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9. 19. 선고 2025노583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는데, 배상신청인들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각하된 위 배상신청 사건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쌍방)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거나 투자를 받을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던 'K'은 매출이 상당하여 피고인에게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고, 피해자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차용금 내지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변제 능력이 있다는 점, 화장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사업, 고기 및 식자재 유통사업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차용금 및 투자금은 대부분 위 육류 유통사업을 하는 ㈜M(이하 '주식회사' 명칭은 생략한다. 다른 회사를 칭할 때에도 같다)의 육류 매입대금, 인테리어 비용, 사무실 운영비 등 회사 운영비용으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차용금 내지 투자금을 지급받은 이후 코로나19바이러스의 유행으로 K의 매출이 급감하여 피해자들로부터 빌리거나 투자받은 돈을 변제할 수 없었고, 화장품 유통사업의 경우 중국에서의 수입요건 등이 변경되어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었으며, M 또한 대출 등의 이유로 AE에게 피고인의 소유 주식 70%를 형식적으로 양도한 후 AE이 위 주식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을 위 회사의 운영에서도 배제시켜 피고인이 수익금을 분배받을 수 없었다.

위와 같은 사정들로 인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금원을 변제하지 못하거나 수익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것이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4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투자금을 지급받더라도 약속한 대로 차용금을 변제하거나 수익금을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음에도 마치 그러한 의사나 능력이 있는 것처럼 거짓말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피해자들의 차용금 또는 투자금 지급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1)

피고인은 2017.경부터 재정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피고인 스스로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K을 운영하던 중 'P' 등 다른 식당을 개업하고, 육류 등 유통사업을 위하여 2017. 12.경 M를 설립하였으며, 화장품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였는데, 이러한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하여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2)

피고인의 재정상황이 악화된 사실은 객관적인 자료에서도 확인되는데, 이 사건 각 범행 중 가장 먼저 발생한 2017. 8. 29.자 H에 대한 3,000만 원 상당 사기 범행 무렵 피고인의 계좌 잔고는 360여만 원에 불과하였고, 당시 부동산, 자동차 등의 자산이 전혀 없었으며, 2018. 1.경부터는 'K'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도 체불하기 시작하여 피고인은 원심 판시 범죄전력 기재와 같이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피고인이 사용하던 배우자 O 명의 계좌를 보면 2016. 11.경 잔액이 (-) 5,600만 원으로 된 뒤 2017. 8. 22.에는 (-) 2억 9,900여만 원에 이르렀고 2020. 1.까지 계속하여 (-) 2억 9,000여만 원의 수준을 계속 유지하였다. 또한 피고인이 2017. 8.경부터 피해자 E 등으로부터 수시로 돈을 빌려왔고, 피해자 B 등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도 돈을 받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아도 피고인은 적어도 2017. 8.경 당시부터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

3)

피고인은 피해자 E 등으로부터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돈을 빌리면서 자신의 어려워진 재정상황을 알리지 않았고, 위 피해자들은 피고인에게 변제자력이 있을 것이라 믿고 돈을 빌려주었다. 피해자 E 등은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재정상황이 어려워진 것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피해사실을 진술하였고, '피고인에게 변제 자력이 있다고 믿고 돈을 빌려주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일관되게 하였다.

4)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 B 등으로부터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투자를 받을 당시에도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재정상황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고, 위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약속한 수익금 등을 정상적으로 지급해 줄 것이라 믿고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미 2017. 8. 당시 채무가 3억 원에 이를 만큼 재정상황이 매우 좋지 못하였고, M의 2017년 당기순이익도 60만 원에 불과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 B 등과 '투자원금은 2019. 3. 1. 일시 상환하고 투자금에 대한 배당은 2019. 1. 1. 이후 사업연도부터 L와 M의 각 사업연도별 법인세 차감 전 당기순이익 10%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투자약정을 체결하였다.

나)

피해자 B 등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투자약정 체결시 위 피해자들에게 피고인의 재정상황을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피해자 B는 원심 법정에서 '투자금을 지급할 당시에 피고인의 재정 상태는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다른 사람들도 투자하려고 줄을 섰는데 특별히 투자 기회를 준다. 앞으로 돈 버는 일만 남았다"고 말하여 투자를 권유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C, D은 원심 법정에서 공통적으로 '(피고인에게 투자금을 지급할 당시) 피고인의 재정 상태에 대해 알지 못하고, 피고인이 K 등 여러 지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는 말을 믿고 투자를 결심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피해자 B 등은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위 투자약정 내용대로 피고인이 투자원금 및 수익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믿고 투자한 것으로 판단된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의 고의가 넉넉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그가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거나 투자금을 지급받은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한 식당 매출의 급감, 화장품 유통사업의 중국에서의 수입요건 등 변경, M의 지배구조 변경 등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인하여 차용 당시와 달리 불가피하게 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이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은 2020년 초경으로서 위 차용금 또는 투자금의 변제기가 이미 지난 후인데,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H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시작한 2017. 8.경 당시부터 이미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차용금 등을 변제하지 못한 것이 위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에 따른 것이었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이 차용금 등을 지급받은 이후 피고인이 예상하지 못한 외부적 요인으로 화장품 유통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도 없다.

나)

피고인은 M의 사내이사인 AE이 대출 등의 이유로 피고인으로부터 M에 대한 주식 지분 70%를 형식적으로 양도받은 후 이를 돌려주지 아니하고 그 운영에서도 배제하는 바람에 피고인이 육류 유통사업을 하던 M의 수익금을 얻을 수 없어 피해자 B 등에 대한 투자금이나 수익금을 변제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AE과의 사이에 M에 대한 주식 양도 및 운영권 등에 관하여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피고인이 AE과 동업하기로 한 위 육류 유통사업과 관련하여 투자하기로 한 금원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피고인 제출의 증 제1 내지 4호증), ② 피고인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 B 등으로부터 지급받은 투자금의 대부분을 원래의 용도(육류 유통사업)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바람에 AE과 동업하기로 한 위 육류 유통사업에 제대로 투자하지 못하여 결국 위 사업으로부터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함에 있어서 그 차용한 금전의 용도나 변제할 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응하지 않았을 경우에 그 용도나 변제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3도5382 판결 참조).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B 등과 체결한 투자약정서에 의하면 '상기 투자금은 L<1>와 M의 대표이사이자 주주인 피고인이 주관하는 육류유통업에 대한 투자금'이라고 명확히 기재되어 있고(2024고합786 증거기록 제1권 41쪽 이하), 피해자 B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위 피해자는 '판매처가 확보되어 있는 육류유통사업을 시작하고자 한다'는 말을 믿고 피고인에게 2억 원을 투자하였던 것이며(B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5쪽), 피해자 D, C 또한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 B 등으로부터 총 8억 원을 투자받고도 대부분을 위 육류 유통사업이 아닌 개인 채무 변제나 K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였다(2024고합786 증거목록 순번34, B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5, 6쪽 등).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에게 당초 고지한 용도와는 다르게 위 투자금을 사용한 것인바, 위 투자약정서의 내용이나 그 취지, 위 피해자들의 투자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위 투자금의 용도에 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였을 경우 위 피해자들이 투자를 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에 대하여 위 투자금의 용도에 관하여도 기망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4.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 기재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피고인과 검사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 사유는 대부분 원심이 그 형을 정하는데 충분히 참작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후 양형에 관하여 새롭게 참작할 만한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재권(재판장) 박주영 송미경

각주1) 피고인이 2017. 11. 29. 육류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L를 설립하였는데, 위 L는 실제로 사업을 영위한 바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