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4. 10. 4. 원고에게 한 미지급 보험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위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고인은 E 합자회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굴진작업을 수행하며 약 4년 1개월 동안 108.6dB의 소음에 노출되었다. 이 사건 상병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소음성 난청의 인정기준을 충족하였고, 노인성 난청의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소음 노출이 이 사건 상병을 자연경과적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켰다.따라서 이 사건 소음과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의학적 소견)
고인의 자문의 소견(F이비인후과, 2021. 1. 28.)
특별진찰의뢰 소견(충남대학교병원, 2021. 5. 3.)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소견(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 2021. 8. 11)
제1심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중 주요 부분
제1심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중 주요 부분
[인정근거] 갑 제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제1심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두4422 판결 등 참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은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별표 3과 같다'고 규정한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의 차목은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으로,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고,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한다. 다만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 형식과 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산재보험법 제37조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위 규정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한 경우뿐 아니라, 기준을 충족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업무수행 중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발생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감정 과정 등에서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오류의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만으로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감정인의 감정평가 결과는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고인이 이 사건 소음에 노출된 때로부터 약 40년이 경과한 뒤인 만 65세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사실, 고인의 청력검사 결과 중저음역대에서 청력 역치가 높고 8,000Hz이상에서 심도난청 수준(청력역치가 91dB 이상)으로 증가하며 비대칭성 난청 소견이 관찰되는 등 전형적인 소음성 난청의 특징과 일부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각 증거들, 갑 제6, 7, 17,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고인의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상당 기간 소음에 노출됨에 따라 유발되었거나, 적어도 당시 누적된 감각신경의 손상이 노화에 따른 난청을 자연경과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켜 발현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이 사건 상병과 고인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고인은 약 4년 1개월 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서 굴진작업을 수행하며 1일 약 8시간동안 108.6dB의 소음에 노출되었다.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에서 정한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을 현저히 초과하는 수준이다. 제1심법원의 감정의인 I(이하 '이 사건 감정의'라 한다) 역시 이 사건 소음의 강도와 노출 시간을 고려할 때 고인에게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피고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2021. 12. 23. 시행, 이하 '이 사건 업무처리기준'이라 한다)에 따를 때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노출된 후 서서히 진행되어 10~ 15년이 지난 뒤에 최고치에 이르고, 소음성 난청 초기에는 청력 저하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고인이 이 사건 소음 노출 시점으로부터 장기간이 경과한 뒤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질병 인정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업무처리기준에 따르면 노인성 난청과 소음성 난청 모두 내이의 와우(달팽이관) 유모 세포 손상에 의한 감각신경성 난청의 한 종류로 분류되어 그 구별이 명확하지 않은바,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음 노출 경력이 인정기준을 충족하고 소음 노출이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경과적 청력손실을 더욱 빠르게 진행시켰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
고인에게 이 사건 소음이나 노화 외에 청력에 영향을 끼쳤을 만한 별다른 병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2010-2012)에 따르면 만 65세 남성의 6분법상 평균 청력역치는 18dB이나, 고인의 2021. 5. 3. 검사 결과 청력역치는 우측 45dB, 좌측 68dB로동년배 평균에 비해 난청의 진행 수준이 현저히 심하다. 비록 위 통계자료가 산재보험법 시행령이 정한 측정 방식을 준수한 것이 아니고, 위 통계자료에서도 '소음 노출 유무는 측정에 의한 것이 아니고, 설문을 통해 응답자가 주관적으로 소음 노출 여부를 판단한 것이므로 해석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감정의는 위 통계자료에 대해 '현재 연령별 정상 한국인의 평균 청력치에 관하여 대규모 표본을 가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중의 하나'라고 말한바, 이 사건 소음이 이 사건 상병의 자연경과적 진행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였는지 여부를 추단하는데 위 자료를 참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감정의는 소음 노출 여부가 소음 노출 중단 이후 진행되는 노인성 난청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고인의 난청이 동년배에 비해 심한 편임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소음 노출로 인한 청력 소실분과 퇴직 이후 노화로 인한 노인성 난청의 추가 청력 소실분이 병합되어 합산된 난청의 정도가 크게 발현된 것이라 보았다.
소음성 난청은 일반적으로 청력검사상 저음역대(500Hz, 1,000Hz 및 2,000Hz)에서보다 고음역대(3,000Hz, 4,000Hz 및 6,000Hz), 특히 4,000Hz에서의 청력손실이 심하고, 8,000Hz에서 다시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는 이른바 '노칭(notching)' 또는 'C-5 dip'현상을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인 소음노출로 내유모세포 파괴가 심화되었을 경우 고주파수 전체의 청력감소가 나타나 노인성 난청의 경우와 구별하기 어렵고, 소음성 난청초기에는 노칭 또는 C-5 dip 현상이 나타나지만, 그 진행에 따라 고주파 청력이 소실되고 결국 저주파수 청력까지 소실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노화에 따른 청각 변화로 노칭 또는 C-5 dip 현상 현상이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고인의 청력검사에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청력도 양상(노칭 또는 C-5 dip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여 이 사건 소음 노출과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감정의 또한 이와 유사한 취지의 소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사건 업무처리기준에 따르면 고강도의 소음(90dB 이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심도난청이 발생할 수 있으며, 소음에 대한 양귀의 감수성 차이와 회복 기전이 다르게 작용할 수 있어 소음성 난청도 비대칭적 역치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J·K·L학회의 공통된 소견으로, 양측의 청력역치가 비대칭인 경우라도 다른 원인에 의한 청력손실이 명확하지 않으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감정의 또한 소음성 난청은 반드시 대칭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고인의 비대칭성 청력 역치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원인이 없다면 이 사건 소음이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이 끼친 것으로 사료된다는 감정 의견을 제시하였다. 고인은 108.6dB이라는 고강도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고, 청력에 영향을 끼쳤을 만한 별다른 병력이 없으므로 고인의 청력 검사 결과 8,000Hz이상에서 심도난청이 나타났고 이 사건 상병이 비대칭성을 나타낸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감정의의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권순형(재판장) 김경애 최다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