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1997. 6. 10.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들 사이의 F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들의,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 9, 10호증, 갑 제2호증의 1 내지 9,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4호증의 1 내지 8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 회사는 상시 근로자 14명을 고용하여 서울 서초구 G, H 지상의 I빌딩을 관리하는 회사로서,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B은 1995. 6. 20. 전기기사로, 같은 C은 1994. 5. 19. 기계기사로, 같은 D는 1995. 7. 14. 전기기사로, 같은 E은 1996. 4. 24. 전기기사로 각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여 왔다.
원고 회사는 시설관리업무를 외부 전문용역업체에 도급주고 원고 회사의 시설관리담당부서를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1996. 8. 30. 참가인들을 포함한 시설관리담당 직원 6명에게 1996. 10. 1.부터 동일 급여수준으로 외부 용역업체의 직원으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니 같은 해 9. 30.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위 용역업체에서 근무하라고 해고예고를 하였다.
그런데 참가인들이 외부 도급업체인 소외 J 주식회사(이하 소외 J이라고 한다)로의 전직을 거부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자 원고 회사는 1996. 10. 1. 참가인들을 해고하였다.
이에 참가인들은 위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원고 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1996. 11. 15. 원고 회사는 구제신청의 피신청인 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한다는 결정을 하였고, 참가인들이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위 결정에 대한 재심신청을 하였는바, 피고는 1997. 6. 10. F로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고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며, 원고 회사는 참가인들을 원직상당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중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한는 취지의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원고 회사가 시설관리능력의 부족으로 위 I빌딩 관리업무 중 전문적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기, 기계 등의 시설관리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기때문에 좀더 효율적인 관리업무를 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시설관리업무를 전문용역업체에 도급을 주고, 그에 따라 원고 회사의 기계, 전기, 방재담당부서가 폐지됨으로 인하여 참가인들을 해고하게 된 것이고, 그들에게 종전과 같은 급여조건으로 전직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가 아니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들은 원고 회사의 시설관리상의 각종 사고는 시설관리인원의 능력부족이 원인이 아니라 위 건물이 노후하고 인력이 부족하여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참가인들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건물노후 및 노무관리대책을 세우면 되지 전문용역업체에 시설관리를 위탁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소외 J은 전문용역업체도 아니고, 소외 J에 승계되는 인원은 기사급은 5년 이상의 경력 소유자로 한정하고 있으나, 참가인 중 기사급 5년이상의 경력자로는 C만 해당되어 전적이 불확실할 뿐아니라 참가인들이 소외 J에 전적하는 경우 근로조건이 현재보다 저하되므로 동일한 근로조건의 보장을 요구하며 전적을 거부한 것인바, 이를 이유로 해고통보나 노동조합과 근로자들과의 성실한 협의,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 등 정당한 절차도 거침이 없이 참가인들은 정리해고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사실은 참가인들의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하여 이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관계법령
구 근로기준법(1996. 12. 31. 법률 제52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사실
위에 든 증거 및 갑 제4호증의 1 내지 3, 갑 제5 내지 8호증, 갑 제12, 13호증, 갑 제15, 16호증의 각 1, 2, 갑 제17호증의 1 내지 4, 갑 제18, 19호증의 각 1, 2, 갑 제20 내지 24호증, 갑 제25호증의 1, 2, 갑 제26 내지 28호증, 갑 제29호증의 1, 2, 갑 제30 내지 32호증, 갑 제33호증의 1 내지 5,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7,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K, L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일부 배치되는 증인 M의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 회사는 1991. 12. 7. I빌딩의 소유자인 N외 4인과 사이에 기간은 1991. 12. 7.부터 1996. 12. 31.까지로 하는 건물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 회사가 위 건물의 시설관리(전기, 기계, 방재시설 등), 주차관리, 청소 및 경비 업무 등을 담당하기로 약정하였고, 그중 청소 및 경비업무는 1992. 2. 1. 소외 O 주식회사에 하도급을 주고 나머지 시설관리(전기, 기계, 방재시설 등)및 주차관리는 직접 운영하여 왔다.
그런데 원고 회사는 영세업체로서 위 건물의 시설관리업무를 직접 운영함에 있어서 관리능력이 부족하여 1994. 7. 21. 냉방시설 고장이후 1996. 6. 14.까지 사이에 6회 정도의 난방 및 정전사고가 났음에도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여 위 건물 입주업체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고, 위 건물의 소유주인 N외 4인으로부터 1996. 6. 14. 시설관리체계나 방법에 대한 좀더 기술적이고 합리적인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받게 되자 원고 회사는 시설관리업무를 외부 전문용역업체에 하도급주는 방법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원고 회사는 1996. 6. 15. 개최된 이사회에서 원고 회사의 시설관리기구를 1996. 9. 30.자로 폐쇄하고 시설관리업무를 1996. 10. 1.자로 외부 전문용역업체인 소외 J에 위탁하기로 결의하였고, 이에 따라 같은 해 8. 30. 시설관리분야에 근무하는 참가인들을 포함한 직원 6명 전원에게 위 이사회에서 결의된 '기구폐쇄와 용역 위탁계획서'를 배부하면서 시설관리과 모든 직원은 1996. 10. 1.부터 동일 급여수준으로 외부 용역업체의 직원으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니 같은 해 9. 30.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다음 같은 해 10. 1.부터는 외부 용역업체의 직원으로 근무해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원고 회사는 1996. 9. 11. 소외 J과 사이에 시설관리업무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추가계약서의 형태로 소외 J은 원고 회사의 시설관리과 직원 6명을 현 급여를 보장하면서 전원 인수하여야하고, 그중 희망하는 사람에 한하여 퇴직금을 인수하되 그가 퇴직하는 경우 원고 회사와 J에서의 근무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한편, 위 도급계약서 제2조(배치인원 및 자격)는 '배치할 인원은... 기사급은 5년 이상의 경력 소유자로 6명을 배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들 중 기사급 5년 이상의 경력자는 C만 해당되나, 위 J은 위와 같이 참가인들의 경력을 문제삼지 않고 전원 고용하기로 약정하였고, 원고 회사는 근무시간은 평일은 09:00~18:00이고 토요일은 09:00~13:00이었으나 위 도급계약 제18조(근무규정)에 의하면 근무시간이 평일은 08:30~18:30, 토요일은 09:00~15:30으로 되는 등 원고 회사보다 근로조건이 다소 불리하게 약정되어 있다.
소외 J은 1998. 3. 13. P으로부터 청소, 시설경비와 시설관리용역서비스에 대하여 품질시스템인증을 받은 건물시설관리전문업체로서 현재 건물시설관리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직원 총 181명을 포함하여 총 1,000명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위 시설관리과 직원 중 참가인들을 제외한 시설관리과장 소외 Q, 주임기사 소외 R는 1996. 9. 23. 위 J으로의 전직의사를 표시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후 1996. 10. 1.부터 위 J에서 근무하였으나, 참가인들은 소외 J으로의 전적을 거부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이에 1996. 9. 30. 위 J의 업무부장 소외 L가 참가인들을 만나 전적을 설득하려 하였으나, 참가인들이 위 L를 만나 주지도 않자, 원고 회사는 1996. 10. 1.자로 참가인들은 해고하였다.
그후 원고 회사는 1996. 10. 2. 다시 참가인들의 위 J으로의 전적기한을 같은 달 7.까지 연장한다는 통보를 하였음에도 참가인들은 끝내 위 J으로의 전적을 거부하였다.
한편 참가인들은 1996. 6. 21.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원고 회사와 단체교섭을 추진하였으나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 참가인 B, C, D는 1996. 9. 16. S노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한 바 있다.
판단
일반적으로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 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타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 9. 5. 선고 96누8031 판결, 1995. 12. 22. 선고 94다5211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위 I빌딩의 관리를 위탁받은 업체로서 시설관리에 관한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시설관리상의 문제점이 발생하자 시설관리업무를 전문용역업체에 위탁하기로 하는 과정에서 부득이 원고 회사의 시설관리담당부서를 폐지하고 그 소속의 참가인들을 해고하게 된 것으로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고, 임금 등 근로조건의 중요한 부분을 보장하면서 참가인들에게 위 시설관리업무를 위탁받은 전문용역업체로의 전직을 권고하였으나 참가인들이 이를 거부하였고, 참가인들이 외부 전문용역업체에 관리위탁이 되는 시설관리부분의 근로자로서 외부 전문용역업체 위탁관리계획에 따른 일괄해고여서 그 대상을 선별할 수 없었던 점, 원고 회사가 해고에 앞서 그 사정을 설명하고 해고 한달전에 이를 통고한 점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타당성을 지닌 것이라 할 것이다.
또한, 참가인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하기 이전에 원고 회사에 이미 위와 같은 외부 전문용역업체로의 위탁관리계획이 수립된 점에 비추어, 원고 회사가 참가인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혐오하여 이를 방해할 목적으로 해고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함을 면치 못한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96조, 제89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8. 12. 17.
판사 최병학(재판장) 성기문 김중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