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바꾸어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1. 처분의 경위’란 기재 이유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1심판결문 제2쪽 2행의 “2년 6개월”을 “2년 9개월”로 바꾼다.
1심판결문 제2쪽 10행의 “원고는”과 “소음성난청 청력인정기준에는” 사이에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에서 정한”을 추가한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기간이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3년에 미달할지라도,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 자체가 존재할 뿐 아니라 나머지 인정기준을 충족하는 점, 원고가 근무한 사업장의 소음노출 수준이 최대 108.6dB로서 인정기준인 85dB를 초과하는 점, 원고와 같이 소음노출 기간이 3년 미만인 자에 대해서도 소음성난청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례가 상당수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판단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두4422 판결, 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참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은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별표 3과 같다”고 규정한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의 (차) 목은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으로,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고,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한다. 다만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라고 규정한다.
위 규정의 내용, 형식과 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산재보험법 제37조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위 규정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한 경우뿐 아니라, 기준을 충족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업무수행 중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발생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한편,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62, 6761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의 소음 노출 경력은 약 2년 9개월로,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기준인 3년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4 내지 7호증, 1심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 사건 규정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므로, 원고의 소음 노출 경력이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더라도 업무 수행 중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발생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산재보험법에서 정하고 있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소음 노출 경력이 3년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상병이 소음성 난청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는 약 2년 9개월 동안 100dB를 초과하는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다. 피고의 의뢰에 따른 원고의 특별진찰결과, 원고의 좌·우측 귀의 청력 역치는 각 50dB으로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인 40dB를 초과하고, 원고의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병변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고,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크며, 노인성 난청 가능성을 제외하고 내이염, 약물중독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한 난청으로는 보이지 않는 등 이 사건 규정에 따른 인정 기준을 대부분 충족하였다.
원고에게 소음성 난청의 대표적인 특징인 ‘4kHz 주변 청력의 저하를 나타내는 C5 dip 또는 notching 현상’이 관찰되지 않기는 한다. 그러나 위 현상은 소음성 난청 초기에 나타나는 것이므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드러나지 않을 수 있고, 피고가 제출한 논문(을 제5호증)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소음성 난청의 특징은 고주파수 청력역치가 증가하는 노인성 난청이 복합된 70세 이상 인구집단의 청력도에서는 나타나기 어렵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위 사정만으로 이 사건 상병과 소음 노출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1심 법원의 감정의는 원고와 피고의 질의에 대하여 ‘① 소음성 난청은 8시간을 기준으로 85dB 이상에서는 그 위험도가 현저하게 증가한다. ② 원고의 청력역치(50dB)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나타난 동일 연령대의 청력 메디안 값(20dB)을 비교하면 원고의 청력 손실 정도가 심하다. ③ 여러 연구에서 소음에 노출된 과거력이 있는 경우, 노인성 난청의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었다. ④ 원고와 같이 소음노출의 기왕력이 있고 노인성 난청 발병 가능성이 있는 나이의 환자의 난청을 평가하는 경우, 두 원인으로 인한 난청이 혼합되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하는데,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은 둘 다 감각신경성 난청의 형태 및 고주파에서 더 심한 청력 손실을 나타내는 등 공통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단일 시점에서의 순음청력검사 결과만으로 두 가지 난청을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 ⑤ 현재의 난청을 설명할 다른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⑥ 원고에게 과거 소음 노출로 인한 소음성 난청 발병 가능성, 혹은 과거 소음 노출로 인하여 노인성 난청이 자연 경과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위 감정의의 소견과 앞서 본 이 사건 상병의 상태를 고려하면, 과거 소음 노출 경력이 원고의 청력 저하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1심 법원 감정의가 인용한 ‘소음성 난청이 노인성 난청을 가속화한다.’는 내용의 논문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는 조사 내용과 방법, 목적이 산재보험법 시행령에서 정한 것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1심 법원 감정의의 감정 결과가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1심 법원 감정의는 위 논문 및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뿐 아니라 원고에 대한 특별진찰결과,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에 대한 일반적 특징 등을 종합하여 위와 같은 소견을 제시한 점, ② 위와 같은 1심 법원 감정의의 소견에 명백한 오류가 있다고 볼만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 ③ 질병관리청의 노인성 난청에 대한 자료에는 ‘노인성 난청은 단순히 노화에 의한 손상이라고 볼 수 없고, 지속적으로 소음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청각기관의 누적손상은 노인성 난청의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되어 있는바, 적어도 과거 소음 노출 경력이 노인성 난청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피고 내부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 기준 개선(2021. 12.)’에도 ‘난청의 원인이 업무와 업무 이외의 원인(노인성 난청 등)이 혼합되었더라도 소음 노출 정도가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을 충족하고 명백한 업무 이외의 원인에 따른 난청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 가능하다’고 정하여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에도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의 인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점, ⑤ 근로자의 청력 역치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서 나타난 동일 연령대의 청력 메디안 값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 그와 같은 사정을 근로자의 청력 손실치에 직업적 소음 노출의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요소로 참작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⑥ 피고의 종전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 기준(2017. 8.)’에서도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이 복합된 경우 업무관련성 판단을 위하여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참고하라고 제안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법원 감정의의 감정 결과에 중요한 오류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구회근(재판장) 김경애 최다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