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1.피고가 1995. 11. 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노동쟁의 중재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C 결정 중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결정의 경위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을 제1호증과 같다), 을 제1, 2, 3호증, 을 제4호증의 1, 2, 을제5, 6, 7, 8호증,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 내지 20호증, 을 제21호증의 1, 2, 을 제22호증, 을 제23호증의 1, 2, 을 제24호증 내지 을 제36호증, 을 제37호증의 1, 2, 을 제38호증, 을 제45호증의 15, 18, 26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사용자인 피고보조참가인이 운영하는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고만 한다)에 근무하는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인바, 원고와 이 사건 병원 사이에 1995년도 임금인상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1995. 5. 12. 부터 같은 해 7. 초순경까지 계속하였으나 쟁점사항에 대하여 합의를 보지 못함에 따라, 원고가 같은 달 12. 대구광역시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라고 한다)에 노동쟁의발생신고를 하였다.
위 지노위는 알선·조정에도 불구하고 쟁점사항에 대하여 노사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대구 남구청장의 요구에 의하여 중재에 회부하는 결정을 한 후, 같은 해 8. 2. 노사간 쟁점들에 관하여 중재재정을 하면서, 단체협약 제8조(조합가입) 중 제3호를 '인사, 노무, 서무, 경리, 회계, 기획예산담당자, 전산(병원운영전반에 관한 자료 총괄 및 의료정보 취급자), 감사담당자'로, 제5호를 '보직자의 비서, 보직자의 승용차 운전업무종사자, 경비'로 개정하고, 단체협약 등에 관한 사항의 유효기간은 1995. 3. 1.부터 2년, 임금에 관해서는 1년으로 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위 중재재정 중 단체협약 제8조의 조합가입범위, 제13조의 상급단체 전임 취임, 제15조의 시설편의 제공, 제88조의 의료서비스 개선위원회 조항에 관하여 재심신청을 하여 피고는 같은 해 11. 21. 위 제13조, 제15조, 제88조에 관한 지노위의 중재재정은 이를 취소하여 위 제13조, 제15조는 그 내용을 변경하고, 위 제88조는 1994년도 단체협약을 유지하며, 나머지 부분에 대한 재심신청은 이를 기각한다는 내용의 중재재심결정을 하였다.
한편, 1994년도 원고와 이 사건 병원 사이의 단체협약에는 제8조에 조합가입이라는 제목으로 "갑(이 사건 병원을 말함)"과 "을(원고 조합을 말함)" 쌍방은 어떠한 이유로도 조합의 가입·탈퇴를 강요하거나 방해할 수 없으며 직원의 조합가입 여부는 자유의사에 따르되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고하고, 그 제3호에서 '인사, 노무, 서무, 경리, 회계, 기획예산 담당자', 제5호에서 '보직자의 비서, 보직자 승용차 운전업무 종사자 단, 기존 가입된 경비(청경포함)는 인정하되 재가입은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병원의 단체협약안에 따라 위 조항에 대하여 위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중재재정이 이루어졌다.
이 사건 중재재정 및 재심결정의 적법성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원고와 이 사건 병원 사이에 미합의된 단체협약 쟁점들 중 위 제8조에 관한 지노위의 중재재정 및 이에 대한 원고의 중재재심신청을 기각한 피고의 중재재심판정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원고는 이 사건 1996. 5. 21.자 준비서면에서 지노위의 중재재정 사항 중 단체협약 부칙 제1조(유효기간)에 관하여 임금을 제외한 단체협약의 일반 사항에 관하여 그 유효기간을 종전의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것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중재재정권을 일탈 내지 남용한 월권에 의한 중재재정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원고가 지노위의 중재재정 사항 중 단체협약 제
8조, 제13조, 제15조, 제88조에 관하여서만 재심신청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제소 당시 단체협약 제8조에 대하여서만 주장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한 바 그렇다면, 위 부칙 제1조에 관하여는 피고에게 재심신청을 하지 아니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서는 재심결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재심결정후 적법한 제소기간을 준수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노동조합의 가입제한 범위에 관한 분쟁은 비록 노사간에 의견의 불일치가 존재한다고 할 지라도 이는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이라고 할 수 없어 노동쟁의조정법 제2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중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의 이익대표자'의 조합원 자격이 제한되는 취지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지키고, 그 어용화를 방지하고자 하여 헌법상 향유하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매우 신중한 접근을 요한다고 할 것임에도, 당해 업무의 결재과정에 참여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 결재된 사항을 단순히 시행하는 보조적인 역할 또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물적 시설 및 외부 출입자에 대한 단순한 경찰 단속적 업무를 수행함에 불과한 전산 및 감사업무와 경비업무에 종사하는 자들을 노동조합의 가입 범위에서 제외한 것은 노동조합법 제3조 단서 제1호의 규정을 곡해하여 헌법상의 노동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판단
먼저, 노동조합의 가입 제한범위에 관한 분쟁은 중재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중재절차는 원칙적으로 노동쟁의가 발생한 경우에 노동쟁의의 대상이 된 사항에 대하여 행하여지는 것이고, 노동쟁의조정법 제2조에서는 노동쟁의를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간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근로조건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하는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근로기준법에 정하여 진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뿐만 아니고, 같은 법 제94조 제1호 내지 제11호,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1호, 제3호 소정의 사항이 포함된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근로조건 이외의 사항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는 근로조건에 관한 분쟁이 아니어서 현행법상의 노동쟁의라 할 수 없고, 따라서 이러한 사항은 당사자 쌍방의 신청에 의하여 임의적 중재의 대상이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비록 그것이 기존의 단체협약 또는 노동관계 당사자 쌍방의 단체협약안에 규정되어 있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19210 판결, 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누9177 판결 각 참조).
위와 같은 중재재정의 대상, 즉 노동쟁의의 대상범위에 관하여는, 노동쟁의조정법 제31조에 의하여 중재에 회부되는 때에는 15일간 쟁의해위를 할 수 없게 되고, 이에 위반하여 쟁의행위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47조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되므로 노동쟁의의 대상범위를 확대하는 경우에는 위 제31조 위반에 의한 처벌범위도 확대되어 형벌법규를 확대해석하는 결과가 되고, 따라서, 위 노동쟁의의 대상범위는 법문의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위와 같은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닌 사항에 관한 쟁의행위는 원칙상 불법하므로 그것이 노동조합법 제2조에 의하여 면책되지 아니하는 한 일반 민·형사상 책임이 문제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 노동조합의 가입 제한범위에 관한 분쟁이 과연 근로조건에 관한 분쟁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노동조합법 제3조 단서 및 그 제1호에 의하여 노동조합은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지 아니하고 있는바, 이는 노동조합의 결성·운영에 있어서 노동조합이 자주성을 상실하고, 나아가서는 어용조직화할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취지이며, 그 범위는 각 기업에 있어서 기업운영의 실태에 따라 다르다고 할 것이나(이 사건에 있어서 위 중재재정 조항에 의하여 새로 노동조합 가입이 제한되는 범위에 추가된 업무담당자 중 전산담당자는 이 사건 병원의 인사·회계에 관한 자료 및 병원운영전반에 관한 자료를 취급하게 되어 회사의 기밀사무 및 정책결정에 관한 자료에 관여하게 되고, 감사담당자는 병원의 인사·회계 등에 관한 기밀사무를 담당하게 되며, 경비는 병원의 경비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모두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것이다), 원칙적으로 조합원의 가입자격에 대한 제한은 노동조합의 조합규약에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할 것으로, 위 가입자격의 제한여부가 근로조건 또는 단체협약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중재재정은 그 절차가 위법하거나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위법한 경우 또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의 대상이 되어 있지 않는 사항이나 정당한 이유 없이 당사자의 분쟁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하여 월권으로 중재재정을 한 경우와 같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임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불복할 수 있으며, 중재재정이 단순히 노사 어느 일방에게 불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대법원 1994. 1. 11.선고 93누11883 판결 참조)인데, 이 사건에 있어서 문제된 위 노동조합의 가입 제한범위에 관한 분쟁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조건에 관한 분쟁이 아니다.
따라서, 직권중재회부에 의한 중재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지노위의 중재재정 및 이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피고의 결정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판단할 필요없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사건 청구는 정당하여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6. 12. 12.
판사 박상용(재판장) 황덕남 김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