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4. 1. 4. 원고에게 한 장해등급 결정처분을 취소한다.
이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건설 현장에서 용접 등의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6. 1. 29. C이비인후과의원에서 "2015. 12. 26.자 순음청력검사 우측 72dB, 좌측 66dB, 2016. 1. 2.자 순음청력검사 우측 62dB, 좌측 80dB, 2016.1. 29.자 순음청력검사 우측 71dB, 좌측 75dB"이라는 내용의 장애진단서를 발급받고, 그 무렵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등록신청을 하였으며, 2016. 2. 26. 청각장애 5급의 장애인으로 등록되었다.
다. 원고는 2022. 6. 29. D병원에서 '양쪽 감각신경성 난청'을 진단받고, 2022. 11. 3.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라. 피고는 2024. 1. 4. 원고에게 "80dB 이상 소음에 1년, 85dB 이상 소음에 3년 4개월간 노출된 것으로 판단되나 2016. 1. 29. 이전 소음노출 정도는 소음노출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청력장해의 판정이 필요하지 않고, 이후 소음노출이 계속되어 소음노출기준을 충족함. 2016. 1. 29. 기준 청력장해는 순음청력검사상 우측62dB, 좌측 66dB, 어음명료도 우측 76%, 좌측 67%이고(제9급 제7호), 장해급여신청서상 진단일(2022. 6. 29.) 기준 청력장해는 순음청력검사상 우측 76dB, 좌측77dB, 어음명료도 우측 50%, 좌측 50%임(제7급 제2호). 다만 어음명료도는 주치 의사가 80%로 특진결과와 차이가 커서 신뢰성이 낮아 장해 판정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함. 종합적으로 업무관련성 높음"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장해등급을 '가중 제7급 제2호'로 결정한 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시행령 제53조 제4항(이하 '이 사건 쟁점조항'이라 한다)을 적용하여, 장해등급'제7급'의 장해보상연금 지급일수 138일에서 장해등급 '제9급'의 장해보상연금 지급일수 85.47일을 공제한 52.53일분의 평균임금액을 '가중 제7급'의 장해보상연금으로 지급하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4, 5, 6, 8,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쟁점조항은 동일한 장해에 대하여 이중으로 보상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에 산재보험법령에 따라 장해등급이 결정되어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장해보상연금을 지급받은 사람이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같은 부위에 장해의 정도가 심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해석해야 한다.
나. 원고는 2016. 2. 26. 청각장애 5급의 장애인으로 등록되었으나 그에 관하여 국가나 피고로부터 어떠한 금전적인 보상(노동능력 상실에 대한 전보)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쟁점조항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과 같이 장해급여 지급일수를 공제한다면 이는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발생한 노동능력 상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거부하는 결과가 되어 산재보험법령의 입법취지에 반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장해등급 제7급의 장해보상연금 지급일수 138일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 이 사건 쟁점조항에 관한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두13012 판결은, 기존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 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에, 심해진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의 금액을 계산함에 있어서는 기존의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을 지급받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심해진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위로금의 지급일수에서 기존의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위로금의 지급일수를 빼야 한다고 설시한 것이다. 따라서 이 법리를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등급을 받은 원고에게 적용하여, 장애인복지법상 장애등급을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등급으로 환산한 후 그에 따른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를 심해진 장해에 따른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에서 공제하는 것은, 기존 장해(장애인복지법상 청각장애 5급)로 인하여 발생한 원고의 노동능력 상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4항은 이미 장해가 있는 부위에 업무상 재해로 그 정도가 더 심해진 경우 그 부분에 한하여 장해위로금을 지급한다는데 취지가 있는 점, 심해진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 지급청구권은 당해 장해등급이 결정됨으로써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서 기존의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 지급청구권과는 별개의 청구권이므로 장해위로금은 장해등급별로 별도로 계산되어야 하는 점, 위 규정은 심해진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은 심해진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위로금의 지급일수에서 기존의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위로금의 지급일수를 뺀 일수로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심해진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의 금액을 계산함에 있어서는 기존의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을 지급받았는지와 상관없이 심해진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위로금의 지급일수에서 기존의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위로금의 지급일수를 빼야 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두13012 판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4항의 문언, 취지 및 개정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 중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에서 말하는 '장해'란 업무상 재해로 인한 장해인지를 불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위 규정은 업무상 재해인지를 불문하고 이미 장해가 있는 부위에 업무상 재해로 정도가 더 심해진 경우 그 부분에 한하여 장해보상을 한다는 데 취지가 있는 점, 기존 장해와 업무상 재해로 인한 신규 장해의 정도 차이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장해가 없는 사람과 기존 장해가 있는 사람은 장해 유무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나 업무상 재해로 기존 장해가 있는 사람과 업무상 재해와 무관하게 기존 장해가 있는 사람 사이에는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는 점, 사회보장급여의 하나인산업재해보험급여 기준이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문제는 산업재해보험기금 상황, 국가의 재정부담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과 국민감정 등 사회정책적인 측면 및 보험기술적 측면과 같은 제도 자체의 특성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필요에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주어진 영역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은 목적이 합리적이고 정당하며 방법도 적절하다. 따라서 위 규정은 평등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두15640 판결)
구체적 판단
(1) 이 사건 쟁점조항은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이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같은 부위에 장해의 정도가 심해진 경우에 그 사람의 심해진 장해에 대한 장해급여의 금액은 법 별표 2에 따른 장해등급별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를 기준으로 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산정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2호는 위 금액 중 장애보상연금의 지급에 관하여 "장해보상연금으로 지급하는 경우: 심해진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에서 기존의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기존의 장해가 제8급부터 제14급까지의 장해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에 100분의 22.2를 곱한 일수)를 뺀 일수에 연금 지급 당시의 평균임금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이라고 규정한다.
(2) 원고는 문단 [7]에서 이 사건 쟁점조항의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을 '기존에 산재보험법령에 따라 장해등급이 결정되어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장해보상연금을 지급받은 사람'으로 제한하여 해석해야 한다고, 즉 '업무상 재해로 인한 장해를 입고 장해보상금을 이미 지급받은 사람'으로 한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대법원은 이 사건 쟁점조항의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에서 말하는 '장해'란 업무상 재해로 인한 장해인지를 불문한다고 판시하였다(문단 [10]). 이 사건 쟁점조항의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을 원고 주장과 같은 조건들을 더하여 좁혀 해석하여야 할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가 문단 [8], [9]에서 하는 주장은, 자신이 2016. 2. 26. 청각장애 5급의 장애인으로 등록된 것이 국가나 피고로부터 금전적인 보상을 받았어야 할 장해로 인한 것임을 전제로 한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위 장애인등록 당시 원고가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소음성 난청)의 인정요건인 "연속으로 85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을 충족하지 못하여 당시 원고의 장해상태가 산재보험법의 장해등급 판정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갑 제1, 2호증)만으로는 원고의 위 장애인등록이 업무상 재해로 인한 장해를 원인으로 한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대법원은 이 사건 쟁점조항의 적용과 관련하여 "심해진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의 금액을 계산함에 있어서는 기존의 장해에 대한 장해위로금을 지급받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심해진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위로금의 지급일수에서 기존의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위로금의 지급일수를 빼야 할 것"이라 판시하고 있고(문단[10]), 이 사건 쟁점조항이 이중 보상의 방지를 위하여 입법된 것이라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으므로, 원고의 문단 [7]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쟁점조항의 취지가 반드시 이중 보상의 방지에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즉 이 사건 쟁점조항은, 기존의 장해가 있는 부위에 업무상 재해로 그 정도가 더 심해진 경우 그 부분에 한하여 장해보상을 한다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문단 [11] 참조).<2>[16] (5) 원고는 문단 [9]에서 피고가 장애인복지법상 장애등급을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등급으로 환산한 것이 위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문단 [4]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의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진단 당시의 순음청력검
사, 어음명료도 검사결과에 따라 원고의 산재보험법상 장해등급을 제9급으로 인정하였는바,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진단을 위한 순음청력검사나 어음명료도 검사와 산재보험법상 장해판정을 위한 같은 검사들 간에 검사방법 등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원고가 장애인등록을 위하여 받은 2015.12. 26.자, 2016. 1. 2.자, 2016. 1. 29.자 각 순음청력검사 결과에 하자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 피고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은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진단을 장해진단 시점의 청력장해 판단기준의 하나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위 각 순음청력검사 등을 신뢰하여 2016. 1. 29.자 기준 원고의 장해등급을 판정한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25누6910
판결선고
2026. 4. 10.
별지
판사 이영창(재판장) 최봉희 김봉원
각주1) 인용의 편의 등을 위하여 문단 왼편에 문단번호를 추가하였다.
각주2) 민사재판에는, 피해자의 기왕증이 그 사고와 경합하여 악화됨으로써 피해자에게 특정 상해의 발현 또는 치료기간의 장기화, 나아가 치료종결 후 후유장해 정도의 확대라는 결과 발생에 기여한 경우에는, 기왕증이 그 특정 상해를 포함한 상해 전체의 결과 발생에 대하여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정도에 따라 피해자의 전 손해 중 그에 상응한 배상액만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타당하다는 법리가 확립되어 있는바[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다88383, 88390 판결, 대법원 2019.2. 28. 선고 2018다274489(본소), 2018다274496(반소)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쟁점조항은 이와 같은 취지의 규정이라고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