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법리오해, 심리미진, 양형부당
녹음파일(3)<1>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심 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즉, 원심은 녹음파일(3)의 원본이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피해자등의 진술만으로 원본과의 동일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1 피고인에게 편집또는 조작된 부분을 특정할 책임을 부여하고 이를 동일성 인정의 근거로 판단한 점, 2 녹음파일(3)의 저장일시가 원본 파일의 추정되는 저장일시와 다른 점을 과소평가한 점, 3 원본이 사라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에 석연치 않은 사정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잘못이다.
이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 및 D의 행동 경위, 피해자의 원심법정에서의 증언내용 및 이 사건 이후 피해자 측이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한 점 등에 비추어보면, 원심이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것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불이 켜지고 문이 열려 있던 피해자의 방문 앞에서 피해자로부터 승낙 취지의 답변을 듣고 피해자의 방에 들어가 그 입구 부분에서 피해자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을 뿐이다. 이러한 사건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가 주거침입과 준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당시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고 할 수 있고, 나아가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다고도 할 수 없다.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원심의 형(징역 1년 4개월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
원심 판단의 요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따르면, 검사가 제출한 이 사건 녹음파일들<2>의 원본 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다.
단순히 원본파일이 삭제되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곧 원본 동일성이 증명될 수 없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7461 판결 등 참조). 피해자는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직후 피고인과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하여 이를 피해자의 남자친구인 D에게 전송하였고, 이는 녹음파일(1) 내지 (3)의 내용과 동일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D은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직후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녹음을 하였는데 이는 녹음파일(4)의 내용과 동일하고, 피해자로부터 위 녹음파일(1) 내지 (3)을 전송받아 녹음파일(4)와 함께 휴대전화에서 컴퓨터로 옮긴 후 위 녹음파일들을 USB에 저장하여 변호사와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와 D이 2019. 10. 18.경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용도 위 각 진술 내용에 부합한다. 이러한 이 사건 녹음파일들의 작성자인 피해자와 D의 각 진술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녹음파일들은 원본으로부터 그대로 복사되어 수사기관에 제출된 것으로 보인다.
녹음파일 및 영상 CD(증거목록 순번 5번)에는 이 사건 녹음파일들뿐만 아니라 D이 공항에서 피고인을 촬영한 동영상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사건 영상에 관하여 조작여부 등을 감정한 대검 영상분석실은 D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던 원본과 파일정보 및 파일 구조 형태가 동일하고,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인위적인 조작에 대한 특이 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로 감정결과를 회신하였다. 이 사건 녹음파일들과 이 사건 영상을 함께 본인의 휴대전화에서 컴퓨터로 옮긴후 USB에 저장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는 D의 진술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녹음파일들도 이 사건 영상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편집 또는 조작 없이 그대로 복사된 후에 제출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 녹음파일들의 내용을 보더라도 대화의 시작과끝을 담고 있지 않아 원본 파일이 편집 또는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피해자나 D이 대화 또는 통화를 시작하면서부터 곧바로 녹음을 시작하여 대화 또는 통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녹음을 종료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검사에게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의 원본 동일성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녹음이 언제부터 시작되어 종료되었는지까지를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1 녹음파일(1), (2)의 경우 녹음된 내용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짧은 분량인 점, 2 녹음파일(3)의 경우 피해자가 휴대전화 동영상 촬영기능을 이용하여 녹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모습 등 아무런 형상도 촬영되지 않았는바, 이를 같은 시점에 이루어진 녹음파일(1), (2)의 상태와 함께 살펴보면, 피해자는 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의 방해 등으로 인해 처음부터 피고인과의 대화를 녹음하지 못하다가 대화 도중에 피고인 몰래 녹음을 시작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3 녹음파일(4)의 경우 D이 피고인에게 응답할 것을 촉구하며 일방적으로 화를 내는 내용만 담겨 있을 뿐 피고인과 대화하는 내용이 전혀 담겨있지 않은 점, 4 피고인이 이 사건 녹음파일들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편집 또는 조작되었는지를 전혀 특정하여 주장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녹음파일들이 대화의 시작과 끝을 인위적으로 삭제하는 방법으로 원본 파일을 편집 또는 조작하여 제작된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은 녹음파일(3)에 관하여, 이 사건 직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경위에 관하여 해명 또는 설명을 하였던 내용이 의도적으로 삭제되었다고도 주장한다.그러나 당시 약 6분 39초 동안 이루어진 피해자와 피고인의 대화중에 피고인의 해명 또는 설명이라고 볼만한 내용이나 이를 시사하는 내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이 사건으로 인해 화가 난 D이 약 3분 8초 동안이나 피고인에게 전화를 받을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D과의 통화를 회피하면서 아무런 해명 또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녹음파일(4) 참조]. 이러한 사정에 의하면 당시 이 사건 경위에 관하여 해명 또는 설명을 하였는데 이 부분이 의도적으로 삭제되었다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 기 어렵다.
피고인은, 녹음파일(4)를 제외한 녹음파일(1) 내지 (3)의 경우 파일의 저장시간이 녹음 일시와 다르다는 이유를 내세워 원본 동일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녹음파일 자체가 편집 또는 조작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피해자로부터 D에게 전송된 녹음파일들이 다시 D에 의하여 컴퓨터로 옮겨진 후 USB와 CD에 저장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위와 같이 파일의 저장시간이 불일치하는 것은 녹음파일을 복사, 전송하고 다시 저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 현상으로 보인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은 그 성질상 작성자나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녹음자의 의도나 특정한 기술에 의하여 내용이 편집·조작될 위험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대화 내용을 직접 녹음한 원본이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 하고, 그러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사인이 복사한 녹음파일 사본을 증거로 제출한 경우 그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한 사본이라는 점은 해시(Hash)값 비교 등 원본과 사본의 직접 비교를 통해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원본 제출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하여 원본과 사본을 직접 비교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이 녹음파일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녹음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수사 및 공판 심리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본의 원본 동일성 증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도1097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5. 2. 27. 선고 2022도186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대화 내용을 녹음한 음성 파일 뿐만 아니라 동영상 파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이러한 원본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녹음파일(3)의 원본 제출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는 원심법정에서 당시에 촬영한<3> 원본 녹음파일이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지 않고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결과에서도 녹음파일(3)의 원본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4>. 검사는 원심에서, 사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디지털증거(녹음파일)의 경우 수사기관에서 최초 해당 증거를 발견하였을 때의 저장매체에 저장된 그 증거가 원본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위 가)항에서 살펴본 법리에 따르면 '원본'은 사인이 대화 내용을 직접 녹음한 파일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앞서 관련 법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원으로서는 녹음파일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녹음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수사 및 공판 심리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본의 원본 동일성 증명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해자는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직후 피고인과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하여 이를 피해자의 남자친구인 D에게 전송하였고, 이는 녹음파일(3)의 내용과 동일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D은 원심법정에서 피해자로부터 녹음파일(3)을 전송받아 다른 파일들과 함께 휴대전화에서 컴퓨터로 옮긴 후 이를 다시 USB에 저장하여 변호사와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와 D은 또한 그 과정에서 녹음파일의 앞뒤를 자르거나 편집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2 피해자와 D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내역에 따르면, 피해자가 2019. 10. 18.21:18경 D에게 파일을 전송하고[피해자는 이것이 녹음파일(3)이라고 진술하였다. 다만, 카카오톡 대화내역 상 파일에 대한 정보가 삭제되어 이를 바로 확인할 수는 없다], 이를 받은 D이 '됐어 이거 결정적증거야.'라는 취지로 답변한 사실을확인할 수 있다. 3 피해자가 CD로 제출한 이 사건 녹음파일들과 이 사건 영상의 미디어 작성 날짜(내부 메타 정보), 만든 날짜 및 수정한 날짜(파일시스템 메타 정보)는 아래와 같다. 4 원심에서 녹음파일(3)의 위·변조 여부 또는 편집 여부에 대한 감정을 촉탁하였는바, 동영상이 아닌 녹음 파일인 관계로 영상 관련 위·변조 여부에 대한 분석이 어렵다는 회신이 있었고(2022. 7. 18. 감정결과회보서), 또한 음성감정은 녹음자료를 감정의 대상으로 하기에 동영상자료의 편집여부는 음성감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유로감정의뢰가 반송되거나(2023. 12. 28. 감정의뢰 반송 통보),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전송된 파일로 원본성이 보장되지 않고 원본촬영기기나 비교영상이 없어 위·변조 여부에 대한 분석이 어렵다는 이유로 감정의뢰가 반송되었다(2024. 3. 5. 영상감정 반송 통보). 한편, 이 사건 영상(공항영상)의 조작여부에 관해서는 D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던 원본과 파일 정보 및 파일 구조 형태가 동일하고,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인위적인 조작에 대한 특이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로 감정결과가 회신되었다(2022. 7. 18. 감정결과회보서). 5 당심에서의 감정촉탁에 대하여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회신하였다. ᄀ 원본 파일이 없어 원본 파일과의 내용상 동일성 판단은 불가능하다. ᄂ 다만, 미디어파일에 대한 파일시스템상 메타데이터 시간정보와 미디어파일 내부 메타 시간정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는 파일 내용상의 동일성을 부정할 수 없다. ᄃ 카카오톡 등과 같은 메신저앱을 이용한 동영상 파일 전송시 미디어 작성 날짜에 참조되는 내부 메타정보 중 시간정보가 삭제될 수 있다. ᄅ 내용을 대조할 수 있는 원본 파일이 없어 녹음파일의 인위적 조작 및 편집 여부 감정은 불가능하다. 6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녹음파일(1), (2)의 경우 녹음된 내용이 거의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짧은 분량이고, 녹음파일(3)의 경우 피해자가 휴대전화 동영상 촬영기능을 이용하여 녹음하였음에도 피고인의 모습 등이 촬영되지 아니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녹음파일(3)의 생성, 전송 및 제출 등에 관여한 피해자 및 D이 일관하여 그 과정에서 인위적인 편집을 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2 피해자가 2019. 10.18. 21:19경 D에게 녹음파일(3)을 카카오톡으로 전송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D이 이를 결정적 증거라고 답변한 점에 비추어 위 전송된 파일의 내용 중 피고인이 이 사건 경위에 관하여 설명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아니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피고인은 사건 직후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해를 풀기 위하여 상황을 설명하였는바 원본파일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것임에도 피해자 측이 그러한 부분을 삭제하고 녹음파일(1) 내지 (3)을 제출하였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하였다], 3 녹음파일(1) 내지 (3)의 상태, 분량 등에 비추어보면 피해자가 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의 방해 등으로 인하여 처음부터 피고인과의 대화를 녹음하지 못하다가 대화 도중에 피고인 몰래 녹음을 시작한 것 으로 볼 수 있는 점, 4 원본과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 사건 영상(공항영상)과 녹음파일(3)의 파일시스템 메타 정보상 만든 날짜와 수정한 날짜가 거의 동일한바, D이 위 파일들을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컴퓨터로 옮긴 후 다시 USB 또는 CD로 저장하는 과정에서 위 시간 정보가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녹음파일(3)의 미디어 작성 날짜가 공란이고 파일시스템 메타 정보상 수정한 날짜가 2019. 10. 18.경이 아니라는 사정만으로 위 파일이 변경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5 나아가 녹음파일(3)의 미디어 작성 날짜가 공란인 것은 위 파일이 카카오톡으로 전송되었기 때문인데, D이 피해자로부터 원본파일을 전송받아 편집 등의 과정을 거쳐 녹음파일(3)을 생성하였다면 그 파일에 새롭게 미디어 작성 날짜가 생성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내용대조 등을 통한 편집 또는 위·변조 여부에 대한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녹음파일(3)의 원본 동일성이 증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주거침입 및 준강제추행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 판단의 요지
주거침입의 점에 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주거(방실)침입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지내던 숙소는 거실을 공유하고 있었으나 거실의 좌우로 피고인과 피해자의 방이 각각 따로 떨어져 있었고, 각 방에는 별개의 화장실이 딸려 있었으며 방문에는 안에서 잠글 수 있는 잠금장치가 있었다. 즉, 피고인과 피해자는 각자 본인의 방을 개별적으로 관리 및 지배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에 아무런 승낙 없이 들어갔다면 이는 피해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사실상의 평온 상태를 해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더욱이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방문을 잠그고 잠을 잤다고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해서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별다른 허락 없이 잠겨 있던 방문을 열고 들어간 이상 이는 침입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침입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하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전제로 판단한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방에 들어가는 것에 관하여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에 들어간 시간은 자정이 넘은 무렵으로서 피해자는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 방에서 잠들어 있었다. 사회통념상 여성인 피해자가 야간에 혼자 잠들어 있던 상황에서 남성이자 직장 상사인 피고인이 아무런 제한 없이 본인의 방에 들어오는 것에 관하여 피해자가 미리 승낙하였다거나 묵시적으로나마 승낙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중국 출장을 갈 때마다 술자리가 끝난 후 숙소에서 피해자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던 관행이 있었으므로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에 들어간 시간이나 당시 피해자의 옷차림 등을 고려하면 혼자 방에서 자던 피해자로서는 남성인 피고인이 야간에 본인의 방에 들어와서 업무보고를 요청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관행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당시 살짝 열린 피해자의 방문 틈으로 빛이 새어나왔고, 밖에서 피해자의 이름을 불렀더니 '네'라는 대답이 들려서 피해자의 방에 들어갔는데, 피해자가윗옷을 그대로 입고 자고 있었다고도 주장한다.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밖에서 본인의 이름을 부르는 데에 대답을 한 것만으로 곧 피해자가 자기 방안으로 피고인이 갑자기 들어오는 것에 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승낙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의 방문을 노크하거나 피해자에게 방에 들어가도 되냐는 허락을 구하지 않고서 곧바로 피해자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으므로, 그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 태양 자체도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침해한 것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피해자도 원심법정에서 '제가 술에 취하였는지 확인을 하려면 문만두드렸으면 되었을 텐데, 왜 제 방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준강제추행의 점에 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피해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의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준강제추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의 옆에 누워 발기되어 있던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에 비볐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피해 진술은 일관될 뿐만 아니라 당시 피해자가 숙소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한 행동, 피해자가 잠에서 깬 직후 목격한 피고인의 행동과 신체부위 및 그에 대한 피해자의 느낌과 반응, 범행 직후 피고인의 구체적 언동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세부적이고 비정형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여러 차례 피해사실을 진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대체로 구분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그 진술 내용에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은 없으며, 원심법정에서의 증인신문 당시 확인한 피해자의 진술 모습과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에서도 피해자가 거짓말을 한다거나 특별히 피해사실을 왜곡하여 진술한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달리 원심법정에서 당시 숙소 구조와 피해자 방의 침대 개수 등에 관하여 그 진술을 변경하였으므로, 피해자의 피해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당시 숙소 구조와 방의 침대 개수에 관하여 "숙소자는 방이 오른쪽이 제 방이고 왼쪽이 대표가 쓰는 방이고, 중간에 거실이 있었습니다.", "제 방에 싱글 침대 2개가 있었는데 그 중에 문 쪽에 있는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고 진술하면서 당시 숙소와 방 내부 구조도를 직접 그리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42, 46, 58면). 피해자는 원심법정에서는 당시 숙소 구조에 관하여 "문을 들어가게 되면 왼쪽이 제 방이고, 오른쪽이 피고인 방이었습니다."라고 하여 공동 거실이 있고, 방 2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6면), 당시 방에 침대가 2개 있었음을 전제로 "문 쪽으로 있는 침대 안쪽으로 누웠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가(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22면), 여러 차례 비슷한 질문을 받자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피해자의 방에 침대가 1개 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46, 47면). 이러한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내용을 비교해 보면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당시 숙소의 구조와 피해자의 방에 있던 침대의 개수와 관련하여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변경된 점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 변경은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을 당한 후 약 한 달이 지나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때에는 당시 숙소 구조와 방의 침대 개수에 관하여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으나, 그로부터 약 4년 9개월이 지나 원심법정에서 진술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그 기억이 흐려진 탓이라고 볼 수 있는 점, 피해자는 여전히 당시 숙소의 전체적 구조나 누워있던 침대의 위치와 자세 등에 관하여는 비교적 명확하게 기억하여 진술하고 있는 점, 위와 같이 변경된 일부 진술 내용은 이 사건 범행의 주요 사실이라기보다는 지엽적인 사실이고 야간에 자던 중에 범행 피해를 당하여 충격을 받았을 피해자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을 부분인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위와 같이 이 부분 진술이 변경된 것만으로는 피해자의 주요 피해 진술의 전체적인 취지 및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변호인과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 및 변호인은, 당시 상황이 급박했기에 피해자가 그 짧은 순간에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했다는 진술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고, 이 사건 직후 피해자가 도망가거나 얼어붙지 않고 피고인의 바지를 붙잡거나 휴대폰의 불을 켜 피고인의신원을 확인한 것은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 행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지능이나 성정, 사회적 지위와 가해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처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인지 여부는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상황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통상의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반응을 상정해 두고 이러한 통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섣불리 경험칙에 어긋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당시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본인의 엉덩이에 딱딱한 것이 닿는 것을 느끼고 잠에서 깬 피해자로서는 잠에서 깨자마자 자신의 엉덩이에 닿은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하려고 했을 것이 당연하므로 그 과정에서 비록 짧은 순간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범행 시간은 야간이고 이 사건 범행장소는 피해자의 방 안이므로 피해자로서는 달리 도망갈 데가 없어 저항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이전에도 피고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고 D도 동일한 취지로 진술한 점, 피해자는 외국인으로서 성장환경과 문화가 한국과 다른 점 등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을 당한 직후 도망가거나 두려움에 떨지 않고 피고인에 대하여 저항한 것을 두고 경험칙에 어긋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변호인과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운영하던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피고인과 함께 중국으로 출장을 가서 같은 숙소에 묵을 정도로 원만한 관계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전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신체접촉을 지적한 것을 제외하면 피고인과 별다른 갈등이나 마찰이 있었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꾸며내어 진술할 동기는 없다고 보이고, 달리 피해자가 성적 불쾌감이나 형사처벌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피고인을 무고할만한 사정이나 동기도 찾을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몰아내려는 회사분위기에 휩쓸려 피고인을 고소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이전에는 피해자가 피고인과 원만하게 잘 지내고 있었고 피고인을 도와 중국 사업을 성공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갑자기 회사 경영분쟁에 개입하여 피고인을 몰아내기 위하여 허위로 이 사건 범행을 고소하였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대항하자 도망을 갔다가 얼마 지난 후 피해자의 방에 다시 찾아가 사과하였다. 피고인은 2019. 10. 18. 4:43경 피해자의 남자친구인 D에게 "한국 들어가서 직접 찾아뵙고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사과드리겠습니다. 부디 직접 찾아뵙고 한번만이라도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한국으로 귀국하자 공항에서 D을 만나서는 무릎을 꿇기까지 하며 다시 사과를 하였다. 이러한 이 사건 영상 등의 내용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변호인은 당시 피고인이 자고 있던 피해자를 깨워 놀라게 하였고 피해자가 속옷 차림으로 있는 것을 본 것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피해자와 그 남자친구인 D에게 사과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영상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피고인의 언동과 태도를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남자친구에게 거듭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 용서해달라고 빌기만 할뿐 이 사건 경위에 관하여 별다른 설명을 하거나 억울함을 표시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부분 변호인과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제1심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그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다른 증거들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 이에 비하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에 대한 항소심의 신빙성 유무 판단은 원칙적으로 증인신문조서를 포함한 기록만을 그 자료로 삼게 되므로, 진술의 신빙성 유무 판단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진술 당시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을 그 평가에 반영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도2461 판결,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대법원 2019. 7.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등 참조).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해자의 피해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은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원심은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은 없으며, 원심법정에서의 증인신문 당시 확인한 피해자의 진술 모습과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에서 피해자가 거짓말을 한다거나 특별히 피해사실을 왜곡하여 진술한다는 등의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은 원심에서의 피해자 증인신문 당시 피해자가 검사 또는 재판장의 신문에 대하여 수차례 엉뚱한 답변을 하여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심이 피해자가 증인신문 과정에서 경험칙에 맞지 않는 답변을 하였다고 판단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지적하는 사정들, 즉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을 잡았는지 또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잡았는지 여부, 침대에서 뛰어내린 사람이 피고인인지 또는 피해자인지 여부 등에 대한 피해자의 답변(피해자가 피고인을 잡았고, 피고인이 침대에서 뛰어내렸다는 취지)이 아래 (2)항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그 자체로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장에 따를 때 피해자가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범인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손으로는 범인의 바지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들어 범인을 비추려고 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그와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깜짝 놀랐을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의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볼 수 없고, 피해자가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하였다는 진술 또한 경험칙상 납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지능이나 성정, 사회적 지위와 가해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처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피해자가 당시 본인의 엉덩이에 딱딱한 것이 닿는 것을 느끼고 뒤에 누가 누워 있는 것 같아 잠을 깼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깜짝 놀란 나머지 침대에서 뛰쳐나가 몸을 숨기는 것만이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할 수는 없다. 피해자가 위와 같은 느낌을 확인하기 위하여 그 쪽으로 손을 뻗어 피고인의 바지를 붙잡고 다른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어 비추려고 한 것이 경험칙에 어긋난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당시 피해자의 행동, 경위에 비추어 비록 짧은 순간이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는 누가 옆에 누워있는 느낌이 들어 일어나 앉아 쳐다보는 와중에 피고인의 발기된 성기를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증거기록 제42,46면), 원심법정에서는 피해자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면서 피고인의 바지를 잡았는데 피고인이 뒤로 떨어져서 바지를 입고 올리고 나서 도망쳤고 피고인이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순간에 성기를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여<5> 성기를 목격한 시점과 경위에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차이나는 부분은 순간적인 상황에서의 세부적인 사항에 해당하여 피해자가 기억을 더
. 또한,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당시 피해자의 행동, 경위에 비추어 비록 짧은 순간이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는 누가 옆에 누워있는 느낌이 들어 일어나 앉아 쳐다보는 와중에 피고인의 발기된 성기를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증거기록 제42,46면), 원심법정에서는 피해자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면서 피고인의 바지를 잡았는데 피고인이 뒤로 떨어져서 바지를 입고 올리고 나서 도망쳤고 피고인이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순간에 성기를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여<5> 성기를 목격한 시점과 경위에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차이나는 부분은 순간적인 상황에서의 세부적인 사항에 해당하여 피해자가 기억을 더듬어 진술하는 과정에서 다소 다르게 진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로써 피해자의 주요 피해 진술의 전체적인 취지 및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유가 되지는 아니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당시 이 사건 방실 내의 화장실에 불을 켜두었고 마당 쪽 가로등의 불빛도 있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진술한 바와 같은 당시의 상황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기를 목격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6>. (3) 또한,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을 비교할 때 숙소의 구조, 피해자의 방에 있던 침대의 개수, 피해자의 하의 복장 등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변경된 점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바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지엽적인 부분에서 다소 변경된 부분이 있으나, 당시 숙소의 전체 구조나 누워있던 침대의 위치 및 자세, 피해자가 접촉을 느꼈던 신체 부위와 촉감 등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와 같은 부분들의 진술이 변경된 것만으로는 피해자의 주요 피해 진술의 전체적인 취지 및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 지위에서 몰아내기 위해서 허위로 이 사건 범행을 고소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은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과 피고인 측 증인인 M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1 M은 수사기관에 제출한 사실확인서(증거기록 제278쪽) 및 원심법정에서 2020. 7. 2.경 피해자, N, O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N이 "중국에 출장 갔을 때 성추행그런 상황을 준비를 해서 피고인을 꼼짝 못하게 각본을 짜서 준비를 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피해자도 이에 동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면, 중국 측 바이어와의 회식 도중 20:00경 피고인이 먼저 숙소로 들어가고 피해자는 22:00경 숙소로 돌아왔으며, 피해자가 피고인을 깨우거나 하는 일 없이 자신의 방에서 잠을 자던 중 피고인이 잠에서 깨어 피해자의 방으로 가서 이 사건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볼 때,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추행의 범행을 유도하거나 그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기 위하여 어떠한 작전을 수행하거나 실행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 M은 또한 원심법정에서 O이 2020. 3.~4.경 N에게 피고인이 문 앞에서 손이 닿는 거리에서 피해자를 흔들어 깨웠을 뿐이라고 주장한다는 이야기를 전달하였고, 이에 N이 '이 사건 방실의 침대를 손이 닿지 않는 거리에 옮기고 사진을 찍어 증거로 제출하면 피고인이 허위진술한 것으로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 변호사가 2019. 11.경 제출한 숙소사진이 그와 같이 침대를옮겨서 촬영한 사진으로 보이지는 아니하고(피고인의 변호인이 원심 피고인신문 시 제출한 숙소 홈페이지 사진과 비교해 볼 때, 침대 위치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달리 피해자가 이후 조작한 사진 등을 제출한 바도 없다. 3 그 밖에 M의 주요한 진술 내용은 '피해자가 이 사건 이후 2019. 10. 26.경 자신을 찾아와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 자금을 횡령하였다면서 피해자 자신은 중국출장에서 있었던 일로 성추행으로 고소하겠으니 M은 사기, 횡령, 배임 등으로 피고인을 고소하자고 제안하였다.'는 것이고, 피고인 측 증인인 P의 이 법원에서의 진술은 'N 으로부터 2020. 11. 3.경 피고인을 대표이사 직에서 쫓아내고 증인에게 대표이사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으며, 그 때 N으로부터 이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최소 징역 5년은 살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각 진술 내용은 피해자 등이 피고인의 범행을 계기로 피고인을 대표이사 지위에서 물러나게끔 하자고 제안하였다는 취지이다. 피해자는 해외 출장지에서 자고 있는 자신에게 원하지 않는 성적 접촉을 한 피고인에 대하여 상당한 분노심을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해자가 피고인을 형사고소하고 대표이사 지위에서 쫓아내자는 제안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가 없는 사실을 허위로 꾸며 이 사건 범행을 고소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4 피고인은 원심 증인신문 과정에서 '당시 피고인은 오해를 풀려고 하였고 그 과정에서 계속 부인해서는 힘들기 때문에 자세를 낮춰서 한 번 봐달라고 하였다는데 어떤가요'라는 취지의 피고인 변호인의 질문에 피해자가 '그때 사과를 받았던 건 아니고, 그때에도 저는 희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회사 이유도 있었어요.'라고 대답한 부분에 비추어, 피해자가 회사 운영과 관련하여 피고인을 곤경에 빠트리려고 하는 저의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범행 이후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나 다음 날 중국 측과의 미팅이 있었고 피해자가 신고를 하면 중국 사업을 다 접게 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고, 원심 증인신문 과정에서 위 질문 전에 피해자에 대하여 '피고인을 중국 공안에 신고하겠다.', '이렇게 허페이 이런 데에서 신고하면 어디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고, 장기밀매 당하고 이럴 수 있다.'는 말을 한 적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질문의 취지를 다소 오해하여 위와 같은 답변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답변 내용만으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을 곤경에 빠트리려는 저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등 참조). 1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녹음파일들과 영상의 내용, 피고인이 2019. 10. 18. 04:43경 D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증거기록 제14면) 등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고, 위 녹음파일과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피고인의 언동과 태도를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내지 그 남자친구에게 거듭 사과하는 취지로 이야기할 뿐 이 사건 경위에 관하여 별다른 설명을 하거나 억울함을 표시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당시 자고 있던 피해자를 깨워 놀라게 하였고 피해자가 속옷 차림으로 있는 것을 본 것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피해자와 D에게 사과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2 피고인은 "당시 잠에서 깨서 피해자의 방을 보니 살짝 열린 피해자의 방문 틈으로 빛이 새어나왔고, 밖에서 피해자의 이름을 불렀더니 '네'라는 대답이 들려서 방문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피해자가 침대에서 자고 있어서 피고인이 방문 앞에서 피해자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바로 직전에 '네'라고 대답을 하였음에도 피고인이 방문을 열자 피해자가 잠을 자고 있었다는 상황이나, 그러한 경우에 피해자의 대답을 들었다고 생각한 피고인의 입장에서 피해자를 다시 부르거나 하지 않고 방문 앞에서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는 것도 경험칙상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은 또한, 이 사건 직후 숙소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각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피해자의 어깨를 흔들어 깨우려고 했던 것일 뿐이기 때문에 각서를 쓸 이유가 없어 이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원심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해자가 각서 작성을 요구할 당시에는 고소내용과 같이 '왜 바지를 벗고 침대에 누웠냐'와 같은 내용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쓰라고 한 것은 아니고, '왜 들어왔냐', '언제 들어왔냐', '목적이 뭐냐', '성추행하려고 온것 아니냐'는 내용을 쓰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정에 위 1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후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각서를 작성하지 않은 이유 또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위 나)항에서 살펴본 바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잠겨있던 피해자의 방문을 불상의 방법으로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서 자고 있는 피해자의 옆에 누워 발기되어 있던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에 비빈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와 달리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문 앞에서 피해자로부터 승낙 취지의 답변을 듣고 피해자의 방 입구 부분에서 피해자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을 뿐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위 인정사실과 다른 사건의 경과를 전제로,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당시 피해자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고 할 수 있고, 나아가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다고도 할 수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 양형판단에 관한 제1심의 고유한 영역,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아래와 같은 피고인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정상을 비롯하여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다. 1 불리한 사정: 이 사건 범행경위와 수법, 범행 장소와 시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 피해자는 상당한 성적불쾌감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나,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후 거액의 손해배상과 명예훼손 책임을 묻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2차 가해를 가하였다. 2 유리한 사정: 피고인은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해자를 위하여 4,000만 원을 공탁하였다.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죄전력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이 사건 각 범죄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양형에 관한 사유들은 대부분 원심에서 현출되어 원심이 형을 정하면서 이미 고려한 사정들에 해당한다.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 여부와 관련하여 당심에서 변경된 사정도 없다. 피해자가 당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였으나 원심에서 이미 고려한 사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가족과 지인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였으나 이로써 양형의 조건에 중대한 변경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각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각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재혁(재판장) 공도일 민지현 각주1) 원심판결의 약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이하 같다. 각주2) 피고인이 항소이유에서는 녹음파일(3)의 증거능력을 다투고 있으나, 원심에서는 이 사건 녹음파일들 모두[녹음파일(1) 내지(4)]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다투었다. 이 부분에서는 이에 대한 원심의 판단 요지를 그대로 설시한다. 각주3) 녹음파일(1) 내지 (3)은 휴대전화의 동영상 촬영기능을 이용하여 촬영하였으나 영상은 대부분 검게 녹화되어 있고 음성이 녹음되어 있는 파일이다. 각주4) 검사의 2023. 12. 11. 감정촉탁신청 참조 각주5) 피해자가 "변호사의 질문 중 피고인의 성기를 어떻게 봤냐, 너무 깜깜해서 안 보이지 않았냐는 질문이 있었다."는 검사의 질문에 "보지는 못했지만 느낌으로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마당에 등이 있어 너무 어둡지는 않았어요."라고 대답한 바 있으나, 계속 이어지는 질문에 "피고인이 섰을 때 바지를 다시 입었고, 발기된 성기를 보았다."는 취지로 대답한 점에 비추어보면, 피해자가 원심법정에서 성기를 보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각주6) 당시 피해자가 일어나서 앉아 피고인의 바지를 잡으려 하고 피고인은 침대에서 일어나 바지를 올려 입으려 하였다는 점에서, 전문심리위원의 의견과 같이 광원과 피고인 사이에 피해자의 몸이 위치해 피고인의 하반신 부위에 그림자가 져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하반신 부위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