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가 1990.1.15.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버스운전사로 근무하다가 1991.11.21.자로 징계해고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피고회사는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로 운행기피, 배차지시 불응 및 불응권유, 교통사고 다발 및 시말서 제출거부등의 사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원고는 피고의 배차지시에 불응하고 타 운전사에게 불응할 것을 권유하거나 버스운행을 기피한 적이 없으며 또 원고가 야기한 교통사고는 경미한 사고에 불과하여 피고로부터 시말서제출등을 요구받은 바도 없었음에도 피고가 위와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은 원고가 평소 피고에게 근로조건의 개선등을 요구하면서 노동부에 진정을 한데 대한 보복조치로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부당하고, 또 가사 원고가 교통사고를 야기한 사실이 피고회사 취업규칙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이를 이유로 징계해고처분을 하는 것은 그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징계권을 남용한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미 교통사고를 야기한데 대하여는 승무정지의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어 이를 이유로 다시 징계해고하는 것은 중복징계에 해당하므로 결국 위 해고처분은 어느 모로 보나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그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1991.11.2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의 임금상당액인 월 금 915,094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해고처분은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정당하게 행하여진 것이라고 다툰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을 제5호증과 같다),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 을 제7호증, 원심증인 C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1 내지 4호증, 을 제6호증, 을 제9호증, 을 제11호증의 1, 2, 을 제12, 13호증의 각 기재(다만 을 제7,8호증의 각 기재 중 뒤에서 일부 배척하는 부분 각 제외)와 원심 증인 C, 당심증인 D의 각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갑 제2, 4호증의 각 기재와 갑 제5, 17, 18호증, 을 제4, 7, 8, 10호증의 각 일부 기재와 당심 증인 E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90.1.15.에 피고회사에 입사한 이래 같은해 4.30.경 F에서 대물 접촉사고를 야기한 것을 비롯하여 1991.7.1.까지 사이에 총 5회에 걸쳐 각종 대물 또는 대인 사고를 야기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교통사고를 야기한데 대하여 시말서의 제출을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위 1991.7.1.자 대인사고로 말미암아 그날로 부터 같은달 17.까지 운전면허증을 관악경찰서에 보관하게 되었고 이에 피고는 원고가 입사후 불과 약 1년 6개월만에 5회에 걸쳐 교통사고를 야기한 점등에 비추어 원고가 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한 상태로 버스를 운행하다가 다시 교통사고를 야기할 우려가 많다고 보고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37조 제9항의 규정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같은달 8.부터 17.까지 10일간의 차량 승무정지처분을 내렸고, 그후 원고는 관할 경찰청으로부터 위 교통사고로 인하여 같은해 8.8.부터 9.23.까지 57일간 (실제 정지일수는 일부 감경되었다) 운전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원고는 같은해 8.13.경 피고의 위 승무정지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그 기간중 지급받지 못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노동부 관악지방사무소에 제출하였고, 또 운전면허정지 기간중인 같은달 12.경에는 피고회사내 운전사 휴게실에서 동료 운전사들에게 연장근무를 하지 말라는동의 언동으로 피고의 업무관리를 방해하였다.
그후 원고는 운전면허정지 기간이 경과한 후 피고회사에 다시 출근하여 근무하면서도 위 승무정지처분에 불만을 품고, 같은해 9.28. 17:00경 노선버스를 운행하던중 소화제를 사먹기 위하여 버스에 승객들을 승차시킨 상태로 약 15분간 노상에 버스를 그대로 정차시켜 놓았을 뿐만 아니라 같은날 22:30경에는 피고회사 부근 버스정차장에서 버스가 고장났다는 핑계로 승객들을 모두 하차시키고 나서 후속 차량을 통하여 피고회사에 연락을 취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버스를 방치하고 현장을 떠났다가 약 30분이 경과한 후에 다시 버스를 운행하여 피고회사로 돌아오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의 배차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였다.
그후에도 원고는 같은해 10.13.경까지 계속하여 고의적으로 피고회사 배차원의 배차지시를 거부하고 버스운행을 지연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회사의 정상적인 배차 및 차량운행을 방해하였다.
원고의 위와 같은 계속적인 운행지연과 배차순위 무시로 말미암아 피고회사 소속 다른 운전사들의 정상적인 버스운행도 어렵게 되어 피고회사는 승객들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항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소속 운전사들의 불만의 대상이 되어 왔다.
피고회사 취업규칙은 종업원에 대한 징계로 유책, 감봉, 정직, 해고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제60조), 또 종업원이 관리자 또는 배차원의 업무지시를 불응하거나 기피하는 경우에는 종업원을 징계하되(제59조 제9항), 특히 종업원이 고의 또는 과실로 중대한 사고를 발생시켜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제13조 제4항)와 기업운영상 또는 종업원 관리상 지장을 초래케 한 경우에는 해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제13조 제18항), 불안전 운전으로 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1개월 이내 기간동안 승무를 제한하되 그 기간중에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제37조 제9항, 제60조)하고 있다.
이에 피고는 같은해 10.14.경 원고의 위와 같은 배차지시 불응 및 운행지연등이 위 취업규칙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같은달 19.에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의 진술을 들은 뒤 원고를 징계해고 하기로 의결하였고, 원고가 같은달 26. 제기한 재심신청에 대하여도 같은해 11.4. 개최된 징계재심위원회에서 다시 원고의 진술과 소명을 들은 뒤 재심의한 결과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기로 의결하였다.
무릇, 취업규칙등에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객관적으로 보아 그와 같은 징계해고사유가 고용계약을 계속시킬수 없을 정도의 사유로 근로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규정 자체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그와 같은 규정에 따른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위 인정사실을 종합해보면 원고가 위 인정과 같이 수차례에 걸쳐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피고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음에도 이에 대한 피고회사의 시말서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나아가 고의적으로 피고회사의 배차지시에 불응하고 운행을 지연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회사 소속 운전사들의 버스운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또 피고회사의 정상적인 업무운영을 방해하여 왔다면 이는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13조 제18항, 제59조 제9항 소정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 규정에 따른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 원고가 위 인정과 같은 배차지시 불응 및 운행지연에 이르게 된 경위나 과정 및 그 이후의 행동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회사로서는 원고와의 신뢰관계가 모두 무너져 버려 더 이상 원고와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회사가 원고의 위 인정과 같은 비위사실을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처분한 것이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없으며, 또한 위 승무정지처분은 원고가 위 인정과 같이 5회에 걸쳐 교통사고를 야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 위 1991.7.1.자 사고로 인하여 운전면허증도 소지하지 않게 된 점등을 참작하여 피고가 위 취업규칙 제37조 제9항 및 제60조에 의거하여 적법하게 내린 징계처분으로서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과 중복된 징계처분이라고도 할 수 없다.
원고는, 위 취업규칙 제13조 제18항은 기업운영상, 종업원 관리상 지장을 초래케 한 자에 대하여 해고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는 사용자의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판단과 운영의 여지를 가능하게 하는 규정이어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라 할 것이고 또한 위 규정위반에 대하여는 피고가 원고에게 교부한 징계위원회 출석통보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아 결국 원고에게 적절한 방어와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결과가 되었으므로 이를 해고사유로 들어 원고를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취업규칙 제13조 제18항이 다소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라 단정할 수 없고 위 을 제2 내지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에게 송달된 위 징계위원회 출석통보서에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서 취업규칙 제13조 제4항, 제37조 제7항, 제59조 제9항만이 기재되어 있고 같은 규칙 제13조 제18항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같은 증거에 의하면 1991.10.19. 개최된 위 징계위원회에서는 위 제13조 제18항 위반 사실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서 논의가 되고 원고에게 변명의 기회도 충분히 제공되어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의 하나로서 받아 들여진 사실 또한 인정되는 바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 출석통보서에 취업규칙 제13조 제18항 위반사실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사유만으로 그 위반사실을 해고 사유의 일부로 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 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원고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으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3. 4. 20.
판사 이건웅(재판장) 정장오 김종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