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7. 4. 3. 선고 96구27218 판결

판결요지

사망원인이 되는 기초질병도 밝혀지지 않았고 과로와 스트레스 이외에 돌연사를 유발할 만한 원인(예컨대, 외상)도 밝혀지지 않은 이 사건에 있어, 망인은 원래 건강한 편이었는데 이 사건 재해발생 무렵에 누적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급성 심장마비(돌연사)가 일어났거나 과로와 스트레스가 불현성 질환 내지 요인을 급속히 악화시켜 급성 심장마비가 일어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가 이와 다르게 위 망인의 질병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유족보상 등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주문

1.

피고가 1996.2.15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소외 ○○기전공업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의 외주개발 2부 외주1과장인 소외 김×수가 1995.12.17 1시경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직접사인 심폐부전, 심장마비(의진), 중간사인과 선행사인 미상으로 사망하여 위 망인의 처인 원고가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유족급여와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가 1996.2.15 위 망인의 사망이 위 법률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제4호증의 1,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위 망인이 1985년부터 소외회사에서 근무하여 오면서 특히 사망 직전 2년간 외주 1과장으로서 과로와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심장마비가 유발되었거나 과로와 스트레스가 불현성(겉으로 나타나지 않은) 질환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위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함에도 피고가 이를 인정하지 아니하고 원고에 대하여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앞에 나온 증거들과 갑 제2, 3호증의 각 1, 2, 갑 제4호증의 2, 갑 제5호증의 1 내지 16,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 4호증, 을 제5호증의 1, 2, 3, 4,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 8, 9, 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이×태의 증언, 이 법원의 의료법인 ○○병원에 대한 사실조사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위 망인은 1958.8.12생으로서 1985.3.1 소외회사에 입사하여 계속 근무하여 왔는데 1993.2.8부터 위 사망시까지 3년 가까이 외주개발 2부 외주 1과장으로서 부하 직원 4명과 함께 70개 가량의 납품업체를 선정, 변경하며 7백개 가량의 자동차 부품의 납품 수량, 품질, 가격을 관리하였는데 한두개의 납품업체나 부품에 차질이 생기면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추게 되므로 적시에 부품이 공급되도록 신경을 써야 했다. 원래 오전 8시까지 출근하여 오후 7시 30분에 퇴근하도록 되어 있지만 일 때문에 1주일에 3회 이상 오후 8시 내지 10시 이후에 퇴근하였고 새벽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으며 한달에 2회 이상 출장을 하였다.

(2)

위 망인은 납품단가나 품질이 안 맞으면 납품업체와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하느라고 스트레스를 받았고, 특히 1995.11.23 납품업체인 영성공업이 부도를 내자 위 업체로 가서 위 업체의 사무실에서 자면서 위 업체의 현황을 파악하고 위 업체를 인수할 사람을 구하여 인수시켜 같은 해 12.5일 위 업체가 상호 및 경영자를 바꾸어 재가동하기 시작할 때까지 매우 과로하였다.

(3)

위 망인은 같은 해 7월에 실시된 종합건강진단에서 혈당이 경미하게 증가된 점 외에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되었고, 위와 같이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던 중 같은 해 12.16일 저녁 위 외주개발 2부 소속 직원들의 부부동반 망년회에 원고와 함께 참석하였는데 폭음을 한 것은 아니었고 같은 달 17일 24:10경 귀가하여 잠을 자다가 위와 같이 돌연사하였는데 위 망인에 대한 부검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으나 그 사망 경위로 보아 급성 심장마비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4)

과로와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서 급성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고 불현성 질환 내지 요인을 악화시켜 급성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으며, 휴식이나 취침 중에도 스트레스, 불안, 악몽 등으로 인하여 급성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다.

이 법원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사망원인이 되는 기초질병도 밝혀지지 않았고 과로와 스트레스 이외에 돌연사를 유발할 만한 원인(예컨대, 외상)도 밝혀지지 않은 이 사건에 있어, 위 망인은 원래 건강한 편이었는데 이 사건 재해 발생 무렵에 누적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급성 심장마비가 일어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가 이와 다르게 위 망인의 질병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유족보상 등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위법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