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10. 22. 선고 2025노1542 판결

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 범위

가.

원심의 배상신청에 대한 판단 부분

1)

원심은 배상신청인 J<1>의 피고인 B에 대한 배상신청만을 인용하고(이하 '인용 부분'이라 한다), 나머지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다(이하 '각하 부분'이라 한다).

2)

인용 부분의 경우, 피고인 B이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인용 부분의 배상명령의 확정은 차단되고 위 피고사건과 함께 이 법원에 이심된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1항). 다만 피고인 B은 인용 부분에 대하여는 아무런 항소이유를 주장하지 않았고,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인용 부분의 배상명령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사유를 발견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인용 부분의 배상명령은 이를 그대로 유지한다.

3)

각하 부분의 경우, 배상신청인들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원심판결 중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나.

원심의 무죄 판단 부분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1 피고인 B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의 점에 대하여는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고, 2 피고인들의 피해자 Z에 대한 2019. 12. 5.자 사기의 점에 대하여는 이와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원심 판시 피해자 Z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함을 이유로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으며, 3 나머지 공소사실은 유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들은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검사는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다<2>. 따라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인 위 1및 2 부분은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따라 이 법원에 이심되기는 하나 이미 당사자의 공격·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되었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원심의 결론을 따른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 B<3>[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및 사기의 점에 대하여]<4>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기망행위를 한 사실이 없거나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달리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1)

2023고합308, 530, 567, 2024고합259, 691 사건 관련 (가) 피고인의 피해회사들과의 일련의 거래행위는 모두 지속적인 회사운영 과정이었고 피고인은 피해회사들과의 거래를 이행하려는 의사가 명확하였으며 편취의 의사가 없었으므로,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16. 6. 9. 선고 2015도18555 판결 및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8432 판결에 따라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고의가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이 부분 피해회사들 중 AL, R, I, BE, J, BM, AY과의 거래와 관련하여,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도13696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 도16422 판결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피해회사들에 N 및 AD<5>의 재무상황을 고지해야 할 법률상 의무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2023고합75, 185, 331 사건 관련 피고인은 아래와 같이 이 부분 피해회사들에 대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기망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가)

피해자 Z의 경우, 당시 실제 T 측<6> 테스팅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제품공급이 있을 예정이었고 이에 피고인은 Z에 T에 납품한다고 말을 하고 제품을 공급받은 것이나, 결과적으로 T 측의 테스팅을 통과하지 못해 부득이 해외수출이 이루어 진 것이다.

(나)

피해자 E의 경우, 피고인은 E으로부터 공급받은 제품을 실제로 CI에 수출하였다.

(다)

피해자 AM의 경우, 피고인은 AM를 통해 지급받은 선급금을 실제로 해당 물품 공급업체에 지급하였으나 물류대란과 반도체 공급부족 등의 상황이 겹쳐 피고인이 해당 물품공급업체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AM에도 물품을 공급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

피고인 C<7>

(1)

이 사건 각 제품<8>은 최종 사용처가 특정되지 않은 일반 유통제품이었고,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들 사이에 최종 사용처를 T 측으로 한정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한 사실이 없으며, 이 사건 각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T 측이라는 점이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의 기초가 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2)

피고인은 적극적 기망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T 측을 포함한 복수 수요처에 납품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향후 T과 재개될 수요에 대비하여 제품을 계속 수령한 것이므로, 피해회사들에 T 측을 언급하였다고 하여 이를 적극적 기망행위로 보아서는 안 된다. 대법원 1983. 8. 23. 선고 83도1447 판결에 비추어 피고인이 T이라는 사용처를 강조한 행위는 실제 존재하던 사실을 바탕으로 신뢰를 형성하기 위하여 한 것 으로서 상거래에서 통용되는 과장에 불과하거나 거래유치용 표현의 범주를 벗어나지않으므로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피해회사들의 처분행위와 인과관계 또한 없다고 보아야 한다.

(3)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265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도1809 판결에 비추어, 피고인은 정상적인 유통 계약 관계를 전제로 거래를 개시하였고 제품대금의 대부분을 지급하였으며, 성실하게 계약 이행을 위한 노력을 할 의사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제품에 대한 공급계약 체결 시점에서부터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4)

설령 피고인에게 사기죄가 성립된다 하더라도, 대법원 2016. 5. 27. 선고 2015도18399 판결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회사들과의 거래로 얻은 이익은 피해회사들로부터 할인된 제품을 납품받을 수 있는 계약당사자 지위에 불과하므로 그 액수를 산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공급받은 제품의 정상가격과 실제 공급가격의 차액으로 보아야 하므로,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6도1104 판결에 따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가 아닌 형법상 사기죄로 의율되어야 한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B : 징역 5년, 피고인 C :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판시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공소사실 기재 피고인들의 각 기망행위 및 이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고 2023고합75 사건의 이득액은 편취한 제품의 대금 상당액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아래에서 각 사건별로 구체적으로 본다<9>.1) 2023고합75 사건(피고인들) 가) 최종 사용처를 T 측으로 한정하는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긍정) (1) 이 사건 거래구조 X SSD 제품은 'X(제조사) → BQ(총판업체) → 피해자 Z(1차 채널업체)→ N(2차 채널업체) → 최종 사용처'의 순서로 판매 · 유통되고,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은 'O(제조사) → P(총판업체) → 피해자 Z(1차 채널업체) → 피해자 M(2차 채널업체) →N3차 채널업체) → 최종 사용처'의 순서로 판매 · 유통되는 구조이다.

(2)

X SSD 제품에 관하여

(가)

거래 개시 경위 1 피고인 C은 2019. 10.경 P의 이사 Q에게 T의 해외 공장에 XSSD 제품이 필요하다면서 위 제품의 공급을 요청하였고, Q으로부터 소개받은 피해자Z의 대표자 AB에게 'T의 데이터센터에 부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많은 SSD 물량이 필요한데, 현재 X 파트너가 협상력이 부족하여 가격을 낮추는 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X의 파트너인 피해자 Z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제안하였다. 이에 AB은 X 및 BQ와 X SSD 제품 공급에 관한 협상을 시작하였다. 2 계속하여 피고인 C은 2019. 10. 31.경 피해자 Z의 사무실에서 Q, AB, X 담당자, BQ의 담당자 BY이 있는 자리에서, T이 향후 많은 물량을 납품받을 거라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는 T의 해외 지사 사진을 보여주고, N의 대금납입기한과 물품대금 할인에 관한 요청을 하였다.

(나)

관련 이메일 내용<10> 다음과 같은 X SSD 제품에 관한 이메일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C은 Q, AB 등과 위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T 측임을 분명히 하거나, 이를 전제로 위 제품의 가격과 물량을 협상하는 내용이 확인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과 피해자 Z 사이에 X SSD 제품의 최종 사용처를 T 측으로 정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 1 Q은 피고인 C으로부터 X SSD 제품의 공급을 요청받은 뒤 2019. 10. 8. AB에게 '피고인 C이 의뢰하는 품목은 X SSD 제품이다. 위 제품을 의뢰한 곳은 R 및 글로벌 지사를 포함한 곳이고, 납품을 하는 벤더사는 T이다. 소량으로 진행해서 끝나는 사업이 아닌 지속성이 있는 내용으로 월에 모델별로 약 200개 이상을 사 용할 계획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재판매가 걱정되어 확인하는 거라면, 처음부터 본인들이 사용할 거라서 포장 없이 카톤 형태<11>로 요청한 거라고 전달해달라고 한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2 Q은 2019. 10. 16. 피고인 C과 통화를 한 후 AB에게 '글로벌지사에서 사용하는 서버 용도는 모두 T에서 사용하는 거라고 합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3 AB은 2019. 11. 6. 피고인 C에게 "[(주)T] X SSD 견적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피고인 C은 2019. 11. 7. 및 같은 해 11. 8.경X SSD 제품을 더 할인된 가격에 공급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하였을 뿐 AB이 보낸메일 제목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항의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지는 아니하였다. 4 T의 IT 혁신팀장 BP은 2019. 11. 8. 피고인 C에게 'SSD 발주 서 첨부의견'이라는 제목으로 "이사님. 협의된 금액으로 발주 진행합니다. 납기일정 3주로 맞췄으면 합니다. 납기에 신경써주세요."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피고인 C은 같은 날 'SSD 고객사에서 발주를 받았습니다.'라는 내용 및 T의 발주서(XSSD 제품 400개, 발주금액 181,000,000원)와 함께 위 이메일을 AB에게 전달하였다. 5 N의 관리팀장인 D은 2019. 11. 11. AB에게 "(T) X SSD 발주 서입니다."라는 제목으로 'C 이사님 T 사업 SSD 발주건으로 사업자등록증과 함께 발주 서 함께 첨부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6 피고인 C은 2020. 2. 19. 및 2020. 3. 6. AB에게 "W에서 전달받은 내용으론 매월 용량별 300~400개 정도 발주 진행 예정이라고 한다.", "W SSD Forecast<12> 메일 내용 전달드립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7 D은 2020. 3. 2. AB에게 'T 건 SSD 발주서 첨부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8 피고인 C은 2020. 3. 31. AB에게 "W에서 결제가 되면 오늘SSD 입금 예정이고, 만약 내일 입금 처리 시 내일 결제가 될 듯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최종 사용처인 T 측의 물품대금 결제 여부에 따라 피해자 Z에 대한 대금결제 시기가 달라지는 것처럼 말하였다. 9 AB은 2020. 7. 22. 및 2020. 8. 25. 피고인 C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피해자 Z의 N에 대한 각 견적서를 첨부하였는데, 그 이메일 제목에는 '[W]X SSD'라고 기재되어 있다.

(3)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에 관하여

(가)

거래개시 경위 1 피고인 C은 2019. 12.경 Q에게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의 공급을 요청하면서 'T 및 그 계열사들과 해외 지사의 인터넷을 개통하는 장비로 사용한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2 그러자 Q은 AB에게 'N의 신용도에 문제가 있어 여신거래가 안 되므로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을 같이 공급하자.'는 제의를 하였고, AB은 이를 승낙하였다. 이에 Q은 2019. 12. 11.경 O 담당자 BZ에게 'W 그룹 특가요청 관련'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O에 T 측을 소개하고, O 네트워크 스위치의 최저가 견적을 요청하였다.

(나)

관련 이메일 내용<13>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에 관한 이메일 내용에 의하면, Q, AB, 피고인 C 등 사이에 위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T 측임을 분명히 하거나, 이를 전제로 위 제품의 가격과 물량을 협상하는 내용이 확인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과 피해자 M를 대신하여 의사결정에 관여한 Q 사이에 X SSD 제품의 최종 사용처를T 측으로 정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 1 피고인 C은 2020. 12. 10. Q에게 "M(피해자 M) 어제 얘기했던 견적도 낼까지 부탁해용."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Q은 2019. 12. 11. O의 담당자 BZ에게 'W 그룹 특가 요청 관련'이라는 제목으로, "차장님 아까 구두로 말씀드렸던 부분이구요. (중략) 간략하게 소개드리자면, W 그룹, 자동차 도어, 대쉬보드 의자, 시트 제조 업체이구요. 한국은 R, S, 해외는 CB, CC, DB 등등 이 차량에 들어가는 시트, 도어 등등, 매출은 3조 5천억 원 정도(작년 기준) 올해 더 성장 예정. 한국 9개 법인, 중국 13개 법인, 미국, 인도, 멕시코, 유럽, 덴마크(신규예정) 등등 글로벌지사 및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공장 및 직원 사무실, 기숙사 등에 사용하는 제품들을 저희가 공급해오고 있습니다. 근래에 미팅하던 중에 Y 얘기가 나와서 저희도 어필했었고, 제안 돌리겠다고 하여 기회가 생겼습니다. (중략) 아래 관련된 품목들의 최저가 견 적을 요청드립니다. (중략) 특히 이번에 덴마크 지사가 내년에 오픈이 되면, 기숙사, 공장 등에도 필요한 장비들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BZ는 같은 날 Q에게 '총판가 기준 가격'을 첨부하여 위 이메일에 답장하였다. 2 피고인 C은 2021. 5. 21. Q에게 'W에서 항시 재고로 운용할 모델이니, 견적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4)

피고인들의 발언과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Q과 AB은 2021. 5. 2. 피해자 Z의 사무실에서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각 제품이 해외의 다른 거래처에 유통된 점과 물품대금 결제가 늦어지는 점에 대해 항의를 하였다. 그러자 피고인 B은 이 사건 각 제품을 T 측이 아닌 미국과 유럽에 수출한 사실을 인정하였고, 피고인 C은 "제가 T을 오픈 못 했던 거 정말 죄송하고요. 이게Q 전부터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그거는 뭐 속이려고 한 게 아니고 속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라고 말하는 등 이 사건 각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실제로는 T 측이 아니었던 점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발언을 하였다. 더구나 피고인들은 모두 수사기관에서 "피해회사들에 T 측에 이 사건 각 제품을 납품한다고 말을 하고 제품을 공급받은 사실은 인정한다."고 진술하였다.

(5)

이 사건 각 제품이 최종 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유통제품인지 여부(부정)

(가)

Q이 2020. 4. 23. 피고인 C에게 보낸 이메일 본문에는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에 관하여 '이 제품이 유통제품인데'라는 기재가 존재하고, 피해자 Z가 2020. 8. 11. N에 보낸 견적서에는 'X SSD(유통 B2B) 납품'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나)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가)항 기재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제품이 최종 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일반 유통제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1 앞서 살펴보았듯이 피고인 C과 Q, AB, 총판업체 담당자(BY), 제조사 담당자(BZ)는 이 사건 각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T 측임을 전제로 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지속적으로 주고받았다. 2 이 사건 거래구조에 있어서 총판업체(BQ 및 P)와 채널업체(피해 회사들)는 이 사건 각 제품을 유통하기 전에 제조사(X 및 O)의 담당자와 최종 사용처에 대한 협의를 거쳤다. 3 Q은 최종 사용처가 정해진 제품인지 여부는 가격 할인율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고 진술하였고, AB은 '유통 B2B에서 중요한 것은 B2B이고, B2B 제품은 최종 사용처가 명확해야 견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견적서에 B2B라고 적은 것은 명확하게 T 측에 공급하는 제품임을 표시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4 실제로 이 사건 각 제품은 정상가보다 20~40%가량 할인된 가격에 N에 공급되었고, 낱개가 아닌 박스(벌크 형태)로 공급되었다. 5 Q이 2020. 4. 23. 피고인 C에게 보낸 이메일의 전체적인 내용과 맥락에 비추어 보면, Q이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이 최종 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일반 유통제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였다기보다는 최종 사용처가 T 측임을 전제로 피고인 C을 대신하여 O에 공급가격을 더 할인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에 중점이 있다. 6 피고인들은 2021. 5. 12. Q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X SSD 제품은 최종 사용처가 정해져야 공급가격이 나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6)

이 사건 각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 피해회사들의 승낙 또는 양해가 있었는지 여부(부정)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제품을 해외에 유통하는 것에 대하여 피해회사들의 승낙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Q은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을 T, T의 해외 지사와 국내 지사 등 T 측에 팔면 된다고 한 것이지, 국내인지 해외인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AB은 'N 측에서 저에게 T에 납품하기 어려우니 해외 수출을 하려고 한다는 취지로 양해를 구한 적이 전혀 없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 C 역시 수사기관에서 "AB이 '국내에는 유통되면 안 되고, 해외에는 유통되어도 된다'라고 말한 것은 N에 공급해 준 SSD를 수출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었고, 피해자 Z로부터 공급받은 SSD가 T의 해외 지사로 나갔을 경우 그곳에서 유통되더라도 별문제가 없을 거라고 말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여기에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제품이 최종 사용처가 아닌 곳에 유통되었을 경우 피해회사들이 입는 불이익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제품을 해외(T 측의 해외 지사 제외)에 수출하는 데 피해회사들의 명시적 · 묵시적 승낙 또는 양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각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의 기초가 되었는지 여부(긍정) (1)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최종 사용처가 T 측인 점은 피해회사들이 N에 이 사건 각 제품을 공급할지를 결정하는 판단의 기초가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각 제품의 판매 · 유통은 기업과 기업과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품 또는 서비스의 거래를 의미하는 이른바 'B2B' 거래구조를 띄고 있다. 이러한 B2B 거래구조에서는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실질적인 구매자이므로, 최종 사용처가 물품대금 결제를 하지 아니하면 채널업체와 총판업체 및 제조사가 순차적으로 미수금 채무를 떠안게 되는 위험이 발생한다. 이에 제조사는 총판업체와 채널업체에 최종 사용처의 대금지급능력과 신용등급, 업력 등을 확인하고, 총판업체와 1차 채널업체는 2차 또는 3차 채널업체에 재차 최종 사용처에게 제품을 공급하는지 여부와 최종 사용처의 구매 물량, 대금지급능력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제조사와 총판업체등이 최종 사용처의 구매 물량, 신용등급, 대금지급능력에 따라 제품을 공급할지 여부및 할인율을 결정하게 되면, 제조사는 자신들이 공급한 제품의 고유번호(시리얼 넘버)를 통하여 그 제품이 실제 최종 사용처에 공급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제조사는 자신들이 공급한 제품이 약속된 최종 사용처가 아닌 곳에 유통되는 경우, 총판업체의 제품공급 및 유통에 관한 계약을 해지하거나 정상가와 할인가의 차액 상당액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총판업체 역시 채널업체에 같은 조치를 취한다.

(나)

피해회사들은 이 사건 발생 이전에는 N에 이 사건 각 제품을 공급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해회사들이 N에 이 사건 각 제품을 공급한 것은, 1 앞서 살펴보았듯이 피고인 C이 Q과 AB 등에게 이 사건 각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T 측이라고 말하며 위 각 제품의 공급을 요청한 점, 2 T은 차량의 대시보드, 선바이저 등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고, R · S, 인도의 U에 직접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이른바 '1차 벤더사'라 한다)로서, 대금지급능력 및 신용이 충분한 회사였던 점,<14> 3 W는 T의 계열사인 점, 4 N는 2015년경부터 피고인 C과 T의 대표이사인 V와의 인연으로 T에 일정 한 제품을 공급해왔던 회사였던 점 등을 고려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

실제로 피해회사들은 이 사건 각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T 측이라는 피고인 C의 말을 믿고, N에 정상가격에서 20~40% 가량 할인된 가격에 위 각 제품을 공급하였다.

(라)

N가 이 사건 각 제품을 해외에 수출한다는 점을 제조사와 총판 업체 등이 알았더라면, 제조사와 총판업체 등은 결제불이행의 가능성과 위 각 제품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무분별하게 유통되어 자신들의 가격정책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N는 T 측에 비하여 재무구조 및 현금흐름이 취약하고, 신용도가 낮은 회사이기 때문에 제조사들에게 대금지급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소명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N는 최종 사용처가 T 측이 아니었다면, 제조사, 총판업체 등과 이 사건 각 제품의 공급에 관한 협상을 개시하기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더구나 Q과 AB, BY 모두 '이 사건 각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T 측이 아니라 N였다면 이 사건 각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일치하여 진술하고 있다.

(2)

피고인들은 피해자 M의 설립시기, 재무구조 등을 고려할 때 신용담보를 위해 위 피해자를 거쳐서 N에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을 공급하였다는 Q의 진술은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피해자 입장에서 최종 사용처가 T 측인지 여부는 중요한 고려요소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 공급 과정에서 최종 사용처의 대금지급능력, 신용등급, 업력 등은 위 제품을 공급할 것인지 여부 및 할인율을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따라서 설령 Q이 유통이익을 얻기 위해 자신의 배우자인 AC가 설립한 피해자 M를 거래구조 중간에 넣었더라도, 'O → P→ Z → 위 피해자 → N → 최종 사용처'로 이어지는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 공급과정에서 위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유통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피고인 C이 사전에 P에게 고지한 대로 최종 사용처가 T 측일 필요가 있었고, 최종 사용처의 물품대금 미지급시 채널업체에 발생하는 결제불이행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도 그러하였다. 따라서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의 공급 과정에서 피해자 M가 유통이익을 얻기 위해 N에 대한 거래당사자가 되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피해자에게 최종 사용처가 중요하지 않은 요소였다고 보기 어렵다.

(3)

피고인들은 O가 P에 보낸 공문에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의 최종 사용처로 '한국공항공사' 및 'CA 주식회사'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해자 M 입장에서 최종 사용처가 T 측이라는 점은 중요하지 않은 요소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O가 2021. 5. 12. P에 'O 파트너 계약 위반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O의 감사 결과, 최종 고객이 한국공항공사와 CA 주식회사인 O 제품들이 최종 고객이 아닌 관련 없는 제3자에게 배송되었고, 이는 P이 2011. 8. 22.자 O 파트너 계약 및 O 파트너 EA 프로그램('EA 프로그램')을 위반한 것이다.'는 내용의 O 공문을 발송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O 공문에 기재된 위반행위 기간은 '2019. 11.부터 2020. 2.까지'로 피해자 M와 N의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 거래 기간(2020. 1. 28.부터 2021. 1. 27.까지)과 불일치한다. 따라서 O 공문에서 지적한 위반 내용이 피해자 M가 N에 공급한 제품에 관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설령 O 공문에서 위반행위로 지적한 거래가 피해자 M가 N에 공급한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에 관한 것이라도,<15> 앞서 살펴 보았듯이 피해자 M는 Q을 통하여 피고인 C과 최종 사용처가 T 측임을 전제로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의 공급 물량 및 가격에 관한 논의를 한 점, 이에 위 제품의 공급 물량, 할인율과 공급가격이 결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O 공문에 기재된 최종 사용처가 CA 주식회사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M에게 최종 사용처가 중요하지 않은 요소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피고인들의 적극적인 기망행위

(1)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피해회사들에 최종 사용처가 T 측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여 피해회사들로부터 이 사건 각 제품을 공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T의 IT 혁신팀장 BP은 2019. 11. 8. 피고인 C에게 T 명의의 발주서를 보낸 것을 마지막으로 더는 피고인 C에게 X SSD 제품을 발주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또한 BP은 2019년 말경 피고인 C에게 '성능 테스트 결과, T 측이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을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피해회사들에 위와 같은 상황을 고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T측으로부터 이 사건 각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공급 요청이 있었음을 전제로, 마치 T측이 앞으로도 이 사건 각 제품을 대량 구매할 것처럼 이메일 등을 보냈다. 게다가 피고인들은 실제로는 T 측에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X SSD 제품을 공급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해회사들에 T 측의 사정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하였다.

(나)

피고인 C은 2020. 3. 6. AB에게 T 측으로부터 확답을 받았다면서 5개 모델의 X SSD 제품의 공급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당시 T 측은 N에 위 제품을 발주하지 아니하였고, N로부터 위 제품을 공급받기로 확답한 사실도 없었다.

(다)

피고인 C은 2021. 5. 2. AB에게 '제가 T을 오픈 못 했던 거 정말 죄송하고요. 이게 Q 전부터 있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그거는 뭐 속이고 한 게 아니고 속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기망행위를 인정하는 발언을 하였다.

(2)

피고인들은 X SSD 제품의 경우(이유 무죄 부분 제외), 실제로 T 측의 공급 요청이 있었으나 T 측이 공급받는 것을 보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에 T측이 공급 요청을 재개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피해자 Z로부터 위 제품을 공급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C은 피고인 B과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기간(2020. 1. 22. ~ 2020. 9. 22.) 중에 실제로는 T 측의 공급 요청이 없었음에도, AB과 Q에게 마치T 측의 공급 요청이 있는 것처럼 말하거나, 그러한 취지가 담긴 이메일을 발송하여 피해자 Z로부터 X SSD 제품을 공급받았다. 더구나 피고인들은 피해자 Z로부터 공급받은 X SSD 제품에 관한 대금을 공급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만 지급하면 되었음에도, 그 기간 동안 T 측의 공급 요청을 기다리지 않은 채, 위 제품을 즉시 또는 약 2개월 이내에 해외에 수출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은 2020. 1.경부터는 X SSD 제품을 T 측에 공급하는 것이 아닌 해외에 수출할 의도로 피해자 Z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여 위 제품을 공급받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이득액 앞서 살펴보았듯이, 1 제조사와 총판업체, 채널업체는 최종 사용처의 구매 물량, 대금지급능력, 신용등급, 업력 등에 따라 이 사건 각 제품을 공급할지 여부와 공급가격을 결정하는 점, 2 피해회사들의 입장에서는 최종 사용처가 T 측이 아니라면 제조사 또는 총판업체에게 다시 최종 사용처를 제시하고 협상을 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 3 피해회사들이 공급한 이 사건 각 제품에 관한 대금은 약 70억 원에 달하는데, N의 재무안정성과 현금흐름에 비추어 보면, N는 자력으로 그와 같은 물품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4 피해회사들은 N의 대금지급능력과 신용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으므로, 만약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제품을T 측이 아니라 해외에 수출한다고 고지하였다면, N에 이 사건 각 제품을 공급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5 AB과 Q 모두 이 사건 각 제품의 최종 사용처가 T 측이 아니었다면 N에 이 사건 각 제품을 공급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득액은 이 사건 각 제품에 관한 대금 상당액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나머지 사건들(피고인 B)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들의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기존 거래처에 대한 채무도 변제하지 못하게 되자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사실 및 이에 피고인은 피해회사들에 대한 물품대금 지급 또는 물품공급이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2020. 12.경부터 2023. 3.경까지 장기간에 걸쳐 피해회사들에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여 물품을 공급받거나 물품대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N 및 AD의 재무상태

(1)

N의 자본총계는 2018년 약 5억 6,800만 원에서 2019년에는 4억 원으로 약 30% 감소하였고, 2020년에는 약 4억 3,200만 원으로 소폭 증가하였으나, 자기 자본비율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특히 N의 2020년 자기자본비율은 약 8.5%에 불과하였고, 자산의 약 91.5%를 부채에 의존하였는바, 외부 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상태였다.

(2)

N는 부채비율이 2018년 약 416%, 2019년 약 422%로 지속적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되다가 2020년에는 약 1,082%로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N는 2019년에 비하여 2020년 재고자산이 약 11억 5,000만 원 증가하면서도 매출채권이 약 3억 2,000만 원 감소하는 등 재고누적으로 운전자본이 부족한 상태였다. 피고인 역시 수사기관에서 2020. 1.경부터 재고가 처분되지 않아 N의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였다.

(3)

N는 2018년 유동비율 약 118%, 2019년 유동비율 약 113%, 2020년유동비율 약 114%로 단기지급능력이 여유 있는 편이 아니었고, 그마저도 2020년에 모든 유동자산을 활용한다고 해도 약 37억 원의 단기지급능력이 있었을 뿐이다. 즉 N는 단기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재고가 빠른 시일 내에 소진되지 아니하면 현금 유동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4)

N는 2020. 10. 15.부터 서울 금천구 AH건물 AI호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위 부동산에 관하여, BU은행이 2020. 10. 15. 채권최고액 10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M가 2021. 3. 25. 채권최고액 10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쳤으므로, 피고인이 위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5)

피고

동비율 약 114%로 단기지급능력이 여유 있는 편이 아니었고, 그마저도 2020년에 모든 유동자산을 활용한다고 해도 약 37억 원의 단기지급능력이 있었을 뿐이다. 즉 N는 단기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재고가 빠른 시일 내에 소진되지 아니하면 현금 유동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4)

N는 2020. 10. 15.부터 서울 금천구 AH건물 AI호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위 부동산에 관하여, BU은행이 2020. 10. 15. 채권최고액 10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M가 2021. 3. 25. 채권최고액 10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쳤으므로, 피고인이 위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5)

피고인은 N 외에 AD(現 AK)을 운영하였고, 위 각 회사들의 사업목적은 모두 컴퓨터 주변기기 도매업으로 동일하였다. 게다가 AD은 2019. 3. 15. 설립된 관계로 거래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N의 상호명을 이용하여 거래를 해왔다. 그 과정에서 N의 재무상태가 악화되자, AD은 2020. 7.경부터 4대 보험금 약 770만 원조차 납부하지 못하여 법인계좌가 압류되기도 하였다.

나)

피고인 및 피고인 운영 회사들의 자금 부족 현황

(1)

N는 2020. 1.경 거래처에 물품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워지자, 은행에서 4억 7,000만 원을 대출받거나, 직원들로부터 돈을 차용하여 운영자금 및 물품대금 명목으로 사용하였다(피고인은 2020. 1.경부터 같은 해 11.경까지 C으로부터 2억 원이 넘는 돈을 차용하고, D으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하였다).

(2)

N는 2020. 12. 31. 기준 약 46억 원의 부채가 있었다. N는 2021년에도 M에 대한 채무 약 24억 원, 피해자 E에 대한 채무 약 6억 원, 피해자 AL에 대한 채무 약 7억 원, 피해자 AM에 대한 채무 약 6,000만 원, 피해자 R에 대한 채무 2,596만 원, 피해자 I에 대한 채무 약 6억 원이 존재하였음에도 채무 대부분을 변제하지 못하였다.

(3)

피고인은 2021. 3.경부터 N에서 근무하던 C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기 시작하였고, 그때부터 2022. 9.경까지 임금 및 퇴직금 합계 약 8,8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4)

피고인은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1. 7.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의 피고인 명의 계좌거래내역을 보면, 계좌에 잔액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5)

피고인은 2021. 8.경 N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AX에게 퇴직금 4,344,848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21. 8.경 기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가 부담하고 있는 채무와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채무가 합계 30억 원에 달한다.'고 진술하였다.

(6)

피고인은 2022. 8.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사이에 N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AE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9,500,315원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7)

피고인은 2020. 12.경부터 2023. 3.경까지 피해자 E, AL, R, I, BE, J, BM 등 7개의 회사로부터 합계 27억 7,900만 원가량의 물품을 공급받거나, 피해자 AM, AY으로부터 물품대금 명목으로 합계 4억 5,200만 원가량을 지급받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현재까지도 피해회사들에 대부분의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피해자 AM, AY에 물품을 공급하지도 못하였다.

다)

피고인의 회사 운영 방식 앞서 살펴본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재무 상태와 자금 부족 현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및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들은 자력으로 피해회사들에 물품대금을 지급하거나 물품을 공급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인은 특정거래처로부터 외상으로 물품을 구매한 다음, 그 물품을 판매하여 받은 돈을 위 거래처에 대한 외상대금을 갚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거래처에 대한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하는 등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였다.

(1)

피고인은 2020. 1.경부터 2021. 3.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Z 및 M로부터 공급받은 제품을 해외에 수출한 다음, 해외거래처로부터 송금받은 돈을 위 피해회사들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AF, CF 등 다른 회사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하였다.

(2)

피해자 Z의 AB은 2021. 5. 2. C과 피고인을 만나 물품대금의 지급이늦어지는 것에 대하여 항의하였다. 당시 C이 "저는 뭐냐 하면 돌릴 돈이 없으니까."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그러니까 이제 아이템을 해갖고서는 하는 거야. 왜냐하면 그 여신 기간이 3개월이지만 4개월이 되는 것도 있어요."라고 말하였다. 즉 피고인은 여러 회사로부터 외상으로 공급받은 물품에 관한 대금지급기한이 동일하지 않은 점을 이용하여, 그 물품을 판매한 대금으로 대금지급기한이 선도래하는 회사에 대한 채무를 변제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은 2021. 7. 28. 피해자 AM로부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관한 대금 명목으로 50,911.26달러(58,507,371원)를 받았으나, 그 돈을 피해자 AM를 위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구매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BK' 및 '(주)CG' 등에 송금하였다.

(4)

피고인은 2021. 7. 30. 덴마크에 있는 'CH'라는 회사에 NAS AS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고 위 제품에 관한 대금을 선입금받았다. 이후 피고인은 2021. 9. 3. 피해자 R으로부터 NAS AS 제품을 외상으로 공급받았고, 2021. 10. 18.경 덴마크에 있는 'CH'라는 회사에 위 제품을 수출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 R으로부터 위 제품을 공급받을 당시 이미 CH로부터 받은 물품대금을 다른 회사(피해자 I)에 대한 물품대금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한 상태였다.

(5)

피고인은 2022. 12. 12.부터 2023. 3. 30.까지 사이에 피해자 AY으로부터 물품대금 명목으로 107,421달러(원화 환산액 140,356,279원)를 송금받았다. 그런데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AY으로부터 물품대금을 송금받은 직후 수천만 원을 수표로 발행하거나 현금으로 출금하였을 뿐만 아니라, CI 등 다른 회사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하였다.

(6)

피고인 역시 수사기관에서 "저는 2020. 12.경부터 회사가 어려워 돌려막기 식으로 미수금을 변제했다."라고 진술하여 적어도 2020. 12.경부터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 사실을 자인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 AL이 2020. 12. 7.경 바코드 스캐너 제품을 발주하였을 당시, 그 판매대금을 급한 곳에 먼저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진술하여 처음부터 돌려막기에 관한 인식이 있었던 사실도자인하였다.

라)

기망행위의 내용 피고인은 N, AD의 실제 운영자로서 위 회사들의 재무상태, 영업상황, 대금지급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2020. 1.경부터 돌려막기 방식으로 위 회사들을 운영하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12.경부터 2023. 3.경까지 아래와 같이 피해회사들을 적극적으로 기망하였는바, 그러한 행위를 한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있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1)

피해자 E에 대한 기망행위(2023고합185)

(가)

앞서 『2023고합75』 사건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B2B 거래에서 최종 사용처의 대금지급능력, 신용등급, 업력 등은 제품을 공급할지 여부 및 공급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1. 8. 18.경 AF와 AG로부터 하드디스크 제품을 발주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AE으로 하여금 피해자 E의 영업부장 AJ에게 '하드디스크 제품이 AF를 경유하여 AG로 납품된다.'라고 거짓말을 하도록 하였다. 게다가 피고인은 2021. 8. 20. 및 같은 해 9. 9. 피해자 E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다음, 대금지급기일이 도래하기 전인 같은 해 10. 26. 자신이 운영하는 AD에 위 물품을 판매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피해자 E에 대한 사기 범행에서 피해자 E의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해 적극적으로 기망행위를 하였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2021. 10. 26. AE으로 하여금 피해자 E에 대금지급이 늦어지는 이유가 AG의 결제지연 때문인 것처럼 거짓말하도록 지시하여 자신의 기망행위를 공고히 하였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 E으로부터 하드디스크 제품을 납품받은 2021.8.경에서 같은 해 9.경 당시 이미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와 피고인의 채무 합계액이 약 30억 원에 달하였음에도, 이를 피해자 E에 알리지 않았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 E으로 받은 제품을 해외거래처(CI)에 판매하여받은 돈으로 피해자 E에 물품대금을 지급하려고 하였으나, 위 해외거래처가 물품대금을 지급해주지 않아 피해자 E에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 E으로부터 공급받은 하드디스크 제품 2,376개를 CI에 실제로 수출하였음을 인정할 수출신고필증 등의 자료가 없다. 또한 CI의 발주서에는 제품명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CJ', 'CK', 'CL', 'CM' 등으로, 제품 개수가 합계 1,670개(스피커나USB 등 하드디스크 제품이 아닌 것은 제외)로 각 기재되어 있으나, 위 제품 중 피해자 E이 공급한 제품과 일치하는 제품은 'CM' 184개일 뿐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E으로부터 공급받은 하드디스크 제품을 실제로 CI에 판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은 이미 돌려막기 방식으로 N를 운영하고 있었으므로, CI로부터 물품대금을 받았더라도 이를 피해자 E에 모두 지급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인은 2021. 12. 30.부터 2022. 6. 30.까지 피해자 E에 합계 129,700,000원을 변제하였으나, 이는 위 해외거래처로부터 받은 돈이 아니라 다른 회사로부터 받은 돈으로 지급한 것이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해자 AL(2023고합308), 피해자 R(2023고합331), 피해자 I, 피해자 BE(2023고합567), 피해자 J(2024고합259), 피해자 BM(2024고합691)에 대한 기망행위 (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20. 1.경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들의 재무상태가 악화되자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회사들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더라도, 그 판매대금을 피해회사들외의 다른 회사에 대한 채무변제 명목으로 사용하거나, N 등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회사들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2~3개월 내에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여 물품을 공급받았다.

(나)

피고인은 특히 피해자 J에 대한 사기 범행의 경우, 물품대금 중 3억 5,000만 원을 선지급하고 잔금 167,924,000원만 지급하지 못한 점을 들어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 J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 이미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은 피해자 J로부터 공급받은 물품을 약 1~2개월 후에 다른 회사에 판매하였음에도, 그 판매대금으로 위 피해자에 대한 잔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J에 선급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3)

피해자 AM(2023고합331), 피해자 AY(2023고합530)에 대한 기망행위 (가) 피고인은 피해자 AM에 공급할 하드디스크를 확보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피해자 AM에 마치 물품대금을 받은 날로부터 1~2일 내에 제품을 발송해줄 수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였다. 게다가 피고인은 2021. 7. 28. 피해자 AM로부터 물품대금의 50%를 먼저 지급받은 다음, 이를 위 피해자에게 공급할 물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하는 대신 BK, (주)CG 등의 거래처에 대한 채무변제 명목으로 사용하였다.

(나)

피고인은 2022. 12. 8. 피해자 AY으로부터 컴퓨터 부품 등에 관한 계약금 명목으로 107,421달러를 송금받았는데, 피고인은 계약금을 받은 즉시 이를 수표로 발행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다른 거래처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사정을 피해자 AY에 알리지 아니한 채, 2023. 3.29.까지 계속하여 피해자 AY으로부터 물품공급에 관한 계약금 명목으로 돈을 송금받았다.

마)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회사들에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물품을 공급하지 못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 및 다른 거래처의 물품대금 결제불이행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대법원 2001도202 판결을 관련 법리로 들고 있다. 그러나 1 피고인은 코로나로 인한 경기 악화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N의 재무상태 악화 등으로 인해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 점, 2 피고인은 2020. 1.경부터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다가, 2020. 7.경부터 피해자 Z, M에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기 시작하였음에도, 2020. 12.경부터 2023. 3.경까지 장기간에 걸쳐 피해회사들에 마치 수일에서 수개월 내에 물품대금을 지급하거나 물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한 점, 3 피고인은 다른 거래처의 결제불이행 때문에 피해회사들에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결제불이행의 근거자료는 전혀 제출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피해회사들에 대한 채무불이행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피해회사들로부터 물품대금을 지급받거나 물품을 공급받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아래에서는 원심의 판단을 보충하여 피고인들이 당심에서 강조하는 주장을 중심으로 추가적으로 살핀다.

1)

2023고합75 사건과 관련하여

가)

이 부분 범행기간 중에 실제로는 T 측의 공급 요청이 없었음에도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이 부분 거래 개시 당시부터 Q과 피해자 Z의 대표 AB에게 마치 T측의 확답 등 공급 요청이 있는 것처럼 허위의 언동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M 및 Z로부터 X SSD 제품을 공급받고 이를 곧바로 해외에 수출한 사실이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당심에서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으므로, 이와 다른 사실관계를 전제로 기망행위, 편취의 고의 및 인과관계를 부인하는 등의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 C이 지적하는 대법원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02도5265 판결, 대법원 2015도1809 판결은 모두 금전소비대차 또는 물품공급에 있어 거래시점에는 그 차용금 내지 물품대금에 대한 변제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이후의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불이행 결과가 발생한 사안에 관한 것으로, 위와 같이 이 부분 피해회사들이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특정 주요 거래조건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기망행위를 한 이 사건과 사실관계를 달리 하므로,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이 부분 피해회사들이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기 위한 판단의 중요한 기초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기망을 하였는바, 이러한 피고인들의 기망행위의 경위, 내용, 방법 및 정도 등에 비추어 이를 일반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라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 C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피고인 C은 이 부분 원심판단에 대법원 83도1447 판결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나, 위 대법원 판결은 피고인이 매도대상의 가치 및 수익성에 관하여 일반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을 정도를 넘어 허위로 과장하여 고지함으로써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본 사안이므로, 위 판결이 위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이 부분 범행으로 인한 피고인들의 이득액 산정과 관련하여 피고인 C이 원심판단의 법리오해를 주장하며 그 근거로 드는 대법원 2015도18399 판결, 대법원 2005도7288 판결, 대법원 2016도1104 판결은 모두 피해자의 처분행위 내용이나 편취대상물 등에 있어 이 사건과 사실관계를 달리 하는 사안에 관한 것이므로, 위 판결들 역시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2)

나머지 사건들과 관련하여(피고인 B)

가)

피고인은 항소이유로 대법원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15도18555 판결, 대법원 2016도18432 판결, 대법원 2018도13696 판결, 대법원 2022도16422 판결 등을 들어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회사들과 물품 매도·매수 거래를 할 당시 대금 지급 내지 물품 공급의 의사 및 능력과 관련하여 채무불이행의 결과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N, AD(변경 후 상호 AK)의 재무상태 내지 피고인의 신용상태 등에 관하여 실제와 다른 허위의 내용 내지 이를 전제·내포한 내용을 피해회사들에 고지·약속하는 방법으로 기망한 경우이고, 당심에 이르러 제출한 '피고인 운영 회사의 수출입내역'만으로 위와 달리 보기 부족하며, 설령 피고인이 위 거래 당시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당시의 위 회사들의 재무구조 및 영업상태 내지 피고인의 신용상태 및 피해회사들로부터 교부받은 물품 내지 대금의 실제 사용처 등에 비추어 그러한 사정이 피고인의 편취의 고의를 인정함에 방해가 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에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모두 위와 다른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주장에 불과하여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한편 피고인은 이와 관련하여, 특히 피해자 BM에 대한 사기의 점(2024고합691 사건)의 경우, 위 피해회사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후 대금지급이 어렵게 되어 위 피해회사에 물품의 회수를 제안하였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심판결에 이러한 사정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이 누락되었다고 주장한다. 원심은 피고인의 편취의 고의를 인정하면서 상세히 이유를 설시하여 충분히 논증하였고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나 피고인이 강조하여 주장하므로 당심에서 이에 관하여 이유를 보충한다. 살피건대,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은 그 자체로 위 피해회사의 재물교부에 따른 사기죄 성립 이후의 사정에 불과할 뿐 아니라,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 1 위 피해회사의 대표 K은 수사기관에서, '2022. 3.경 피고인이 운영하던 AK에 제품을 공급한 후 대금을 주지 않아 피고인에게 연락하니 피고인은 다른 거래업체에 판매하였는데 자신도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기다리라고 하였다. 애초 거래 당시 피고인이 저에게 자신의 거래 업체로부터 대금을 받아 결제한다고 사전에 알린 사실이 없다. 그런 경우에는 결제를 받지 못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발주서에 기재를 하는데, 피고인은 발주서에 그러한 기재 없이 결제 기한이 익월 말로 명시하였을 뿐이다. 또한 피고인은 다른 거래업체로부터의 지급확인서 등을 제시하지도 않은 채 막연히 기다리라고만 하였다. 2022. 10.경 위 피고인 회사를 찾아가보니 이미 퇴실한 상태였고 당시 사무실에는 여러 업체로부터 온 내용증명 우편물들이 있었으며 2023. 2.경 피고인이 연락두절되어 이후 고소하였다. 피고인이 반품 이야기를 하기는 했으나, 제가 대금 지급을 독촉한 이후에 꺼낸 말일 뿐 아니라 피고인이 사무실에서 퇴실하면서 저에게 물품을 반납하겠다고 연락한 사실도 없고 피고인이 실제로 거래업체로부터 반품을 받은 상황이었는지 확인이 되지 않아 피고인의 말은 믿기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2024고합691 사건의 증거순번 18번), 2 2022. 3.경부터 2023. 11.경까지 피고인과 K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도 피고인은 지속적으로 여러 핑계를 대며 대금지급기한의 연기를 요청하였을 뿐 반품에 관하여 구체적인 제안을 하거나 논의한 내용은 발견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K이 2023. 2. 3. 피고인에게 "의도적으로 저를 속인게 아니면 이렇게 계속 연락을 받지 않고 문자만 보내는 거는 아니라고 봅니다. (중략) 출고한 제품은 현재 어떻게 되었는지? 납품업체 어디인지? 등등... 내용 확인을 주셔야 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같은 달 7.경 "제가 어떻게든 해드릴께요. 시간을 주십시오. 제가 작년말부터 다 무너져서 다시 하고 있으니 시간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뿐 K의 위와 같은 출고제품의 행방을 묻는 질문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던 점(2024고합691 사건의 증거순번 8번), 3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위 피해회사로부터 공급받은 물건을 다른 업체에 매도하였는데 그 매도대금 중 일부는 다른 거래업체에 기존 대금채무를 변제하는 데에 사용하였고, 어느 업체에 판매하였는지, 대금을 얼마 받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며 자료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2024고합691 사건의 증거순번 11, 17번)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불리한 정상과 유리한 정상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피고인들과 검사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사유는 대부분 원심에서 이미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관하여 새롭게 참작할 만한 특별한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건강, 성행 및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양형 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과 검사가 각각 항소이유로 강조하는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위와 같은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다만, 원심판결서 제22면 제12, 13행의 각 'AX' 부분은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삭제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이재권(재판장) 박주영 송미경 각주1) 이하 원심이 사용한 약칭을 그대로 따른다. 각주2) 검사의 각 항소장에 항소범위가 "전부(양형부당)"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각 항소장 및 항소이유서에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개진하고 있을 뿐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아무런 항소이유를 개진하고 있지 않은 점에 비추어 위 기재 중 "전부"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의 전부"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고, 검사는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음을 명확히 하였다. 각주3) 이하 제목에 기재된 피고인의 이름은 그 항 내에서는 생략하고 '피고인'이라고만 지칭한다. 각주4)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가 2023고합75, 2023고합185, 2023고합308 각사건 및 2023고합567 중I 사건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것이고 2023고합331, 2023고합530, 2023고합567 중 BE 사건, 2024고합2592024고합691 각 사건은 사기의 점에 관한 것이며, 나 2023고합488 사건 및 2024고합32 사건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것이다. 그 중 피고인 B은 가 사건 중 원심판결 유죄 부분(원심판결 무죄 부분은 2023고합75 사건 중 일부이다)에 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다투고 있다(항소이유서에 기재된 문언에 부분별 일부¦ 각주5)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취지에 비추어 가 사건 전부에 대하여 다투는 것으로 선해한다). 한편 법정 제출기한 도과 이후에 제출된 2025. 10. 1.자 변론요지서 등에 기재된 주장 역시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한도 내에서 함께 살핀다. 각주6) 2022. 1. 10. AK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각주7) 원심은 T과 T의 계열사인 (주)W를 합하여 'T 측'으로 약칭하였다. 각주8) 피고인 C은 2023고합75 사건으로만 기소되었다. 각주9) 원심은 X SSD 제품과 O 네트워크 스위치 제품을 합하여 '이 사건 각 제품'으로 약칭하였다. 각주10) 아래 원심판단의 내용은 당심에서 원심 설시 이유 중 일부 부적절한 부분을 정정하거나(해당 부분에 각주로 표시하였다) 요약 차원에서 이해의 편의를 위하여 순서를 일부 조정하는 등으로 편집하였다. 각주11)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메일 내용 외에, "2023. 8. 28.자 피해자 대리인 의견서 참고자료 7"의 이메일 내용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추인하게 하는 판시 사정도 인정하였다(원심판결서 제32면 제6행 내지 제11행 부분). 직권으로 살피건대, 법원은 피해자 등의 신청이 있는 때에 그 피해자 등을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1항), 피해자 등을 신문하는 경우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2항). 나아가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 등의 신청에 따라 피해자 등을 공판기일에 출석하게 하여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2항에 정한 사항으로서 범죄사실의 인정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에 관하여 증인신문에 의하지 아니하고 의견을 진술하거나 의견진술에 갈음하여 의견을 기재한 서면을 제출하게 할 수 있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10 제1항 및 제134조의11 제1항). 다만 위 각 조항에 따른 진술과 서면은 범죄사실의 인정을 위한 증거로 할 수 없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 각주12) 여러 개의 제품을 묶어서 배송용 골판지 박스(카톤 박스)에 담아 대량(벌크)으로 출고한다는 의미이다. 각주13) W의 X SSD 제품에 관한 수요예측이라는 의미이다. 각주14)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메일 내용 외에, "2023. 11. 6.자 P의 사실조회회신"의 이메일 내용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추인하게 하는 판시 사정도 인정하였다(원심판결서 제33면 제15행 내지 제17행 부분). 직권으로 살피건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무죄에 관한 자료로 제출한 서증 가운데 도리어 유죄임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있다 하여도, 법원은 상대방의 원용(동의)이 없는 한 그 서류의 진정성립 여부 등을 조사하고 아울러 그 서류에 대한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의견과 변명의 기회를 준 다음이 아니면 그 서증을 유죄인정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9319 판결 등 참조),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이 위 사실조회회신결과에 기재된 메일 내용의 진정성립 여부 등을 조사하고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 위 서류에 대한 의견과 변명의 기회를 주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이를 유죄인정의 증거로 삼은 조치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 다만,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나머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당심에서 위 부분을 바로잡아 해당 판시 사정을 제외하고 사실인정한다. 각주15) Q은 원심 법정에서 'B2B 거래에서 최종 사용처의 규모와 신용도에 따라 납품 여부와 단가가 달라진다. 왜냐하면 채권에 대한 상환능력이 있는 고객일수록 돈을 떼일 확률이 없기 때문에 그런 고객일수록 저희가 더 많은 물량을 싸게 공급해서 많은 매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진술하였다(Q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10쪽).¦ 각주16) Q은 원심 법정에서 'O 공문에 기재된 최종 고객 중 한국공항공사에 관한 부분은 피고인들과 관련이 없고, CA 주식회사에 관한 부분은 피고인들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 O의 담당자인 BZ는 저에게 최초에 프로젝트 할인¦ 각주17) (DC)을 할 때 T이 O의 고객사로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자기가 임의로 최종 고객을 CA로 입력하여 할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제가 BZ에게 T이 R의 1차 벤더라고 설명을 하였기 때문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Q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30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