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5. 22. 선고 2025노121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는 수사기관에서 D를 증인으로 소환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형사소송법 제314조 또는 제312조 제4항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2)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은 있으나 피해자의 손가락을 깨물어 절단한 사실은 없다.

3)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입은 상해는 불구, 불치, 난치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중상해가 인정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

1)

원심은, D은 태국 국적으로 이 사건 이후 태국으로 출국해 형사사법공조요청에도 소재를 확인할 수 없고,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의 내용이나 신문에 이르게 된 경위 및 신문이 이루어진 방식 등을 종합하면 D의 진술내용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아,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는 D가 공판정에서 한 진술로 그 진정성립이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형사소송법제31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는 그 법정출석을 위한 가능하고도 충분한 노력이 이루어졌음에도 그 소재가 파악되지 않거나 소환이 이루어질 수 없어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자가 외국거주 그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해자인 D는 이 사건 이후 태국으로 출국하였는데, 검사는 2020. 4. 29. 원심법원의 제2회 공판에서 피해자의 소재지에 관하여 '피해자변호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피해자는 현재 태국에 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잠잠해지면 입국하여 증인으로 출석할 의사가 있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43쪽).

나)

이후 2022. 5. 12. 원심법원의 제5회 공판기일에서 검사는 '피해자가 2주 후 입국할 예정이고 법정에 출석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피해자변호사를 통하여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여(공판기록 52쪽), 그에 따라 원심법원이 2022. 5. 17. D에 대하여 증인소환을 하였다. 그러나 D는 2022. 5. 26. '개인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당분간 한국으로 입국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답변하며 피해자변호사를 통해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였다(공판기록 56쪽).

다)

D에 대한 출입국기록에 의할 때, D가 2022. 10. 14.부터 2022. 10. 22까지 한국에 입국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2022. 10. 13. 원심 법원의 제8회 공판기일에서 검사는 'D의 주소 확인이 불가능하고, 피해자변호사와도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고 진술한 바(공판기록 92쪽), D는 피해자변호사와도 잘 연락이 되지 아니해 소재 파악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라)

원심법원은 2022. 12. 22. 태국에 D의 소재지에 관한 형사사법공조요청을 하였는데,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2023. 10. 4.이 되어서야 태국으로부터 D의 주소와 함께 2023. 6. 8. 기준으로 태국에서의 출국사실이 없다는 사실을 회신 받았다. 이후, 원심법원은 2024. 3. 20. 다시 태국에 D에 대한 증인소환장의 송달에 관한 형사사법공조요청을 하였으나,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회신이 오지 않았고, 현재에도 그 답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마)

D에 대한 출입국기록에 의하면 D는 2022. 11. 1.부터 2025. 7. 8.까지의 기간 동안 2023. 4. 9.부터 2023. 4. 23.까지 한국을 한 차례만 방문하였다(공판기록 226쪽).

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가락을 깨물어서 절단시켰는지 여부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유사한 주장을 하였는데,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손가락을 깨물어 절단시켰다고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이 피해자를 클럽 밖에서부터 폭행한 시각은 05:02경이고, 피해자가H병원에 도착한 시각은 같은 날 06:20경이다. 피고인이 H병원으로 후송되기 전 다른 병원을 경유한 사실과 폭행이 있었던 장소를 고려하면, 피해자는 그 진술과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직후 손가락이 절단된 상태로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보이고, 그 사이에 별도의 장소에 들렀을 가능성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서로 뒤엉켜 넘어졌고, 그로부터 약 20초 정도가 지난 후에 주변에 있던 남성들에 의해 분리되었는데, 이후 한 남성이 두루마리 휴지로 보이는 물건을 손에 들고 다량의 휴지를 푸는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장소로 이동하였다. 이는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출혈이 발생했기 때문인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할 당시 제3자가 개입해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피고인의 폭행에 가담하였다는 사정이 확인되지 아니한다. 비록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어 절단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지는 않았으나, 아무 이해관계 없는 제3자가 갑자기 피해자의 손가락을 깨물었다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하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깨물어 절단시켰다는 것은 경험칙에 비추어 상정하기 어렵다.

라)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던 장소 주변에 서로 뒤엉키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등으로 인해 손가락이 절단될 수 있을 만한 특별한 구조물도 확인되지 않는다.

마)

피고인이 원심 법정에서 당시 입고 있었던 옷이라며 제출한 상의 반팔 티셔츠에 대한 감정결과 혈흔이 검출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위 티셔츠 위에 긴팔 가디건을 착용하고 있었고, 이는 피고인이 이미 세탁한 점, 위 감정은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5년이 경과된 시점에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감정 결과가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가락을 깨물어 절단시켰음을 인정하는데 있어 방해가 되는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중상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1)

형법 제258조에서 규정하는 중상해죄는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불구자가 되게 한 경우',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경우'의 세 가지를 묶어서 결과적 가중범으로 규정하고 일반 상해죄에 비하여 그 형을 가중하고 있다. 이때,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과(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도 7725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4230 판결 등 참조), 형법 제258조에서 '불구'와 함께 '생명에 대한 위험'이나 '불치나 난치의 질병'을 중상해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규정 취지, 형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형법상 중상해로 인정되는 '불구'는 단순히 신체 일정 부분의 완전성이 침해된 경우를 넘어서 중요한 부위의 중대한 불구를 의미한다고 한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원심 법원은 피해자가 우측 제4수지 끝이 절단되어 봉합술 등을 받았으나, 절단된 피해자의 손가락이 발견되지 않아 절단된 손가락의 봉합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영구적인 신체 손상을 입었음을 이유로 형법 제258조 제2항의 중상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과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볼 때,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중상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우측 제4수지 원위지골부 절단'의 상해를 입었다. 이때, 진료기록(증거순번 9번 2쪽) 및 수술 후 촬영한 피해자의 손가락 사진(증거 순번 1번)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위 상해부위에 대하여 수술 및 치료를 받았으나 최종적으로 오른손 약지 중 마지막 뼈마디인 원위지골의 일부가 절단된 부위로 남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그 상해의 정도가 중한 사실은 인정된다.

나)

하지만, 약지손가락은 엄지, 검지손가락과 비교했을 때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부위라 보기 어렵다. 그리고 피해자의 오른손 약지손가락 중 절단된 부위는 손가락 끝마디 일부분으로 보이는데, 나머지 손가락 마디는 여전히 남아 있어 손의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데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실제로 피해자가 수술 이후 어떠한 후유증이나 불편함을 겪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다)

국가배상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2] '신체장해의 등급과 노동력상실률표'중 가장 낮은 등급인 14급의 6호에 '한 손의 무지와 시지외의 수지의 지골이 일부를 상실한 자'의 경우 노동력 상실률 5%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산업재해보상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6] '장해등급의 기준'도 장해등급 중 가장 낮은 14급 7호에 '한쪽손의 엄지손가락과 둘째손가락 외의 손가락뼈의 일부를 잃은 사람'을 규정하고 있는바, 피해자의 상해는 위 국가배상법 시행령의 신체장해 등급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의 장해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에 해당한다.

4)

다만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심리의 경과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가벼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상해의 범죄사실이 포함되어 있고, 이 사건 심리의 경과,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 대해 중 상해로 기소된 범죄사실을 상해로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는 없다고 판단되므로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상해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일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