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노동조합 전임자의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 등 (1998.01.23. 서울고법 97구25370)
[요 지]
노동조합업무는 사용자의 노무관리와 밀접히 관련된 업무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원만하고 안정된 노사관계를 형성하기 위하여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 전임자를 인정하여 그로 하여금 근로자의 지위는 여전히 보유한 채 근로계약상의 본래 업무 대신 노동조합업무를 담당하도록 승낙한 경우에는, 비록 그 노동조합 전임자가 재해당시 사용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는 노동조합업무만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근로계약상 본래의 업무에 종사하는 일반근로자와 다름없이 산재보험법상 보헙급여의 수급권자로 보는 것이 근로계약관계에서 생기는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산재보험법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된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거나 불법적인 노동조합 활동 중에 생긴 재해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노동조합 활동 중에 생긴 재해 등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 사건 / 서울고등법원 1998. 1. 23. 97구25370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주 문]
피고가 1996. 11. 7.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2호증의 각 2, 갑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86. 12. 16.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소재 소외 ○○교통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택시운전수로 근무하여 오다가 1995. 9. 1. 위 회사의 제6대 노동조합장으로 선출되어 위 노동조합 전임자로 근무하던 중, 1995. 10. 21. 04:00까지 노조사무실에서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여 취침한 다음 이튿날인 같은 날 11:00경 출근 준비를 하다가 쓰러져 뇌경색으로 진단을 받고 입·통원 치료를 받아 왔다.
이에 원고는 망인의 위 질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1996. 11. 7. 원고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위 소외회사의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위 질병은 그의 업무와는 인과관계가 없는 것이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요양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처분의 적법 여부
앞에서 든 증거와 을제1호증의 1, 을제3호증의 각 기재, 증인 이○○의 증언 및 당원의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및 ○○교통 주식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는 듯한 을제1호증의 2의 기재는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망인은 위 회사의 노동조합장으로서 근로자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면서 단체협약 제8조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의 승락하에 망인 본래의 업무인 운전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 업무를 전담하면서 위 회사로부터 노조 전임자로서 평균임금에 상당하는 급여를 받았으며, 평소 출퇴근 시간에 관하여 위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지는 아니하였으나 평소 09:00부터 19:00경까지 근무하였다.
그런데 위 회사의 차고지는 원래 서울 송파구 ○○동 168에 위치하여 있었는데, 그 토지 소유자가 인도를 요구하자 위 회사는 1996. 8. 15.경 같은 해 11. 21.자로 장지동으로 이전하기로 방침을 정하였고, 원고는 조합장으로서 같은 해 10월 초경 위 회사 대표로부터 구체적인 이전계획을 듣고 현장을 답사하였던 바, 위 회사 차량 92대의 주차공간으로는 약 500평 정도가 필요함에도 위 새 차고지의 면적은 200평에 불과하여 주차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사대기실, 휴게실, 세면실 및 화장실 등 복지후생시설이 전혀 갖추어 있지 아니한 상태이었다.
위와 같은 이전 계획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반대의견이 많이 대두하자, 원고는 조합 임원들과 상의하여 위 회사에 반대의견을 전달하였으나, 위 회사는 매일 03:00에서 04:00(오전반) 및 15:00에서 16:00(오후반)등 2회 이루어지는 택시 운전 교대를 회사 밖에서 하면 주차문제는 해결된다는 이유로 이전을 계획대로 시행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원고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취합 정리함과 아울러 조합원들의 단합을 설득하고, 한편으로는 매주 이전 진척상황을 점검하면서 위 회사와 이전문제에 관한 협의를 계속하였고, 나아가 조합 집행부에서는 회사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에는 파업까지 고려하는 단계에 이르러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원고는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 이전일시가 다가오자, 재해발생 10여일전부터는 이전반대를 위한 조합원들의 단합 설득과 이전 및 복지시설에 관한 회사와의 협상을 위하여 대부분 22:00 내지 24:00경 까지 근무하였고, 나아가 밤샘근무를 하기도 하였으며, 재해발생 당일에도 새벽 04:00경까지 근무하였는데, 같은 날 11:00경 뇌경색으로 우반신마비를 일으켜 쓰러졌다.
원고는 1947. 5. 1.생의 남자로서 재해발생 10년 전부터는 고혈압을, 1년전부터는 당뇨를, 각기 앓고 있었고, 재해무렵에는 간염도 앓고 있었으며, 평소 술은 별로 마시지 아니하였으나, 담배는 하루에 반갑정도 피웠다.
뇌경색의 일반적인 발병원인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비만, 술, 혈액이상 등을 들 수 있고, 뇌경색의 기본적 병리는 동맥경화증인데 동맥경화증은 위와 같은 원인에 의하여 수년간에 걸쳐 나타나는 것이며, 한편 과로 및 스트레스와 뇌경색의 연관성에 관하여는 객관적으로 학문적인 입증이 명확하게 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그 개연적인 연관관계는 인정되고 있다.
한편, 노동조합업무는 사용자의 노무관리와 밀접히 관련된 업무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원만하고 안정된 노사관계를 형성하기 위하여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 전임자를 인정하여 그로 하여금 근로자의 지위는 여전히 보유한 채 근로계약상의 본래 업무 대신 노동조합업무를 담당하도록 승낙한 경우에는, 비록 그 노동조합 전임자가 재해당시 사용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는 노동조합업무만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근로계약상 본래의 업무에 종사하는 일반근로자와 다름없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의 수급권자로 보는 것이 근로계약관계에서 생기는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된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거나 불법적인 노동조합 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노동조합 활동 중에 생긴 재해 등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1994. 2. 22. 선고 92누14502 판결 참조),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가 되기 위하여는 업무와 질병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할 필요는 없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누6806 판결, 1991. 11. 8. 선고 91누3727 판결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위 소외회사의 노동조합 전임자로서 재해당시 사용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는 노동조합업무만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단체협약에 따라 위 소외회사의 승낙에 의한 것이고, 또한 재해 당시 근로자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한편 위 재해 당시 위 회사가 주차면적이 협소하고 근로자들의 복지시설이 없는 곳으로 차고지를 이전하려는데에 대하여 그 시정을 위하여 조합원들의 단합 설득과 이전 및 복지시설에 관한 회사와의 협상을 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어서 비록 위 회사와 의견 대립은 있었으나 아직 위 회사와 쟁의단계에 돌입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노동조합 전임자인 원고는 산업재해 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의 수급권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원고는 차고지 이전문제로 회사와 조합 사이에 의견이 대립되면서 그 중간에 끼여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뿐 아니라 재해발생 10여일전부터는 이전 반대를 위한 조합원들의 단합 설득과 이전 및 복지시설에 관한 회사와의 협상을 위하여 대부분 22:00 내지 24:00경까지 근무하였고, 나아가 밤샘근무를 하기도 하였으며, 재해발생 당일에도 새벽 04:00경까지 근무하였는데, 이는 원고의 건강 및 신체 조건으로 보아 과중한 것으로서 과로 및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었고, 이러한 과로 및 스트레스가 기존질환인 고혈압 및 당뇨병에 겹쳐서 이를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시켜 뇌경색을 유발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위 질병은 그의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위 질병이 업무상 재해가 아님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강국(재판장), 박윤창, 하광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