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외국인 연수생의 업무상 재해와 관련한 노동부예규는 적법하지 않다(1996.01.24, 서울고법 96구 20224)
[요 지]
외국인산업연수생에 대하여 1995.3.1. 이전에 발생한 재해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보상이 소급보상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지시한 "노동부예규"나 "노동부장관의 지시"는 법적 근거가 없는 위법한 것으로 무효라 할 것이다.
* 사 건 / 1996.1.24 선고, 서울고법 96구20224 판결 장해급여부지급처분취소
[주 문]
피고가 1996년 1월 27일 원고에 대하여 한 장해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내지 6호증, 갑제8호증, 갑제9호증의 1 내지 12, 을제1, 2호증, 을제3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와 갑제7호증의 1 내지 5의 각 영상내용 및 증인 조○○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다.
원고는 중국 국적을 가진 조선족으로서, 1994년 7월 11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의하여 외국인산업연수생 (이하 연수생이라 한다)으로 추천되어 1994년 8월 17일 입국한 뒤, 그 시경 위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산업기술연수협력단이 작성한 표준 연수계약서(갑제8호증)에 의하여 경북 문경군 산양면 ○○리 630의7에 있는 제사업체인 소외 주식회사 ○○(이하 소외회사라 한다)과 사이에 연수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8월 18일부터 1995년 8월 23일까지 소외회사에서 근무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1994년 11월 13일 04시 00분경 소외회사 공장내의 실감는 기계 앞에서 지간이라는 막대기에 실을 감는 작업을 하던중 바닥에 떨어진 지간을 줍다가 머리카락이 실감는 기계에 말려 들어가는 바람에 머리카락과 눈, 귀 윗쪽의 두피부가 몽땅 벗겨지는 두피부 결출상을 입었다.
이에 원고는 1996년 1월 18일 위의 부상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하여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1996년 1월 27일 [외국인산업기술연수생의보호및관리에관한지침](1995년 2월 14일 노동부예규 제258호, 을제1호증)에 의하여 연수생의 경우 1995년 3월 1일 이후 발생한 재해에 대하여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의 위 재해는 그 이전에 발생하였으므로 위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원고의 장해급여청구를 반려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위에서 본 각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다.
소외회사는 약 2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실을 생산해 내는 업체로서, 그 작업내용은 실을 뽑기 위하여 솜 등을 기계에 넣어 이를 얇게 뽑아내는 공정과 실을 뽑아 지간이라는 막대기에 감는 공정 및 생산된 실을 묶고 포장하는 공정등이 있다. 따라서 소외회사 근로자들이 하는 작업은 모두 단순작업으로서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어 소외회사는 원고를 비롯한 연수생들에게 특별한 기술교육이나 연수를 시키지 아니한 채 원고등이 회사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부터 작업환경에 배치하여, 주간 근무의 경우에는 08시 00분부터 19시 00분까지 정상근무한 후 19시 30분부터 24시 00분경까지 연장근로를 하였고, 야간 근무의 경우에는 19시 00분부터 다음날 08시 00까지 정상 근무한 후 08시 30분부터 12시 00분경까지 연장근로를 하였으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18시간씩 특근하면서, 기본연수수당 월 21만3천2백원(미화 26달러)과 시간외 연수수당 및 휴일연수수당으로 기본연수수당 시간급의 150%를 지급받기로 하여 원고는 월평균 40 내지 5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아왔다.
살피건대, 민법상의 계약형식이 어떠하든지 간에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그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산업기술연수사증을 발급받은 외국인이 정부가 실시하는 외국인산업기술연수제도의 국내대상업체에 산업기술연수생으로 배정되어 대상업체와의 사이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산업기술연수협력단이 작성한 표준연수계약서 양식에 따라 연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계약의 내용이 단순히 산업기술의 연수만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대상업체가 지시하는 바에 따라 소정시간동안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액의 금품을 지급받으며 더욱이 소정시간외의 근로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장근로수당 및 휴일수당을 지급받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당해 외국인이 대상업체의 사업장에서 실질적으로 대상업체의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고 수당 명목의 금품을 수령하여 왔다면 당해 외국인도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12.22. 선고 95누2050판결).
그런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원고와 소외 회사사이의 계약내용이나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실질관계에 의하면 원고가 비록 형식상으로는 연수계약을 체결하고 소외회사에서 근무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질에 있어서는 단순히 산업기술의 연수뿐만 아니라 소외회사의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고 수당명목의 금품을 수령하여 왔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의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하여 입은 원고의 위 부상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을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노동부 예규인 [외국인산업기술연수생의보호및관리에관한지침]은 연수생의 보호를 위하여 연수생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제8조제1항제6호), 다만 이 지침은 1995년 3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부칙 제1항) 있는바, 노동부장관은 위 예규와 관련하여 1995년 3월 7일 연수생은 1995년 3월 1일이후 발생한 재해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보상대상이 되므로 소급보상이 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예규나 노동부장관의 지시는 그 성질과 내용이 관련 행정관청 내부에 있어서의 산업재해보상보험업무에 대한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연수생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제한에 관한 위와 같은 규정부분과 지시는 법적 근거도 없이 위 법의 적용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위법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재해가 위 노동부예규 시행일인 1995년 3월 1일 이전에 발생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적용되지 아니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청구는 이유있어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강국, 고의영, 노재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