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7. 5. 16. 선고 95구33483 판결

판결요지

국외훈련파견을 위해 과기처장관이 지정한 시험기관이 실시한 영어능력평가시험에서의 부정행위가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비위행위인 것은 사실이나 이는 위 공무원의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서 통상 일정기간 응시자격이 제한되는 정도의 제재가 가해지는 비위행위에 불과하여 해임처분은 부당하다.

주문

1.

피고가 1995.8.25자로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아래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3,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60.6.15 정보통신부 산하 광주전신전화국에 기원으로 임용된 후, 1994.3.9 정보통신부 이사관으로 승진하였고, 그때부터 정보통신부 산하 중앙전파관리 소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나.

피고는 원고가 첫째 1994.11.23 한국외국어대학 어학연수원에서 실시된 영어 능력평가시험에 응시하면서 사전에 부하직원인 소외 김×식, 하×용에게 자신에게 답안을 보여줄 것을 지시한 후, 시험장에서 위 하×용으로부터 답안을 기재한 쪽지를 건네받아 이를 보고 답안지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하였고, 둘째 위 중앙전파관리소의 1994년 노후통신보안장비개체용 예산 금 51,000,000원이 사업계획의 변경으로 사용되지 아니할 것으로 결정되자,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위 예산을 위 중앙전파관리소의 주차장 및 그 부대시설공사비로 전용하였고, 위 공사가 1994.12.15까지 완공되지 아니하였음에도 위 공사비 지급을 위하여 부하직원들로 하여금 위 공사가 완공된 것으로 허위의 공사감독일지 및 준공검사서를 작성하도록 하였으며, 또한 위 공사를 도급받아 시행 중이던 소외 한웅종합개발주식회사가 위 중앙전파관리소 담장 234m 중 5m를 파손하자 변상토록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계속 사용이 가능한 위 담장 전부를 헐고 새로 쌓도록 하면서 중앙전파관소내 순찰도로 정비용 예산중 금 32,150,000원을 피고의 승인없이 그 비용으로 전용하였고, 셋째 중앙전파관리소내 각 과의 사무분장은 대통령령과 정보통신부장관훈령으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위 각 규정에 위반하여 기술과 소관인 전파감시시설의 유지·보수업무를 감시1과 및 감시2과에서 담당하도록 임의로 사무분장을 조정하였다는 사실을 징계사유로 하여 위 각 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의 각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1995.8.8 제2중앙징계위원회의 해임의결을 거쳐 같은 달 25일 원고를 해임하는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가 위 처분사유와 적용법조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첫째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것들 중, 영어능력평가시험 부정행위는, 사전에 위 김×식, 하×수에게 답안을 보여 줄 것을 지시한 후 시험장에서 위 하×수로부터 답안을 적은 쪽지를 건네 받아 이를 보고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으로 조직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시험장에서 앞자리에 앉은 위 하×수의 답안지를 넘겨다 보고 몇 개의 답안을 베낀 것에 불과하고, 예산전용행위는 위와 같이 예산을 전용하는 것은 중앙전파관리소장인 원고의 전결사항이지 피고의 승인사항이 아니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처분은 그 비위사실을 일부 오인한 위법이 있고, 둘째 위 징계혐의사실이 인정된다하더라도 원고가 그동안 공무원으로서 근면,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점, 징계사유가 된 위 각 행위를 하게 된 경위 등 제반 정상에 비추어 볼 때 해임에까지 이른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한계를 일탈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한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

(1)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8, 을 제5호증의 1, 2, 3, 5 내지 35, 을 제6호증의 1, 2, 3, 4, 5, 을 제8호증의 1, 2, 을 제9호증의 1, 2, 3,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다만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국외훈련파견을 가기 위한 자격을 갖추기 위하여 1994.6월 과학기술처 장관이 지정한 외국어시험기관인 현대영어학원과 한국외국어 대학교 어학연수원에서 2회에 걸쳐 영어능력평가시험을 보았으나 모두 불합격한 사실, 그러자 원고는 같은 해 11월 중순경 부하직원인 소외 김×식사무관에게 같은 달 23일 위 어학연수원에서 실시되는 영어능력평가시험에 자신이 응시하여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을 부탁하였고, 이에 위 김×식은 원고가 위 시험에 응시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여 위 어학연수원에 접수시키고 이어 중앙전파관리소 내에서 영어실력이 두드러진 감시2과 관리계 소속 직원인 소외 하×용으로 하여금 원고와 함께 위 시험을 보도록 하기 위하여 위 하×용이 응시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여 위 어학연수원에 접수를 시킨 사실, 그리고 나서 위 김×식은 위 시험당일 중앙전파관리소 감시1과 직원인 소외 신×수를 통하여 위 하×용에게 원고와 함께 위 시험을 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이어 원고 위 김×식, 위 하×용이 함께 시험장으로 가는 자동차 안에서 원고는 위 하×용에게 시험을 빨리 보고 답안을 자신에게 넘겨달라도 부탁을 하고, 위 김×식도 눈치껏 알아서 하라고 당부를 한 후 시험장에 도착하여, 위 하수용과 원고가 앞뒷좌석에 앉아 시험을 보면서 위 하수용이 답안을 기재한 쪽지를 원고에게 넘겨주어 원고가 위 쪽지를 보고 답안지를 작성한 사실, 또한 원고는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중앙전파관리소의 예산 중 1994년 노후통신보안장비개체목적 예산인 금 51,000,000원이 사업계획의 변경으로 사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결정되자, 위 예산을 전용하여 중앙전파관리소내 주차장 신설 및 부대공사비용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1994.9.13 청사내 주차장 신설 부대 및 부대공사를 하기 위한 내부결재를 한 후, 같은 달 23일 소외 영동엔지니어링 주식회사와의 사이에 주차장신설 및 부대공사설계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어 피고의 승인을 받는 등의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같은 달 29일 94전파감시 투자사업 변경시행이라는 제목으로 위 예산전용을 위한 내부결재를 한 다음, 같은 해 10.12일 위 영동엔지니어링 주식회사로부터 설계도서를 납품받고, 위 예산 중 금 3,000,000원을 위 설계용역대금을 지출하였으며, 그리고 나서 같은 해 11.14일 소외 한웅종합개발주식회사와의 사이에 같은 달 16일 착공하여 같은 해 12.15일 준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위 주차장 신설 및 부대공사의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런데 위 한웅종합개발주식회사가 위 도급계약상의 준공시한까지 위 주차장 신설공사 등을 완공하지 못하였음에도 원고는 위 예산을 사용하기 위하여 위 한웅종합개발주식회사가 위 준공시한까지 위 공사를 완공한 것처럼, 부하직원인, 소외 박×년으로 하여금 공사감독조서와 공사감독일지를 소외, 정명도로 하여금 공사준공검사조서를, 각 허위로 작성하도록 한 후, 1994.12.31 위 예산중 금 46,757,510원을 인출하여 그 중 금 30,000,000원을 위 한웅종합개발주식회사에게 공사대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금원은 그 당시까지 시공되지 아니한 부분의 공사완공을 담보하기 위하여 위 한웅종합개발주식회사 대표이사 명의의 예금통장에 입금을 한 후, 이 전파관리소 직원으로 하여금 그 통장을 보관하도록 하였으며, 그 뿐만 아니라 위 한웅종합개발주식회사가 위 주차장신설공사 등을 하면서 위 전파관리소의 담장 234m 중 5m를 파손시켰음에도 그 변상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위 담장 전부를 헐고 새로 시설토록 지시하고, 역시 피고의 승인을 받는 등의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1995.3.24 위 전파관리소내 순찰도로정비용 예산 금 32,150,000원을 위 담당시설비로 전용하도록 내부결재를 한 후, 같은 달 27일 소외 주식회사 대일휀스와의 사이에 위 담장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다음 날 원고의 위 비위사실들에 대한 감사를 하기 위한 감사반원들이 도착하기 직전인 이른 아침에 위 담장중 130m 정도를 헐어 버리도록 한 사실, 한편 체신부와 그 소속기관직제(1994.5.4 대통령령 제14252호) 제58조는 중앙전파관리소의 기술과는 다음 사항을 분장하고 규정하면서 그 제2호에서 감시시설의 건설 및 유지·보수를 규정하고 있고, 중앙전파관리소 사무분장세칙(1993.5.17, 체신부훈령 제2852호) 제6조 제1항은 기술과에 기술1계·기술2계 및 보전계를 둔다고 규정하고, 그 제2항에서 일반전파감시시설의 건설 및 유지보수계획의 수립·진행 및 유지보수계획의 수립 및 집행은 기술2계가 분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1994.9.18 피고에게 중앙전파관리소내의 기술과 소관업무인 전파감시시설의 유지·보수업무를 감시1과 및 감시2과에서 관장할 수 있도록 사무분장의 조정을 요구하였다가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음에도 1995.3.2 위 유지·보수업무를 감시1과 및 감시2과에서 관장하도록 내부결재를 하여 시행하도록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어긋나는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을 제3호증의 각 일부기재 및 증인 하×용의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으며, 다만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을 제5호증의 4의 기재에 의하면 정보통신부의 예산재배정 및 집행지침 5의 다른 기배정된 예산에 대하여 사업추진상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각 관서장은 소관예산을 단위사업별(동일목에 한함)로 증감,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예산의 과목구분상 원고가 전용한 앞서 본 각 예산은 실제로 지출한 용도와 동일한 목에 속하는 사실이 인정되나, 반면에 위 증거들에 의하면, 위 전파관리소에는 기존의 주차장이 있어 직원차량 등의 주차공간이 크게 부족하지 아니함에도, 원고는 직원차량 및 휴일에 위 전파관리소 내의 테니스장을 이용하는 외부인차량의 주차를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앞서 본 주차장 및 부대시설공사를 하였고, 또한 위 담장은 그 기초부위에 누수현상이 있으나 붕괴의 위험까지는 없었으므로 보수를 하여 계속 사용할 수가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위 예산을 전용할 당시 예산을 전용하여 위 주차장 및 부대시설공사와 담장공사를 하여야만 할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니, 위 각 예산의 전용이 앞서 본 정보통신부의 예산재배정 및 집행지침의 규정에 따라 원고의 권한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2)

한편,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모든 공무원은 그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공무원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같은 법 제78조 제1항은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징계의결의 요구를 하여야 하고, 동 징계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에서 이 법 및 이 법에 의한 명령에 위반하였을 때를, 그 제2호에서 직무상의 의무(다른 법령에서 공무원의 신분으로 인하여 부과된 의무를 포함한다)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를, 그 제3호에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를 열거하고 있으며, 징계의 종류에 관하여 같은 법 제79조는 징계는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으로 구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인정사실과 관계법령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위 비위사실은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다.

나아가,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5호증이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60.6.15 정보통신부 산하 광주전신전화국에 기원으로 임용되어 공무원생활을 시작한 이래 35년동안 1973.6.15 견책의 징계를 받은 이외에는 아무런 사고없이 근무하면서 체신부장관표창 2회, 대통령경호실장표창 1회, 대통령표창 1회, 국가안전기획부장표창 1회 등 7회에 걸쳐 표창을 받은 사실, 이 사건 비위사실중 영어능력평가시험부정행위가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비위행위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는 원고의 업무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서 통상 일정기간 응시자격이 제한되는 정도의 제재가 가해지는 비위행위이고, 예산전용 및 사무분장조정행위는 원고의 개인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 중앙전파관리소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나 업무의 보다 효율적인 수행을 위한 것인 사실, 원고는 1942.6.23생으로서 현재 55세 가량되었다는데, 평생이라고도 할 수 있는 35년간 공무원으로서 근무하면서 세운 공적을 아울러 참작하면, 원고를 해임까지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부이사관이라는 고위 공무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위 비위사실에 비추어 지나치게 무거운 것으로 보이므로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한 것이라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