를 적용하면 노동능력상실률을 명확하게 계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장애 정도가 위 ③ 기준보다 더 커서 더 높은 노동능력상실률을 적용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양극성 장애 환자의 대략 15% 정도만이 증상이 호전되어 완전한 관해를 보인다. 나머지 환자들, 그러니까 85%의 환자는 재발과 악화를 반복하거나 만성적 증상을 보인다(을 제31호증 제3면). 망인은 피고 병원에 입원할 당시 25세였으나, 대학교에서 5년간 휴학하여 대학교 2학년으로 재학 중이었다(갑 제3호증 제28면). 이 법원은 망인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교를 휴학하는 기간(5년간)에 노동을 제공하고 소득을 얻은 바 있다면 그 자료를 제출할 것을 권고하였으나(이 법원 제1회 변론준비기일조서), 원고들은 망인이 2018. 10. 10. 약 102만 원의 소득을 올린 음식점 아르바이트 수입(갑 제11호증) 외에는 어떠한 증거도 제출하지 못하였다.
그밖에 배척하는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1년 6개월 또는 2년까지는 노동능력상실률이 100%에 달하여 일실수입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고 감정회신 제7, 8면도 그에 부합한다. 그러나 이는 제1심판결이 기왕증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전제에서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1년간의 일실수입을 부정하자, 원고들이 그 '1년'이라는 기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출한 감정사항에 대한 감정의의 회신일 뿐이다. 망인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 상태는 위 기왕증에서 모두 평가 및 반영하였으므로, 추가로 일정기간 노동능력상실률이 100%에 달하는 기간을 별도로 산정하지는 않는다.
피고는 정신질환자의 자살률이 높다거나, 2022년 장애인 건강 보건 통계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의 평균 사망연령은 63.7세(을 제33호증 제35면)라는 등의 이유로 망인의 기대여명이 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신장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여 정신질환자의 자살률이 높다거나 정신장애인이라는 분류만으로 낸 통계결과가 유의미한 판단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
피고는 법령상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고도 주장한다(피고의 2025. 1. 13. 자 준비서면 제2면). 그러나 이는 중대한 정신질환이 있는 망인에게 도시일용노임 '전액'을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도시일용노임의'절반' 또는 최저임금을 일실수입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왕증에 관한 판단에서 이미 망인의 노동능력상실률 56%를 적용하므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지는 않는다.
계산
이 사건 사고일부터 망인의 가동연한까지 도시보통인부의 일용노임단가를 적용하면 다음 표 기재와 같이 합계 547,182,925원이다. 이에 망인의 이 사건 사고 당시의 기왕증에 해당하는 56%를 감산 반영하면, 240,760,487원[= 547,182,925원 × (1-0.56)]이 된다.
원* ¹원 ·원(· :"/원 2) 장례비(원고 A 지출): 5,000,000원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15면 일실수입 계산 표 아래 제2행부터 제8행까지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책임제한
피고의 책임비율 : 40%(앞서 나.항 참조)
책임제한 후 배상할 손해액
망인: 일실수입 96,304,194원(= 240,760,487원 × 40%, 원 미만 버림)
원고 A: 장례비 2,000,000원(= 5,000,000원 × 40%)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및 결과, 망인의 나이, 원고들과 망인의 관계, 망인의 이 사건 사고 당시 상태,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 액수를 망인 50,000,000원, 원고들 각 18,000,000원으로 정한다.
상속관계
상속대상 금액: 146,304,194원(= 책임제한 후 망인의 일실수입 96,304,194원+ 망인의 위자료 50,000,000원)
원고들의 상속지분: 각 1/2 지분
상속분의 계산: 원고들 각 73,152,097원(= 146,304,194원 × 1/2 지분)
손해배상액의 계산
원고 A: 93,152,097원(=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손해배상청구권 73,152,097원 + 장례비 2,000,000원 + 고유 위자료 18,000,000원)
원고 B: 91,152,097원(=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손해배상청구권 73,152,097원 + 고유 위자료 18,000,000원)
소결론
피고는 원고 A에게 93,152,097원, 원고 B에게 91,152,097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2. 5. 2.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수 있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6. 6. 1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다.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 부분(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다.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한다.
판사 이재권(재판장) 김희수 송영복
각주1) 전자기록상 자동 부여되는 면수를 의미한다. 이하 같다.¦
각주2) 원고들은 2025. 3. 24. 자 준비서면 제2면에서 '창문을 쉽게 뜯어낼 수 없도록 설치하여야 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이는 피고의 공작물 설치 ·보존상 책임에 관한 것이다. 피고도 원고들의 주장이 공작물 설치 ·보존상 책임에 관한 것임을 전제로 항소이유를 밝혔다(피고의 2025. 7. 21. 자 항소이유서 제6면).
각주3) 망인은 J생으로 이 사건 사고 당시 25세이고, 키 169.3cm, 체중 79.9kg이었다(갑 제1호증, 갑 제3호증 제35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