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2. 12. 선고 2025누668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2. 11. 9. 원고에게 한 미지급 보험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위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고인이 광업소에서 근무하면서 노출된 소음이 노화, 만성 신장질환등의 다른 원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현된 것이고, 감각신경의 손상이 연령 증가 나 기왕증에 따른 난청을 자연경과적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시킨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과 고인의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의학적 소견)

1)

피고의 자문의는 2021. 2. 1. 고인의 장해급여청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소견을 제시하였다.

2)

제1심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중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3)

제1심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중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4)

이 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5)

한편 피고는 2020년경 소음성 난청 장해기준 개선과 관련하여 L학회 및 M학회에 의견을 조회하였는데, 이에 대한 L학회 및 M학회의 회신 중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을 제1, 6, 7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제1심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관련 법리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두4422 판결 등 참조).

2)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은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별표 3과 같다'고 정하고 있고, 위 시행령 [별표 3]의 제7의 차.목은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으로,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고,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한다. 다만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고 규정(이하 '이 사건 인정기준'이라 한다)하고 있는데,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 형식과 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이 규정하고 있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산재보험법 제37조가 규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위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을 충족한 경우뿐 아니라, 기준을 충족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업무 수행 중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발생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라.

판단

1)

고인이 2020. 1. 6. 작성한 재해자 문답서에 따르면, 고인이 1990년 광업소에서 퇴사한 이래 약 24년이 지난 2014. 2.경에 이르러서야 난청을 처음 경험하였고, 당시고인의 나이가 69세에 이르렀으므로, 자연적인 노화의 진행이 고인의 청력 소실에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또한 J병원의 의무기록에 따르면 고인은 약 2000년대부터 신장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보이고, 제1심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따르면 만성 신장질환과 난청의 의학적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므로, 고인의 만성 신장질환이 고인의 청력 소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고려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고인의 이 사건 상병은 상당기간 광업소에서 소음에 노출됨에 따라 유발된 소음성 난청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고인이 소음에 노출되어 누적된 감각신경의 손상이 노화나 만성 신장질환등에 따른 난청을 자연경과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진행시킨 결과 이 사건 상병에 이른 것이라고 판단된다. 결국 이 사건 상병과 고인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이 작성한 확인서(갑 제13호증)에 따르면 고인이 1982. 8. 12.부터 1990. 3. 31.까지 약 7년 7개월 동안 H탄광에서 채탄 업무에 종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2021. 12.)에 따르면 채탄 업무 시100.4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위와 같이 고인이 광업소에서 수행한 업무 내용과 특성에 비추어 보면, 고인은 이 사건 인정기준의 소음노출기준(85데시벨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을 현저히 초과하는 지속적인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제1심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인 이비인후과 전문의 K(이하 '이 사건 감정의'라 한다)도 '고인이 노출된 소음의 강도와 시간을 고려해 보았을 때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나)

이 사건 감정의는 진료기록 감정 당시 고인에 대한 1차 특별진찰 결과는 일부위난청 소견이 의심되나, 2차 특별진찰 결과는 신뢰할 수 있어 그에 따라 고인의 청력손실 정도를 판정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고인에 대한 2차특별진찰 결과에 따르면 고인의 양쪽 귀의 청력손실은 40dB 이상으로,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병변이 없고, 순응청력검사결과 기도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으며,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큰 상태였다. 이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에서 정한 소음성 난청의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는 결과 이다. 고인의 2차 특별진찰 결과를 검토한 피고의 자문의 역시 2021. 2. 1. '소음과 고인의 난청이 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또한 이 사건 감정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70세 이상 일반인의500Hz~4,000Hz 대역 평균 청력역치는 약 30데시벨 수준인데, 고인의 청력은 일반적인 같은 연령대의 노인들보다 현저하게 낮다'는 소견을 제시한바, 고인의 청력이 악화된 원인을 단순히 연령 증가의 영향으로만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라)

한편 소음성 난청은 일반적으로 청력검사상 저음역대(500Hz, 1,000Hz 및 2,000Hz)에서보다 고음역대(3,000Hz, 4,000Hz 및 6,000Hz), 특히 4,000Hz에서의 청력손실이 심하고, 8,000Hz에서 다시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는 이른바 '노칭(notching)' 또는 'C-5 dip' 현상을 보이는데, 고인의 난청은 8,000Hz에서 청력이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음성 난청의 특질과 다소 상이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장기적인 소음노출로 내유모세포 파괴가 심화되었을 경우 고주파수 전체의 청력감소가 나타나 노인성 난청의 경우와 구별하기 어렵고, 소음성 난청 초기에는 노칭 또는 C-5 dip 현상이 나타나지만, 그 진행에 따라 고주파 청력이 소실되고 결국 저주파수 청력까지 소실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노화에 따른 청각 변화로 노칭또는 C-5 dip 현상 현상이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고인의 청력검사에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청력도 양상(노칭 또는 C-5 dip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여 고인의 광업소에서의 소음 노출과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감정의 또한 이와 유사한 취지의 소견을 제시한 바 있다.

마)

피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감정의가 '소음성 난청의 경우 소음 노출이중단되면 악화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보인다'는 소견을 제시한 사실, L학회와 M학회의 각 회신(을 제6, 7호증)에도 유사한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사실, 그런데 고인은 광업소에서 퇴사한 이래 약 24년이 지나 69세에 이른 후에야 난청을 처음 경험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이 각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감정의는 '고인이 소음 노출 중단 후 30년이 경과한 상태에서 난청을 진단받았는데, 이는 소음성 난청의 특징에 부합하는지'에 관한 피고의 질의에 대해, '진단 시점이 늦었다는 점만으로 소음성 난청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소음성 난청은 고주파부터 진행되므로 자각증상이 없을 수 있고, 두 번째로 소음노출이 중단되면 소음성 난청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동반되는 노인성 난청으로 인해 소음 노출이 없는 같은 나이의 사람들보다 감각신경성난청이 더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피고 역시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2021. 12.)에서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되었더라도 소음 노출 경력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충족하고 소음 노출로 인하여 나이 증가에 따른 자연경과적 청력손실을 더욱 빠르게 진행시켰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원칙을 수립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고인의 소음 노출에 따른 청력손실이 자연적 노화의 진행에 따라 더욱 심하게 발현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고인이 광업소를 퇴사한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이후에 난청을 진단받았다고 하여 소음 노출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 사건 감정의 또한 '고인의 소음 노출 시점과 감각신경성난청이 진단된 시점, 순음청력검사의 청력도, 과거부터 이 명이 있었던 기록, 같은 나이에 보일 수 있는 난청보다 더 심한 결과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소음성 난청이 있는 상태로 지내다가 노화로 인한 난청이 진행되어 불편감을 느껴 감각신경성 난청이 진단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바)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고인이 약 2000년대부터 신장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이에 대해 제1심에서 이 사건 감정의가 '만성 신장질환과 난청과의 의학적 관련성이 인정된다', '고인의 경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1.09~1.58mg/dL로 확인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고인의 사구체 여과율을 계산하면 3단계의 만성 신장질환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정도의 신장 기능 저하는 청력 악화와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감정의가 제1심에서 제시한 위 소견의 취지는 '만성 신장질환이 청력 악화와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 사건 감정의는 이 법원에 '모든 만성 신장질환 환자들이 정상인에 비해 나쁜 청력을 가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고인의 청력 악화는 노화뿐 아니라 소음 노출력, 만성 신장질환 등에 의한 결과일 수 있다'는 소견을 추가적으로 제시하였다. 결국 이 사건 감정의의 소견은 고인의 만성 신장질환이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고인의 만성 신장질환 발병 전과 후의 청력검사 결과 등이 제출되어 있지도 않은 이상, 이 사건 상병이 명백하게 만성 신장질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음이 입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고인의 소음 노출 이력이 만성 신장질환 등에 따른 난청이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악화되는 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므로, 고인이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구회근(재판장) 김경애 최다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