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2. 10. 30. 선고 92구11178 판결

주문

1.

피고가 1992. 4. 6. 소외 와 원고 사이의 92부해14 부당배치전환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은 이를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이 원고회사에 1990. 11. 26. 입사하여 서울정비사업소 소속 사원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1991. 10. 21. 양산정비사업소로 전보(배치전환)되자 같은 해 11. 12. 서울특별시지방노동위원회에 위 전보가 정당한 이유없이 행하여졌다고 주장하면서 부당배치전환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위원회는 같은 해 12. 11.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한 사실과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1992. 1. 15. 피고에게 92 부해 14호로서 부당배치전환구제재심신청을 한 결과 피고는 같은 해 4. 6. 위 사건에 관하여 위 전보가 인사권을 남용한 부당배치전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초심결정을 취소하는 내용의 판정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재심판정의 위법성

(1)

원고는, (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3 제1항 소정의 "전직"은 동일기업 내에서 직종, 직무내용 및 직급을 변경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직종, 직무내용 및 직급의 변동없이 근무장소만을 변경하는 전보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가사 전보가 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징계처분으로서 행하여졌을 경우에 한하여 위 법조 소정의 구제명령제도에 의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므로 징계처분과는 관계없이 원고회사의 사업소 증설에 따른 인력수급 및 배치계획에 의거하여 정기인사로서 행하여진 위 전보발령의 효력을 위 구제명령절차에서 다룰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참가인의 이 사건 구제명령신청은 부적법하고, (나) 참가인은 입사당시 원고회사 이사인 소외 과의 면접과정에서 원고회사의 지방사업소 신설에 따른 지방근무문제에 관하여 회사의 명령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원고회사와의 근로계약 체결과 함께 원고회사에게 전보권을 부여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이루어졌고, 가사, 그들 사이에 명시적인 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서울정비사업소와 각 지방정비사업소 사이의 순환보직이 당연히 예상되는 원고회사에 입사함으로써 원고회사에게 전보권을 부여하는 취지의 합의가 묵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하고, 위와 같이 근로계약 체결당시 참가인이 원고회사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보명령에 따르기로 하는 동의가 있었던 이상 그 후 원고회사가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서 참가인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며, (다) 이와 같이 지방근무에 대하여 참가인의 동의가 있었던 이상 참가인이 지방근무를 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이 늘어난다거나 위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 참가인이 연로한 부모와 장기치료중인 동생과 함께 생활하는 등 어려운 가정형편에 있음을 참작하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으로 위 전보발령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닐뿐만 아니라 원고회사는 지방근무자에게 매월 금50,000원의 지방근무수당 외에 부임수당과 이사비용을 지급하고 중식과 석식의 일부를 무상제공하고 있으며, 참가인의 위와 같은 가정형편을 사전에 알지도 못하였고 이러한 정도의 가정형편은 정기인사에 의한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서 특별히 고려하여야 할 사정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 전보발령은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유효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피고의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참가인의 구제명령신청이 부적법하다는 원고회사의 첫번째 주장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 제27조의3 소정의 구제명령제도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과 함께 근로자측의 사정을 이유로 하는 징계해고 기타 징벌로서 행하는 불이익처분 이외에 징계처분과는 관계없이 사용자측의 사정을 이유로 하는 정리해고 기타 불이익한 인사조치를 제한하고 만일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 또는 인사조치를 행하였다면 그러한 처분을 받은 근로자를 구제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의 취업장소를 변경하는 배치전환 내지 전보처분이 징계처분과 관계없이 인사조치로서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조치를 하여야 할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면 근로자는 위 구제명령제도에 의한 구제를 받아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3)

참가인이 원고회사에게 전보권을 부여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는 원고회사의 두번째 주장에 대하여 본다.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3호증의 2(단체협약), 갑 제4호증(취업규칙), 갑 제5호증(인사규정), 갑 제6호증(인사위원회결의서), 갑 제12호증의 1, (배치전환건), 3(장기투자계획재조정안), 갑 제14호증의 1 내지 4(입사원서, 다만 좌상단의 기재부분은 증인 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됨), 증인 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16호증의 1(전보자현황), 2(인사발령)의 각 기재와 위 증인, 증인 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회사는 주소지에서 근로자 6,400여명을 고용하여 자동차제조 및 부대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로서 1990. 11. 참가인이 입사할 당시 서울정비사업소가 전국의 아프터서비스 정비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회사의 발전과 아프터서비스 기구확장을 위한 장기투자계획의 일환으로서 지방사업소의 신설(1997년까지 양산, 광주, 대전, 대구, 강릉, 전주 등 8개소) 및 지점소의 증설계획이 수립되어 있었고 이에 따라 이미 양산사업소가 개설준비중이었고 곧이어 1991년까지 광주와 대전에 사업소의 개설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이에 필요한 현지 기능인력의 확보가 요구되었으나 기능인력의 서울집중현상으로 지방에 연고를 둔 기능공이 매우 부족하여 지방사업소에 근무할 수 없는 사람을 종업원으로 채용하지 않는다는 인사원칙을 세우고 있었던 사실, 원고회사는 1990. 11. 참가인을 비롯한 7명을 사원으로 신규채용하는 과정에서 서울정비사업소 소장인 소외 이 참가인 등과의 면담을 통하여 그들에게 지방사업소 신설계획과 모든 종업원이 지방근무를 하여야 함을 설명한 다음 앞으로 신설될 지방사업소로의 전보문제와 관련하여 지방근무가능여부를 물었고, 이에 참가인은 회사의 인사명령에 따르겠다고 답변한 사실, 원고회사는 1991. 10. 15. 을종인사위원회에서 (i) 부서 및 사업장간의 직종별 부족인원에 대한 상호보충 (ii) 광주정비사업소의 설립에 따른 직종별 기능별 적정인원의 확보 (iii) 성남사업소의 인수에 따른 기능직사원의 체계확립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원전보방침을 결정하고 이에 따라 같은 달 21.자 정기인사로서 서울정비사업소 소속 20명을 각 지방사업소(양산 3, 광주 13, 성남 4)로, 양산정비사업소 소속 6명을 타지역 사업소(서울 2, 광주 1, 성남 3)로, 광주정비사업소 소속 2명을 양산사업소로, 서울아프터서비스 부품과 소속 6명을 관리과로 각 전보하는 등 참가인을 포함한 종업원 34명을 전보조치하였는데, 참가인의 경우 양산사업소로 전보하면서 같은 해 10. 8. 작업중 입은 상해에 대한 요양가료를 마친 직후인 점을 감안하여 같은 해 11. 23. 부임하도록 한 사실, 한편, 원고회사의 인사규정 제10조, 제15조에 의하면 사원의 보직은 적재적소의 원칙하에 직무의 요구자격에 부합되는 직급 및 직종에 적격자를 보직하고 사원의 경력관리를 위하여 순환보직을 시행할 수 있으며, 사원에 대한 전보는 인사관리부서의 계획 또는 해당사원의 소속장의 요청에 의하여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위 과의 면담과정에서 원고회사의 방침에 따라 지방근무를 위한 전보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근로계약체결과 함께 미리 원고회사에게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가사,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위 에게 "주거, 식사, 집안문제 해결 등 갈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다면 생각해 보겠지만 현재는 서울에서 일하고 싶다"라고 말하였다거나 입사원서(갑 제7호증)에 희망근무지역을 "서울"로 기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서울 지역을 취업장소로 특정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취업장소를 명시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1991. 10. 21.자 전보발령과 관련하여 참가인의 동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 전보발령은 그것이 정당한 이유가 없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가 아니라고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4)

1991. 10. 21.자 전보발령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는 원고회사의 세번째 주장에 관하여 본다.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내용, 장소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사용자(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이것이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 휴직, 정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전보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와의 협의 등 전보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인바, 앞서 나온 증거에 을제2호증(입원확인서), 을 제3호증(재원확인증), 을 제4호증(주민등록표등본)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서울사업소가 전국의 정비업무를 전담하였다가 새로이 개설되는 각 지방사업소에 그 업무의 일부씩을 이관하게 됨에 따라 직종 및 기능별 적정인원의 확보와 부족인원의 상호보충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정비사업소는 담당업무의 특성상 2명 내지 4명을 1조로 구성하되 기능을 4개의 급수로 나누어 입사일자와 기능급수만을 고려하여 각 급수에 해당하는 종업원을 한사람씩 배정하도록 함으로써 위 1991. 10. 21.자 전보발령당시 참가인과 같은 급인 기능 4급 25명을 비롯하여 근무연수 1년 미만에서 15년차까지 양산, 광주, 성남 등 지방사업소에 골고루 배치하였고, 양산정비사업소는 정원 177명에 현원 152명이어서 앞으로도 인원의 보충이 필요한 형편이고 현재 서울에 생활근거를 두고 있는 종업원 24명이 근무하고 있는 사실, 원고회사는 장단기계획을 세워 순환보직을 시행하고 있으므로 모든 종업원은 원칙적으로 3년간의 지방근무를 하여야 하고, 단체협약상 제수당지급기준표에 의거하여 회사의 명에 따라 서울, 경기 이외의 지역으로 전보된 대리급 이하의 종업원에 대하여는 매월 금 50,000원의 지방근무수당을 1년간 지급하고 그 밖에 부임수당 금 100,000원과 이사비용을 지급하고 있는 사실, 한편, 참가인은 양산지역에 전혀 연고가 없고 양산사업소에는 기숙사 등 복지후생시설이 없기 때문에 위와 같이 1년간 지급되는 지방근무수당과 부임수당 또는 무상제공되는 식사만으로는 식사비용과 주거비용 등 생활비의 추가지출을 피할 수 없게 된 사실, 참가인은 위 전보당시 연로한 부모와 장기치료중인 동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전보발령은 원고회사가 지방에 정비사업소를 신설함에 따라 인력관리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행한 인사조치라 할 것이므로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원고회사가 참가인의 입사당시 미리 참가인으로부터 지방근무에 대한 동의를 받은 이상 그후 전보발령시마다 참가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위 전보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생활상의 불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방근무에 관하여 미리 참가인의 동의가 있었던 점과 위와 같은 업무상의 필요성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불이익만으로는 위 전보조치가 정당한 이유가 없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원고회사가 참가인에 대하여 1991. 10. 21.자로 한 양산사업소로의 전보발령은 인사규정에 따라 인사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것로서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전보발령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피고의 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2. 10. 30.

판사 김학세(재판장) 이형하 고영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